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세계 | 036 레프 구밀료프, 상상의 왕국을 찾아서


2018년 5월 28일부터 KBS 라디오 강유원의 책과 세계에서 진행되는 선생님의 라디오 방송을 듣고 정리한다.


팟캐스트 주소: http://www.podbbang.com/ch/16843


20180716-036 레프 구밀료프, 상상의 왕국을 찾아서

역사학 뿐만 아니라 민족지, 고고학, 물리지리학, 토양과학, 기후학 등에서 얻은 자료를 바탕으로 독특한 형식을 구축하고 중앙아시아에 관한 ‘종합학문’을 제시한다.







러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영토가 그야말로 넓은 나라이다. 동유럽과 북아시아에 걸쳐있는데 그 안에 11개의 시간대가 걸쳐있다. 그만큼 좌우로 넓게 펼쳐진 나라이다. 나라가 넓으니 그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정말 다양해서 단 하나의 종족집단으로 규정할 수 없을 정도이다. 러시아의 역사를 살펴보면, 적어도 표토르 대제 이후의 역사를 살펴보면 자기나라가 어디에 속한다고 규정을 하면서 일종의 이념을 만들어왔다. 대표적인 것이 유럽주의이다. 북아시아에 걸쳐있는 것을 생략하고 "러시아는 유럽이다"라고 주장하는 것이 유럽주의의 배후에 있는 생각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슬라브주의라는 것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러시아는 아주 다양한 종족집단이 있지만 슬라브족의 나라라는 것을 주장할 때는 이 슬로건이 등장하였다. 20세기에는 러시아의 정체성을 다양한 민족집단을 통합한 나라로 규정하는 방식이 생겨났다. 이 방식을 만들어내는 바탕에는 유라시아주의라는 이념이 있다. 이 이념을 구체화한 것이 푸틴 대통령의 '유라시아 연합'이라는 정치 구호이다. 


이 유라시아 이념에 기여한 학자가 레프 구밀료프이다. 민족집단 형성이론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이분의 《상상의 왕국을 찾아서》라는 책이 번역되어 있는데 이 책은 단순한 역사책이 아니다. 일단 다루는 범위가 굉장히 넓다. 부제가 "십자군과 칭기즈칸, 유럽-중앙아시아와 이집트까지"인데 부제만 보아도 입이 다물어 지지 않을 정도이다. 저자는 역사학 뿐만 아니라 민족지, 고고학, 물리지리학, 토양과학, 기후학 등에서 얻은 자료를 바탕으로 독특한 형식을 구축하고 중앙아시아에 관한 종합학문을 내놓고 있다. 이 책의 서언을 쓴 소련학자 루덴코는 이러한 형식을 중세적 의미의 학술논문이라 하고 있는데 이는 신학의 대가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대전을 염두에 두고 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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