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인문학 | 08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군주론 - 10점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박상섭 옮김/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2012년 CBS 라디오에서 진행하였던 강유원 선생님의 '라디오 인문학' 강의를 녹음파일을 듣고 정리한다.
팟캐스트 주소: https://itunes.apple.com/kr/podcast/jumal-nyuseusyo-bagmyeong/id576954501


2013-09-07 45회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1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군주론이 제시하는 새로움이 무엇인가'를 탐색해본다.

군주론이 제시하는 새로움이라는 것은 그 당시 사회의 새로움이기도 하면서 오늘날에까지 통용되는 것이다.


텍스트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시대 배경을 얼마나 어디까지 알아야 하는가가 고민이 될 것이고, 그런 시대 배경을 알아내는데 필요한 참고서적이 무엇인지 고민이 되니 이번에는 곧바로 책 속으로 들어가는 방법을 써보려고 한다. 텍스트 자체를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어느정도 주변지식이 어디까지 필요한가를 알아내는 방식으로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군주론이 참 얇은데 고전텍스트를 읽고 연구하는 훈련을 하기에 가장 좋은 텍스트라고 할 수 있다. 


헌정사 : 니콜로 마키아벨리가 로렌초 데 메디치 전하께 올리는 글 

제01장 군주국의 종류와 그 획득 방법들

제02장 세습 군주국

제03장 복합 군주국

제04장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정복했던 다리우스 왕국은 왜 대왕이  죽은 후 그의 후계자들에게 반란을 일으키지 않았는가

제05장 점령되기 이전에 자신들의 법에 따라서 살아온 도시나 군주국을 다스리는 방법

제06장 자신의 무력과 역량에 의해서 얻게 된 신생 군주국

제07장 타인의 무력과 호의로 얻게 된 신생 군주국

제08장 사악한 방법을 사용하여 군주가 된 인물들

제09장 시민형 군주국

제10장 군주국의 국력은 어떻게 측정되어야 하는가

제11장 교회형 군주국

제12장 군대의 다양한 종류와 용병

제13장 원군, 혼성군, 자국군

제14장 군주는 군무에 관해서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가

제15장 사람들이, 특히 군주가 칭송받거나 비난받는 일들

제16장 관후함과 인색함

제17장 잔인함과 인자함, 그리고 사랑을 느끼게 하는 것과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것 중 어느 편이 더 나은가

제18장 군주는 어디까지 약속을 지켜야 하는가

제19장 경멸과 미움은 어떻게 피해야 하는가

제20장 요새 구축 등 군주들이 일상적으로 하는 많은 일들은 과연 유용한가 아니면 유해한가

제21장 군주는 명성을 얻기 위해서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가

제22장 군주의 측근 신하들

제23장 아첨꾼을 어떻게 피할 것인가

제24장 어떻게 해서 이탈리아의 군주들은 나라를 잃게 되었는가

제25장 운명은 인간사에 얼마나 많은 힘을 행사하는가,그리고 인간은 어떻게 운명에 대처해야 하는가

제26장 야만족의 지배로부터 이탈리아의 해방을 위한 호소


책을 읽을 때는 차례가 중요하다.

1~11장까지 4,8장을 빼고는 모든 차례 제목에 군주국이 나온다. 마키아벨리가 굉장히 집중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다음에 12,13,14장은 군대 얘기가 나온다. 이 것이 또 한덩어리. 15~23장까지는 군주의 심성과 신하들에 관한 것이 3번째 덩어리. 24,25,26장은 각각의 주제들. 자연스럽게 4개 덩어리로 나눠진다. 군주국, 군대, 군대의 마음과 행동방식, 이탈리아에서 군주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이것을 묶으면 이 책 군주론이 되는 것.


책을 읽을 때는 항상 본문으로 들어가려고 하지말고 차례와 서문을 잘 읽어야 한다. 헌정사를 보면 알겠지만 직접적이고 엄격하고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드러낸 책이며, 목차의 제목들이 내용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덧붙여두어야 할 것은 우리가 이탈리아어로 Il Principe, 군주론이라는 제목을 마키아벨리가 붙인것이 아니라 후대 사람들이 붙인것인데, 목차를 보면 원래 마키아벨리가 붙이려고 한 것은 군주국론이 아니었을까 생각할 수 있다. 


차례를 지나서 가보면 '헌정사'. 마키아벨리 연구자들은 이 헌정사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군주론에서 마키아벨리가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느냐가 달라지기 때문에 다양한 해석을 제출하기도 하고, 분량도 얇지만 말이 많은 텍스트이면서 동시에 헌정사도 이탈리아 원문으로 보면 한 페이지 밖에 안되지만 말이 많은 텍스트.


군주론 전체가 이탈리아어로 되어 있는데 재미있는 것은 헌정사의 제목, 차례에서 분석한 제목들은 라틴어로 되어있다. 예를들면 본문은 한글로 되어 있는데 제목은 한자어로 넣어놓은 것. 이를 유념해야 한다. 

왜 마키아 벨리가 책을 이탈리아어로 썼는가. 단테 <신곡>과 마찬가지로 근대국가, 국민국가의 전조로서 나타나는 것인데 다시말해서 중세의 학술적 공용어인 라틴어가 아닌 자신들이 사는 나라 지역어로 글을 썼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거기까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왜 제목은 라틴어로 따로 달았을까. 내용은 이탈리아어로 썼지만 제목은 라틴어로 씀으로써 학술적인 것으로 보이려는 의도를 배제하기 어렵다. '내용을 읽어보면 학술적인 아닌 것으로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실은 학술적인 것이야' 일종의 데코레이션을 하기 위해서 라틴어로 썼을 수도 있다. 이런 현상은 이 시기 뿐만 아니라 나중에 데카르트 시기에도 나타난다.


로렌초 데 메디치는 르네상스 시대에 피렌체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 군주로 이 사람에게 헌정했다는 것이 이상하게 생각될 수 있다.

마키아벨리는 일반적으로 공화주의자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메디치가 하고는 서로 생각이 잘 안맞는 사람으로 메디치가가 전복 음모에 가담했다는 혐의를 받고 투옥되어가지고 고생살이를 하다가 특사로 풀려났다. 메디치가는 쫒겨나기도 하고 다시 집권하기도 했는데 나중에 메디치가 정권을 잡았을 때 피렌체사를 쓰기도 했다. 그런데 로렌초 데 미디치 전하께라고 쓰기는 썼는데 로렌초가 권력을 잡은 시점에는 마키아벨리는 거의 퇴물. 아무런 기약도 없이 그냥 완전히 시골로 물러나서 인생의 정치적 경력이나 다 끝장난 상태에서 이것을 쓴 것. 사정이 이러하면 누구보다도 로렌초가 자신의 책을 거들떠 보지도 않으리라는 것은 마키아벨리가 제일 잘 알았을 것이다. 마키아벨리는 자신의 책이 현실의 군주인 로렌초에게 읽히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은 어쨋든 현실의 군주가 당장 읽고 실행해야 할 핵심적인 생각들만을 모아서 담은 작은 책자. 작은 책자라는 것이 분량이 적다는 뜻도 되지만 응축되어 있다는 뜻도 된다.


이것을 누군가에게 헌정한다고 할 때 현실세계에 떠오르지 않은 잠재적인 군주가 아니라 현실의 군주에게 바친다는 헌정사를 쓰게 되면 책의 내용을 알리는데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로렌초 데 메디치 전하께 드린다는 것은 실제 로렌초에게 드린다는 뜻도 되지만 지금 군주이신 분들에게 드린다는 뜻도 되는 것. 로렌초 데 메디치라는 고유명사가 지금 군주인자라고 하는 일반명사를 대신해서 쓰인 것.


헌정사는 본문이 이탈리아어로 되어 있고, 문단 세개로 이루어져 있는데 문장은 다해서 일곱개. 첫번째 문단은 책을 쓰게된 경위에 대한 간략한 소개이고,  두번째는 이 책이 어떤 서술방식을 취하고 있는가, 군주와 신하는 어떠야 하는가, 셋째 문단은 당부의 말을 담고 있다. 




2013-09-14 46회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2

지난주에 이어 마키아벨리 군주론의 헌정사를 보겠다.

마키아벨리는 피렌체 최고행정체 제2서기국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사람. 고위공직자 출신. 그러니까 약소국인 피렌체 공화국에 제2서기국은 외교와 전쟁 문제를 처리하는 곳. 그러니까 라틴어 문서 작성은 말할 필요도 없고,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던 사람. 


군주론 이탈리아어 참고:

http://www.bibliotecaitaliana.it/xtf/view?docId=bibit000214/bibit000214.xml


첫 문장이 군주라는 말로 시작한다. '군주'라는 단어에 주의해야 하는데 우리 머릿속에 가지고 있는 생각은 세습왕조의 왕을 가리킬때 대개 왕이라고 하는데 번역자가 역주에 붙였듯이 최고 통치자라는 말. 군주라는 말에서 세습왕조의 왕이 아닌 통치제체가 무엇이든 최고 통치자가 가져야할 자질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

마키아벨리가 공화정주의자인가 군주정주의자인가는 오래된 논란 중에 하나인데 중요한 쟁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어떤 정체에서든지 요구되는 최고통치자의 자질만을 따져묻고 있기 때문에 공화정이라 해서 최고 통치자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건 신경 안쓴다는 것.

마키아벨리의 로마사논고를 보면 '단 한사람의 개인에 의해서 수행되지 않는 한 공화국 이든 군주국이든 제대로 성립되는 경우가 결코 없거나 거의 없으며 이것은 또 낡은 제도들을 개혁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라는 구절이 있다. '공화국 이든 군주국이든' 신경 안쓰고 최고 통치자만 똑바로 되어있으면 된다. 최고 통치자 개인이 가지고 있는 실효적인 능력에만 통찰의 초점을 맞춘다고 할 수있다. 


첫문장에서 마키아벨리는 군주들에게 헌상되는 물건에 대해서 얘기한다. 다른 사람들은 말, 무기, 금박의 천, 보석 그리고 군주의 위엄에 적합한 장신구 등의 물건을 주지만 자신은 그런것이 없다. 자신은 무엇을 줄 수 있겠는가? '한 권의 작은 책자로 만들어 전하께 바치려고 합니다.'

물건과 지식, 지식 cognizione 이고, 이 지식은 오랜 경험 lunga esperienza 과 꾸준한 공부를 통해서 얻게 된 것. 오랜 경험과 꾸준한 공부가 합해져서 지식을 이루어지는 것이고 이렇게 해서 얻어낸 방대한 지식을 자기는 이것을 작은 책자 piccolo volume에 줄여서 바친다. 첫 문단의 둘째 문장안에 두드러 보인다.


첫째 문단에서는 핵심적인 단어를 꼽으면 물건, 지식, 작은 책자.

지식이라고 하는 것은 군주론 전체에 들어있는 내용이고 주제를 말하고 있는 셈. 헌정사라고 하는 것이 사실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책의 서문에 해당하는 것이다. 작은 책자로 줄여서 바치고자 하니까 메세지가 간단한 것. 군주라는 자는 지식이 있어야 한다. 군주라면 최근의 정세에 대한 통찰을 오랫동안 해야하는 사람이고 고대 역사의 위대한 인문들의 행적을 공부해야 한다. 현재와 과거에 대한 추론에서 축적한 지식이 군주에게는 필요하다는 하는 것. 


둘째 문단은 이 책의 서술방식에 대해 말하는 데 둘째 문단의 첫 문장, 즉 헌정사의 셋째 문장에서는 아주 짧은 시간안에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전해주겠다고 말한다. 그다음 네째 문장에서는 과장된 구절이나, 화려한 문장이 없다고 말한다. 이는 전통적인 라틴어 수사법을 말하는 것. 다른책들은 그렇게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하는 것.


다섯째 문장을 보면 '백성(아래 인민)의 성격'이라는 말이 있는데 백성이라는 번역어가 적절한가라는 의문이 있다.

populare는 말그대로 시민. 피렌체가 상업도시였기 때문에 피렌체 시민이라고 하면 말그대로 장사하는 사람. 그리고 귀족들하고는 구별되는 자기네들이 가지고 있는 동업조홥을 통해서 도시의 통치에 영향을 미치는 말그대로 상당한 지위와 세력을 갖춘 집단이었기 대문에 시민의 번성이라고 말하는게 근대 부르주아 계급의 원형, 원초적인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시민의 본성'이라고 하는 것이 적당할 듯.


머지막으로 '산 위로 올라가기'라는 비유가 나오는데 이탈리아 사람들은 산에 대한 비유를 잘 하지 않는다. 주변에 산이 없기 때문에 마키아벨리 이전까지 나타난 문헌들을 보면 산에 대한 비유를 잘하지 않는다. 느닷없는 비유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Dedica]

NICOLAUS MACLAVELLUS MAGNIFICO LAURENTIO MEDICI IUNIORI SALUTEM.


1

(1) Sogliono el più delle volte coloro che desiderano acquistare grazia appresso uno principe farsegli incontro con quelle cose che in fra le loro abbino più care o delle quali vegghino lui più dilettarsi; donde si vede molte volte essere loro presentati cavagli, arme, drappi d'oro, prete preziose e simili ornamenti degni della grandezza di quelli.


군주의 총애를 구하는 이들은 그들이 가진 것들 중에서 가장 귀중한 것이나 군주가 가장 기뻐할 것을 가지고 군주에게 접근하려고 합니다. 따라서 군주는 말, 무기, 금박의 천, 보석 그리고 군주의 위엄에 적합한 장신구들을 종종 선물로 받곤 합니다. 


(2) Desiderando io adunque offerirmi alla vostra Magnificenzia con qualche testimone della servitù mia verso di quella, non ho trovato, in tra la mia supellettile, cosa quale io abbia più cara o tanto esistimi quanto la cognizione delle azioni delli uomini grandi, imparata da me con una lunga esperienza delle cose moderne e una continua lezione delle antiche; le quali avendo io con gran diligenzia lungamente escogitate ed esaminate, e ora in uno piccolo volume ridotte, mando alla Magnificenzia vostra. 


저 또한 전하에 대한 복종의 표시로 무엇인가를 드리고 싶었지만, 제가 가진 것 중에는 최근 일어난 사건들에 대한 지속적인 경험과 고대사에 대한 꾸준한 공부를 통해서 배운 위대한 인물들의 행위에 대한 지식만큼 소중하고 가치가 있는 것은 없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제 저는 그러한 것들을 오랫동안 성심껏 성찰한 결과를 한 권의 작은 책자로 만들어 전하께 바치려고 합니다.


2

(3) E benché io iudichi questa opera indegna della presenza di quella, tamen confido assai che per sua umanità gli debba essere accetta, considerato come da me non gli possa essere fatto maggiore dono che darle facultà a potere in brevissimo tempo intendere tutto quello che io, in tanti anni e con tanti mia disagi e periculi, ho conosciuto e inteso. 


이 책은 전하께 바치기에는 많은 부족함이 있습니다만, 그토록 오랜 시간 동안 위험과 역경 속에서 제가 배웠던 것을 전하께서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이해하실 수 있도록 썼기 때문에, 자비로운 전하께서 이것을 제가 드릴 수 있는 최대의 선물로 여기시고 거두어들이시리라고 믿습니다. 


(4) La quale opera io non ho ornata né ripiena di clausule ample o di parole ampullose e magnifiche o di qualunque altro lenocinio e ornamento estrinseco, con e' quali molti sogliono le loro cose descrivere e ordinare, perché io ho voluto o che veruna cosa la onori o che solamente la varietà della materia e la gravità del subietto la facci grata. 


저는 이 저작을 꾸미지 않았습니다. 저는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주제를 기술하고 꾸미기 위해서 동원하였던 과장된 구절이나 고상하고 화려한 단어, 그리고 그 어떤 다른 수식이나 외양상의 장식을 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저의 저작이 오직 다양한 소재와 진지한 주제로서 그 가치를 존중받기를 윈했기 때문입니다. 


(5) Né voglio sia imputata prosunzione se uno uomo di basso e infimo stato ardisce discorrere e regolare e' governi de' principi; perché così come coloro che disegnano e' paesi si pongono bassi nel piano a considerare la natura de' monti e de' luoghi alti e, per considerare quella de' luoghi bassi, si pongono alto sopra ' monti, similmente, a conoscere bene la natura de' populi, bisogna essere principe, e, a conoscere bene quella de' principi, conviene essere populare.


그리고 저는 신분이 낮고 비천한 지위에 있는 자가 감히 군주의 통치를 논하고 그것에 관한 지침을 제시하는 것이 무례한 소행으로 여겨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왜냐하면 국가의 지도를 그리는 자들은 산이나 다른 높은 곳의 모습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산 위로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인민의 성격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평범한 인민이 될 필요가 있습니다.


3

(6) Pigli adunque vostra Magnificenzia questo piccolo dono con quello animo che io 'l mando; il quale se da quella fia diligentemente considerato e letto, vi conoscerà dentro uno estremo mio desiderio che lei pervenga a quella grandezza che la fortuna e l'altre sua qualità le promettono.


그렇다면 전하께서는 부디 이 작은 선물을 제가 보낸 뜻에 따라서 받아주십시오. 만약 이 책을 꼼꼼하게 읽고 그 뜻을 새기시면, 저의 가장 간절한 소망, 즉 전하께서 운명(fortuna)과 전하의 탁월한 자질(qualita)이 약속하고 있는 위업을 성취하셔야 한다는 저의 뜻을 헤아리시게 될 것입니다.


(7) E se vostra Magnificenzia da lo apice della sua altezza qualche volta volgerà li occhi in questi luoghi bassi, conoscerà quanto io indegnamente sopporti una grande e continua malignità di fortuna.


그리고 전하께서 그 높은 곳에서 어쩌다가 여기 이 낮은 곳에 눈을 돌리시면, 제가 엄청나고 지속적인 불운으로 인해서 얼마나 부당한 학대를 당하고 있는가를 아시게 될 것입니다.




2013-09-21 47회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3

중세 스콜라 철학의 방식이 있다.

스콜라 방식은 텍스트 독해를 하는 것인데 크게 나누면 읽기와 토론하기로 나눈다. 독해 rectio에는 세 단계가 있는데 우선 문장이 제대로 되었는가, 단어가 정확하기 쓰였는가를 알아보는 문법적 분석, 논리적으로 말이 되게 썼는가, 즉 논리적 설명을 통해서 의미를 알아내고, 마지막으로 주석을 달아서 내용을 정리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하는게 바로 형식과 내용을 정리하는 것이고 여기까지가 rectio.독해 다음이 토론하기이다. 토론은 크게 질의와 응답으로 나누는데 질의 응답이란 모르는 것을 물어보는 단계이다. 그러고나서 기본적인 내용에 대한 통찰이 이루어지면 그 다음에 적극적으로 주제를 통해서 가령 마키아벨리의 비르투란 무엇인가 이런주제를 놓고 쟁의를 하는 것. 쟁의를 하기전에 독해를 하는 것이고, 아무나 아무 주제를 내걸고 토론을 벌이는 것을 쟁론이라고 한다. 중세 스콜라라는 것이 학교인데 학교에서 학생들이 특정한 시기에 아무나 아무 주제를 내걸로 선생에게 학생이 쟁론을 했는데 이 쿠오들리베타를 감당할 수 있는 것을 톡토르라고 불렀다. 여기까지 가야 독서의 끝.


셋째 문단은 두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문장을 보면 '이 작은 선물을 제가 보낸 뜻에 따라서 받아주십시오.' 여기서 뜻 animo는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정신을 가리킨다. 그리고 마키아벨리아가 첫째,둘째 문단에서 말했던 모든 내용을 가르킨다. 이것을 전하에게 드릴테니 부지런히 '읽고 숙고하라'고 한다. 


'읽고 숙고하라'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말인가. 마키아벨리가 친구 프란체스코 베토리에게 보낸 편지에 보면 이런 구절이 있다. '그리고 단테가 말하기를 사람들이 공부한 바를 잡아두지 않으면 아무런 지식도 되지 않는다고 했기 때문에.."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것과 뜻을 받으라는 구절을 연결해서 생각해보면 잡아두라는 얘기 다시 말해서 가슴에 깊이 새겨라라는 것. 참고로 여기서 마키아벨리가 거론한 단테의 구절이 뭐냐면 <신곡> 천국편 제5곡에 나오는말이다. '내가 설명하는 것에 그대의 마음을 열고 그 안에 집중하시오. 간직하지 못하고 이해한 것은 지식이 되지 않으니까요.'이다. 받으라 하는 말은 받아서 간직해라. 간직이라는 것이 신곡 구절을 보면 그냥 읽어서는 안되고 간직해서 이해하라고 한 것. 


바로 이어지는 '운명(fortuna)과 전하의 탁월한 자질(qualita)이 약속하고 있는 위업을 성취하셔야 한다' 

헌정사의 핵심어는 행운, 자질, 위대함. 무엇보다도 군주에게는 비르투라는 자질이 있어야 한다. 이것을 갖춘 사람에게만 행운이 깃든다. 비르투와 행운이 있어야 하는데 이게 결함이 되면 위대함에 이를 수 있다. 비르투를 기르려면 내 책을 열심히 읽고 생각을 많이 해야한다. 군주는 마키아벨리의 뜻을 받아들이고 간직하고 구체적으로 말하면 '읽고 숙고하면' 비르투가 길러지는 것이고 길러지면 행운이 덧붙여 져서 위대하게 된다는 것.


'얼마나 부당한 학대를 당하고 있는가를 아시게 될 것입니다.' 마키아벨리가 실제 처한 상황을 묘사하는 바로 앞에 나오는 행운을 부각시키는 일종의 수사법이다. 자신의 뜻을 간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자신은 군주의 뜻을 이해하고 시민의 본성도 알고있는 사람이다. 대단히 오만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사실. 마지막 문장은 자신이 불쌍한 듯한 표현이 있지만 사실은 자신은 비르투가 있었지만 포르투나가 없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다시 요약해 보면

첫째 문단은 다른 사람은 물건을 바치지만 자신은 지식을 바치겠다. 지식은 경험과 공부를 통해 얻은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작은 책자에 줄여서 여기에 담았다.

둘째 문단은군주가 짧은 시간안에 이해할 수 있도록 작성했다. 그리고 전통적인 수사학의 방식으로 꾸미지도 않았다. 서술 방식에 대해 말하는 것.

셋째 문단은 자신이 낮고 비천한 사람이지만 시민의 본성과 군주 성격 모두를 알고 있으니까 내 뜻을 받아서 간직하면 당신은 비르투를 쌓을 수 있고 거기에 행운까지 덧붙여서 위대함 grandezza 에 도달할 수 있다. 


이제 본문으로 들어가자.

1장의 제목인 '군주국의 종류와 그 획득 방법들'이 1~11장까지 내용을 모두 담고 있다. 


1장 첫문장을 보면  '인간에 대해서 지배권을 가졌거나 가지고 있는 모든 국가(stato)나 모든 통치체(dominio)는 공화국이 아니면 군주국입니다.' 

Tutti gli stati, tutti e' dominii che hanno avuto e hanno imperio sopra gli uomini, sono stati e sono o republiche o principati.  '모든 국가(stato), 즉 주민에 대한 명령권을 가져왔거나 갖고 있는 영토적 지배조직(dominio)는 공화국이거나 군주국이다.'


이 문장에서 다시 한번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모냐는 마키아벨리는 공화국/군주국을 따지지 않는다. 다시말해서 정치체제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우선 알 수 있다. 


4가지 개념이 나온다. 국가, 주민, 명령권, 지배조직


국가의 정의에 대한 막스베버의 고전적인 설명은 <직업으로서의 정치> 에서 나오듯이 한 특정한 영토 안에서 정당한 물리적 폭력을 지배 수단으로 독점하는 조직이다. 특정한 영토, 주민, 물리적 폭력 3가지 요소가 들어가 있다. 

즉 국가의 세 가지 요소는 영토, 주민, 주권이다. 주권은 외국에서 쳐들어오면 이것을 막을 수 있는 힘. 근대 국가의 규정은 폭력을 어떻게 지배하느냐 이문제가 있다. 

마키아벨리가 영토, 주민, 주권까지 간 것은 아닌데 여기서는 주민에 대해서 명령권을 가지고 있어도 국가인 것이고, 명령권이라고 하는 것이 폭력에 대한 지배권, 영토적 지배조직도 국가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아직 이 세 가지 요소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것 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stato라는 하는 것에 대해서 주민, 명령권, 지배조직을 가지고 설명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현대 정치사상에서 중요한 의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겠다.


1장 마지막 문장을 보면 ' 그러한 영토를 획득하는 방법에는 타인의 무력을 이용하는 경우와 자신의 무력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으며, 운명에 의한 경우와 역량에 의한 경우가 있습니다.'

행운은 부수적인 것이고 비르투가 중심적이다. 그래서 비르투로 획득한 국가가 가장 중요하다. 그것에 대해 말하는 부분이 제 6장.


목차만 보면 비르투의 핵심은 군대=무력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신의 군대와 비르투라고 할 때 사실은 군대와 비르투가 일치되는 것은 아니지만 군대 대부분의 영역이 비르투로 이루어져 있다. 비르투를 오늘날의 용어로 말하자면 권력기관. 검찰, 국정원..이 비르투의 영역.


1~11장을 보면 6장이 가운데 장이고, 12~14장 중 13장이 가운데 장이며 가장 중요한 장이다. .

마키아벨리 시대는 용병이 많이 쓰였기 때문에 용병을 사용하지 않고, 자신의 군대를 가지고 획득한 군주, 그런 군주야 말로 비르투가 있는 것이고 그런 군주는 신하나 백성들을 시민들을 강력하게 통치할 수 있다.



2013-09-28 48회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4

오늘은 제06장 자신의 무력과 역량에 의해서 얻게 된 신생 군주국을 공부 한다.


6장에 이 책의 핵심이 들어있다. '자신의 군대와 비르투로 획득한 새로운 군주국'을 만든 사람을 네 명을 골라내는데 인간성, 전통, 훌륭한 출신 등의 다른 기준을 적용하지도 고려하지 않는다.  마키아벨리가 말하는 4명의 군주는 모세, 키루스, 로물루스, 테세우스. 


이들의 공통점을 보자. 마키아벨리의 기준에서 보면 먼저 4명의 군주들은 기회가 있었다. 기회가 있었기 때문에 그들은 비르투를 발휘할 수 있었다. 달리 말하면 비르투를 발휘할 기회를 잘 포착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냥 보통 사람들 같은면 그냥 지나갈만할 일도 흔히 말하는 도덕적인 관점에서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이들은 그런 관점이 없기 때문에 권력을 잡을 기회가 있으면 과감하게 덥석 물었던 것. 그런 다음에 자신의 국가와 안전의 기초를 마련하기 위해 도입할 수 밖에 없는 새로운 체제와 법제를 잘 지켜낸 사람이다.  권력을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잡아라, 마키아벨리가 내세우는 첫번째 원칙. 그걸 잡는 것이 비르투. 


신 질서의 도입자들은 구체제 하에서 이익을 얻던 모두를 적으로 만들게 되고, 신 체제에서 이익을 얻게 될 사람은 아직 이익의 혜택이 모습이 구체적으로 나타나 있지 않기 때문에 미온적인 지지자가 될 것이다. 그래서 기존의 체제에서 이익을 얻던 기득권자들은 누군가 나타나서 권력을 잡긴 잡았는데 그 새로운 체제와 법제를 도입하게 되면 이익이 떨어져 나갈까봐 걱정을 하게 된다. 그래서 새로운 질서를 도입한 군주는 자신의 작업을 추진함에 있어서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지 아니면 자신의 힘으로 밀어붙일 수 있는지 조사해야한다고 말한다. 


 '무장한 예언가'라는 말은 정치학의 역사에서 널리 쓰이는 말로서 여기서 이제 마키아벨리가 중요하게 다룬 말이다.  '모든 무장한 예언가는 승리했고, 무장하지 않은 예언가들은 멸망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얘기된 점들을 넘어서서 사람들의 본성은 변덕스럽기 때문이다. 어떤 한가지 점에서 사람들을 설득하기는 쉽지만 그러한 설득에 고정시키기는 어렵다. 그런까닭에 사람들이 더 이상 믿으려 하지 않을 경우 그들을 힘으로 믿게 만들 수 있는 방식의 체제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여기서 중요한 구절이 '힘으로'로, 무장한 예언가라는 용어를 마키아벨리가 창시했고 지금 설명해 들어가는 부분이다.


자신의 힘으로 밀어붙여야 할 수 있어야 되는데 그런 사람이려면 일단 무장을 해야 한다. 예언가라는 말을 주목해보면 어떤 비전을 심어주는 것. 비전을 심어주어서 사람들로 하여금 일단 믿게 만드는 것. 그런데 마키아벨리가 지적하듯이 사람들은 변덕이 심하다. 직접적인 이익이 없으면 비전을 버리게 되고 비전에 심취하는 것도 오래가지 않으니 실망해서 돌아서는 사람을 붙잡아둘 힘이 있어야 한다. 그러니까 예언가는 예언가이어야 하는데 무장한 예언가이어야 한다. 무장하지 않아서 멸망한 사람을 예를 드는데 그 당시 피렌체를 지배하다가 몰랐했던 사보나 놀라 수도사. 굉장한 종교 권력을 세운 사람인데 마키아벨리가 어렸을 때 그가 화형당하는 것을 봤다. 연구자들은 사형당하는 것을 목격한 것이 마키아벨리에게 굉장한 트라우마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한다.


그 '힘으로' 말에서 폭력이라는 단어가 떠오르기도 한다.

이것을 뚜렷하게 알기 위해서는 곧바로 이어지는 7장인 타국의 무력과 행운을 바탕으로 정복한 새로운 군주국에 관하여를 보면 되는데 바로 실패한 사례가 나온다. '신생 군주는 신생 군주국에서 적으로 부터 자신의 안전을 지키고 동맹세력을 만들며 힘 또는 기만을 통해 정복하고 백성들로부터 사랑받고 또한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 군주가 자기 군주 자신에 대한 지지를 얻고 지키는 수단은 분명히 폭력이다. 

7장 다음에 이어지는 부분에서 마키아벨리의 악마성이 뚜렷하게 부각되는 8장으로, 사악한 방법으로 통치자가 된 사람들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사악한 방법으로 통치자가 된 사람은 정통성이 없어서 받아들이기 어렵다. 8장에서 그런 사람에 대하여 마키아벨리가 어떻게 평가하는지 보면 그가 가진 일종의 악마성이 어느정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8장 제목이 '사악한 방법으로 군주 지위에 오른 사람들에 대하여'로 되어있다. 여기서 사악한 방법으로 군주의 지위에 오르기는 했으나 어떤 경우에는 그를 인정할 수있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예로 들은 사람이 시칠리아 사람 아가토클레스인데 그는 보통 평민도 못되고 비천한 신분으로 시라쿠자의 왕이 되었는데 일생의 여러 시기에 걸쳐서 악행으로 일관된 삶을 살았다. 그런데 그는 정신과 육체의 큰 비르투, 즉 능력을 악행을 행하면서도 그것과 결합시키면서 군인이 되었고 시라쿠자의 군사 지휘자가 된 다음에 결국에는 군주가 되었다. 그런데 그 사람이 했던 일은 다른 사람들의 힘을 빌린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빚을 지지 않고 무력을 통해서 자신의 지위를 유지했다. 그러기 위해서 먼저 그는 원로원과 부유층 시민을 살해했다. 아까 기득권 세력을 살해하고 그러고 나니까 도시의 지배권이 시민들로부터 아무런 반대를 받지 않고 유지될 수 있었던 것. 그래서 마키아벨리는 이 사람의 행적과 생애을 검토하면 행운에 돌릴 수 있는 것은 거의 아니면 전혀 없는 점을 알게 될 것이다. 그가 수많은 고생과 위험을 겪으면서 얻은 군대의 지위를 바탕으로 군주의 지위에 도달했는데 그 이후 그는 용감하고 대단히 위험한 결정을 통해 그 지위를 유지했다. 그래서 인정해 주는 것.


다만 인정은 하긴 하는데 야만스러운 잔혹성과 비인간성에 더해서 끊없는 악행을 저질렀기 때문에 탁월한 인물들 속에 포함시켜서 찬양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탁월한 사람은 아닐지라도 군주의 지위를 유지하고 지켜나간 점에서는 인정할 수 있다는 것. 군주는 거기까지라는 것. 다시말해서 도덕적으로 판단할 것이아니라 실용적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가혹성도 잘못 사용된 가혹성과 잘 사용된 가혹성이 있을 뿐이지 도덕적으로 나쁜것과 좋은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 폭력을 사용하는데  있어서도 상해 행위, 즉 남을 해치는 행위는 일격에 행해져야 한다. 그렇게 되면 덜 느껴지도 또한 거부감이 덜 생긴다. 은혜는 조금씩 베풀어서 더 잘 음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도 말하고 있다.


사실상 마키아벨리에게 군주의 지위를 유지하는 핵심은 무력이고 그게 전부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닌데 그런점에서 12장 첫머리를 음미할 필요가 있다. '모든 국가들이 갖는 기본적인 기초는 좋은 법제와 좋은 군대이다. 좋은 군대가 없는 곳에 좋은 법제가 없을 수가 없고, 좋은 군대가 있는 곳에는 반드시 좋은 법제가 있기 때문에 나는 법제에 관한 논의는 뒤로 미루고 군대에 관해서 논의하고자 한다' 라고 말을 하고 있다. 




2013-10-05 49회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5


근대 전쟁의 탄생

저자
#{for:author::2}, 근대 전쟁의 탄생#{/for:author} 지음
출판사
미지북스 | 2011-12-01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군사 혁명 시대 전쟁의 판도를 바꾼 무기와 전술의 혁신은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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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가 살았던 시대는 르네상스 시대인데 이 때부터 시작되는 시대가 이른바 근대 유럽, 모던 유럽으로 형성 과정 자체가 군사적인 것과 땔 수가 없다. 이 주제와 관련하여 적절한 책을 '근대 전쟁의 탄생' 원제는 초기 근대 세계의 전투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1500~1673년까지 유럽의 전투 무기를 다룬 책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군주의 지위를 유지하는 핵심적인 요소가 무력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그렇게 새로운 통찰은 아니다. 사실 중세 유럽에서는 군사력, 즉 무력이 군주의 지위를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조건이었다. 무력이라는 점은 중세나 르네상스나 근대나 무력인데 무력을 구성하는 요소, 내용이 바뀐 것. 


화약과 대포라는 무기체계를 갖추려면 돈이 들어가고 이는 재정규모가 커져야 함을 말한다. 다시 규모가 커진다는 것은 조세를 거둬들이는 체제가 정비되어야 하는 것으로 중세처럼 지방의 영주들이 돈을 걷는 방식이 아닌 중앙집권국가를 이뤄야만 가능한 체계다. 또한 규율이 잘 잡힌 보병부대가 있어야 했다. 반복된 훈련을 통해서 규율을 쌓아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서 국민군, 상비군이라고 하는 것의 체계가 형성된다. 그 과정에서 귀족들은 전쟁을 전문적으로 하는 군사 전문집단으로 전환 과정이 있다. 그래서 중세말 근대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을 보면 아버지가 대위인 경우 아들도 대위인 경우가 많다. 군대 계급 자체가 세습이 되는 것이다. 


마키아벨리가 무력을 강조한 것은 위에 말한 전체적인 의미가 있다. 마키아벨리가 살았던 군대를 보면 중세처럼 귀족이 말타고 가는 것이 아니라 직업군인은 물론이고 용병도 있고, 모험적인 기업가도 뒤섞여 있었고 그래서 전쟁이라고 하는 것이 단순히 전투가 아닌 경제적 사업이었다. 사실은 군대와 상인 집단의 복합체. 군상 복합체다라고 말하는 것이 적당할 것이다. 군대라는 것 안에 근대국가가 요구하는 모든 것이 다 들어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군다나 그 당시 빈번했던 국제적인 군대를 보면서 용병이 몰락하고 전문 군대가 중요하게 될거라는 것을 여러군데서 암시하고 있다.그래서 사실 <군주론>은 17세기 영향을 많이 끼쳤는데 그 중 자체적인 무력을 갖춰야 한다는 부분이 굉장히 큰 영향을 미쳤다.


12장 첫머리에 '모든 국가들이 갖는 기본적인 기초는 좋은 법제와 좋은 군대이다. 좋은 군대가 없는 곳에 좋은 법제가 없을 수가 없고, 좋은 군대가 있는 곳에는 반드시 좋은 법제가 있기 때문에 나는 법제에 관한 논의는 뒤로 미루고 군대에 관해서 논의하고자 한다' 라는 말을 위와 연관 시켜 읽으면 좋겠다. 여기서 법제가 질서잡힌 국가인 것이고, 군대라고 하는 것은 단순히 군사력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여러 제도적인 장치들이다.  그래서 14장 첫머리에 '군주는 전쟁, 전술 및 훈련을 제외하고는 그밖의 다른 어떤 일이든 목표로 삼거나 관심을 가져서는 안 되며, 또 몰두해서는 안됩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기예(arte)야 말로 통치하는 자에게 적합한 것이기 때문입니다.'라고 한 것이다. 


이런 강조가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고지곧대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을까? 무력에 대한 강조가 시대상황을 잘 읽어서 당대에 가장 시급한 문제에 집중하라는 것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고지곧대로 읽으면 안되며 해석의 맥락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16~18 세기 유럽의 전쟁을 둘러싼 여러가지 상황들을 같이 생각해보면 좋겠다.


무력 이후 군주론에서 제시하고 있는 다음 항목인 지식을 보자.

국민에게 미움과 경멸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주 속된 말로 말하면 잔머리를 최대한 굴려서 경멸과 증오를 피하도록 해야 한다. 19장 제목이 '경멸과 미움은 어떻게 피해야 하는가' 이다. 나쁘게 말하면 사람들을 속이는 기만술, 좋게 말하면 설득하는 이미지 메이킹 이런 '지식'을 두번재로 얘기한다. 

 

15장을 보면 "나는 논제와 관련해 상상된 바가 아니라 사안, 논제의 유효한 진실을 추구하는 일이 더 적합한 유용한 것이라 여긴다.' 는 말이 있는데 마키아벨리는 군주가 도덕적인 명분을 내세우기보다는 현실적으로 쓸모있는 것을 통해서 신하들에게 칭찬을 들어야 된다는 것을 강조한 것. '유효한 진실'은 <군주론>의 핵심을 담은 말로, 무장한 예언가와 함께 중요하게 쓰이는 말. 


현실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눈으로 확인되는 것을 진리로 삼는다. 대표적인 예로써 군주의 처신으로 마키아벨리가 조언하는 것을 보면 17장 '두려움의 대상이 되기 보다는 사랑받는 것이 더 나은가 아니면 그 반대인가, 사람들은 두 가지 모두를 원하리라는 것이 답이 될 것이다' 군주는 백성이나 신하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면서 사랑을 받고 싶어한다. 하지만 두가지를 동시에 얻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하나를 제외해야 한다면 사랑받는 것을 제외하고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것이 안전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군주는 사랑을 얻지는 못해도 증오는 피할 수 있는 방식으로 두려움이 되어야 한다고 한고 말한다. 또한 여기서 중요한 조건이 '시민의 재산을 건드리지 말라'인데 이것은 요즘 식으로 말하면 세금을 매기는 것으로 아주 민감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마키아벨리는 군주의 모형으로  꽤많은 여우, 두려움을 주는 사자, 여우이면서 사자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2013-10-12 50회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6


로마사 논고 (한국학술진흥재단 학술명저번역총서 9)

저자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출판사
한길사 | 2013-10-30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티투스 리비우스의 『로마사』의 열권에 대한 논평서로, 마키아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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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는 플라톤에서부터 내려오는 본질주의의 전통을 폐기한 사람. 악덕의 오명을 쓰는 일에 대해서는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모든 점들을 고려할 경우에 미덕으로 보이는 것을 따르면 파멸로 이르고, 악덕으로 보이는 것을 따를 경우에 자신의 안전과 안녕을 가져오면 바로 주저없이 악덕의 오명을 쓰는 일에 주저하지 말고 따라라.' 머리속에 악을 행하는 것을 주저하지 말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 아닐까 라고 착각하기 쉬운데 마키아벨리는 악이라는 것은 실체가 없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것만 악이라는 것. 이것이 바로 본질주의의 폐기. 악이라고 보일 뿐이지 언제 어디서나 악인 것은 없다는 것. 사람의 행동은 때에 따라 다를 수 있는데 악이 따로 악을 만들어 주는 불변의 원형 같은게 있어서 어떤 행동이나 특성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 


안정과 안녕을 가져오느냐만 신경쓰면 된다는 것이 마키아벨리가 요구하는 행동방침이다. 여기서 한가지 유념해서 보아야 할 것이 있는데 악덕으로 '보이는' 또는 미덕으로 '보이는' 이라고 할 때 '보인다'는 것이 그저 보일 뿐이라는 것. 마키아벨리는 실효적인 것을 옳은 것으로 보는 '실효적 진리관'에 입각해서 최종적으로 드러난 결과가 고려해야할 점이기 때문에 그냥 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마라 라고 얘기하는 것. 공리주의 태도의 원형이라고 볼 수 있다. 공리주의는 다수의 행복이라던가 추상적인 목적을 세우기는 하는데 마키아벨리는 아직 거기까지 논의하고 있지 않으니 체계적인 공리주의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한발자국만 더 가면 거기까지 갈 수 있다.


마키아벨리가 주장하는 실효적 진리관에 입각해서 행위하는 군주가 바로 우리가 전통적으로 알고 있는 모든 도덕들을 폐기한 사람일 수도 있다. 그런 원칙에 의해 행동하는사람이 마키아벨리의 용어를 빌리면 여우이자 사자인 군주. '덫을 식별하기 위해서는 여우가 될 필요가 있고, 늑대를 물리치기 위해서는 사자가 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사자에게만 의존하는 사람은 정치세계의 성격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그냥 용감하기만 해서는 안되고 꾀많은 용감한 자가 되어야 한다. 


군주의 5가지 자질로 자비심,성실성, 인정, 고결성, 신앙심이 있다. '군주는 누구나 가져야 한다고 말하는데 만약에 갖추지 못했다 하더라고 없는티를 내서는 안된다. 그것에 충만하지 못한 것 하나라도 자신의 입에서 새어나오지 않도록 대단히 조심해야만 한다. 그래서 항상 그것들로 가득찬 것처럼 행위를 해야한다. 그렇게 위대한 위선자, 위정자가 되어 무력을 갖추면 군주는 신하나 시민들에게 경멸을 받지고 않고, 미움도 받지 않는다.'


19장을 보면 '군주는 귀족들을 존중해야 하나 백성들에 미움을 사서는 안된다는 점을 결론으로 말하고자 한다' 고 결론을 내린다. 그 다음에 여러 실패한 사례를 든다. 로마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뒤를 이어 황제가 된 콤모두스. 콤모두스는 백성들을 상대로 탐욕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군대의 비위를 맞추고 군대를 방종하게 만들었다. 군대가 시민들의 재산을 침탈하는 것을 방치했는데 이것은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것. 황제의 격조와는 거리가 먼 행동을 하여 자신의 위엄을 지키지 않으므로서 군인들로부터 경멸을 받게 되었다. 그래서 시민집단에서는 미움을 받고 군인집단에서는 경멸을 받게 되어서 결국 모반을 당해 살해 되었는데, 특히 가까이에서 자신을 지켜주는 군인들에게 경멸을 받은 것이 출발점. 경멸은 가까운 사람한테 받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고, 미움은 떨어져 있는 시민들에게 받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상대하는 대상에 따라서 처신도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모든 사람에게 두려움과 존경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25장 마지막을 보자.

운명은 인간사에 얼마나 많은 힘을 행사하는가,그리고 인간은 어떻게 운명에 대처해야 하는가.

마키아벨리가 내놓는 핵심적인 요지는 '포르투나는 자신이 대항할 비르투(=역량)가 조직되어 있지 않은 곳에서 자신의 위력을 과시하며, 자신을 억제하기 위한 제방이나 둑이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고 생각되는 곳에서 타겟 목표를 삼는다' 여기서 운(=포르투나)이라는 것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초월적인 섭리를 가리킨다. 대단히 반종교적인 생각. 마키아벨리가 금서로 지정된데에는 군주의 처신보다는 이 부분이 더 컸다고 할 수있다.  이때는 종교적인 힘이 아직은 강했던 시기로 사실은 19세기까지도 종교의 힘이라는 것이 굉장히 강력했다 그래서 굉장히 담대한 주장.


마키아벨리에게 있어서 포르투나와 비르투하고 어떤 관계가 있는가를 생각해보면 당대 르네상스 시대의 일종의 인간중심주의 흔적도 내비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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