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세계 | 020 논어의 첫 구절


2018년 5월 28일부터 KBS 라디오 강유원의 책과 세계에서 진행되는 선생님의 라디오 방송을 듣고 정리한다.


팟캐스트 주소: http://www.podbbang.com/ch/16843


20180622-020 논어의 첫 구절

人不知而不溫 不亦君子乎.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노여워하지 않음이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

공자는 그것을 참는게 군자라고 하고 있으니 이는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견디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역설적으로 말하고 있다. 남이 나를 알아준다는 느낌, 그것은 어쩌면 스쳐도 죽는 독약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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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정말 누구나 쉽게 인용할 수 있는 고전이다. 특히 논어의 첫 구절은 논어를 읽지 않은 사람도 알 수 있다.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벗이 먼 곳에서 찾아오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다.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노여워하지 않음이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 이 세 문장으로 이루어진 학이편 첫 구절은 흔히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구절이 널리 알려져 있다. 공자님이 공부하라고 학생들을 다그친 구절이라 하겠다. 


그런데 오늘은 세번째 문장을 주목하려고 한다. 이 문장은 앞서 말한 것처럼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노여워하지 않음이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이다. 여기서 군자는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이다.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으면 괴로워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라고 할 수 있다. 조금 과장이라면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을까봐 걱정하는 것이 우리 인생사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공자는 그것을 참는게 군자라고 하고 있으니 이는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견디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역설적으로 말하고 있다고 하겠다. 


사실 사람들은 누구나 다 뭔가를 하면서 자신이 이것을 이룩했다고 하는 일종의 생색을 내고 싶어한다. 좋게 말하면 홍보와 PR이다. 그런데 그것이 되풀이 되다 보면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았을 때 서운한 마음이 가득 차게 된다. 남에게 나를 알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알리지 않을 수도 없는 이 갈등 상황을 많은 사람이 겪고 있다. 그렇지만 남이 나를 알아준다는 느낌, 바로 그것은 어쩌면 스쳐도 죽는 독약일지도 모른다고 가끔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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