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담화冊談話 | 인문고전 읽기의 실제 3-1

 

2023.06.28 🎤인문고전 읽기의 실제 3-1

커리큘럼

5.31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6.14   투퀴디데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6.28   플라톤, 국가·정체
7.12   셰익스피어, 리처드 2세 / 맥베스 / 오셀로
7.26   허먼 멜빌, 모비 딕

 

서지정보

호메로스 / 오뒷세이아 (알라딘 바로가기)

투퀴디데스 /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알라딘 바로가기)

플라톤 / 국가, 정체 (알라딘 바로가기)

셰익스피어 / 리처드 2세, 맥베스, 오셀로 (아침이슬 셰익스피어 전집 2, 4, 15)

허먼 멜벨 / 모비 딕 (페이퍼백)  (일러스트레이트 양장본)

 


제3강. 플라톤, 국가·정체

일시: 2023. 6. 28. 오후 7시 30분-9시 30분

장소: 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
강의 안내: https://learning.suwon.go.kr/lmth/01_lecture01_view.asp?idx=3172 

 

오늘 플라톤의 《국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플라톤의 국가는 주기적으로 새로운 번역이 나온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면, 예를 들어서 Francis Macdonald Cornford의 플라톤 국가 번역본이 있다. 초판이 아마 1941년에 나왔을 것이다. 제가 가지고 있는 게 1946년에 나온 것을 가지고 있는데 1946년이면 거의 100년 전이다.  영국이나 미국에서 플라톤의 국가가 펭귄 클래식에서 나오는데 해마다 새로운 번역이 나오는 건 아니다. Francis Macdonald Cornford의 책이 1940년대에 나왔는데 가장 최근에 플라톤 번역이 나온 것이 Melissa Lane의 번역이다. Melissa Lane의 번역이 90년대에 나온 것이다. Melissa Lane은 플라톤의 국가에 관한 한은 일진으로 인정받은, 그런 사람이 등장하면 새로운 번역본이 등장한다. 우리나라는 박종현 교수의 번역본이 있는데, 97년에 나왔을 것이다. 97년에 나왔으니까 30년 동안 번역이 아직 안 나온 셈이다. 지금 정암학당 연구원들이 공역을 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건 출간이 되어 나와봐야 아는 것이다. 

Melissa Lane은 플라톤의 《정치가》라고 하는 텍스트를 연구하기도 했고, 정치가 해설서도 쓴 것도 있다. 이 사람이 펭귄 클래식 영역본을 번역을 할 때, 책 앞에 보면 간단한 요약을 하고 그 다음에 번역을 해놓았다. 그런 것을 읽어보면 이 사람이 희랍어를 잘해서 번역을 잘했다고는 하지만 이 책을 어떻게 읽어야 될 것인가 그리고 이 책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이 책에서 무엇에 관심을 가져야 될 것인가 이것은 계속 다르다. 그러니까 1941년에 Cornford가 해놓은 해설과 Melissa Lane의 해설을 대조해서 읽어보면 같은 영국 사람들인데도 관심사가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그건 뭐냐하면 일단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학문적인 배경이 다른 것이고, Cornford가 국가를 읽을 때의 그 시대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가령 Catherine H. Zuckert가 쓴 시카고 대학에서 나온 Plato's Philosophers라는 책이 있다. 이 사람의 책도 주요하게는 국가라고 하는 책만을 해설한 건 아니고 플라톤의 대화편 전체를 해설하고 있는데, 국가를 해설한 부분을 보면 관심을 갖고 있는 영역이 다르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면 이런 고전 텍스트는, 우리가 지금 철학 고전을 읽는 것에 대해서 얘기하는데, 이런 고전 텍스트를 잘 읽는다 라고 하는 것은 일단 희랍어를 알고 그 다음에 이 텍스트를 구조에 따라서 또는 그것이 가지고 있는 어떤 고유한 술어terminology, 플라톤만이 아주 특별하게 사용하는, 플라톤은 이 단어를 이런 의미로 정해서 쓴다라는 것, 그런 것처럼 이런 고유한 술어를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게 읽기의 1번이다.  그 다음에 읽기의 두 번째 차원은 지금 현재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을 가지고서 텍스트를 읽어서 그 문제의식에 따라서 텍스트를 재구성하고 또 그 문제의식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서 책을 읽는다 라고 말할 때 그것이 2번이다. 지난번까지 호메로스의 서사시를 읽는다든가 이럴 때는 그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읽을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철학 고전 텍스트는 항상 두 번째 읽기를 잘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우리가 박종현 교수의 번역본을 가지고 읽는데, 가끔 인터넷 서점에서 보면 번역이 엉망이다 라고 쓴 사람들이 있다. 그럼 니가 해봐라 이런 소리가 절로 나오는데 이런 책을 놓고 번역이 엉망이다 라고 말하는 건 바보이다. 이건 번역이 엉망일 수가 없는 책이다. 이걸 가지고 그걸 따질 필요가 없다. 이 얘기는 뭐냐하면 철학 고전 텍스트는, 플라톤이라든가 이런 책들은 이미 번역이 나올만큼 나온 책들인데 이런 책들은 일단 번역본을 읽어도 내가 제대로 된 철학 원서를 읽어야 되지 않을까 라고 하는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  내가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고 이 철학 책을 읽느냐가 훨씬 중요하다. 즉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 많고 자신의 삶이 훨씬 더 밀도있게 살았을수록 철학 책을 읽으면서 얻어낼 수 있는 요소들은 많다.  엊그저께 월요일에 철학이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 말씀을 드린 적이 있다. 플라톤처럼 2500년 전부터 만들어진 철학적인 사유의 산물들은 플라톤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이런 식의 생각을 하게 되었는가 하는 것은 철학 전문가들이 연구할 일이고, 그런 철학 전문가가 되고 싶으면 철학 공부를 본격적으로 하면 되는데, 그게 아닌 사람들은 그냥 이 책을 읽고 내가 어떤 문제가 심각한데 그 심각한 문제에 대한 답을 플라톤으로부터 얻고 싶다 할 때 이 책을 읽는 것이다.  그러니까 철학책을 왜 읽는가. 철학책은 그냥 지적인 유희로 읽는 것이 1번이다. 철학책을 우리가 읽는 이유는 그냥 폼나니까 읽는 것이다. 정말 그게 정답이다. 철학은 잘난 척하기 위해서 공부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두 번째는 무엇인가. 철학에서 다루고 있는 문제는 시대와는 관계없이, 물론 플라톤의 철학은 어떤 시대적인 배경 속에서 생겨났는가 이것을 연구하는 것은 철학사 연구자, 사상사 연구자들의 일이고, 여러분들은 일반 독자니까, '1반' 독자가 아니라 '2반 '독자가 되고 싶다고 하면 끝나고 저한테 따로 말씀하면 된다. '2반' 독자가 되는 것은 수도사가 되는 것처럼 소명을 받아야 한다.  

철학책들은 가장 보편적인 텍스트the most universal text이다. 가장 보편적인 텍스트라는 것은 빈 그릇과 같다는 얘기이다.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고 읽어봐도 그런 대로 답을 주는 텍스트라는 말이다. 그것의 대표적인 텍스트들이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의 텍스트이다. 그 다음에 근대 철학의 텍스트, 데카르트나 칸트나 이런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의 텍스트들은 the most는 아니고 more universal text에 해당한다.  플라톤의 국가는 the most 중에서도 the most이다. 그러니까 나는 일반 독자로서 철학고전 텍스트 하나만 살 여유가 된다고 하면 국가를 사면 된다.  이것은 100년 동안 변함없는 것이다. 그래서 국가 해설서에 도전해보는 것, 《플라톤, 현실국가를 캐묻다》는 제가 국가 해설서에 도전해서 쓴 책이다.  


일반 독자들에게 지금부터 읽는 방법을 알려드리겠다.  플라톤의 국가를 읽는 방법을 알면 다른 텍스트도 그런 대로 읽을 수 있다. 그런데 데카르트 이후의 텍스트를 읽는 방법은 조금 다르다. 그것은 제가 다음 번 강의 시간에 알려드리겠다. 셰익스피어라든가 허먼 멜빌과 같은 사람들은 르네상스 이후 시대 사람들이다.  크게 서양의 고전 텍스트는 1450년을 기준으로 나누면 되는데, 그 이전 텍스트와 그 이후 텍스트가 조금씩 다르다. 그래서 대게 르네상스가 강조되는 경향이 있는데 르네상스는 중세에 속한다. 무슨 말인가. 르네상스 시대에 나온 텍스트들은 근대적 텍스트가 아니다. 셰익스피어만 해도 1500년대 사람이다. 1500년 이후에 나온 텍스트는 조금 다르고, 1500년 이전에 나온 텍스트는 대체로 비슷하다. 이제 강의 자료를 보자.  

서론 또는 문제 제기: 올바름에 관한 의견들, 공동체의 구성과 올바름, 공동체의 궁극적 근거와 철학적 정치가 그리고 넘겨보면 나쁜 상태의 네 가지 정체와 시민들, 참된 올바름과 궁극적 보답으로 되어있다.  이것은 제가 쓴 《플라톤, 현실국가를 캐묻다》, 국가 해설서의 각 파트 앞에 붙여놓은, 말하자면 간략한 요약이다. 요약을 제가 해놨는데 강의 자료를 보면 굵은 글씨로 쓰여 있는 부분들을 집중적으로 설명을 하겠다. 그런데 서론 또는 문제 제기가 있고 그 다음에 공동체의 구성과 올바름, 공동체의 궁극적 근거와 철학적 정치가, 나쁜 상태의 네 가지 정체와 시민들 이렇게 중간에 세 개가 있고 참된 올바름과 궁극적 보답이 마지막에 있다. 다 해서 다섯 개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무슨 얘기인지 알 것이다. 다섯개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즉 서론 또는 문제 제기가 서론이고 맨 뒤에 참된 올바름과 궁극적 보답이 결론 부분이다. 그리고 중간이 1장, 2장, 3장 이렇게 된다. 다 해서 다섯 개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구조를 꼭 생각을 해야 한다. 나는 엄청난 작가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지금부터 모든 문체 스타일을 시험하고 연습하리라 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혹시라도 있다면 그분은 '2반'이고, 그런데 '1반'적으로 글을 쓰고자 하는 분은 항상 고전적 스타일로 다섯 개 단락으로 쓰는 것이다. 플라톤도 분량을 조절한 건 아닌데 크게 보았을 때 플라톤도 이 형식을 벗어나 있지 않다.  그러니까 문제 제기가 있고, 그 다음에 결론이 있다. 문제 제기가 뭐냐하면 올바르게 살아야 하는가 그리고 올바르게 살면 뭐가 좋지 라는 게 문제 제기이다. 그러니까 플라톤은 결론에서 올바로 살아야지 그리고 올바르게 살면 죽어서 복 받아 라고 말한다. 너무 뻔한 얘기인데 그 뻔한 얘기를 하기 위해서 중간에 세 덩어리의 얘기가 들어가 있다. 올바르게 살려면, 그런데 나 혼자 올바르게 산다고 잘 되는 것도 아니고 올바른 나라에 살아야 올바르게 살 수 있다. 내가 정말로 올바르게 살고 싶은데 내가 살고 있는 동네가 개판이면 올바르게 살지 못한다. 그와 비슷한 것이다. 그러니까 그런 뻔한 대답들이 있는데, 중간에 여기가 이제 문제 제기, 그 다음에 문제 제기에 대한 2, 3, 4의 논변이 있고, 넓은 범위에서 좁은 범위로 가는 논변이 있고, 그 다음이 결론이다. 그러면 결론은 2, 3, 4에 있는 얘기보다도 범위가 넓으면 안 된다. 앞에 안 한 얘기를 결론으로 하면 안 된다. 이게 글쓰기의 기본이다.  결론은 앞에 있는 얘기보다도 항상 적거나 같아야 된다.  

플라톤이 되었건, 아리스토텔레스의 책들은 강의록이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데, 어떤 철학 책이라 해도 항상 이 사람이 첫머리에 뭐라고 문제 제기를 하고 있는가, 무엇을 심각한 문제라고 제기하고 있는가를 생각을 해봐야 한다. 그리고 중간에 무슨 얘기가 쭉 이어져 있는지는 떠나서, 문제 제기와 문제 제기 중간에 2, 3, 4에 해당하는 부분은 일단 놔두고, 결론을 찾아내는 게 먼저이다. 그러니까 소설을 읽듯이 읽으면 안 된다. 소설을 읽을 때는 소설 앞 부분을 읽다가 주인공이 죽나 이런 것을 알아보고 읽으면 재미가 없다. 그런데 항상 철학책은 앞에 읽고 맨 뒤를 봐야 한다. 주인공이 죽나 아니면 행복하게 사나 결론을 봐야 한다. 즉 플라톤은, 여기다 목차를 안 달아놨지만 목차를 달아놨다고 했을 때, 서른 또는 문제 제기에 해당하는 부분이 어디까지인지, 가령 어떤 책이 있는데 챕터가 12개가 있다고 해보자. 그것을 서론 또는 문제 제기에 해당하는 부분이 챕터 어디까지인지를 봐야 된다는 말이다. 챕터 3까지 얘기를 잔뜩 말하고 챕터 4에 들어가면서 '이제 본격적으로 이야기해보자'라고 되어 있으면 1부터 3까지가 서론 또는 문제 제기이다. 그 형식을 찾아야 한다. '이제부터 이야기해보자'라고 하면 그때부터 본문을 읽어가지 말고 서론 또는 문제 제기에 대해 답을 내놓는 부분이 뒤에 어딘가 있는지 봐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저도 철학 선생이니까 철학 책 읽는 법을 가르치려고 다른 사람이 해놓은 걸 보는데, 형식적인 것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라, 다독 다상량, 많이 읽고 생각을 많이 해라 라고 하는데, 아무런 생각의 지침이 없는 상태에서 생각만 하면 잠만 온다. 그러니까 아무 소용없다.  잘난 척하기 위해서 철학책을 읽는데 그러면 철학책을 쓰는 사람은 왜 쓰겠는가. 진짜로 잘난 척하기 위해서 쓰는 것이다. 정말 일부러 어렵게 쓴다. 플라톤의 국가는 평생 걸려도 이 한 권을 읽기가 어려운데 플라톤은 이만한 책을 10권 썼다. 그러면 컴퓨터도 없던 시절에 그게 가능하겠는가. 이건 제정신이 아닌 사람들이고, 적어도 사람으로 600번 정도는 태어난 사람이 쓴 것이다. 그렇게 생각해야 한다. 다시 1번부터 12번까지 챕터가 있다고 해보겠다. 그러면 1번부터 읽어나가기 시작해서 4번 정도부터, 아까 말씀드린 1번부터 3번까지가 서론 또는 문제 제기이다. 그러면 결론에 해당하는 부분이 어디서부터인가. 그냥 12번 하나일 수도 있다. 그러니까 중간으로 가지 말고 앞뒤를 찾아야 한다. 그 다음 중간 2, 3, 4에 해당하는 부분을 쭉 들춰보면서 대강 보면서, 꼼꼼하게 읽지 말고 들춰보면서 2, 3, 4에 해당하는 부분을 찾아야 한다. 대강 4부터 7까지가 2인 것 같고, 그 다음에 8부터 10까지가 3인 것 같고, 그 다음에 11이 4인 것 같다 라고 대강 옆에다가 가이드라인을 적어두는 것이다. 철학책을 그렇게 읽는 것이다. 그게 제일 중요하다. 저처럼 '2반' 연구자들은 문제 제기와 결론을 다 안다. 왜냐하면 주석서를 쓴 사람들이 뭐라고 해놓은 거 있다. 그러니까 '2반' 연구자들이 아니면 일반 연구자들은 연습삼아 읽는다고 할 때는 문제 제기와 그 다음에 결론을 찾는다. 이게 핵심이다. 두 번째로 두꺼운 책이든 얇은 책이든 이 사람이 주로 사용하는 고유한 술어terminology 목록을 만들어야 한다. 이게 있어야 발부리에 걸려 넘어지질 않는다. 이걸 어떻게 하는가. 철학 책들 보면 뒤에 색인이 있다. 고유명사 색인이 있고, 그 다음에 여기 보면 내용 색인이 있다. 국가의 내용 색인을 한번 보자.  거기 보면 가락, 가락의 어김, 가시적이라고 그랬는데 가락보다도 가시적이라는 단어가 더 중요한 것 같다. 왜냐하면 인용문이 많으니까. 내용 색인을 봐서 항목을 많이 가지고 있는 부분들이 중요한 단어들이다. 그것을 체크를 해야 한다. 많은 것부터 체크를 해야 한다. 넘겨보면 격정이 있다. 격정적이라는 단어가 그렇게 중요한 것 같지 않은데 되게 중요한 모양이다. 플라톤에서 격정이 되게 중요한 단어이다. 가령 이제 플라톤의 국가에서 격정적이라는 것이 튀모스thymos 라고 하는 단어인데, 플라톤의 국가에 나타나는 thymos를 설명하는 책이 제가 가진 것만 해도 두 권된다. 플라톤의 thymos 연구, 2500년 전 사람이니까 그 동안 플라톤의 thymos에 대해서 연구를 얼마나 많이 했겠는가. 그러니까 사실은 플라톤의 thymos가 이런 거야 라고 그동안 연구했던 사람을 다 눌러버릴 만한 새로운 연구가 나오면 그 사람은 상 받는 것이다. 그 정도로 중요한 개념이다. 그 다음을 보자. 의외로 경험이라는 단어는 안 중요하고, 보니까 과두정체라는 말이 있다. 그러니까 중요한 것들은 색인이 많다. 기술이 굉장히 중요하고, 나라, 이건 국가니까 나라가 중요한고 넘겨보면 다스림, 시옷 항목에 가면 사리분별phronēsis이 있다. 그 다음에 시민politēs이 있다. 이런 게 되게 중요한 항목인 것이다. 즉 어떤 terminology가 중요한가를 체크해서 적어도 일반 독자는 많이 거론되는 단어 5개 정도는 머릿속에 담고 읽기 시작을 해야 한다. 그래야 잘 모르는데 힘을 쓰다 보니 안 중요한 단어일 수가 있는 단어에 힘을 쓰는 불상사를 방지할 수 있다. 

1번은 구조를 일단 기본적으로 챙겨봐라. 2번은 terminology를 익혀라.  물론 '알기 쉬운 플라톤의 국가 읽기' 이런 게 있으면 좋겠는데 사실 마땅한 게 없다. 알기 쉬운 책들이 더러 있기는 한데 왜 그런 책들을 읽으면서 이렇게 단계별로 올라가야 된다고 말하지 않느냐 하면 알기 쉬운 책들부터 시작해서 철학 고전으로 올라가려고 하면 못 올라간다. 즉 다른 건 모르겠는데 철학 고전 텍스트를 읽을 때는 그냥 지금 얘기한 방법으로 10번 읽는 게 알기 쉬운 해설서 10권 읽고 가는 것보다 훨씬 낫다.  독자가 자기의 머리를 최대한 짜내서 읽을 것을 요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영역들이 있더라는 것이다. 아무리 쉽게 하려고 해도 안 되는 부분이 있다.  철학책은 알기 쉬운 철학책이라는 게 없다. 여기까지 가면 그런 것을 생각하고 여러 번 읽어보는 게 좋다. 

그 다음에 사용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여러분들 강의 자료를 보자. 국가에서 대화가 이루어지는 장소는 아테나이 성벽으로 이어진 항구 페이라이에우스에 있는 폴레마르코스의 집이다. 이렇게 되어 있다. 여기 대화라는 것과 장소라고 이렇게 되어 있다. 대화에 굵은 글이 써놨다. 플라톤의 텍스트의 특징은 대화dialogue다. 이 텍스트만이 가지고 있는 형식을 체크를 해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텍스트들은 강의록이기 때문에 사실 고대 철학자들의 책 중에 제일 읽기 쉬운 게 아리스토텔레스 책이다. 대신에 사전과 같아서 읽기는 쉬운데 따분하고 재미가 없다. 그런데 플라톤의 텍스트는 대화다. 플라톤의 대화라고 하는 형식을 따다가 써놓은 텍스트들 중 대표적인 게 로마 시대의 키케로이다. 아류들이다. 키케로가 쓴 책 중에 국가론이 있는데 플라톤의 국가를 본 떠서 만들어 놓은 책이다. '그리스 로마와 고전' 이렇게 말하는데 엄밀하게는 로마 시대의 텍스트는 고전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고전 텍스트라고 하면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부터 아리스토텔레스까지만 말한다. 로마 시대의 텍스트들은 고전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지난번에 얼핏 얘기했는데 로만은 낭만이다. 로마적이다 라고 하는 말은 고전적이라는 뜻이 아니다. 로마에서 만들어 놓은 업적은 건축과 법률이지 이런 철학 텍스트는 아니다.   

대화라고 하는 텍스트가 있다.  그러니까 고대 그리스에서 나온 텍스트는 대화편이라고 보면 된다. 아이스퀼로스, 에우리피데스의 드라마들도 모두 대화다.  아주 중요한 포인트가 여기 하나 나왔다.  아이스퀼로스가 되었건 에우리피데스가 되었건 소포클레스가 되었건 플라톤이 되었건 다 대화이다. 그리고 호메로스의 서사시도 에픽이지만 대화이다. 그러니까 에픽은 구조를 말하는데 대화는 내용을 이끌어가는 방식을 말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대화이다. 대화라고 하는 것이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literature 형식이다. 철학적이 되었건 드라마가 되었건 다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면 대화라는 건 뭘 말하는 것인가. 대화편으로 쓰기가 제일 어렵다. 대화의 특징을 여러분들이 생각해야 한다. 대화는 장소가 중요하다. 어느 장소에서 이 대화가 이루어지는가, 장소가 어디냐에 따라서 이 대화의 내용이 짐작된다. 다음 시간에 주로 집중적으로 강의할 텍스트가 셰익스피어의 《리차드 2세》인데, 셰익스피어의 《리차드 2세》라고 하는 작품은 셰익스피어 드라마를 읽는 열쇠이다. 좀 심하게 말하면 《리차드 2세》를 제대로 읽었다고 하면 셰익스피어를 다 읽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이다. 《리차드 2세》에서 제일 중요한 게 세 장면인데 세 장면인데 웨일스 해안 장면, 플린트 성 장면, 웨스트민스터 장면이다. 그런데 여기 플라톤의 대화가 이루어지는 장소는 아테나이와 성벽으로 이루어지는 항국 페라이에우스에 있는 폴레마르코스의 집이다 라고 했는데, 아테나인은 읍내이다. 폴레마르코스는 민주파이다. 말하자면 컨트리사이드에서 이 대화가 일어난다. 소크라테스는 읍내 사람이고, 읍내 사람이 자기에게 좀 적대적인 사람들이 모여 사는 변두리에 가서 대화를 한다. 느낌 딱 온다. 이 주제가 민주주의에 관한 것이고, 정치에 관한 것이다. 소크라테스가 굳이 거기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 소크라테스는 주로 읍내에 있는 아고라 시장에서 놀던 사람이다. 거기서 얘기하지 않고 성 밖을 나가서 얘기했다. 벌써 이 장소라고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장소에서 대화가 이루어진다. 그래서 제가 이러한 장소 설정부터 심상치 않다 그랬는데 거기 가서 올바름에 관하여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장소 감sense of place이라는 말이 있다. 사회지리학에서 사용되는 용어이다. 이것으로부터 많은 것이 파생되어 나온다. 

그러니까 여기서 페이라이에우스라고 하는 장소가 중요하고 거기서 폴레마르코스와 올바름에 관하여 대화를 나눈다. 폴레마르코스 같은 사람들은 간단히 말하면 체류 외국인들이다. 아테나이 본토 사람들은 아닌데 외국에서 사업하러 온 사람들이어서 영주권 비슷한 걸 가진 사람들이다. 폴레마르코스는 나중에 아테나이 내란 와중에 죽는다. 벌써 그러면 플라톤이 예상하고 있던 독자들이 누구이겠는가. 당시 아테나이 사람들이다. 그러면 당시 아테나의 사람들은 페이라이에우스에서 폴레마르코스하고 올바름에 관하여 대화한다고 하면 칼을 들고 하는 것인가 라고 생각할 수 있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이 설정을, 장소감을 통해서 충분히 확인을 해야 이 주제가 얼마나 무거운 주제이고 첨예한 주제인지를 알 수 있다.  이것을 알고서 그 다음에 항국에서 벌어진 축제를 구경한 다음 그렇게까지 심각한 주제를 놓고 대화를 한 까닭은 어디에 있을까, 시급한 문제였기 때문이라고 짐작해 본다 라고 되어 있다. 거기 구경이라고 하는 말에 굵게 되어있다. 구경이라고 하는 말이 바로 이론theoria이라는 말인데 원래 theoria라고 하는 말이 구경이라는 뜻이다. 항구에서 벌어진 축제를 구경하고 그 다음에 그 구경이 끝난 다음에 이 사람들에게 세상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데, 플라톤은 기본적으로, 여기에 등장하는 소크라테스는 세상을 한 발짝 물러서서 이렇게 구경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서론 또는 문제 제기니까 올바름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하지 않겠는가. 거기에 의견들이라고 복수로 쓰여 있다. 의견들은 희랍어로 doxa라고 부른다. 그러니까 이 의견들은 뭐냐하면 일단 케팔로스와 그의 아들 폴레마르코스가 올바름에 대해서 뭐라고 뭐라고 얘기를 하고, 그 다음에 트라쉬마코스도 뭐라고 뭐라고 얘기를 하는데, 그것들을 놓고 대체로 봐서 그 당시 아테나이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올바름이라고 하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냐라고 말한 것들이겠다. 그래서 세상을 살아가면서 터득하고 전통적으로 이어받은 올바름에 관한 자신들의 신념을 얘기를 한다. 그런데 그것을 소크라테스가 논박을 하지 않았겠는가. 그러면 거기 세상을 살아가면서 터득하고 전통적으로 이어받은 신념, 그것이 의견들이다. 거기에 소크라테스는 그것을 하나하나 논박해 나간다.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철학책들은 이 의견들에 대한 논박이 있다. 문제제기 및 서론을 충실하게 읽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어떤 것을 중요한 문제, 시급한 문제로 하고 있는 것인가 그리고 이 사람이 기본적으로 문제 삼고 있는, 즉 논박하고자 하는 얘기들이 무엇이냐 라는 것을 찾아내야 한다. 논쟁에는 다양한 주제들이 뒤섞여 있음을 알게 된다 라고 했다. 이게 폴레마르코스나 트라쉬마코스 정도를 논박해가지고는 안 된다는 걸 알게 되니까 이제 플라톤의 형제들인 글라오콘과 아데이만토스가 진지한 태도로 제기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기나긴 대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제 올바름이라고 하는 것이 한 두 가지 정도를 논박해가지고는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얘기를 길게 한다가 서론 및 문제 제기에 나오는 것이다.  

지금 제가 중요한 포인트로 잡아야 하는 것이, 이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하는가 그리고 어디에서 이야기하는가 그리고 그들이 논박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고 어떤 논박의 방법을 사용하는가 이것을 꼭 생각해야 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