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투안 갈랑: 천일야화 4


천일야화 4 - 10점
앙투안 갈랑 엮음, 임호경 옮김/열린책들



누레딘과 페르시아 미녀 이야기 1017 


페르시아 왕자 베데르와 사만달 왕국의 공주 자우하르 이야기 1099 


사랑의 노예 가넴 이야기 1201 


눈 뜬 채 꿈꾼 남자 이야기 127






아름다운 노예는 페르시아 왕의 궁금함을 풀어 주었습니다.

「폐하! 소첩은 살아생전 고국에 돌아갈 희망이 없는 처량한 노예 신세입니다. 또 어머님, 오라버니, 친척 등 제가 아는 모든 이들과 영원히 떨어져 살아야만 하는 가슴 아픈 처지입니다. 이 모든 것이 침묵의 이유로 충분하지 않은가요? 고국에 대한 그리움은 혈육의 정만큼이나 자연스러운 것이며, 자유의 상실은 자유의 가치를 아는 사람에겐 견딜 수 없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우리의 몸은 힘과 권력을 쥐고 있는 주인의 권위 아래 복속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무엇도 우리의 의지만큼은 완전히 굴복시킬 수 없습니다. 의지는 우리의 것이니까요. 제가 바로 그 좋은 예였습니다. 세상에는 자유를 사랑하기에, 빼앗기지 아니한 자유 의지를 발휘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무수히 있습니다. 제가 지금껏 그들의 뒤를 따르지 않았다는 사실은 스스로 생각해도 놀라울 따름입니다.」

「부인! 그대의 말은 충분히 수긍이 가오. 하지만 나는 지금껏 이렇게 생각해 왔소. 아름답고, 양식 있고, 총명한 그대가 어쩌다 고약한 운명으로 노예가 되긴 했지만, 나 같은 왕을 주인으로 맞게 되어 스스로를 행복하다 여기고 있으리라고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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