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조이스: 율리시스 1


율리시스 1 - 10점
제임스 조이스 지음, 김성숙 옮김/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제1부 

에피소드 1 텔레마코스 

에피소드 2 네스토르 

에피소드 3 프로테우스 


제2부 

에피소드 4 칼립소 

에피소드 5 로터스 이터즈 

에피소드 6 하데스 

에피소드 7 아이올로스 

에피소드 8 라이스트리곤들 

에피소드 9 스킬라와 카리브디스 

에피소드 10 방황하는 바위들 

에피소드 11 세이렌 

에피소드 12 키클롭스 

에피소드 13 나우시카 

에피소드 14 태양신의 황소들






제1부

에피소드 1 텔레마코스 … 9

<오디세이아> 제 1장에 해당하는 이 에피소드는, 멀리건이 스티븐을 두고 '아버지를 찾는 노아의 아들'이라고 말하는 대목이 있다. 아버지 오디세우스를 찾으러 나갈 운명을 지닌 텔레마코스의 출발이 암시된 장면이다.  그가 친아버지로부터 떨어져 유대인(블룸)을 아버지 자리에 둔 것은 조이스 자신의 상황을 암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조이스는 예이츠 등의 아일랜드 문예부흥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가톨릭을 저버리고 스위스나 파리에 살면서 국제적 작가로 활동했기 때문이다.


에피소드 2 네스토르 … 45

이 에피소드에 나오는 늙은 충고자 디지 씨는 <오디세이아> 제 3장에 나오는 파일로스의 왕 네스토르에 해당한다. 네스토르는 트로이 전쟁 때 그리스 쪽에 가담한 가장 나이 많은 왕이다. 전쟁터에서는 별로 활약하지 않았지만 자기가 젋었을 때 세운 공적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는 참모격의 지혜자로서 오디세우스와 함께 중요한 인물이다. 텔레마코스는 아버지를 찾으러 나섰을 때 맨 처음 이타카섬을 방문하여 네스토르에게 아버지의 소식을 묻는다. 네스토르는 오디세우스의 소식은 모르겠다고 말하고, 스파르타로 가서 메넬라오스와 헬레네에게 물어보라고 조언한다.


에피소드 3 프로테우스 … 69

이 에피소드는 텔레마코스가 메넬라오스와 헬레네를 만나 아버지의 소식을 묻는 <오디세이아> 제 4장에 해당한다. 메넬라오스와 헬레네는 트로이 전쟁 뒤 이집트에 표착했는데, 예언을 듣기 위해 바다의 늙은 신 프로테우스를 사로잡는다. 프로테우스는 사자, 뱀, 표범, 늑대, 물, 나무 따위로 변신하여 달아나려고 하나, 결국 실패해 귀국 길을 가르쳐 준다. 이 에피소드의 추상적 사고의 난해성은 파도 사이에서 모든 것으로 모습을 바꾼다는 프로테우스의 이미지를 반영하고 있다.


제2부

에피소드 4 칼립소 … 99

이 에피소드는, 부하를 모두 잃은 오디세우스가 오귀기에 섬에 표착하여 요정 칼립소의 사랑을 받으며 7년 동안 머문다는 내용의 <오디세이아> 제5장에 해당한다. 블룸의 아내 마리온은 본디 고국에 있는 페넬로페가 되어야겠지만, 여기서는 오디세우스를 섬에 머물게 하는 칼립소 여신이다.

  마리온 블롬은 가수로서는 아버지 이름 트위디를 써서 마담 트위디로 알려져 있다. 그녀는 군악대장 트위디의 딸로서 에스파냐 지브롤터에서 태어났다. 조이스는 칼립소의 섬이 지브롤터 섬에 해당한다는 전설에 따라서 지브롤터 태생의 마리온을 칼립소로 설정한 것이다. 


에피소드 5 로터스 이터즈 … 129

*로터스 이터즈:  로터스 열매를 먹고 황홀경에 빠져 세상일을 잊은 사람. 쾌락주의자.

이 에피소드는 <오디세이아>에서, 오디세우스가 그리스 남부에서 아프리카의 튀니지 가까이에 표착해 로터스를 먹은 사람의 나라에 도착했을 때와 상응한다. 자기의 고향, 가정을 잊게 하는 여러가지 사례가 이 에피소드의 핵심적인 주제이다. 이 에피소드 끝에, 탕에 들어가 있는 자기의 성기에서 연꽃을 떠올리는 대목이 그 상징이라고 한다. 또 플라워라는 블룸의 가명이나 마사의 편지에 든 말린 꽃 따위도 이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에피소드 6 하데스 … 157

이 에피소드는, 마녀 키르케의 지시에 따라 오디세우스가 예언을 듣기 위해 죽은 자들의 나라로 가는 <오디세이아> 제 11장에 해당한다. 오디세우스는 그곳 하데스에서 예언자 테이레시아스를 만나, 태양신 헬리오스의 소를 잡아먹지 않으면 고향에 갈 수 있다는 말을 듣는다. 또 거기에서 아가멤논과 아킬레스, 돌아가신 어머니 등을 만난다. 죽음의 나라를 통과해야 미래가 열린다는 생각에는 고대인의 상징적인 사고방식이 담긴 듯하다. 즉 죽음을 의식함으로써 찾아오는 새로운 삶을, 죽은 자의 나라를 설정함으로써 이룩한 것이다.


에피소드 7 아이올로스 … 205

이 에피소드는, 오디세우스가 바람의 신 아이올로스의 섬에 도착하여 거기에서 순풍을 받아 고향 이타가 근처까지 갔다가, 부하의 철없는 행동으로 다시 처음의 자리로 되돌아오는 <오디세이아> 제 10장에 해당한다. 여기서 신문이라는 저널리즘의 힘이 현대 사회의 바람이며, 키즈 가게 광고를 실으려는 블룸의 계획이 크로퍼트 편집장의 반대로 무산되는 것이, 오디세우스가 고향 근처까지 갔다가 다시 되돌아올 때 실망감을 나타낸다.


에피소드 8 라이스트리곤들 … 259

* 라이스트리곤들: 그리스 신화에서 사람을 잡아먹는 식인 거인들.

이 에피소드는 오디세우스가 식인거인 라이스트리곤들의 섬에 도착한 <오디세이아> 제 10장에 상응한다. 식인거인들은 바위를 던져 배를 침몰시킨 뒤 오디세우스 부하들을 작살로 찍어 잡아먹는다. 오디세우스는 자기가 탄 배만은 항구 밖에 매어둔 덕에 위험을 피한다. 이것이 바로 버튼 식당의 묘사와 짝을 이루는 장면이다.


에피소드 9 스킬라와 카리브디스 … 313

이 에피소드는 스킬라와 카리브디스란 두 괴물 사이를 오디세우스가 배를 타고 빠져나오는 <오디세이아> 제 12장에 해당한다. 보일런 피하여 도서관으로 들어오자 셰익스피어론이라는 문예 학문의 무서운 소용돌이가 그를 기다리고 있다. 그 사이를 블룸은 아슬아슬하게 빠져나간다.


에피소드 10 방황하는 바위들 … 376

이 에피소드는 오디세우스가 선택하지 않은 항로 '방황하는 바위들의 바다'에 상응한다. 오디세우스는 방황하는 바위들을 거쳐 갈지, 스킬라와 카리브디스 사이를 통과할지 결정해야 했고, 결국 후자를 선택한다. 방황하는 바위들의 바다에서는 바위들이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어떤 배든 반드시 바위에 충돌하여 난파된다고 한다. 이 에피소드를 구성하는 동시적인 많은 단편이 이 바위들에 해당한다. 블룸이 이 장면에 조금밖에 등장하지 않는 까닭은, 오디세우스가 이 항로를 지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에피소드 11 세이렌 … 431

이 에피소드는 오디세우스가 세이렌 섬에 이르렀을 때인 <오디세이아> 제 12장과 상응한다. 사람을 홀려 목숨을 빼앗은 세이렌의 노랫소리를 이겨내기 위해, 오디세우스는 부하들 귀를 밀랍으로 막고, 자신은 돛대에 묶인 채 그 노래를 들으며 그곳을 통과한다. 블룸 또한 마사 클리퍼드에게 편지 쓰는 데 열중하여 음악의 힘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에피소드 12 키클롭스 … 493

이 에피소드는 <오디세이아> 제 9장, 오디세우스가 외눈박이 거인 키클롭스 동굴에 갇힌 장면에 상응한다. 그 거인이 '시민'이며, 키어넌 술집이 동굴이다. 오디세우스는 키클롭스 눈을 멀게 하고 배로 도망쳐 와서는 그 거인을 놀린다. 그러나 눈이 보이지 않은 거인은 산 꼭대기 바위를 집어 배를 향해 던지지만 빗나간다. 이 에피소드에서도 석양빛이 '시민'의 눈을 방해하는 바람에 비스킷 깡통은 블룸을 마치지 못한다.


에피소드 13 나우시카 … 571

이 에피소드는 <오디세이아> 제 5장에 해당한다. 오디세우스는 지중해를 오랫동안 표류하다가 칼립소의 섬에서 7년 동안 머문 뒤 고향인 이타카로 돌아가는 길에 다시 해신 포세이돈 때문에 난파된다. 그리하여 스케리아 섬에 나체로 표류한다. 그 섬의 왕녀 나우시카는 시녀들을 데리고 빨래를 하러갔다가 오디세우스를 발견하여 왕궁으로 데려간다. 부왕 알키노스는 오디세우스와 나우시카가 결혼하길 바라지만, 오디세우스는 자신의 신분을 털어놓고 이들의 도움을 받아 고향 이타카로 돌아간다. 나우시카와 오디세우스가 서로 사랑을 느끼면서도 맺어지지 않았다는 점이, 블룸과 거티의 접촉 없이도 사랑을 나눈 방법을 반영한다.


에피소드 14 태양신의 황소들 … 629

이 에피소드는 <오디세이아> 제 12장, 오디세우스가 태양신 헬리오스의 섬인 트리나키아에 닿는 장면에 대응한다. 홀리스거리에 있는 혼 산부인가 병원은 헬리오스의 소를 뜻하는 듯하다. 혼(뿔)은 남성의 성기를, 트리나키아(삼각의 섬이라는 뜻)는 그 모양으로 보아 여성의 성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인다. 오디세우스가 '절대 해치지 말라'고 맹세까지 시켰는데도 선원들이 헬리오스의 소를 잡아먹은 결과, 그들은 바다에서 번갯불을 맞아 모두 죽고 오디세우스만이 살아남는다. 이번 에피소드에 나오는 피임이나 자위행위에 따른 생식력의 말살이란 이 태양신의 소를 죽인 행위를 반영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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