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의 논어 | 03 팔일편(八佾篇)


식탁 위의 논어 (6): 위정편 마무리와 팔일편 시작

식탁 위의 논어 (7): 팔일편 계속


 一. 孔子謂季氏 八佾舞於庭 是可忍也 孰不可忍也

      공자위계씨 팔일무어정 시가인야 숙불가인야


선생님께서 계씨에 대해 말씀하셨다. 8열 64명의 무용수에게 뜰에서 춤추게 하니, 이런 일을 참고 넘어간다면 어떠한 일을 참지 못하겠는가(다른 일을 어떻게 비난할 수 있겠는가.

+ 八佾舞: 8열 64명의 무용수가 조를 짜서 추는 춤. 천자에게만 허용되어 있다. 제후는 가로세로 6열 36명이 조를 짜서 추는 춤이 허용되어 있고, 제후의 가신들에게는 가로세로 4열 16인의 춤 밖에는 허락되지 않는 것이 그 당시 예인데 계씨는 제후의 가신이었다. 팔일무가 아니라 사일무를 추니까 공자가 비판을 한 것.


二. 三家者以雍徹 子曰 相維辟公 天子穆穆 奚取於三家之堂

     삼가자이옹철 자왈 상유벽공 천자목목 해취어삼가지당

     

삼가들이 옹의 음악에 맞추어 제물을 거두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제사를 돕는 사람이 제후 벽공이어늘, 천자가 엄숙하게 계시다.' 라는 노래를 어찌 삼가의 집에서 연주할 수 있는고.


三. 子曰 人而不仁 如禮何 人而不仁 如樂何

     자왈 인이불인 여예하 인이불인 여악하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어질지 못한 인간이 예를 배워서 무엇하랴. 어질지 못한 인간이 음악을 배워서 무엇하랴.

+ 如禮何: 예를 어디에 쓰겠는가

+ 예는 공자에게 있어서 상하질서를 위한 도구,이념. 그러니까 인의 바탕을 효와 제로 보았다. 그것이 효제를 바탕으로한 사회질서가 확립되어 있지 않다면 상하질서를 위한 예와 지역 간의 화합을 목적으로 하는 악이 결국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라는 말을 한 것.


四. 林放 問禮之本 子曰 大哉問 

    임방 문예지본 자왈 대재문 

    禮與其奢也 寧儉 喪與其易也 寧戚

    예여기사야 영검 상여기이야 영척


임방이 예의 근본을 여쭈자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질문이 참 크기도 하다(쉽지 않은 질문이구나). 

예라는 것은 사라기 보다는 검이요, 상은 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척이다(예라는 것은 허세를 부려 낭비하기보다는 검소한 것이 낫다. 상례는 일을 잘 처리하는 것보다는 상을 당한 슬픈 마음을 지니는 것이 더 낫다)

+ 임방: 노나라 사람은 확실한데 공자의 제자인지 여부는 불분명.

+ 공자는 맞춤형 대답을 하는 사람이다. 공자가 어떤 식으로 맞춤형 대답을 했나를 보면 그 위인이 어떤 위인인지를 약간 할 수있다.

+ 易: 잘 처리하다


五. 子曰 夷狄之有君 不如諸夏之亡也

     자왈 이적지유군 불여제하지우야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문화가 발달하지 못한 오랑캐 나라의 군주가 있는 것은 중원의 여러 나라들이 군주가 없는 것과는 다르다.

+ 다시말하면 문화가 발달하지 못한 오랑캐의 나라에도 군주가 있는데 지금은 오히려 중원의 나라들이 군주가 없는 상태에 빠져 있다. 오히려 한족들의 나라가 여러가지로 분열되어 있어서 혼돈의 상태에 빠져 있는 것을 개탄한 뜻으로 봐야 공자의 원뜻에 가까운 것 같다.

+亡: 망자인데 없다로 쓰일 때는 발음도 무

+ 夷狄: 주변국을 폄하해서 말하는 말

+ 諸夏: 중원의 여러 나라

+ 不如: ~만 못하다. '그것은 임금이 없는 한족의 나라보다 못하다' 이런 식으로 풀이를 하게 되면 공자의 원 뜻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는 같지 않다 못하다의 뜻이 아니라 다르다로 풀이


六. 季氏 旅於泰山 子謂冉有曰 女弗能救與 對曰 不能 

     계씨 여어태산 자위염유왈 여불능구여 대왈 불능 

     子曰 嗚呼 曾謂泰山 不如林放乎

     자왈 오호 증위태산 불여임방호


계씨가 여제사를 태산에 지냈다. 그러자 선생님께서 염유에게 네가 왜 말리지 못했느냐라고 하시니, 불가능했습니다 하고 대답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아아! 일찍이 말하지 않았느냐, 태산의 제례에 대해서 말했을 때 임방과 의견이 같지 않았느냐

+ 종래의 해석은 태산은 '태산의 신'이라고 봐서 태산의 신이 임방만 못하다. 

+ 旅: 산에 제사를 지낸다는 것. 당시 천자와 제후만이 명산 대천에 제사지낼 자격이 있었는데 계씨는 천자도 아니고 제후도 아니고 결국 노나라의 가신인데도 불구하고 태산에 가서 제사를 지냈으니 그것을 공자가 지적을 한 얘기. 그 당시 염유가 계시의 집사를 지내고 있었다.

+ 女: 2인칭 대명사

+ 弗: 목적어가 없는 타동사 앞에 놓여서 강한 부정의 어귀를 표시하는 부정 부사


七. 子曰 君子無所爭 必也射乎 揖讓而升 下而飮 其爭也君子

     자왈 군자무소쟁 필야사호 읍양이승 하이음 기쟁야군자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제군들은 승부를 겨루는 일은 하지 말도록 하라. 굳이 한다면 활쏘기를 하라. 경기에 나설때는 정중히 예를 다하고, 끝나고는 정중히 벌주를 마신다. 그런 승부야 말로 바람직한 인간들이 하는 것이다.

+ 君子: 앞에 있는 군자는 제자들을 가리키는 말로 보이고, 뒤에 있는 군자는 바람직한 인간의 뜻으로 보인다.

+ 승: 승은 활쏘기 시합을 할 때 활쏘기단에 오르는 것이 승.


八. 子夏問曰 巧笑천兮 美目盼兮 素以爲絢兮 何謂也 

     자하문왈 교소천혜 미목반혜 소이위현혜 하위야 

     子曰 繪事 後素 曰 禮後乎 子曰 起予者 商也 始可與言詩已矣

     자왈 회사 후소 왈 예후호 자왈 기여자 상야 시가여언시이의 

 

자하가 물었다. 교소천혜 = 귀엽게 웃는 얼굴 사랑스럽고, 미목반혜 = 반짝이는 눈매 아름답네. 소이위현혜= 흰 분을 바르고 빨갛게 물들였구나. 시경에 이렇게 말한 것은 무슨 뜻입니까.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림 그리는 일은 먼저 바탕을 희게 한 후에 한다는 말이다

자하가 말했다. 예가 나중 아라는 말입니까 (바탕에 인이 마련된 뒤라야 진정한 예를 행할 수 있다는 뜻이죠 / 예라는 것은 마지막 마무리가 되는 것이군요)

+ 巧笑천兮 美目盼兮 素以爲絢兮: 시경의 구절. 지금의 시경을 찾아보면 素以爲絢兮는 없음. 

  

九. 子曰 夏禮 吾能言之 杞不足徵也 殷禮 吾能言之 宋不足徵也 

     자왈 하례 오능언지 기부족징야 은례 오능언지 송부족징야

     文獻 不足故也 足則吾能徵之矣

     문헌 부족고야 족즉오능징지의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하나라의 제도는 내가 능히 그것을 말할 수 있으나 그 후예인 기나라의 현제도는 근거가 되지 못한다. 은나라의 제도는 내가 능히 그것을 말할 수 있으나 그 후예인 송나라의 현제도는 근거가 되지 못한다. 옛 전적과 현인의 말씀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제대로 전해진다면 나는 능히 그것을 자세히 살펴보고 싶구나.


十. 子曰 禘自旣灌而往者 吾不欲觀之矣

     자왈 체자기관이왕자 오불욕관지의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체 제사는 관의 의식이 끝난 뒤에는 나는 볼 생각이 나지 않는다.

+ 체는 천자만이 거행할 수 있었던 일종의 특별한 제사 의식

+ 관은 제사의 끝무렵에 향을 넣은 술을 뿌려서 조상의 영혼을 부르는 의식. 관 의식이 끝난 후에는 술자리가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十一. 或 問禘之說 子曰 不知也 知其說者之於天下也 

       혹 문체지설 자왈 부지야 지기설자지어천하야

        其如示諸斯乎 指其掌

        기여시저사호 지기장


어떤 사람이 체 제사에 대해 설명해 달라고 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모릅니다. 만약 그것을 아는 사람이 있다면 천하를 이 손바닥에 놓고서 보여줄 것입니다 라고 말씀하시며 당신의 손바닥을 가리키셨다.

 

十二. 祭如在 祭神如神在 子曰 吾不與祭 如不祭

       제여재 제신여신재 자왈 오불여제 여불제 


조상에게 제사 지낼 때에는 곁에 계시듯이 하시며, 신에게 제사 지낼 때에는 신이 곁에 계시듯이 행동하셨다. 공자가 말씀하셨다. "내가 제사에 참여하지 않으면 제사 지내지 않는 것과 같다."


十三. 王孫賈問曰 與其媚於奧 與其媚於 何謂也

       왕손가문왈 여기미어오 영미어조 하위야 

        子曰 不然 獲罪於天 無所禱也

        자왈 불연 획죄어천 무소도야 

  

왕손가가 물었다. '아랫목에 아첨하기보다는 차라리 부뚜막에 아첨하는 것이 낫다' 고 하는데, 그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지 않습니다. 하늘에 죄를 지으면 용서를 빌 곳이 없습니다.

+ 아랫목에 앉아있는 어른에게 아첨하기보다는 오히려 음식을 만드는 부뚜막에 일하는 사람에게 아첨을 해야 떡고물이 떨어질 것 아니냐의 뜻 / 왕손가는 위나라 영공의 가신. 실권자가 왕손가였다 / 영공보다는 자기자신에게 잘보이는 게 어떠냐고 떠본 것 / 공자는 영공을 하늘에 비유해서 일침을 가한 것


十四. 子曰 周監於二代 郁郁乎文哉 吾從周

        자왈 주감어이대 욱욱호문재 오종주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주 나라의 제도는 하상 양대의 전통을 이었다. 그 문화가 찬란하다. 하는 주 나라 문화를 따라 배우겠다.

+ 監: 볼 감. 살펴서 본받다

+ 삼 대: 하상주, 이 대: 하와 상을 가리키는 것

+ 춘추 시대 이전의 주나라를 서주, 그 이후를 동주. 서주때 문왕, 무왕, 주공이 있었다. 공자는 문무주공때의 주나라를 이상적인 나라로 흠모했다.


十五. 子入大廟 每事 問 或曰 孰謂鄒人之子 知禮乎 

       자입태묘 매사 문 혹왈 숙위추인지자 지예호 

        入大廟 每事 問 子聞之 曰 是禮也

        입태묘 매사 문 자문지 왈 시예야


선생님께서 태묘에 들어가서 제사를 도울때 일일이 매사를 물었다. 그러자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누가 추 지방 출신의 애송이가 예를 아는 사람이라고 하였는가. 태묘에 들어가서 매사를 묻는 구나.

선생님께서 그 말을 듣고 말씀하셨다. 이렇게 하는 것이 바로 예이다.


+ 태묘: 나라 군주의 조상에게 제사지내는 장소

+ 태묘에 들어갔다는 것: 노나라의 조상을 제사지내는 사당에 들어가서

+ 추인: 공자의 아버지 숙량흘을 가리킨다. 추의 대부를 지낸 적이 있었고, 태어난 곳도 추의 읍

+ 추인지자: 공자를 지칭하는데 경멸의 말


 十六. 子曰 射不主皮 爲力不同科 古之道也

        자왈 사불주피 위력부동과 고지도야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냥을 할 때는 사냥감의 많고 적음을 따지지 않는다. 힘겨루기는 과(등급)를 나누어야 한다. 이것이 예로부터의 오랜 관례이다.


+ 옛날 해석을 보면 사: 활쏘기, 피: 과녁로 봤다.

활쏘기 시합을 할때 과녁을 뚫는 것을 중시하지 않았다. 각 개인의 힘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것이 옛날의 활쏘기 규칙이었다. 라고 해석을 했다.

사: 사냥터에서 활을 쏘아 사냥을 직접하는 행위를 가르키는 행위. 피: 사냥감. 그 당시 사냥의 주목적은 고기를 얻는데 있는게 아니라 모피를 얻는데 있었다.


十七. 子貢 欲去告朔之犧羊 子曰 賜也 爾愛其羊 我愛其禮

       자공 욕거고삭지희양 자왈 사야 이애기양 아애기예  

 

자공이 매월 초하루에 희생양을 종묘에 바치는 고삭 의식을 폐지하려고 하였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사(賜)야! 너는 그 양을 아끼는가. 나는 그 예를 아낀다.


十八. 子曰 事君盡禮 人 以爲諂也 

       자왈 사군진례 인 이위첨야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임금 섬기는 예를 극진히 하는데 사람들이 아첨한다고 하는구나.

 

十九. 定公問 君事臣 臣事君 如之何 

       정공문 군사신 신사군 여지하

       孔子對曰 君使臣以禮 臣事君以忠

       공자대왈 군사신이례 신사군이충


정공이 물었다. 군주가 신하를 부리고 신하가 군주를 섬기는 데에는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군주가 신하를 부릴때는 예로써 하고, 신하는가 군주를 섬길 때는 충으로써 해야할 것입니다.

+ 정공: 노나라 군주

+ 예: 예를 갖추어서 정중하게 대하라는 얘기

+ 충: 성심을 다해 보필한다는 뜻


二十. 子曰 關雎 樂而不淫 哀而不傷

        자왈 관저 낙이불음 애이불상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시경(詩經)의 관저는 부부화합을 노래하는 내용인데 그 가르치는 바는 즐거움에 겨워 무절제에 빠지지 말고, 슬픔에 겨워 자포자기하지 말라는 것이다

+ 관저: 시경 첫번째 시 제목. 그 내용은 부부간의 화합을 노래. 슬픈 내용이 없다. 애이불상이 가리키는 것은 권이라는 시를 염두해 둔 것이라는 설도 있다. 

+ 낙이불음: 음은 무절제한 것을 의미. 즐기기는 하되 무절제에 빠지지말라. 애이불상: 자포자기하다

+ 공자는 감정을 절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二一. 哀公 問社於宰我 宰我對曰 夏后氏 以松 殷人 以栢 周人 以栗 曰 使民戰栗 

       애공 문사어재아 재아대왈 하후씨 이송 은인 이백 주인 이율 왈 사민전율    

       子聞之 曰 成事不說 遂事不諫 旣往不咎

       자문지 왈 성사불설 수사불간 기왕불구 


노나라 애공이 재아에게 사에 대하여 물었다. 

재아가 대답였다. 하 나라에서는 소나무를 심었고, 은 나라에서는 잣나무로 만들었으며, 주 나라에서는 밤나무를 심었습니다. 밤나무를 심은 것은 백성들을 두렵게 하려고 한 것입니다.

선생님께서 재아의 말을 듣고 말씀했다. 이미 끝난 일은 들추어 말하는 것이 아니고,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은 충고하지는 것이 아니고, 이미 지나간 일은 탓하는 것이 아니거늘

+ 社 사: 토지신. 토지신을 상징하기 위해서 신목으로 삼기위해 나무를 심는다. 그것이 시대에 따라서 달라졌다는 것. 그 당시 재정일치라고 말을 했지만 어쨋든 토지신에 제사를 지낼 때는 인신공양을 하기도 했다. 그래서 송나라 양공이 회라고 하는 작은 나라의 군주를 희생으로 바쳐서 사에 제사지냈다는 기록도 나온다.

+ 노나라 애공이 토지신에 제사지낼때 백성중의 한사람을 인신공양했다. 그 다음에 모르는척하고 재아에게 사의 의미를 묻는 장면

+ 하후씨: 하나라

+ 曰 왈: 그것은 ~다라는 뜻

+ 성사불설: 이미 끝난 일은 들추어 말하는 것이 아니고,

+ 수사불간: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은 충고하지는 것이 아니고,

+ 기왕불구: 이미 지나간 일은 탓하는 것이 아니거늘

+ 같은 말을 세번이나 반복한 것은 재하가 너무 깊이 들어가서 위험에 빠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서 한말로 보인다.


二二. 子曰 管仲之器小哉 或曰 管仲 儉乎 

       자왈 관중지기소재 혹왈 관중 검호 

       曰 管氏有三歸 官事不攝 焉得儉

       왈 관씨유삼귀 관사불섭 언득검 

       然則管仲 知禮乎 曰 邦君 樹塞門 

       연즉관중 지례호 왈 방군 수색문

       管氏亦樹塞門 邦君 爲兩君之好 有反坫  

       관씨역수색문 방군 위양군지호 유반점

       管氏亦有反坫 管氏而知禮 孰不知禮

       관씨역유반점 관씨이지례 숙불지례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광중은 그릇이 너무 작구나. 어떤 사람이 물었다. 관중은 너무 검소하다는 말씀입니까

선생님께서 대답하셨다. 관중은 백성들에게서 많은 물품세를 거두고, 하인에게는 한가지 일밖에 시키지 않았는데 어찌 검소하다고 하겠는가

그 사람이 다시 물었다. 그러면 관중은 예를 아는 사람입니까

선생님께서 대답하셨다. 제후의 문에는 나무를 세워서 안이 보이지 않게 하는데 가신에 불과한 관중도 제후에 똑같이 나무를 세웠다. 또 제후끼리 회견할 때 술잔 받침대로 밤점이라는 것을 놓는데 관중도 똑같이 반점을 놓았다.(관중이 제후 행세를 했다.) 이러니 관중이 예를 안다고 하면 누군들 예를 알지 못하겠는가.

+삼귀라는 것을 어떻게 볼것인가가 문제가 된다. 귀라고 하는 것은 옛날에는 여자가 시집가는 뜻으로 많이 썼다. 삼귀라는 것을 세 여자가 시집가다. 관중의 입장에서 보면 세 여자를 아내로 맞아들였다. 그 당시는 첩을 맞아들이는 것은 귀라고 표현하지 않았다. 정식으로 혼례를 치러서 아내를 맞아들이는 것을 귀라고 썼다. 이러한 설이 하나가 있고, 그다음 두번째는 이 귀라고 하는 것이 사람이 돌아가서 사는 집이니까 집을 세군데 가지고 있었다는 설이 있고, 귀에는 창고에 뜻도 있다. 돈을 보관하는 창고를 세개나 가지고 있었다는 설도 있다. 세금을 거두었다는 설도 있다. 어떤 설을 취해도 사실은 확실하다는 없다. 다만 세금을 많이 거두었다는 설에 동조한다. 

+ 관사불섭: 관은 신과 같은 의미이고, 신이라고 하는 것은 남자 노예를 신이라 했다. 여기서는 집안일을 하는 노예로 본다. 섭은 두가지 이상의 일을 함께 한다. 겸임한다는 뜻으로 쓰인다. 섭정할 때 섭. 

+ 색: 막을 색. 수색문: 문을 가리는 데 사용하는 나무를 사용한다.

+ 상하에는 위계 질서가 필요하다고 봤는데 그 위계질서가 무너지는 것을 공자는 참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二三. 子語魯大師樂曰 樂 其可知也 始作 翕如也

       자어노대사악왈 악 기가지야 시작 흡여야 

        從之 純如也 繹如也 繹如也 以成

        종지 순여야 교여야 역여야 이성 


선생님께서 노 나라 태사에게 악(樂)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악이 어떤 것인지 알만하다. 시작할 때에 모아져 은은하게 펴나가고 조화로우면서 서로의 소리를 빼앗지 않으며 서로 이어지는 듯 하다가 한 곡조로 마친다.


二四. 儀封人 請見曰 君子之至於斯也 吾未嘗不得見也 

        의봉인 청현왈 군자지지어사야 오미상불득현야 

        從者見之 出曰 二三子 何患於喪乎

        종자현지 출왈 이삼자 하환어상호 

        天下之無道也久矣 天將以夫子 爲木鐸

        천하지무도야구의 천장이부자 위목탁 


선생님께서 의 읍을 지날 때 의 읍의 순찰관이 면회를 요청하며 말했다. 어떤 분이라도 이곳에 오게 되면 제 직책상 반드시 뵙게 되어 있습니다.

시종이 만나뵙게 했다. 그가 물러나와서 제자들에게 말했다. 그대들은 결코 불행하다고 한탄하지 마시게. 천하에 도가 없어진지 오래되었는데 이제 하늘이 세상을 예전과 같이 돌려놓으려고 선생님을 보내어 경종의 종을 울리려고 하는 것이오.

+ 의봉인할 때 의는 읍이름. 위나라에 속했던 읍. 봉인은 국경의 경비를 맡은 관리 업무상 신원 조사를 하러 온 것으로 추측

+ 현은 알현할 때 현. 현의 대상은 공자.

+ 이삼자: 제자들을 통칭

+ 상: 집을 잃는다든지 관직을 잃는 것을 뜻한다.


二五. 子謂韶 盡美矣 又盡善也 謂武 盡美矣 未盡善也

       자위소 진미의 우진선야 위무 진미의 미진선야


선생님께서 소라는 악(樂)을 평하기를, 다 아름답고, 또 다 착하다고 하고, 무라는 악을 평하기를, 다 아름답기는 하지만, 다 착하지는 못하다고 하였다.


二六. 子曰 居上不寬 爲禮不敬 臨喪不哀 吾何以觀之哉 

        자왈 거상불관 위례불경 임상불애 오하이관지재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 너그럽지 않고 예를 행함이 신중하지 않고 상례에 임하여 슬퍼하지 않는다면 무엇을 가지고 봐주겠는가

+ 윗사람에게는 관용을 주문하는 것이고, 예라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고, 엣날 공자 시대에는 제정일치시대였기 때문에 상례가 대단히 중요했다. 상에 있어서의 기본 정신은 죽은 사람에 대한 애도. 슬퍼하지 않는다고 하면 그것은 제대로된 행동이 아니니 그런 사람이라면 볼 것이 없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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