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세계 | 093 브룬힐데 폼젤, 어느 독일인의 삶


2018년 5월 28일부터 KBS 라디오 강유원의 책과 세계에서 진행되는 선생님의 라디오 방송을 듣고 정리한다.


팟캐스트 주소: http://www.podbbang.com/ch/16843


20181003-093 브룬힐데 폼젤, 어느 독일인의 삶

“나는 괴벨스 밑에서 타자를 친 것 말고는 한 일이 없었기 때문이죠. 도대체 내가 뭘 잘못했는지 알 수가 없었어요.”


“우리는 많은 것을 알려고 하지 않았어요. 그런 일로 괜히 심적인 부담감을 안기도 싫었고요.”


“1933년 전에는 누구도 유대인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순전히 나중에 나치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들은 “국가사회주의를 통해서야 유대인들이... 다른 인간이라고 의식”하게 되었다.






독일 나치시대를 다룬 책을 소개한 것이 여러 번인데 이번에 새로 출간된 책을 소개하겠다. 나치시대 독일의 선전부 장관을 지낸 요제프 괴벨스의 속기사였던 브룬힐데 폼젤이라는 여성의 삶을 다룬 <어느 독일인의 삶> 이라는 책이다. 브룬힐데 폼젤은 2017년에 106세로 죽었는데 살아있을 때 그의 삶을 다큐멘타리로 만들었고 그것을 책으로 펴낸 것이다. 브룬힐데 폼젤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음미해볼 만한 것이 꽤 많다. 폼젤은 이렇게 말한다. "나는 괴벨스 밑에서 타자를 친 것 말고는 한 일이 없었기 때문이죠. 도대체 내가 뭘 잘못했는지 알 수가 없었어요." 이처럼 폼젤은 아무것도 몰랐다고 말하지만 알 수가 없어서 몰랐던 것이 아니라 알려고 하지 않아서 몰랐던 것일 뿐이다. 폼젤의 말을 따르면 "우리는 많은 것을 알려고 하지 않았어요. 그런 일로 괜히 심적인 부담감을 안기도 싫었고요." 이런 것이 있다. 그가 하는 말이 자신의 말을 거짓이라는 것으로 금방 밝혀준다. 히틀러의 비서였던 트라우들 융에도 자신은 유대인 대학살 즉 홀로코스트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었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이것 역시 거짓말이었다. 


브룬힐데 폼젤의 친구 중에는 유대인도 있었다. 그의 증언에 따르면 1933년 전에는 누구도 유대인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순전히 나중에 나치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뿐이다. 그들은 국가사회주의를 통해서야 유대인들이 다른 인간을 의식하게 되었다. 브룬힐데 폼젤을 비롯된 수없이 많은 독일인들은 많은 것을 알려고 하지 않은 채 나치가 집어넣어준 거짓 이념들을 받아들이고 그것으로 자기자신을 가득 채운 채 살아갔다. 문득 소크라테스가 자신을 재판하는 법정에서 했던 말이 떠오른다. 자신에 대해 성찰하지 않은 삶은 살아가 가치가 없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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