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관념론 | 08 인식론의 관점에서 본 칸트와 헤겔 4


요청과 지양 - 10점
김석수 지음/울력


인식론의 관점에서 본 칸트와 헤겔 4

  1. 선험적 인식과 사변적 인식

  2. 연역과 변증법

  3. 지식과 믿음


의견은 어떤 것을 그것이 주관적으로뿐만 아니라 객관적으로도 불충분하다고 의식하면서 참이라고 여기는 경우다. 그리고 어떤 것을 참이라고 여기는 것이 단지 주관적으로만 충분하고 동시에 객관적으로는 불충분한 것으로 여겨지면, 그것은 믿음이라고 일컬어진다. 마지막으로 주관적으로뿐만 아니라 객관적으로도 충분하게 참인 것으로 여겨지는 것은 지식이라 일컬어진다. ─ 칸트


"나는 믿음(Glauben)을 위한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지식(Wissen)을 중단해야만 했다." [KrV. B XXX]

"물차제에 대해서 인식 불가능성을 주장하는 것은 인간 마음의 자유를 마련하기 위함이다." [KrV. A XXIX-XXX]

"이성은 자신이 거부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대답할 수도 없는 문제로 괴로워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KrV. A Vn]

• 칸트는 지식을 믿음과 명확히 구별하고 있다.

• 칸트의 입장에서 철학은 믿음이라는 것을 끊임없이 justify하는 활동이다.

• 종교: 믿음의 영역이 지식으로 이행되는 단계가 아직 덜 된 단계


칸트에 있어서 이성과 개념 사이의 이런 운명은 인간의 존재 상황에 대한 솔직한 고백이 아닐 수 없다. 칸트 철학에 있어서 인간의 이런 운명은 그가 예로 들고 있는 비둘기와 같은 운명이기도 하다. 그에 의하면 비둘기는 공기의 저항이 없는 곳에서 더 잘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부단히 그 저항으로부터 통증을 느끼는 곳에서 비로소 잘 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인간의 이성 역시 바깥 사물로부터 자극을 받는 감각의 저항 없이는 어떤 역할도 할 수 없다.


헤겔에 의하면 믿음의 차원에서는 절대자가 표상으로 전락하여 자기의식의 피안에 자리하고 있는데 반해서, 순수한 통찰은 "자기의식과 별도로 자립적으로 존재하는 일체의 것을, 그것이 현실의 존재이건 이념의 존재이건 그 모두를 파기하여 개념으로 화하게 한다." 믿음이 정신을 절대자로 받아들이는데 반해서, 순수한 통찰은 바로 자신으로 의식한다.


헤겔은 근대 계몽주의적 이성은 중세의 신앙의 시녀의 자리를 차고 나와 독립을 선포하지만, 그 이성 역시 오성으로 축소되어 또 다시 신앙의 시녀로 전락하였다고 보며, 그 대표적인 인물로 칸트, 야코비, 피히테를 들고 있다. 그에 의하면 칸트의 이성은 신앙에 무릎을 꿇은 무력한 존재로 전락해버렸다. 이성이 절대자 안에 존재하는 것에 적극적으로 관여하여 개념적 접근을 하지 못하고 스스로를 비하하는 단계가 칸트 철학에 담겨있다고 헤겔은 지적한다. 칸트 철학은 유한성이 신성화되고 절대화되어 절대자를 요청으로 밖에 처리하지 못하는 무력함에 빠져있다는 것이다.

• 헤겔은 '참된 신성화'를 이루어 내기 위해서는 이런 유한성의 신성화 내지는 절대화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즉 믿음은 지식으로의 이행이 이루어져야 한다. 


헤겔은 지식과 믿음이 양자가 서로 지양 운동을 통해 통일되어야 한다. 그래서 헤겔은 "믿음은 지식과 대립하지 않으며 오히려 하나의 지식이며, 단지 지식의 특수한 형태에 불과하다"고 결론을 맺고 있다. 이처럼 칸트는 이론과 실천의 병행론을 추구하였다면, 헤겔은 동일론으로 향해있다.


물자체가 한계개념이라는 것은 그것이 우리 인간의 능력으로는 붙잡을(greifen) 수 없는, 그래서 한계(Grenz) 너머에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인간 오성이 간직하고 있는 개념(Begriff)은 존재를 자신 안에 완전히 담을 수 있는 틀이 되지 못하며, 이로 인해 이성이 사유를 통해 갈망하는 이념의 영역에 대해 버거움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칸트에 있어서 사변적 앎은 독단의 자리가 되지만, 헤겔에 있어서 사변적 앎은 진리의 자리가 된다. 따라서 당연히 이론이성과 실천이성 사이의 구별도 통일로 이루어져야 하며, 개념의 운동에 들어오지 않는 것은 존재할 수 없다. 그러므로 헤겔에서는 지식과 믿음을 매개할 요청이라는 개념이 중요한 기초로 작동할 필요가 없다. 그것은 지양되어야 하는 것이다.


결국 지식과 믿음의 관계에 대한 이들 사이의 입장의 차이는 인간이 처해있는 모순을 인간 자신의 능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어 타자를 '요청'함으로써 해결할 것이냐, 아니면 인정투쟁의 과정을 거쳐 이를 '지양'함으로써 해결할 것이냐에 기초하고 있다.


• 나와 너를 그것(es)이 아니라 말하는 너(du)로 바라보라 → 헤겔식 의식에서 자기의식으로의 이행

• 감각, 지각, 오성의 단계 = 자연적 존재와의 만남

• 노동소외: 노동 능력 차이로 인한 인간과 인간 사이의 차별이 발생. 노동이 상품으로 전화되어 자신의 발전으로 돌아오지 못한다


• 철학은 비판이다. ─ 김석수

• 데이비드 흄(1711~1776): 우리가 이러한 원리를 확신하고 도서관에 가서 훑어볼 때, 우리는 무엇을 파괴해야 하는가? 예컨대 우리가 어떤 책, 즉 신성에 관한 책이나 스콜라, 형이상학과 같은 어떤 책을 손에 쥐게 될 때, 우리는 다음과 같이 물어보자. '이 책은 양과 수에 관한 어떤 추상적 추리를 포함하고 있는가?', '이 책은 사실과 존재의 문제에 관한 어떤 실험적 추리를 포함하고 있는가' 아니라면 이 책을 불 속에 던져 버려라. 왜냐하면 이러한 책은 괴변이나 환상 이외에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0)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