식탁 위의 논어 | 01 학이편(學而篇)


식탁 위의 논어 (1) : 논어는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식탁 위의 논어 (2): 공자의 시대적 배경과 '학이'편

식탁 위의 논어 (3): 공자는 어떤 가치로 이상사회를 구현하려 했을까?

식탁 위의 논어 (4): 학이편 계속


공자의 인이라고 하는 것이 어떤 관념이었나
지금 생각해보면 그 당시 지배계층의 상호간의 인륜도덕을 가르키는 것이지 우리가 지금 막연하게 생각하기 쉬운 보편적인 인간애가 아니었다.
인에 대해서 공자 스스로가 설명한 대목이 여기저기 나오는데 2가지가 특히 많이 인용.
논어 안연편. 克己復禮爲仁 극기복례위인. 그 다음에 인은애인이다. 이 두가지. 여기서 극기라는 것은 자신의 욕망을 누르고 억압하는 것. 자기자신을 극복하는 것. 복례는 넓은 의미의 사회규범에 복귀하는것. 지금까지의 일탈에서 벗어나서 사회규범을 준수하는 것을 말한다. 쉽게 풀이하면 자신의 욕망을 누르고 사회규범에 복귀하는 것, 그것이 인이다. 애인이라고 할 때 인은 민이라고 하는 말과 구분이 된다. 그러니까 애인의 인은 보편적인 사람이라는 것이 아니라 지배계급의 사람을 가리킨다고 일반적으로 말을 한다.  인이 지배계층 상호간의 인류도덕이라고 할 적에 이를 유지하는 기본적인 태도가 아버지에게 효도하고 형에게 공손해서 가부장적인 질서체제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바로 영주제까지 이어져서 보호하고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했다. 그 당시 무너져가는 영주제를 지키고자 공자가 얼마나 고심했는가를 알 수 있다. 

사실 이와 같은 효제 사상이라고 하는 것은 공자 이전에 이미 영주제를 지탱하는 일종의 지주같은 역할을 했는데 공자가 획기적으로 발전시켜서 바로 효와 제라고 하는 인륜도덕을 체계적 수립자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만약 영주제가 위태로운 상태가 아니라 안정된 상태였다면 공자의 이와 같은 사상 활동이라고 하는 것은 남들의 주목을 받지도 못했고 그렇게 크게 의미있는 활동이라고 보여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공자는 일반적으로는 그와 같이 자꾸 무너져가는 사회질서를 기존의 질서를 바탕으로 해서 지배계층의 자제력 그리고 영도력을 통해서 옛날의 주나라 주공이 이룩했던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이상적인 사회를 재구성하는 게 아니겠느냐 생각했던 것같다. 무너져가는 구질서를 바로잡을려고 했던 것이지 혁명을 통해서 새로운 질서를 도입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새로운 질서를 도입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결국은 기득권층의 이익을 공자가 지키는 것밖

에는 안된다. 그래서 기득권의 이익을 어떻게 하면 무너뜨릴 수 있을까. 그 당시 사람들도 많이 생각을 했다. 그것이 무엇이냐면 법에 의한 질서 유지였다. 법에 의해서 기존에 기득권자들을 사리를 판단해서 공격하고 개혁하고자 하는 세력이 등장하는데 공자는 기존질서를 깨뜨릴려구하는 법의 등장을 상당히 우려했다. 

기존질서를 제대로 유지시키고 보호할만한 가치가 없는 군주가 등장한다고 하면 그 군주는 결국 백성을 위하는 군주가 못되기 때문에 혁명을 일으켜서 그 군주를 제거해도 된다는 사상까지 발전한 것이 전국시대 사람인 맹자의 사상. 춘추보다 전국시대가 훨씬더 사회가 더 혼란해지고 그러니까 사상의 발전상황으로 볼 때에 공자 뒤에 맹자의 사상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그런 역사적 필연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논어 - 학이편(學而篇)
 
一. 子曰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有朋 自遠方來 不亦樂乎
     자왈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유붕 자원방래 불역낙호
     人不知而不溫 不亦君子乎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친한 벗이 먼 곳에서 찾아오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성내지 않으면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

二. 有子曰 其爲人也孝弟 而好犯上者 鮮矣
     유자왈 기위인야효제 이호범상자 선의 
     不好犯上 而好作亂者 未之有也
     불호범상 이호작난자  미지유야
     君子 務本 本立而道生 孝弟也者 其爲仁之本與
     군자 무본 본립이도생 효제야자 기위인지본여

유자가 말했다. “사람 됨됨이가 효성스럽고 공손하면서 윗사람을 침범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드물다. 또 윗사람을 침범하기를 좋아하지 않으면서 난을 일으키기 좋아하는 사람은 있어본 일이 없다. 군자는 근본에 힘써야 하니 근본이 서야 도가 생기게 된다. 효도와 공손은 인을 실천하는 근본이다.” 
+ 다음에 공자의 말씀도 아닌 유자의 이야기를 빌린 것도 바로 효제 사상을 강조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공자는 효제가 인의 근본이라고 생각했고 인의 근본이 바로 효제이기 때문에 제자들에게 효와 제를 제대로 실천하도록 힘써라. 그렇게 되면 나머지 것은 저절로 잘될 것이다 라고 가르쳤다

三. 子曰 巧言令色 鮮矣仁
     자왈 교언영색 선의인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교묘하게 말을 잘 꾸미고, 얼굴빛을 남 보기 좋게 꾸미는 사람은 인이 드물다.
+ 이 말은 양화 편에도 똑같이 나온다. 이런 것을 보면 논어라는 책이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를 추정해볼 수있다. 출처가 여러군데다 라는 것. 그것을 가지고 편집을 했을 텐데 그 과정에서 이와 같이 중복되어 나오는 것을 삭제하는 것을 엄격하지 못했으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것. 

四. 曾子曰 吾日三省吾身 爲人謀而不忠乎
     증자왈 오일삼성오신 위인모이불충호
     與朋友交而不信乎 傳不習乎
     여붕우교이불신호 전불습호 

증자가 말했다. 나는 하루에 세 가지로 나 자신을 반성한다. 남을 위해 일을 꾀함에 충실히 하지 않았는가? 친구와 사귀는데 신의가 없지 않았는가? 스승에게 배운 것을 열심히 익히지 않았는가?

五. 子曰 道千乘之國 敬事而信 節用而愛人 使民以時
     자왈 도천승지국 경사이신 절용이애인 사민이시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兵車 천대의 나라(제후의 나라)를 다스리는 데는 政事을 신중히 하고, 신의를 지킬 것이며, 비용을 절약하고 관료들을 잘대우하고, 때를 맞추어 백성을 부려야 한다.
+ 특이하게도 민과 인이 모두 나온다. 그러니까 공자가 많은 경우에 인을 민과 구분해서 쓰고 있다는 것을 이 문자을 통해서 짐작할 수 있다.


六. 子曰 弟子入則孝 出則弟 謹而信
     자왈 제자입즉효 출즉제 근이신 
     汎愛衆 而親仁 行有餘力 則以學文
     범애중 이친인 행유여력 즉이학문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젊은이들은 가정에서는 부모님께 효도하고, 사회에 나가서는 윗사람을 공경해야하며, 널리 많은 사람들과 친목하면서,  어진 이를 가까이 해야 한다. 이렇게 행하고도 남는 힘이 있으면 전적과 옛 현인의 말씀을 학습해야 한다.
+학문 = 전적과 옛 현인의 말씀을 학습하다. > 교양을 쌓다.

七. 子夏曰 賢賢易色 事父母 能竭其力
      자하왈 현현이색 사부모 능갈기력 
      事君 能致其身 與朋友交 言而有信 雖曰未學 吾必謂之學矣
      사군 능치기신 여붕우교 언이유신 수왈미학 오필위지학의

자하가 말했다. “덕행을 중시하고 용모를 중시하지 말라는 옛말이 있다. 부모를 섬기되 능히 그 힘을 다하며, 임금을 섬기되 능히 그 몸을 버리며, 벗들과 사귐에 언행에 믿음이 있으면 비록 배우지않았다 하더라도 나는 반드시 그를 배웠다고 말할 것이다.”
+ 현현이색으로 읽느냐 현현역색으로 읽느냐 문제도 존재하고 현현이색이라는 네글자가 다른 문장들과 문장구조가 현격하게 달라서 자하가 직접한말이 아니라 인용한 것이라는 학설도 있다. 지금까지도 해결이 안된 글.
+ 현현: 현인을 현인으로 존중하다
+ 이색: 용모를 중히 여기지 않는다로 해석 가능. 현현이색은 부부관계를 얘기한 것으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

八. 子曰 君子不重則不威 學則不固
     자왈 군자부중즉불위 학즉불고
     主忠信 無友不如己者 過則勿憚改
     주충신 무우불여기자 과즉물탄개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군자가 언행이 무겁지 않으면 곧 위엄이 없으니 배운 것도 곧 견고하지 못한다. 진정성(성심)과 신뢰를 주로 해야 하며, 자기보다 못한 사람을 벗으로 삼지 말고, 잘못이 있으면 곧 고치기를 꺼리지 말아야 한다.
+ 군주: 제자들을 지칭. 제군들이여.
+ 학증불고: 부중하면 불의할뿐만 아니라 학해도 고해지지 않는다로 해석(논어집주의 설) / 배워야 고루해지지않는다. 固를 고루하게 해석한 것.
+ 충: 진정성
+ 신: 신뢰
+ 불여기자: 앞에서 주충신이라는 말이 나왔다. 진정성과 신뢰의 측면에서 자신만 못한 사람이라는 뜻.

九. 曾子曰 愼終追遠 民德 歸厚矣
     증자왈 신종추원 민덕 귀후의

증자가 말했다. "부모 상을 신중히 모시고, 선조를 충심으로 추모하면 백성의 덕이 두터워질 것이다."

十. 子禽 問於子貢曰 夫子 至於是邦也 必聞其政 求之與 抑與之與 
     자금 문어자공왈 부자 지어시방야  필문기정 구지여 억여지여 
     子貢 曰 夫子 溫良恭儉讓以得之
     자공 왈 부자 온양공검양이득지
     夫子之求之也 其諸異乎人之求之與
     부자지구지야 기저이호인지구지여   

자금이 자공에게 물었다. "선생께서 가시는 나라마다 반드시 그 나라의 국정에 참여했는데, 굳이 스스로 국정에의 참여를 구하신 것입니까? 아니면 저쪽의 요청을 받아들이신 것입니까?" 
자공이 대답했다. "공자께서는 온순하고 선량하고 공손하고 검소하고 겸양하시기 때문에 정사에 참여할 수 있었다. 공자께서 자진하여 구하셨다고 해도 그 방도는 다른 사람들이 구하는 것과는 다르지 않겠는가."
+ 夫子: 선생님. 공자.
+ 자금: 공자 제자 이름. 진항이라는 사람. 공자보다 40세 아래였다고 함.
+ 자공: 단목사. 공자보다 31세 아래였다고 함.
+ 是: 불특정한 것을 가르키는 지시 대명사로 쓰였다. 
+ 是邦: 어느 나라

十一. 子曰 父在 觀其志 父沒 觀其行 
        자왈 부재 관기지 부몰 관기행 
        三年 無改於父之道 可謂孝矣
        삼년 무개어부지도 가위효의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버지가 살아 계실 땐 그 뜻을 살피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에는 그 행적을 살필 것이니, 삼 년 동안 아버지가 지키던 것을 고치지 않아야 효자라고 이를 만하다.

十二. 有子曰 禮之用 和爲貴 先王之道斯爲美
        유자왈 예지용 화위귀 선왕지도사위미
        小大由之 有所不行 知和而和 不以禮節之 亦不可行也
        소대유지 유소불행 지화이화 불이예절지 역불가행야

유자가 말했다. 예절의 시행함에는 타협을 귀중하게 여긴다. 선왕의 도도 이것을 아름다움으로 여겼다. 
그러므로 작고 큰 일들이 모두 이것에서 나왔다. 그러나 행해지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 타협의 중요성만 알아서 타협만 하고 예로써 이를 절제하지않으면 이또한 안되는 것이다.
+ 和: 타협. 남과 나의 합의.
+ 之: 예를 지칭.
+ 공자에게는 예의 외형보다 그 내용인 예의 참된 뜻인 정신이 중요했다. 예의 정신에서는 화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예의 외형을 예로 표현하고, 예의 정신을 화로 표현해서 이 양자를 대립시켜서 예를 실제로 실행할 때의 교훈을 제자들에게 전달했고 그것을 유자가 이어받아서 이렇게 말한 것으로 보여진다.

十三. 有子曰 信近於義 言可復也 恭近於禮
        유자왈 신근어의 언가복야  공근어례
       遠恥辱也 因不失其親 亦可宗也
       원치욕야 인불실기친 역가종야 
 
유자가 말했다. 약속이 의에 가까우면 그 말을 실천할 수 있으며, 공손함이 예에 가까우면 치욕을 멀리할 수 있으며, 의지하는 사람이 친근함을 잃지 않으면 또한 존경할 수 있다.
 
十四. 子曰 君子食無求飽 居無求安
        자왈 군자식무구포 거무구안
        敏於事而愼於言 就有道而正焉 可謂好學也已
        민어사이신어언 취유도이정언 가위호학야이
 
공자가 말씀하셨다. "군자는 먹음에 배부름을 구하지 않으며, 거처에서 쉴때도 편안함을 구하지 않으며, 
일에는 솔선해서 하고 말을 할때는 신중하게 하고, 도가 있는 사람에게 나아가 자기의 잘못을 바로 잡는다면 가히 배우기를(학문을) 좋아한다고 할 수 있다."
 + 就 취: 찾아간다.
 + 焉 정: 대명사 적 의미. 자신을 지칭.

十五. 子貢曰 貧而無諂 富而無驕 何如 子曰 可也 未若貧而樂道 富而好禮者也
        자공왈 빈이무첨 부이무교 하여 자왈 가야 미약빈이락도 부이호예자야
        子貢曰 詩云如切如磋 如琢如磨 其斯之謂與 子曰 賜也 始可與言詩已矣 告諸往而知來者
        자공왈 시운여절여차 여탁여마 기사지위여 자왈 사야 시가여언시이의 고저왕이지래자

자공이 말했다. 가난해도 아첨하지 않고, 부유해도 교만하지 않는다면 어떻습니까?" 공자가 말씀하셨다. "괜찮다만 (그보다는) 가난하면서도 도를 즐기고(인간적인 삶을 찾아 만족하고), 부유하면서도 예를 좋아하는 것(겸손한 삶을 좋아하는 것)만은 못하다
자공이 말했다. 시경에 '切磋琢磨' 라는 말이 이를 두고 한 말입니까?" 공자가 말씀하셨다. "비로소 너와 함께 시를 논할 수 있구나. 지난 일을 일러주니 앞일까지 아는구나.
+ 未若: ~만 못하다.
+ 切: 끊을 절. 그릇을 만드는데 사용한 재료가 뼈. 옥석. 그것을 어떻게 완성에 이르게 했으냐면 먼저 정당히 끊거나 적당히 형태를 만든다음에 정교하게 갈아서 그릇을 완성했다.
+如切如磋 如琢如磨: 뼈나  뿔을 잘라낸 다음에 다시 정교하게 다듬고 옥석을 쪼고난 다음에 다시 정교하게 가한다. 즉 인생 공부를 그런식으로 한다. 자공이 한 말을 공자가 정교하게 다시 가르쳐줬다는 것을 자공이 시경의 구절을 인용한 것.
貧而樂道 富而好禮 가 如琢如磨에 해당하는 것.

十六. 子曰 不患人之不己知 患不知人也
        자왈 불환인지불기지 환부지인야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다른사람이 나를 이해해 주지 않아도 나는 걱정하지 않는다. 내가 걱정하는 것은 다른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 不: 우리말로 읽을 때 뒤에 나오는 자음이 ㄷ,ㅈ일때는 부로 읽는다.
+ 也: 끝에 也가 나오니까 제자들에 대한 권유형의 명령문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해 하는 것으로 풀이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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