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디우스: 변신이야기


원전으로 읽는 변신이야기 - 10점
오비디우스 지음, 천병희 옮김/도서출판 숲



옮긴이 서문 - 읽어도 읽어도 매혹적인 신화, 이제는 원전으로 만날 때 

일러두기 


Ⅰ. 서시 / 우주와 인간의 탄생 / 네 시대 / 하늘의 신들에게 도전하는 기가스들 / 뤼카온 / 대홍수 / 인간의 조상 데우칼리온과 퓌르라 / 퓌톤 / 월계수가 된 다프네 / 암소로 변한 이오 / 백개의 눈을 가진 아르구스 / 쉬링크스 / 에파푸스의 모욕 / 아버지를 알고 싶은 파에톤 


Ⅱ. 아버지의 마차를 모는 파에톤 / 미루나무로 변한 헬리아데스들 / 퀴그누스 / 암곰이 된 칼리스토 / 아르카스 / 코로니스 / 케크롭스의 딸들 / 코로니스의 죽음 / 오퀴로에의 예언 / 돌이 된 밧투스 / 케크롭스의 딸 아글라우로스 / 질투의 여신 / 아글라우로스의 최후 / 에우로파를 납치한 황소 


Ⅲ. 카드무스와 뱀의 사투 / 디아나의 알몸을 본 악타이온 / 불타는 세멜레의 사랑 / 사랑의 쾌감을 이야기한 티레시아스 / 나르킷수스와 에코 / 펜테우스 / 튀르레니아의 선원들 / 펜테우스의 형벌 


Ⅳ. 마뉘아스의 딸들 / 퓌라무스와 티스베 / 마르스와 베누스, 레우코테아, 클뤼티에 / 실마키스와 헤르마프로디투스 / 박쥐가 된 미뉘아스의 딸들 / 아타마스와 이노 / 이노의 시녀들 / 카드무스와 하르모니아 / 페르세우스와 아틀라스 / 안드로메다의 구출 / 메두사 


Ⅴ. 케페우스 왕궁의 결투 / 페르세우스의 후일의 행적들 / 폭군 퓌레네우스 / 무사 여신에게 도전한 피에로스의 딸들 / 신들의 변신 / 케레스와 프로세르피나 / 아레투사가 도망친 사연 / 트립톨레무스 / 숲 속의 험담꾼이 된 피에로스의 딸들 


Ⅵ. 아라크네와 여신의 베짜기 경쟁 / 니오베의 파멸 / 뤼키아의 농부들 / 마르쉬아스의 경연 / 펠롭스의 어깨 / 프로크네와 필로멜라의 복수 / 보레아스의 혼인 


Ⅶ. 이아손과 메데아 / 회춘하는 아이손 / 펠리아스의 희망과 죽음 / 메데아의 도주 / 메데아와 테세우스 / 미노스와 아이아쿠스 / 아이기나에서의 역병 / 케팔루스와 프로크리스 


Ⅷ. 스퀼라와 니수스 / 미노타우루스 / 다이달루스와 이카루스 / 페르딕스 / 칼리돈의 멧돼지 사냥 / 알타이아와 멜레아그로스의 죽음 / 멜레아그로스의 누이들 / 아켈로우스와 테세우스 / 필레몬과 바우키스 / 에뤼식톤과 그의 딸 


Ⅸ. 아켈로우스와 헤르쿨레스의 혈투 / 넷수스 / 헤르쿨레스의 죽음 / 헤르쿨레스의 탄생과 갈란티스 / 드뤼오페의 변신 / 이올라우스와 칼리로에의 아들들 / 뷔블리스 / 이피스 


Ⅹ.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 나무들의 목록, 퀴파릿수스 / 미소년 가뉘메데스 / 휘아킨투스 / 케라스타이족, 프로포이티데스들 / 퓌그말리온의 기도 / 뮈르라의 광기 / 아도니스와 베누스 / 아탈란타와 힙포메네스 / 아도니스의 죽음 


XI. 오르페우스의 죽음 / 미다스 / 라오메돈 / 펠레우스와 테티스 / 다이달리온 / 펠레우스의 소 떼를 짓밟은 늑대 / 케윅스와 알퀴오네 / 잠의 신 솜누스 / 아이사쿠스 


XII. 이피게니아 / 소문의 여신 파마 / 퀴그누스 / 카이네우스의 성 전환 / 켄타우루스족과 라피타이족의 싸움 / 카이네우스의 최후 / 네스토르와 헤르쿨레스/ 아킬레스의 죽음 


XIII. 아킬레스의 무구를 두고 벌이는 아이약스와 울릭세스의 설전 / 트로이야의 함락 / 헤쿠베, 폴뤽세나, 폴리도루스 / 멤논의 주검에서 나온 새 / 아이네아스의 방랑 / 아키스와 갈라테아 / 스퀼라를 사랑한 글라우쿠스 


XIV. 마녀 키르케와 스퀼라 / 운명의 뜻에 따라 떠나는 아이네아스 / 사랑받았던 여자 시뷜라 / 아카이메니데스 / 울릭세스의 모험 / 키르케의 섬 / 피쿠스와 카넨스 / 디오메네스의 전우들 / 야생 올리브나무 / 아이네아스의 함선들 / 아르데아 / 아이네아스의 죽음 / 라티움의 왕들 / 포모나와 베르툼누스 / 이피스와 아낙사레테 / 로물루스와 헤르실리에 


XV. 뮈르켈로스 / 퓌타고라스의 철학 / 힙폴뤼투스 / 키푸스 / 아이스쿨라피우스 / 카이사르의 신격화 / 맺는 말 


옮긴이 해제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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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서시序詩

새로운 몸으로 변신한 형상들을 노래하라고 내 마음 나를 재촉하니, 

신들이시요, 그런 변신들이 그대들에게서 비롯된 만큼

저의 이 계획에 영감을 불어넣어주시고, 우주의 태초로부터

우리 시대까지 이 노래 막힘 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인도해주소서.


우주와 인간의 탄생

 바다도 대지도 만물을 덮고 있는 하늘도 생겨나기 전 자연은

세상 어디서나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것을

카오스라고 불렀는데, 그것은 원래 그대로의 정돈되지 않은 무더기로

생명 없는 무게이자 서로 어울리지 않은 사물들의 수많은

씨앗들이 서로 다투며 한곳에 쌓여 있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때에는 어떤 티탄도 아직 세상에 빛을 주지 않았고,

어떤 포이베도 자라면서 그 뿔들을 다시 채우지 않았다.

어떤 대지도 제 무게로 균형을 잡으며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대기 속에 떠 있지 않았으며, 어떤 암피트리테도

육지의 긴 가장자리를 따라 팔을 뻗지 않았다.

대지와 바다와 대기가 그곳에 있기는 했으나

대지 위에 서 있을 수 없었고, 바닷물에서 헤엄칠 수 없었으며,

대기에 빛이 없었다. 그 어떤 것도 제 모양을 띠지 못했다.

모든 것이 서로에게 방해만 되었으니, 하나의 무더기 안에서

찬 것은 더운 것과, 습한 것은 메마른 것과, 부드러운 것은

딱딱한 것과, 무게가 없는 것은 무게가 있는 것과 싸웠던 것이다.

 이러한 분쟁을 어떤 신 또는 더 나은 자연이 조정했다.

그는 하늘에서 대지를, 대지에서 바닷물을 떼어놓고, 짙은 대기에서

맑은 하늘을 떼어놓았다. 그는 이것들을 가려내고 눈먼 무더기에서

풀어준 다음 서로 다른 공간을 주며 서로 화목하게 지내게 해주었다.

하늘의 둥근 지붕의 무게없는 불같은 힘은

위로 떠올라 가장 높은 곳에 자리잡았다.

위치와 가볍기에서 대기가 바로 그 다음이었다.

이들보다 더 무거운 대지는 묵직한 요소들을 잡아당겨 붙이면서

자체의 무게로 인하여 밑으로 내려왔다. 감돌아 흐르는 물은

맨 마지막 자리를 차지하고는 단단한 대지를 에워쌌다.

 신들 주에 누군가가 뒤죽박죽이던 무더기를

그렇게 정돈하고 분해하고 성분별로 나누었다.

그런 다음 그는 우선 대지를 큰 공모양으로 뭉쳐

어느 쪽에서 보더라도 그 모양이 같게 만들었다.

그런 다음 바다들에게 사방으로 펼쳐지되 돌진하는 바람에 

부풀어올라 대지의 해안들을 빙 둘러싸라고 명령했다.

거기에 덧붙여 그는 샘과 거대한 못과 호수 들을 만들었다.

그는 또 흘러가는 강들에 비탈진 강둑들을 둘렀는데

강들은 서로 멀리 떨어져 흐르며 더러는 대지 속으로

삼켜지기도 하고, 더러는 바다에 도달하여 더 넓은 바닷물의

평원으로 받아들여져 강둑 대신 해안들을 들이받고 있다.

그는 또 명령했다. 들판들에게는 펼쳐지라고,

골짜기들에게는 가라앉으라고, 숲들에게는 나뭇잎을 입으라고.

바위투성이 산들에게는 일어서라고. 그리고 마치 하늘이

오른쪽 두 구역과 같은 수의 왼쪽 구역들로 나뉘고

다섯 번째 구역은 이들보다 더 덥듯이,

신의 섭리는 하늘에 둘러싸인 땅덩이 역시 이와 같은 수로 나누니

무거운 대지도 같은 수의 지역을 갖게 된 것이다.

그 중 가운데 지역은 더워서 거주할 수 없고, 두 지역에는

눈이 수북이 쌓여 있다. 그는 그 사이에 같은 수의 지역을 놓고

열기를 냉기와 섞어 그 지역들에게 온화한 기후를 주었다.

이들 모두 위에 대기가 걸려 있는데, 물이 대지보다

무게가 가벼운 그만큼 그것은 불보다 무게가 무겁다.

그는 안개와 구름과,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놓을 천둥과,

번개와 벼락을 만들어내는 바람들에게 그곳에 자리잡도록 명령했다.

그러나 우주의 창조자는 대기 속을 마음대로 떠돌아다니도록

바람들을 내버려두지 않았다.

바람들이 각기 서로 다른 지역에서 돌풍을 지배하고 있는

지금도 그들이 세계를 찢지 못하도록 막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들 형제들은 그만큼 사이가 좋지 않다.

동풍은 아우로라의 나라와 나바타이아의 나라와

페르시아와, 아침 햇살을 맨 먼저 받는 산등성이들로 물러갔다.

서풍은 저녁과, 지는 해가 따뜻하게 데워주는 해안들과

가장 가깝다. 추워서 벌벌 떨게 만드는 북풍은

스퀴티아와 셉템트리오네스로 쳐들어갔다. 그 맞은편 대지는

남풍이 가져다주는 끊임없는 안개와 비로 젖어 있다.

그는 이 모든 것들의 위에 투명하고 무게가 없으며

지상의 찌꺼기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아이테르를 올려놓았다.

이렇듯 그가 만물을 서로 떼어놓고 제각기 경계를 정해주자

오랫동안 눈먼 어둠 속에 묻혀 있던 별들이

온 하늘에서 빛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모든 영역 안에 각각의 생물이 살도록

별들과 신들의 형상들은 하늘나라를 차지했으며,

바닷물은 반짝이는 물고기들에게 거처를 만들어주었다.

대지는 짐승들을, 움직이는 대기는 새들을 맞아들였다.

 이들보다 더 신성하고, 더 높은 생각을 할 수 있으며,

다른 것들을 지배할 수 있는 동물은 아직 없었다.

그래서 인간이 태어났다. 만물의 창조자이자 세계의 더 나은

근원인 신이 자신의 신적인 씨앗으로 인간을 만들었을 수도 있다.

아니면 갓 생긴 대지가 최근에 높은 아이테르에서 떨어져 나와

아직은 친족인 하늘의 씨앗을 간직하고 있었는데

그 대지를 이아페투스의 아들이 빗물로 개어서는

만물을 다스리는 신들의 모습으로 인간을 빚었을 수도 있다.

다른 동물들은 모두 고개를 숙이고 대지를 내려다보는데

신은 인간에게만은 위로 들린 얼굴을 주며 별들을 향하여

얼굴을 똑바로 들고 하늘을 보라고 명령했다.

방금 전만 해도 조야하고 형체가 없던 대지는 이제

여태까지 알려져 있지 않던 인간의 모습이라는 옷을 입게 된 것이다.


...



맺는말

 이제 내 작품은 완성되었다. 이 작품은 윱피테르의 노여움도,

불도, 칼도, 게걸스런 노년의 이빨도 없앨 수 없을 것이다.

원한다면, 오직 내 이 육신에 대해서만 힘을 갖고 있는

그날이 와서 내 덧없는 한평생에 종지부를 찢게 하라.

하지만 나는, 나의 더 나은 부분은 영속하는 존재로서 

저 높은 별들 위로 실려 갈 것이고, 내 이름은 소멸하지 않을 것이다.

로마의 힘에 정복된 나라들이 펼쳐져 있는 곳에서는 어디서나

나는 백성들의 입으로 읽힐 것이며, 시인의 예언에

진실 같은 것이 있다면, 내 명성은 영원히 살아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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