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다윈: 종의 기원


종의 기원 - 10점
찰스 다윈 지음, 송철용 옮김/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종의 기원에 대한 학설 그 진보의 역사 간추림

머리글


제1장 사육과 재배과정에서 발생하는 변이

제2장 자연 상태에서 발생하는 변이

제3장 생존경쟁

제4장 자연도태 또는 적자생존

제5장 변이의 법칙

제6장 학설의 난점

제7장 본능

제8장 잡종

제9장 불완전한 지질학적 기록

제10장 생물의 지질학적 천이

제11장 지리적 분포

제12장 지리적 분포(제11장에 이어)

제13장 생물의 서로 유연/형태학/발생학/흔적기관

제14장 요약과 결론

Appendix 자연도태설에 대한 여러 다른 의견들


다윈의 생애와 사상 그리고 《종의 기원》

다윈 연보





제1장 사육과 재배과정에서 발생하는 변이

119 이제 동식물의 사육재배 품종의 기원에 대해 요약해 보기로 한다. 직접적으로 체제에, 간접적으로 생식계통에 작용하는 생활의 모든 조건이 변이를 일으키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어떤 학자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변이성이 모든 환경 아래에서, 또 모든 생물에게 태어나면서부터 갖춰진 필연적인 것이라고는 믿지 않는다. 변이성의 효과는 정도가 다른 온갖 유전과 격세유전에 의해 변화를 겪는다. 변이성은 아직 알려져 있지 않은 많은 법칙, 특히 상관성장의 법칙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 어떤 것은 생활 조건의 확정적인 작용에 의한 것으로 생각되고, 또 어떤 커다란 영향은 쓰임과 쓰이지 않음의 결과로 돌아갈 것이 분명하다. 이와 같이하여 최종 결과는 무한하게 복잡한 것이 된다.


119 '변화'의 원인으로 열거한 이 모든 것에 대해 선택의 반복은, 그것이 방법적으로 급속하게 이루어진 것이든 무의식적으로 서서히, 그러나 훨씬 효과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든 훨씬 큰 힘으로 작용했다고 나는 확신한다.



제2장 자연 상태에서 발생하는 변이

136 변종은 종과 똑같은 일반적 형질을 갖고 있다. 왜냐하면 변종은 종과 구별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예외가 되는 것은, 첫째로 중간을 연결해 주는 것이 발견되었을 경우이다. 이러한 중간적 고리가 존재해도, 그것이 결합하는 종류의 현실적 형질은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는다.


137 어떤 나라에서든 평균수 이상의 종을 갖고 있는 속에서는, 그 종은 평균수 이상의 변종을 가지고 있다. 큰 속에서는 종은 서로 매우 비슷하지만, 그 비슷한 양상은 일정하지 않고, 또 그러한 종은 어떤 종의 주위에 작은 집단을 이루고 있다. 다른 종과 매우 비슷한 종의 분포 구역은 제한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와 같이 큰 속의 종은 모든 점에서 변종과 매우 비슷하다. 만일 종이 이전에 변종으로서 존재하다가 그렇게 변한 것이라면 그 닮은 점을 이해 할 수 있으나, 만일 종이 개별적으로 창조된 것이라면 이와 같이 닮은 이유를 전혀 설명 할 수가 없다.



제3장 생존경쟁

139 이 생존 경쟁에 의해 아무리 경미한 변이라도, 또 어떤 원인에서 생기는 변이라도, 그 종이라는 개체에 조금이라도 이익이 되는 것이라면, 다른 생물이나 자연환경과의 물리적 조건에 대한 무한하게 복잡한 관계 속에서 그 개체를 보존하도록 작용할 것이고, 그것은 또 일반적으로 자손에게 전해져 내려갈 것이다.


139 아무리 경미한 변이라도 쓸모있다면 보존되는 이 원리를, 인간의 선택능력과 구별하기 위해 나는 인위선택(인위도태)의 원리에 따라 '자연도태의 원리'라 부르고 있다.


139 자연도태는 끊임없이 작용하는 힘이며,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과 자연을 비교해보면 알 수 있듯 인간의 미약한 노력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위력 있다.


151 같은 속의 종은 절대적이라고 할 수 없지만, 일반적으로는 습성과 체질, 그리고 구조에 있어서 유사한 점이 많다. 따라서 같은 속의 종이 서로 경쟁하게 된 경우, 그들 사이의 싸움은 일반적으로 속을 달리하는 종 사이의 싸움보다 치열하다.


153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어떤 생물이든 기하급수적인 비율로 증가하고자 한다는 것과, 각 생물은 일생의 어느 시기, 1년 중 어느 계절, 각 세대, 또는 이따금 생존을 위해 경쟁하다가 커다란 파괴를 입게 되어 있다는 것을 마음에 깊이 새겨 두는 것뿐이다. 이러한 경쟁을 생각해 볼 때 자연의 경쟁은 부단한 것이 아니며, 두려움은 느껴지지 않으나 죽음은 바로 찾아온다는 것, 그리고 건강하고 활발하며 또 운이 좋은 것이 살아남아 증식하는 것을 완전히 믿음으로써 스스로를 위로 할 수 있는 것이다.



제4장 자연도태 또는 적자생존

154 인간은 변종을 창조해낼 수도 없고, 또 변종의 발생을 막을 수도 없다. 다만 그것이 발생한 것을 보존해서 누적할 수 있을 따름이다.


155 이렇게 유익한 개체적 차이와 변이는 보존되고, 유해한 변이는 버려지는 것을 가리켜 나는 '자연도태', 또는 '적자생존'이라고 부른다.


155 몇몇 저자들은 '자연도태'라는 말을 오해하거나 이의를 제기한다. 자연도태는 변이성을 유도하는 것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까지 있다. 그러나 그것은 어떤 생활조건 속에 사는 생물에 대해 유익한 변이를 보존한다는 의미밖에 없다.


162 성도태는 다른 생물이나 외적 조건과 관련된 생존경쟁에 의하지 않고 하나의 성, 즉 수컷끼리 암컷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에 의해 일어난다. 그 결과는 경쟁에서 진 쪽이 반드시 죽는 것이 아니라 자손을 조금 밖에 남기지 못하거나 전혀 남기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성도태는 자연도태보다 그리 엄격한 것은 아니다.


184 즉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자연도태에 의해 새로운 종이 생기므로 다른 종은 점차 줄어들며, 마침내 필연적으로 절멸해 버린다는 것이다.


184 새로운 변종이나 신종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종은 일반적으로 그 형성과정에서 그들과 가장 가까운 것을 가장 심하게 억압하여 절멸로 이끄는 경향이 있다.


185 인간이 만든 것 가운데 분기의 원리라 부를 수 있는 것, 즉 처음에는 거의 구별할 수 없을 정도의 차이를 끊임없이 증대시키고, 또 품종을 그 형질의 상호간에도, 또 그 공통의 조상으로부터도 분기시켜 가는 원리는 볼 수 있는 것이다.


204 이처럼 모든 생물이 그 등급에 있어서 상위로만 발전하려는 경향을 가졌다면, 아직도 전세계에 수많은 최하등 형태가 존재하고 있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그리고 각각의 큰강에서 어떤 형태가 다른 형태보다 더 발달되어 있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또 한층 더 발달된 형태가 덜 발달된 형태를 모든 곳에서 쫓아내어 소멸시키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모든 생물이 완성을 지향해 나아가려는 본능적이고 필연적인 경향이 있음을 믿었던 라마르크는 이러한 문제를 절감했던 것 같다.


204 왜냐하면 자연도태 또는 적자생존은 진보적 발달이 더불어 일어나지는 않는다. 다만 그 복잡한 생활관계 속에서 모든 생물에게 일어난 유리한 변이를 이용하는데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205 어떤 경우에는 하등한 체제를 가진 형태는 한정되고 특수한 장소에 살고 있기 때문에 그리 심한 경쟁을 벌이지 않는다. 또 그들은 적은 수가 유리한 변이를 일으키는 기회를 지연시키기 때문에 현재까지 생존 해온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제5장 변이의 법칙

230 종 특유의 형질, 즉 종을 서로 구별하는 형질에서는 속의 형질, 즉 그 모든 종이 공유하는 형질 쪽이 속 특유의 형질보다 변이성이 크다. 어떤 종에서 같은 속의 같은 부분과 비교하여 비정상적으로 발달한 부분은 극도의 변이성을 나타내는 일이 빈번하다. 그리고 아무리 비정상적으로 발달한 부분이라도 모든 종에 공통될 경우에는 변이성이 미미하다. 또 2차 성징의 변이성이 크고, 이 형질의 근연종 사이에 나타나는 변이의 양도 크다. 2차 성징과 일반적인 종의 차이는 대체로 체제의 같은 부분에 나타나며 서로 밀접하게 결합된 원칙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제6장 학설의 난점

241 첫째, 만일 종이 아주 미세하고 점진적인 변화로 다른 종으로부터 갈라졌다면, 왜 우리는 여러 곳에서 이행 중단단계의 종류를 볼 수 없는가? 그러한 중간 단계의 종류가 수없이 존재한다면 왜 종은 우리가 현재 볼 수 있는 것처럼 명확하게 구별되고, 자연 전체가 혼란에 빠지는 일이 없는 것일까?


252 생존경쟁과 자연도태의 원리를 믿는 사람은 모든 생물이 수를 증가시키려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으며, 습성이나 구조가 조금이라도 변하여 같은 지역의 다른 생물보다 유리해진 생물이 자신의 원래 서식지와 다르더라도 상대가 사는 곳을 빼앗아 버린다는 것을 인정할 것이다.


271 본디 생물체는 사람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서 아름답게 창조되었다는 견해, 즉 나의 모든 이론에 반대되는 그 견해에 대해 말해두겠다. 먼저의 개념은 찬탄을 받게되는 물체에 존재하는 진정한 성질과 아름다움에 관계없이 명백히 인간의 마음에 의존한다. 그리고 무엇이 아름다운가 하는 관념은 본질적이지만 불변의 것이 아니다. 예컨대 여러 다른 종족에 속하는 사람들이 자기네 여자들의 아름다움을 평가할 때 서로 기준이 다르다는 점에서 이를 알 수 있다. 만일 아름다운 사물이 인간을 만족시키기 위해 창조되었다면, 지구의 표면은 인간이 나타난 뒤보다 나타나기 전에 추했다고 입증되어야 한다.


277 자연도태설에 입각하면, '자연은 비약하지 않는다'는 박물학의 오랜 격언이 지닌 완전한 의미를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 현재 세계에 서식하는 생물만을 보면 이 격언은 옳지 않다. 그러나 과거에 서식했던 생물 모두를 포함하면 내 학설로 완전한 진실이 된다. 모든 생물이 '형의 일치'와 '생존조건'이라는 위대한 두 법칙에 따라 형성된다는 것에는 일반적으로 이론이 없다. 형의 일치란 생물의 구조가 근본적으로 일치한다는 뜻이며, 생활조건의 차이와 전혀 관계없이 같은 강에 속하는 생물에서 인정되는 법칙이다.



제7장 본능

278 인간이 경험을 통해 배우는 행동을 동물, 특히 매우 어린 새끼가 아무런 경험도 없이 해낼 때, 또 다수의 개체가 어떤 목적이 있는지 모르고 모두 똑같이 행동 할 때, 그 행동을 우리는 흔히 본능이라고 한다.


279 대부분의 습성적 행동은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진다. 실제로 우리의 의지에 반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그러나 그러한 습성적 행동은 의지와 이성으로 바꿀 수 있다. 습성은 다른 습성이나 신체의 일정한 시기 및 상태와 쉽게 결합한다. 나아가 습성은 한번 몸에 익으면 평생 변하지 않는 경우도 더러 있다.


309 어느 동물에게도 무엇보다 본능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따라서 변화하는 생활조건 속에서, 자연 도태가 본능의 경미한 변화를 일정한 범위에서 쓸모 있는 방향으로 축적 해 간다는 것도 당연하다. 때로는 습성이나 용불용도 작용했을 것이다.


310 나는 뻐꾸기 새끼가 배다른 형제를 둥지에서 밀어내는 것도, 개미가 노예를 사냥하는 것도, 맵시벌과의 유충이 살아 있는 모충의 체내에서 그 몸을 파먹는 것도 모두 개별적으로 부여되거나 창조된 본능이 아니라, 모든 생물을 증식시키고 변이시키며, 강자는 살리고 약자는 제거하여 진보로 이끄는 일반적인 법칙의 작은 결과라고 생각하는 것이 훨씬 만족스럽다는 점을 덧붙여 두고자 한다.



제8장 잡종

343 종으로 분류될 수 있을 만큼 다른 생물 사이의 촛 교잡과 그로 인해 생긴 잡종은 일반적으로 불임이지만, 보편적으로 불임인 것은 아니다. 이러한 생식불능성에는 여러 가지 정도가 있지만 그것은 매우 미약하므로, 가장 주의 깊은 두 실험자가 이에 관해 전적으로 정반대의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불임성은 같은 종의 개체 사이에서도 본연 적으로 변이를 나타내고, 유리한 조건이나 불리한 조건의 작용에 매우 민감하다. 불임성의 정도는 엄밀하게 계통적 유연에 따르는 것이 아니며, 갖가지 기묘하고 복잡한 법칙에 지배되고 있다. 같은 2종 사이에서의 상반교잡에서도 불임성은 보통 차이가 있으며 때로는 극심한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첫 교잡과 그 교잡을 통해 생긴 잡종에서도 그 정도가 늘 똑같지는 않다.



제9장 불완전한 지질학적 기록

348 자연도태설에 의하면, 모든 현생종은 오늘날 자연 상태에서든 사육상태에서든 같은 종의 변종 사이에서 볼 수 있는 차이보다 작은 차이에 의해 각각 속의 조상종과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지금은 일반적으로 절멸해버린 그 한 전체의 조상종 역시 더 낡은 조상종과 같은 방법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와 같은 식으로 각각의 큰 강의 공통 조상으로 점차 집약되어 가면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현생종과 절멸종 사이의 중간적이고 이행적인 고리의 수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많았을 것이 분명하다.



제10장 생물의 지질학적 천이

378 변화 과정은 매우 천천히 이루어진다. 각각의 종의 변이성은 모든 다른 종의 변이성과는 관련이 없다. 이렇게 종 안에서 발생하는 변이와 개체적 차이가 자연도태에 의해 점점 축적되고, 그로 인해 조금이나마 영구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날 지 여부는 많고 복잡한 우발적 요인들에 달려 있다.


379 그러므로 하나의 종이 다른 종보다 훨씬 오랫동안 같은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나 변화를 하고 있더라도 그 변화 정도가 낮은 것은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니다.


396 형질상 극단적인 종이 가장 오래된 것은 아니며 가장 새로운 것도 아니다. 또 어떤 종의 형질이 중간적이기 때문에 시대가 중간이라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각종의 최초의 출현과 멸종의 기록이 완전하다 하더라도, 잇따라 발생한 종류가 반드시 그 기록에 상응한 기간만큼 존속했다고 믿을 만한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404 변종은 처음에는 흔히 국지적으로만 분포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각각의 종은 많은 과도기적 단계를 거친 것이 틀림없다 하더라도 각각이 변화를 겪는 기간은 햇수로 계산하면 엄청나게 길겠지만, 각각 이 불변 상태에서 머물러 있던 시대와 비교하면 극히 짧다. 이 모든 원인은 왜 우리가 경미하고 점진적인 단계를 통해 멸종해버린 종류와 현존하는 종류를 연결하는 중간적 변종(intermingle varieties)을 찾아 내지 못하는지에 대해 설명해 준다. 결국 지질학적 기록은 매우 불완전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405 종의 군은 서서히 늘어나며 그 존속기간은 다르다. 왜냐하면 변화 과정은 필연적으로 완만하며, 다수의 복잡하고 우발적인 사건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크고 우세한 군에 속하는 뛰어난 종은 많은 변화된 자손을 남기는 경향이 있고, 그리하여 새로운 아군 또는 군을 형성한다. 이러한 것이 형성됨에 따라 그다지 우세하지 않은 종들은 공통된 조상으로부터 물려 받은 그 열성 때문에 완전히 멸종해버리고 지구상 어떤 변화된 자손도 남기지 않게 된다.


406 지구 역사상 잇따른 각각의 시기에 살았던 생물은 생존 경쟁을 통해 자기보다 먼저 살던 것을 몰아내고 그만큼 자연의 높은 단계로 올라간다. 많은 고생물학자들이 품고 있는 신념, 즉 생물에게는 전체로서 진보 해왔다는 신념은 이것으로 설명된다.



제11장 지리적 분포

411 나는 필연적 발달의 법칙이라는 것을 전혀 믿지 않는다. 각각의 종의 변이성은 독립적인 성질이며, 복잡한 생존 투쟁에서 개체에 이익을 주는 변이만이 자연도태에 의해 선택된다. 그 결과, 변화의 정도는 종마다 제 각각이다.



제13장 생물의 서로 유연/형태학/발생학/흔적기관

463 이 체계가 절묘하고 효과적이라는 데에는 논의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다수의 내추럴리스트들은 '자연적 체계'에는 뭔가 더 많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그 체계가 창조자의 계획을 현시 하고 있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창조자의 계획이라는 것이 시간이나 공간 또는 그 둘의 질서를 의미하는지 아니면 다른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그 점이 분명히 밝혀지지 않는 한, 우리 지식에 보탬이 될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나는 생각 한다.


482 자연 분류란, 이미 완성된 범위에서 계통적 배열을 이루며, 공통 조상으로부터 나온 자손을 그 차이의 정도에 따라 속 과목 따위로 나누는 개념이다. 우리는 이 관념에 바탕을 둠으로써 분류에서 채용하지 않을 수 없는 규칙들을 이해할 수 있다.



제14장 요약과 결론

508 복잡한 기관(organ)과 본능(instinct)을 더욱 복잡하게 발달시킨 것은 인간의 이성과 비슷한 초인적인 수단이 아니라, 각 소유자에게 유리하고 경미한 수많은 변이가 조금씩 축적된 결과이다.


510 지리적 분포로 눈을 돌리면, 변화를 수반하는 유래설은 심각한 문제점에 부닥친다. 같은 종의 각 개체 및 같은 속의 모든 종, 또는 그보다 높은 군의 모든 종이 공통 조상에서 유래했다. 그러므로 그것이 지금 세계의 아무리 멀리 고립된 지역에서 발견된다 하더라도, 세대를 거듭하는 동안 어느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옮겨간 것이 틀림 없다.


515 변이는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사람은 오직 아무런 의도 없이 생물을 새로운 생활 조건에 노출시킬 뿐이며, 자연이 생물의 신체 조직에 작용하여 변이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은 자연이 제공 하는 변이를 선택할 수 있으며, 실제로 선택함으로써 변이를 원하는 방향으로 축적시킨다. 그리하여 사람은 동식물을 자기 이익 또는 취향에 적합하도록 개량한다. 


515 이 무의식적인 선택 과정이 대부분의 유용한 사육품종을 형성하게 만든 큰 원인이다.


533 종이 생기고 멸종하는 것은 서서히 작용하며, 현재도 존재하고 있는 모든 원인에 의한 것이지, 창조라는 기적이나 천재이변에 의한 것이 아니다. 또 생물 변화의 모든 원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물리적 조건의 변화이며, 그것 또한 갑작스러운 변화와는 거의 상관이 없다. 다시 말해 생물과 생물의 상호관계, 어떤 생물의 개량이 다른 생물의 개량 또는 멸종을 부르는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


534 최고의 명성을 가진 저자들은 종이 각각 독립적으로 창조되었다는 견해에 충분히 만족하는 것처럼 보인다. 내가 생각하는 바로는 과거와 현재의 생물의 탄생과 멸종이 개체의 삶과 죽음을 결정하는 것과 같은 2차적인 원인에 기인한다고 보는 편이, 조물주가 물질에 부여한 여러 가지 법칙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더 잘 부합된다. 모든 생물은 특수한 창조물이 아닌, 캄브리아계 최초의 층이 침전되기 훨씬 전에 살던 몇몇 생물의 직계 자손으로 볼 때, 그 생물을 훨씬 고귀한 존재로 여기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535 생물은 모두 캄브리아기보다 훨씬 앞서 생존했던 종의 계통을 잇는 자손이므로, 우리는 일반적인 계승은 지금까지 한 번도 끊어진 적이 없고, 천재지변이 전세계를 황폐화시킨 일도 없다고 확신해도 좋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어느 정도 안심하고 훨씬 이후의 확실한 장래를 내다 볼 수도 있다. 또한 자연도태는 흔히 개개의 생물의 이익에 의해, 또 그 이익을 위해 작용하므로 육체와 정신의 모든 천성은 완성을 향해 진보하는 경향이 있다.


535 즉 자연계의 싸움에서, 기아와 죽음에서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고귀한 목적인 고등동물의 탄생이라는 직접적인 결과가 나온다. 이 생명관에서는 장엄함이 느껴진다. 생명은 몇몇 또는 한 종류에 모든 능력과 함께 불어 넣어졌으며, 이 행성이 확고한 중력 법칙에 의해 회전하는 동안 단순한 발단에서 지극히 아름답고 놀라운 형태가 끝없이 태어났고, 지금도 태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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