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의 논어 | 08 태백편(泰伯篇)


식탁 위의 논어 (15): 태백편


一. 子曰 泰伯 其可謂至德也已矣 三以天下讓 民無得而稱焉

      자왈 태백 기가위지덕야이의 삼이천하양 민무득이칭언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주나라의 태백은 최고의 덕을 몸에 지닌 사람이라고 할 것이다. 천하를 동생 계력에게  세 번 양보했는데 그 양보가 너무나도 자연스러워서 백성들이 그 덕을 칭송할 줄도 몰랐다.


二. 子曰 恭而無禮則勞 愼而無禮則葸 勇而無禮則亂 直而無禮則絞 

     자왈 공이무례즉로 신이무례즉사 용이무례즉난 직이무례즉교

     君子 篤於親則民興於仁 故舊不遺則民不偸

     군자 독어친즉민흥어인 고구불유즉민불투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공경하는 마음이 있어도 예를 모르면 헛수고로 끝난다. 신중한 사람이 예를 모르면 위축되어 버린다. 용기있는 사람이 예를 모르면 주의에 폐를 끼치게 된다. 정직한 사람이 예를 모르면 각박해진다.

위에 있는 사람이 친족에게 정이 두터우면 일반 백성들도 인을 지향하게 되고, 친했던 사람을 잊지 않고 계속 가깝게 지낸다면 백성들의 기질도 저절로 좋아질 것이다.

+ 여기서 표현하고 있는 예라는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응대하는 방법이나 형식, 그리고 자신을 타인에게 표현하고 전달하는 방식을 말한다.


三. 曾子有疾 召門弟子曰 啓予足 啓予手 

     증자유질 소문제자왈 계여족 계여수 

     詩云戰戰兢兢 如臨深淵 如履薄氷 而今而後 吾知免夫 小子

     시운전전긍긍 여림심연 여리박빙 이금이후 오지면부 소자


증자가 병이 깊어지자 제자들을 불러모아 말했다. 내 발을 살펴보고 내 손을 살펴보아라. 시경에 몸을 소중히 하려면 늘 흠찟흠찟 깊은 연못을 굽어볼 때처럼 하고, 살얼음 위를 걸을 때처럼 하라라는 말이 있다. 제자들이여, 이제야 나는 효행의 임무에서 해방되었노라.


四. 曾子有疾 孟敬子問之 曾子言曰 鳥之將死 其鳴也哀 人之將死 其言也善 

     증자유질 맹경자문지 증자언왈 조지장사 기명야애 인지장사 기언야선

     君子所貴乎道者三 動容貌 斯遠暴慢矣 正顔色 斯近信矣 出辭氣 斯遠鄙倍矣 籩豆之事則 有司存

     군자소귀호도자삼 동용모 사원포만의 정안색 사근신의 출사기 사원비패의 변두지사즉 유사존


증자의 병이 위중하자 맹경자가 문병을 왔다. 이에 증자가 말했다. 새는 죽을 때 우는 소리가 슬프고 사람은 죽을 때 말하는 것이 정직하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저는 당신에게 반드시 존중해야할 세가지 덕을 말씀드리고자합니다. 비록 충격을 받았을 때라도 난폭하고 오만한 행동을 하지 마십시요. 정색을 하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을 지십시요. 토론을 할 때에는 야비한 말을 하지 않도록 신중하십시요. 사소한 사무적인 일들은 사무담당자에게 맡기십시요.

+ 君子 군자: 여기서 군자는 맹경자를 지칭하는 말.

+ 有司 유사: 사무 담당자


五. 曾子曰 以能 問於不能 以多 問於寡 有若無 實若虛 犯而不校 昔者吾友嘗從事於斯矣

     증자왈 이능 문어불능 이다 문어과 유약무 실약허 범이불교 석자오우상종사어사의


증자가 말했다. 능력이 있어도 능력 없는 사람에게 가르침을 청하고, 지식이 많아도 지식이 적은 사람에게 가르침을 청하고, 재능이 있어도 감추어 드러내지 않고, 지식이 가득해도 겸손하여 텅빈 것처럼 하고, 시비를 걸어와도 따지지 않는다. 지난 날 나는 친구들과 함께 이러한 이상을 품고 수양에 힘썼었다. 


六. 曾子曰 可以託六尺之孤 可以寄百里之命 臨大節而不可奪也면 君子人與 君子人也

     증자왈 가이탁육척지고 가이기백리지명 임대절이불가탈야면 군자인여 군자인야


증자가 말했다. 안심하고 어린 군주를 맡길 수 있고, 한 나라의 명맥을 맡길 수 있으며, 중차대한 갈림길에 섰을 때도 평소의 신념을 바꾸지 않는다면 군자다운 사람인가 군자다운 사람이다.

+ 六尺之孤 육척지고: 세 자가 약 1미터. 즉 한 자가 30센치. 육척이면 180센치가 넘는다는 것. 그런데 공자 당시에 척이라고 하는 것은 그 후보다 좀 짧았다. 한 척이 20센치가 좀 넘었다. 그 당시의 길이를 보면 지금읜 138센치 정도였다고 한다. 따라서 6척이면 어른이 못된 소년 정도. 여기서는 여러서 부왕을 여윈 어린 군주를 뜻한다. 


七. 曾子曰 士不可以不弘毅 任重而道遠 仁以爲己任 不亦重乎아 死而後已 不亦遠乎

     증자왈 사불가이불홍의 임중이도원 인이위기임 불역중호아 사이후이 불역원호


증자가 말했다. 지도층 인사는 강인한 의지가 없으면 안되니 임무는 막중하고 갈길은 멀기 때문이다. 인의 실현을 자신의 임무로 삼았으니 그 책임이 막중하지 않겠는가. 죽은 뒤에야 끝날 것이니 그 길이 멀지 않겠는가.

+ 士 사: 사라고 하는 것은 아주 기본적으로는 남자를 뜻했다. 의미가 조금씩 변해서 무기를 들고 전쟁에 참여할 권리와 의무를 지닌 지배계층 남자를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八. 子曰 興於詩 立於禮 成於樂

     자왈 흥어시 입어례 성어악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시를 가르침으로서 학문이 시작되고, 예를 가르침으로 제 구실을 하는 사람이 되고, 음악을 가르침으로서 인격이 완성된다.


九. 子曰 民 可使由之 不可使知之

     자왈 민 가사유지 불가사지지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백성들로부터 정치에 대한 신뢰를 얻어 따라오게 할 수는 있겠지만, 백성들에게 정치의 내용을 알게 하기는 어렵다.


十. 子曰 好勇疾貧 亂也 人而不仁 疾之已甚 亂也

     자왈 호용질빈 난야 인이불인 질지이심 난야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지기 싫어하는 사람이 가난을 견딜 수 없게 되면 자포자기하게 된다. 사람이 어질지 못하다고 해서 미워함이 심하면 난동을 부릴 것이다.

    

 十一. 子曰 如有周公之才之美 使驕且吝 其餘不足觀也已

         자왈 여유주공지재지미 사교차인 기여부족관야이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주공만큼 뛰어난 재능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라도 교만하고 인색하다면 그 나머지는 더 볼 것이 없다.


十二. 子曰 三年學 不至於穀 不易得也

        자왈 삼년학 부지어곡 불이득야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삼 년 동안 학문을 계속하면서도 관직을 얻으려는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

+ 穀 곡: 관직이라는 뜻.


十三. 子曰 篤信好學 守死善道 危邦不入 亂邦不居 天下有道則見 無道則隱 

        자왈 독신호학 수사선도 위방불입 난방불거 천하유도즉현 무도즉은 

         邦有道 貧且賤焉이 恥也 邦無道 富且貴焉 恥也

         방유도 빈차천언이 치야 방무도 부차귀언 치야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굳은 믿음으로 학문을 좋아하고, 목숨을 걸고 삶의 원칙을 지키고, 망해가는 나라에는 들어가지 않고, 어지러운 나라에는 살지 않는다. 세살이 잘 다스려질 때에는 나가서 일을 하고 세상이 어지러워지면 은거한다.

정의가 행해지는 나라에 살면서 빈천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그러나 불의가 횡횡하는 나라에서 부귀한 것은 더 부끄러운 일이다.


十四. 子曰 不在其位 不謨其政 

        자왈 부재기위 불모기정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정무를 처리해야하는 직위에 있지 않다면 옆에서 참견해서는 안 된다.


十五. 子曰 師摯之始 關雎之亂 洋洋乎盈耳哉

       자왈 사지지시 관저지난 양양호영이재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악관의 우두머리 지라는 사람이 연주를 시작하면 (시경 첫번째 작품)〈관저>의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절묘한 가락이 온귀가득 넘실거리는 구나.


十六. 子曰 狂而不直 侗而不愿 悾悾而不信 吾不知之矣 

        자왈 광이부직 동이불원 공공이불신 오부지지의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고지식하면서 정직하지 않고, 촌스러우면서 소박하지 않고, 진지해보이면서도 미덥지 않은 사람은 나도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十七. 子曰 學如不及 猶恐失之

        자왈 학여불급 유공실지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배움이란 영원히 따라가지 못할듯한 것이며, 따라가도 놓쳐버릴 것만 같은 것이다. 그것을 잃을까 겁내하는 것이다.


十八. 子曰 巍巍乎 舜禹之有天下也而不與焉

        자왈 외외호 순우지유천하야이불여언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숭고하구나. 순(舜)임금과 우(禹)임금이 천하를 다스리는 방법이. 그들은 조금도 정사에 관여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 요순을 얘기하다가 우임금이 등장한 문장.


十九. 子曰 大哉 堯之爲君也 巍巍乎 唯天爲大 唯堯則之 蕩蕩乎民無能名焉

        자왈 대재 요지위군야 외외호 유천위대 유요측지 탕탕호민무능명언

        巍巍乎其有成功也 煥乎其有文章

        외외호기유성공야 환호기유문장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위대하도다. 요의 군주로서의 처세가. 모든 숭고한 것 중에서 오직 하늘만이 위대한대 요임금만이 하늘을 본받을 수 있었다. 그이 덕이 너무나 크고 넢어 백성은 형용할 말을 알지 못한다. 

숭고하도다. 그가 이름 업적이여. 빛나도다. 그가 만든 문물제도여.


二十. 舜 有臣五人而天下治 武王曰 予有亂臣十人 

        순 유신오인이천하치 무왕왈 여유난신십인 

        孔子曰 才難 不其然乎 唐虞之際於斯爲盛 有婦人焉 九人而已 

        공자왈 재난 불기연호 당우지제어사위성 유부인언 구인이이

        三分天下 有其二 以服事殷 周之德 其可謂至德也已矣

        삼분천하 유기이 이복사은 주지덕 기가위지덕야이의


순 임금에게 다섯 명의 현명한 신하가 있어서 천하가 잘 다스려졌다. 주의 무왕은 나에게 훌륭한 신하 열명이 있다라고 말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인재는 얻기 어렵다고 하는데 참으로 그렇지 않는가. 요순시대 이후는 이때가 가장 전성기였다. 그러나 열명의 인재중 한 사람은 내조의 공을 다한 부인이었으니 실제 정치가는 아홉명 뿐이었다. 

천하의 삼분의 이를 차지하고서도 은나라를 섬겼으니 주나라의 덕은 최고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亂臣 난신: 훌륭한 신하로 번역. 난신이라는 것은 치국지신이라는 뜻. 즉 치와 난은 서로 상반되는 말인데 묘하게도 상반되는 말이 바로 그 반대편에 있는 말의 뜻을 갖는 경우가 있다.


二十一. 子曰 禹吾無間然矣 菲飮食而致孝乎鬼神 惡衣服而致美乎黻冕

           자왈 우오무간연의 비음식이치효호귀신 악의복이치미호불면

           卑宮室而盡力乎溝洫 禹吾無間然矣

           비궁실이진력호구혁 우오무간연의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우 임금에게는 흠잡을 데가 없다. 자신의 식사는 변변치 않게 하면서 조상의 제사는 성대하게 했다. 자신의 의복은 허름하게 입으면서도 제사 예복은 화려하게 했다. 자신의 궁실은 누추하게 하면서도 수리사업에는 있는 힘을 기울였다. 우 임금은 내가 흠잡을 데가 없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