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세계 | 031 셰익스피어, 베니스의 상인


2018년 5월 28일부터 KBS 라디오 강유원의 책과 세계에서 진행되는 선생님의 라디오 방송을 듣고 정리한다.


팟캐스트 주소: http://www.podbbang.com/ch/16843


20180709-031 셰익스피어, 베니스의 상인

샤일록이 베니스 법정에서 하는 말

“내가 요구하는 1파운드의 살 / 그것은 비싼 값을 치르고 산 내 것이며, 나는 그것을 꼭 갖고 싶다 / 내 요구를 거부한다면 당신을 법의 꼴은 무엇이 되는가 / 베니스의 법은 그렇게도 힘이 없단 말인가 / 나는 법을 요구한다 / 여기 있는 내 증서가 내 요구의 근거이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베니스의 상인》이 있다. 아주 탐욕스러운 유대인 샤일록이 나온다. 사람들은 이 희곡에서 샤일록의 탐욕이 응징 받았다고 생각한다. 사실 유대인에 대한 나쁜 인상을 널리 심어주는데 크게 기여한 희곡이기도 하다. 그 내용을 간략하게 살펴보자. 샤일록은 안토니오에게 돈을 빌려주고 갚지 않으면 몸에서 1파운드의 살을 베어내기로 하였다. 그런데 안토니오가 피를 가져가서는 안되고 살만 베어가야만 한다고 하자 법정에 소송을 제기한다. 그 장막이 4막1장이다. 베니스 법정에서 벌어지는 사건이다. 그 장면에서 샤일록은 이렇게 얘기한다. "내가 요구하는 1파운드의 살 그것은 비싼 값을 치르고 산 내 것이며, 나는 그것을 꼭 갖고 싶다. 내 요구를 거부한다면 당신을 법의 꼴은 무엇이 되는가. 베니스의 법은 그렇게도 힘이 없단 말인가. 나는 법을 요구한다. 여기 있는 내 증서가 내 요구의 근거이다." 


비천한 신분의 유대인인 샤일록은 증서에 근거하여 1파운드의 살을 가질 권리를 요구하였다. 그는 법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다. 그가 믿고 있는 법이라는 것은 어떤 신분의 사람이든 누구에게나 적용될 것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그가 요구하는 권리가 관철되지 않으면 베니스의 법은 무너질 것이다. 나는 법을 요구한다 라는 말은 베니스 법체계에 대한 요구였던 것이다. 물론 그가 가지고 있던 문서는 공서양속(公序良俗), 즉 공공 질서와 선량한 풍속에 반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무효였다. 그렇지만 그런 법률적 문제이전에 그가 요구했던 권리가 법에 근거하고 있었음은 생각해볼 문제라고 하겠다. 아무리 유대인이라는 비천한 신분에 있다 해도 그가 법을 믿었다는 것은 그리고 법에 근거하여 권리를 요구했다는 것은 법이 가지고 있는 공평무사함에 대한 아주 뚜렷한 증거이다. 셰익스피어는 그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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