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관념론 | 11 형이상학의 관점에서 본 칸트와 헤겔 3


요청과 지양 - 10점
김석수 지음/울력


형이상학의 관점에서 본 칸트와 헤겔 3

  1. 칸트와 헤겔이 바라본 전통 형이상학
  2. 이념과 실재
  3. 자연과 자유



<존재론>과 <본질론>으로 구성되어 있는 객관적 논리학은 기존의 전통 형이상학을 비판하고 칸트의 기획을 수용하여 그 한계를 극복하려는 뜻을 담고 있다. 헤겔 역시 칸트처럼 일반 형이상학으로서의 존재론 부분과 특수 형이상학의 구분법이 존재하며, 이들 사이를 칸트와 다른 방식으로 비판적으로 종합하고자 한다. 


━ 헤겔: 대논리학 I) 존재론, II) 본질론, III) 개념론

━ an sich [즉자, 卽自]: 사물의 직접태로서 다른 것과의 연관에 의해서 규정되는 단계까지 도달하지 않은 미발전의 상 → 존재

━ für sich [대자, 對自] → 본질

━ an und für sich 즉자적 대자


헤겔의 논리학은 형이상학을 서술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논리학 그 자체가 형이상학인 길을 모색한다. 헤겔은 전통 형이상학을 비판한 칸트의 형이상학에 잔존하고 있는 물자체와 '선가험적 통각'의 양분을 넘어 이들이 함께 작용하고 있는 사상 그 자체에 주목함으로써 선가험적 철학 한에 남아 있는 형이상학적 유산을 타파하면서 동시에 선가험적 철학의 기획을 긍정적으로 지양한다. 헤겔이 모색하는 새로운 형이상학은 존재를 우리와 독립된 대상으로 파악하고 그와의 관계를 외적으로 처리하는 전통형이상학을 비판하고, 자기와의 관계를 통해 끊임없이 부정하는 지양 운동의 과정을 통해 이념이 실재가 되고 실재가 이념이 되는 단계이다. 


헤겔이 지향하는 지정한 형이상학은 무매개적인 직접성으로서의 존재에 관계하거나 반성적 단계에만 머물러 있는 본질에 관계하는 차원을 지양하여 "매개된 직접성"으로, 즉 즉자적 개념과 대자적 개념을 넘어 즉자 대자적 개념, "개념으로서의 개념"에 이른다. 그러니까 존재와 사유의 '추상적 동일성'에서 '구체적 동일성'으로 이행한다. 


헤겔의 논리학과 형이상학의 일치는 인간 사유의 과정이 존재 자체의 과정과 완전히 등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둘은 변증법적 사유 속에 전개된다. 이와는 반대로 아퀴나스에게는 논리학과 형이상학은 결코 일치되지 않는다. 게다가 인간 사유가 나아가는 방식은 사물이 그 존재에 있어서 있는 방식과 본질적으로 다르다. 


━ 神 ━ 人間

· univocal relation 동일관계 → 범신론

· equivocal relation 다의적 관계 → 회의론

· analogical relation 유비적 관계: 형이상학적 존재인 신을 인간의 논리사유와 하나로 만들 수 없다, 신과 인간은 같으면서 다르고 다르면서 같다.


헤겔에서 이성은 그것의 가장 내면적인 핵심에 이르기까지 오성에 묶여 있다. 왜냐하면 이 오성의 원칙들은 비록 지양되거나 상호 화해된다 하더라도 이성에 매개된 형태에 속해 있기 때문이고 이성에 대응하는 무한자는 오성의 고유한 자 없이는 공허한 추상으로 머물 것이고, 오로지 이 유한적 계기를 통해서만 자신의 구체적인 실현태를 얻기 때문이다. 


로츠는 헤겔이 전통형이상학을 비판하고 있지만, 이는 전통형이상학의 존재의 초월성을 내재화시키는 것이며, 무한성을 유한화시키는 것이라고 본다. 존재는 유한을 매개로 해야 하는 변증법적인 것이 아니고 초변증법적인 것이라고 본다. 오성과의 매개 속에서만, 비동일성과의 매개 속에서만 파악되는 동일성은 진정한 동일성일 수 없다고 본다. 


칸트와 로츠가 같이 가는 면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존재의 초월성이다. 이 초월성은 인간의 '이론적 논리, 오성적 논리'로 접근이 가능하지 않다는 점이다. 로츠는 지성적 직관을, 칸트는 실천적 파악을 주장하지만, 헤겔은 이들의 입장이 결국 표상주의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한다. 이로 인해 논리학과 형이상학의 분열로 진정한 학문의 자리에 들어서지 못했다고 나무란다.


━ 칸트 "나의 자유는 확실히 도덕법칙의 존재근거요, 도덕법칙은 자유의 인식근거임을 지적하려 한다."


순수 직관을 통해서 대상을 마련하고 하는 것은 정당할 수 없으며, 그것은 가상체(noumena)를 소극적으로 사용하는 차원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로서 그야말로 가상(Schein)을 유발하게 된다. 칸트에게 가상체라는 개념은 감성적 직관이 물자체에까지 확장되지 않도록 하는 데 있다. 헤겔은 칸트의 이런 이념이 현상을 넘어서 나아가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수용하지만, 이것이 실재와 분열된 상황에 놓여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강한 불만을 갖고 있다. 헤겔에게 이념은 사변 이성의 한계 지대에 자리할 이념이 아니라 사변 이성이 실현해야 할 이념이 된다. 칸트가 이념을 규제적 원리로 설정하는 것은 결국 개념의 자기완성을 포기하는 것이다. 


━ 한계개념(Grenzbegriff) → noumena

━ "이성의 이념은 감성의 도식에 유사한 것"으로 "오성 사용을 체계적으로 통일하기 위한 규칙 내지는 원리"로서 역할을 한다.


칸트는 '선가험적 자유'라는 이념을 근거로 자연법칙의 영역에서 도덕법칙의 영역으로 넘어간다. 여기에는 현상의 가능 근거, 존재자들의 가능근거를 대상화하여 이론적으로 증명하려고 함으로써 발생한 모든 독단 형이상학의 잘못을 피하는 길이 마련되어 있으며, 동시에 그가 확립하려고 하는 윤리형이상학의 길이 열려 있다. 


이제 이념을 칸트처럼 비현실적인 어떤 것으로 평가하는 것은 거부되어야 한다. 헤겔은 현실적인 것들이 다가가야 할 피안에 존재하는 원형적인 어떤 것으로 설정하는 것을 강하게 거부한다. 그는 칸트와 달리 이념을 현실에 자리 매김하려고 한다.  이념은, 개념운동이 원래 지향하는, 이른바 모든 것을 포괄하고, 보편적이고 절대적인 활동성으로 자신을 규정하고 자신을 실현하는 상태가 되어야 한다. 이처럼 이념은 칸트에서처럼 우리에게 부과된 과제로서 우리가 실현해야 할 목표가 아니라 자신을 실현하는 운동의 과정으로 나타난다. 그러니까 이념은 정적인 좌표가 아니라 자기실현을 수행하는 운동의 과정이다.


칸트의 이율배반의 해결방식은 결코 자연과 자유의 대립을 넘어서지 못할 뿐만 아니라 진정한 자유를 가능하게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헤겔은 자연은 정신의 외화태 이상이 될 수 없다. 자연은 타재 형식으로 존재하는 이념으로서, 시간적으로 최초의 것이라 할지라도 절대적으로 앞서 있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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