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던 매크너: 페르시아의 왕자 : 개발일지


페르시아의 왕자 - 10점
조던 메크너 지음, 장희재 옮김, 조기현 감수/느낌이있는책



조던 매크너: 페르시아의 왕자 : 개발일지

서문


Part 1 - 애플 II

난 정말로 새로운 게임을 만들고 싶은 걸까?

협상

캘리포니아

다락방

재시작

시련

결승선을 향하여

현실 직시

베타

마을 모두가 힘을 모아

마무리

출시


Part 2 - 실패작에서 대히트까지

불편한 침묵

저기서 그렇게 죽어가고 있다니...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

뉴욕

속편

낯선 땅

변화의 가운데에서

파리

세상 어디에?

베를린으로 가는 야간열차

샌프란시스코


후기

후 - 후기

작가소개

역자후기

감사의 말씀

인명사전






133 만약 주인공의 각 프레임에 배타적 논리연산XOR을 걸어 픽셀 값을 1비트씩 밀어보면 어떨까? 눈앞에 유령처럼 희미하게 빛나는 윤곽을 가진, 검은색 옷에 얼굴과 팔은 하얀, 주인공을 쫓아 주인공처럼 달리고 뛰는 새 캐릭터가 떠올랐다. 바로 그걸 토미에게 설명해 봤다.

“‘섀도우 맨’이네!” 그녀가 외쳤다.


156 

ㆍ 「아스테로이드」나 「팩맨」의 경우, 스테이지의 클리어

ㆍ 「카라테카」의 경우, 문지기의 격퇴

ㆍ 「로드 러너」의 경우, 레벨의 해법 발견


지금 상태에서, 「페르시아의 왕자」의 레벨 통과는 위와 같은 게임들에서 맛볼 수 있었던 성취감 중 어느 것 하나도 주지 못한다. 어떤 느낌이냐면, “아……. 그래, 이게 끝이군. 음.”

위의 예시들이 공유하고 있는 요소는 과연 무엇일까?


1. 게임 중 언제라도, 화면을 훑어보기만 하면 목표까지 얼마나 해냈고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있다.

2. 최종적인 성공까지 가는 과정에, 수많은 좌절과 성공이 흩어져 있다. 플레이어가 진행하는 도중 소소하게 “휴, 해냈어!”라는 생각이 들법한 시점이 있는데, 이를테면 도트를 다 먹고 나가기 어려운 부분을 돌파하거나(「팩맨」), 연속 공격으로 문지기를 쓰러뜨리거나(「카라테카」), 얻기 어려운 곳에 놓인 돈자루를 먹었을(「로드 러너」) 때이다. 반대로 플레이어가 “앗, 젠장…”이라는 반응을 보일 법한 시점도 있는데, 실수로 커다란 운석에 탄을 맞추는 바람에 작고 빠른 돌조각들로 쪼개져버린다거나, 스테이지를 클리어한 줄 알았는데 도트 하나가 남아있는 등의 상황이 그것이다. 제법 치명적인 좌절이 있는 반면, 그저 거슬릴 뿐인 사소한 좌절도 있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플레이어는 이것을 자기의 실수로 여겨야 한다.

3. 다음 도전을 하기 전에 잠시 멈추고는, 적절한 때를 기다리다 “그래… 지금이야.”라며 플레이를 재개할 수 있다. 스스로 이전보다 더욱 긴장되고, 더욱 강한 좌절이나 성공이 기다리는 다음 단계로 뛰어들게 되는 것이다.


「페르시아의 왕자」에는 현재 이러한 요소가 하나도 없다.

만약 하위 목표가 ‘레벨을 돌파하는 것’이라면, 목표까지 얼마나 남아있는지를 지속적으로 알려주는 시각적 장치가 필요하다. 그저 탈출구에 어쩌다 도달해서 “오, 도착한 모양이군.”이라거나, 금괴 자루를 우연히 발견하곤 “오, 여기 하나 더 있네.”라는 말이 나오는 식이면 곤란하다. 그래서 「로드 러너」나 「팩맨」처럼, 뭔가를 먹는 스타일의 게임은 반드시 레벨 전체를 한 화면 안에서 보여주는 것이다. 이게 핵심이다.

하지만 「페르시아의 왕자」는 레벨의 전체 지도가 한 화면 안에 보이지 않는다. 이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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