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세계 | 048 <만년필입니다>


2018년 5월 28일부터 KBS 라디오 강유원의 책과 세계에서 진행되는 선생님의 라디오 방송을 듣고 정리한다.


팟캐스트 주소: http://www.podbbang.com/ch/16843


20180801-048 <만년필입니다>

만년필로 글을 쓸 때 활성화되는 뇌의 경로와 컴퓨터에서 글을 쓸 때 활성화되는 뇌의 경로는 다르다고 한다. 어느 것이 더 나은 글을 만들어내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이제는 대다수의 사람이 컴퓨터로 글을 쓰는 세상이므로 각자가 습관화된 각자의 방식을 스스로 기특하다 여기면서 지키면 될 것이다.






휴대전화에 광고메시지가 하나 왔다. 그것은 가끔 문방구를 사러 가는 대형 문구점에서 보내온 것인데 일정한 한정 기간에 만년필을 할인 판매한다는 것이다. 사실 나는 만년필을 몇 자루 가지고 있다. 중학교에 입학할 때 만년필을 선물받아 그때부터 만년필을 써왔다. 그러나보니 책을 쓸 때 초고를 이면지에 만년필로 쓰는데 서투른 목수가 연장 탓 한다는 말이 있듯이 글이 잘 쓰여지지 않거나 구성이 엉망이면 만년필 때문이라고 핑계를 대면서 비싼 만년필을 사서 쓰고는 했다. 그렇지만 이제는 그것마저도 쉽게 될 수 있는 핑계가 아닌 지경에 이르렀다. 


만년필로 글을 쓸 때 활성화되는 뇌의 경로와 컴퓨터에서 글을 쓸 때 활성화되는 뇌의 경로는 다르다고 한다. 어느 것이 더 나은 글을 만들어내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이제는 대다수의 사람이 컴퓨터로 글을 쓰는 세상이므로 각자가 습관화된 각자의 방식을 스스로 기특하다 여기면서 지키면 될 것이다. 내가 만년필을 사용하고 있는 탓에 강의를 듣는 분 중에 가끔 만년필을 고르는 법, 사용법을 묻는 사람이 있다. 


아주 기본적인 것만 이야기해보자면 만년필은 글을 천천히 쓰는데 사용되는 도구이다. 어릿 속에 생각이 마구 솟아나와서 손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빠른 분들은 만년필로 글을 쓸 수 없을 것이다. 자신의 손으로 쓴 글씨가 눈앞에서 펼쳐지고 그것을 보면서 천천히 고치는 과정을 참아내지 못하면 만년필로 글을 쓰기는 참 어렵다. 도구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사용하는 심성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으면 《만년필입니다》라는 책이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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