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관념론 | 13 소유론을 통해 본 칸트와 헤겔 1



요청과 지양 - 10점
김석수 지음/울력


소유론을 통해 본 칸트와 헤겔 1

  1. 인식과 소유
  2. 계약, 시민사회, 그리고 국가


칸트는 우리의 지성이 타자를 잡아 붙들어 쥘 수 있는 데 한계(Grenz)가 있다고 보았으며, 우리가 잡아 쥘 수 없는 바로 존재 그 자체를 '한계개념(Grenzbegriff)'으로서의 '물자체'라고 한 것이다. 인간은 자신을 비롯하여 이 세상의 어떤 존재도 온전히 스스로가 창조하여 만든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자체의 내용을 전적으로 직관하여 인식할 수 없으며, 따라서 그것을 나의 것으로 완전히 소유할 수도 없다. 그러므로 칸트의 '한계개념'에는 이미 인식의 한계와 소유의 한계가 동시에 자리하고 있다. 즉 그의 '한계개념'에는 소유에 제한을 가하는 윤리적 태도가 개입되어 있다.


• 헤겔 법철학 I) 추상법, II) 도덕성, III) 인륜성

• 근대인의 자유와 존엄의 기본조건: 자신의 소유권에 대한 정당화

• W.페티, J.로크 등 - 17세기 전반기: 노동가치설(labor theory of value)

• 근대 시장의 출현 → 중세 신분제사회의 붕괴

• 홉스•로크•루소: 사회계약론(theories of social contract)

• 근대시민사회 - 욕구 투쟁의 장

• 칸트의 소유권 비판: 공유에 바탕을 두고 사유가 정립되어야지 사유가 공유를 무시하는 형태로 정립되면 안된다

• 칸트: 경험적 소유와 예지적 소유를 구분, 점유와 소유를 구분

• 공유 - 소유에 대한 한계를 설정하는 이념



• 한나 아렌트: 인간의 조건(the human condition)


그는 이 '한계개념'을 통해 물자체에 대한 이론적 인식에 한계를 설정함으로써 서로가 목적적 존재로 대접받는 도덕의 길, 자유의 길을 열어놓고자 하였다. 따라서 그의 '한계개념'은 이론이성과 실천이성을 이미 구별하도록 설정하고 있다. 그는 이과 같은 태도는 인식 활동과 윤리적 활동을 연관을 짓는 근대 이전의 관점을 일정 정도 수용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칸트는 인간의 권리는 더 이상 단순히 도덕의 영역 안에서만 확보될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목격하고 있었다. 그는 감성의 감각적 활동 없이 지성의 사유가 제 기능을 할 수 없다고 했듯이, 육체의 활동 없이 정신이 지향하는 자유를 제대로 성취 할 수 없다고 보았다.


그의 이와 같은 관점은 소유에 과다하게 윤리적 제한을 가한 전근대 사회에 대한 반격을 시도하는 근대적 사유, 이른바 소유와 권리의 연관성을 마련하여 인권을 정립하고자 하는 근대적 삶을 수용하고 있다. 칸트에 따르면 내가 사유함이 나의 인식의 선험적 근거이듯이, 나의 소유함은 권리의 선험적 근거이다. 내가 사유하지 않을 때 어떤 인식도 할 수 없듯이, 내가 소유하지 못할 때 나는 어떤 권리도 지니지 못한다. 그런데 나에게서 정신과 몸 어느 하나를 부정하고 내가 될 수 없듯이, 나의 사유함과 소유함은 나의 존재 근거에 요구되는 활동이다.


그러므로 칸트에게는 인간은 단순히 사유하는 그 무엇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유를 '가지고' 있는 그 무엇이자, 몸을 가지고 있는 자로서, 이를 통해서 나의 사유를 구체화한다. 내가 아무리 사유해도 내가 내 몸에 지배를 받고 있다면 자유롭지 못한 것이며, 내가 아무리 몸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사유하지 못하면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사유의 내적 자유와 몸의 외적 자유는 나의 자유 확립에 불가피한 조건이다.


칸트에게 있어서 인식활동에 참여하는 '선가험적 통각'은 감정 활동에 참여하는 '공통감'을 거쳐, 욕구 활동에 관여하는 '통일된 의지' 내지는 '일반의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온전한 자유를 획득하게 된다. 그의 소유론 역시 바로 '통일된 의지'에 근거를 두고 있다.


그는 감각경험의 내용과 지성의 사유의 종합으로 인식이 성립된다고 주장하였듯이, 감각적 점유와 예지적 점유의 종합으로 정당한 소유가 마련될 수 있다고 보았다. "대상 사용 일반의 주관적 조건"으로서의 점유가 감각적이고 물리적인 현실에 관계하는 경험적 점유로서의 소지(detentio)의 차원을 넘어 이성적인 법칙 차원의 예지적 점유에 근거해야만 주관적이고 상대적인 소유의 상태를 벗어날 수 있다.


내가 단순히 어떤 것을 일시적으로 점유한다고 그것이 나의 것이 되어버린다면, 그 경우 사실 모든 것이 모두의 것이 될 수 있는 상태에 빠져들게 되며, 결국 아무도 소유하지 못하는 상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어떤 것을 자신의 것으로 하고자 하는 자의 준칙은 모두가 허용할 수 있는 보편적 법칙으로 발전되지 않으면 안 된다. 즉 개인의 자의가 마련한 준칙은 모두의 통일된 의지에 바탕을 두지 않으면 안 된다.


칸트는 이처럼 현상적 점유를 확대하여 근대의 선점이론이나 노동이론이 부르주아지의 지배구조로 이어지는 것에 대해 강하게 경계하고 있다. 특히 그는 사적 소유 역시 '근원적 공유'에 입각해야 함을 강조한다. 그에 의하면 우리가 어떤 것을 각자 나의 것과 너의 것으로 주장하기 전에, 이 세계는 이미 우리 모두의 공동소유였음을 선험적으로 동의하는 일반의지에 참여해야 한다. 그러므로 '근원적 공유'와 일반의지는 우리가 무언가를 취득하고 그것을 나의 것으로 하기 위해서 반드시 전제되어야 하는 이념이다.


이 이념은 사적 소유 일반의 정당화와 관련하여 실천이성이 요청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권리(정의, 법)법칙 역시 도덕법칙이 '이성의 사실'이듯이 그처럼 실천적인 실재성을 지닌다. 이처럼 칸트는 현상계와 예지계를 구별함으로써 인식의 이율배반을 벗어나고자 하듯이, 현상적 점유와 예지적 점유를 구별함으로써 소유의 이율배반을 벗어나고자 한다. 이것이 곧 로크의 노동이론과 루소의 일반의지이론을 종합한 것이라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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