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 맨스필드: 정치철학 공부의 기초 ━ 가장 좋은 정체를 이해하는 법


정치철학 공부의 기초 - 10점
하비 맨스필드 지음, 이재만 옮김/유유


들어가며

당파적 차이

자연적 올바름의 기원

정치적 동물

신적 정치

영원한 공화국

정치 체계

부르주아적 자아

역사로의 전회

더 읽을거리





15 각 당파는 예컨대 교사 대 주식중매인 구도로 자기네 이해 관계를 옹호하지만, 공통되는 무언가에, 곧 공동선에 호소하기도 합니다. 당파들은 자기네 이해 관계를 옹호하면서 저마다 공동선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와 동시에 당파들은 공통되는 누군가에게, 곧 그들 간의 쟁점을 판결해 줄 공통 심판에게 호소합니다.


17 오늘날 정치학과를 지배하는 이런 정치학은 정치철학의 경쟁자입니다. 자연과학을 흉내내는 정치학은 시민과 정치가의 당파적 쟁점을 제기하기는 커녕 회피하고, 당파적인 어휘를 과학 용어로 대체합니다. 그런 부류의 정치학자는 여러분에게 좋음, 올바름, 고귀함이 아니라 효용이나 선호에 대해 말할 것입니다. 이 용어들은 당파적 분쟁과 무관한 중립을 표방합니다. 


20 오늘날 정치학은 사실을 다루는 기술적 또는 경험적 학문이라 불리곤 합니다. 정치철학은 가치를 표현하는 까닭에 규범적 학문이라 불립니다. 그러나 이 용어들은 동의를 추구하는 정치학과 최선을 추구하는 정치철학의 차이를 더 추상적인 형태로 되풀이하는 것일뿐입니다. 정치학이 사실을 좋아하는 이유는 가치와 달리 사실에는 동의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고, 정치철학이 가치나 규범을 제시하는 이유는 가장 좋은 것을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20 오늘날의 정치학을 올바로 이해하려면 정치철학을 살펴봐야 하고, 그러려면 정치철학의 역사로 들어가야 합니다. 우리는 물려받은 정치철학의 전통을 탐구해야만 합니다.


21 정치철학의 전통은 철학적입니 다. 이 전통을 어느 정도 숙지하지 않은 사람은 교양인이라고 자부할 수 없습니다. 이 전통은 여러분에게 인생의 주요한 가능성들을 알려주고, 이제껏 사람들이 어떤 가능성을 시도해 왔고 오늘날 어떤 가능성이 우세한지 의식하게 합니다. 그리하여 여러분에게 지금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를 깊이있게 말해줍니다. 이런 가르침은 다른 어떤 원천에서도 얻을 수 없습니다.


28 자연적 정의의 존재는, 아니 자연적 정의의 가능성까지도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당파성을 정당화합니다. 가장 옹호할 여지없는 편협한 당파조차 정의를 믿습니다. 그 당파의 구성원은 편파적인 견해에 사로잡혀 있으면서도 자신이 정의롭다고 여깁니다.


41 우리는 우리가 선택 할 수 없는 본성상 어떠한 것과 우리가 선택의 준거로 삼는 본성에 따라 어떠한 것을 구별해야 합니다. 우리에게 본성상 주어지는 단 하나의 정체가 없다면 우리가 본성에 따라 선택해야 하는 정체는 무엇일까요? 이번에도 문제는 그 선택이 불분명하다는 것인데, 인간 본성이 전형적인 두 정체인 민주정과 과두정을 모두 뒷받침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54 정치철학에서 자연법은 그리스인의 저술에서는 찾아볼 수 없고 키케로의 저술에서 처음 나타나는데, 키케로는 약간 확대해석해 자연법을 스토아학파의 공적으로 돌렸습니다. 


63 그는 기독교가 신(당파를 초월하고 정의를 초월한 목적으로 인간의 정의를 이끄는 신)을 향한 믿음으로 당파성에 종언을 고하려 했음에도 당파성이 존속한다는 것, 기독교인이 신은 자기네 편에 있다고, 자신들 위쪽이 아니라 뒤쪽에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실은 당파성에 불을 지른다는 것에 주목합니다. 


73 홉스가 자연 상태에서의 완전한 자유에서 시작해 주권자 치하의 완전한 복종으로 향해가는 이 역설적인 체계를 말하는 데에는 이면의 이유가 있습니다. 마키아벨리와 마 찬가지로 홉스는 종교적 당파성 문제를 풀 영원한 해결책을 찾으려 했습니다. 마키아벨리가 당파적 의견들을 그 근저의 두 가지 기질로 환원했다면, 홉스는 이 환원을 한 걸음 더 밀고 나아가 한 가지 근본적인 요인을 발견했습니다. 그 요인이란 '(인간이) 의존하고 있는 정념', 곧 공포입니다.


74 이 지점에서 홉스는 공포를 불러일으킬 군주를 찾았던 마키아벨리와 갈라섭니다. 홉스는 공포를 느끼는 신민을 찾습니다.


74 존 로크(1632-1704)는 홉스의 기반인 자연 상태를 받아들인 뒤 새로운 설계에 따라 한결 정연한 입헌체계로 빚어냈습니다. 그 체계에도 근대의 비당파적 의도가 담겨있었습니다.


75 우리의 불안은 우리의 안전을 걱정하게 하고, 때로는 우리의 권리를 위해 궐기하고 더 나아가 우리의 자유를 위해 싸우도록 추동합니다. 로크의 정치학은 플라톤과 마키아벨리가 그토록 중시했던 기개를 어느 정도 다시 받아들였고, 그 덕분에 1776년 미국독립혁명을 고무하고 이 혁명의 원칙들을 규정할 수 있었습니다 .


82 루소는 자신의 정치학에서 기존의 정치 이론을 단순하되 역설적으로 비틀었습니다. 그는 이기적인 개인에게 일반의지를 부여함으로써 매력없는 부르주아지를 시민으로 바꾸자고 제안했습니다. 이것은 이를테면, 인간의 본성을 바꾸자는 제안이었고, 따라서 앞서 말했듯이 새로운 인간을 만들어 내자는 제안이나 거의 마찬가지였습니다. 개인은 각자의 특수한 권리를 공동체에 '양도'할 것이고, 바로 이 양도 행위로써 공동체와 더불어 그것을 인도할 일반의지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이 거의 새로운 인간은 일반의지를 갖춘 새로운 사회에서 살아갈 것이고, 그 사회는 일반의지 덕분에 당파적 또는 이기적 분열을 겪지 않고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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