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N. 스턴스: 세계사 공부의 기초 — 역사가처럼 생각하기


세계사 공부의 기초 - 10점
피터 N. 스턴스 지음, 최재인 옮김/삼천리


옮긴이의 말

서장 세계사란 무엇인가

1장 세계사의 골격

2장 역사가처럼 생각하기

3장 시간, 시대구분과 평가

4장 공간, 지역과 문명

5장 만남과 교류

6장 주제와 범주

7장 세계사의 쟁점

8장 현대사, 우리 시대의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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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말

6 시대구분을 시간 순서에 따라 적당히 편의적으로 하기보다는 시대의 특징이나 주제와 연관 지어 명명하고 구분하려는 시도이다. 돋보이는 부분은 고대 대신 고전시대라고 명명한 점이다. 오늘날까지도 인류의 생활과 문화의 전범이 되는 법, 제도, 철학, 종교 등의 기초, 즉 고전이 마련된 시대라는 의미이다. 


서장 세계사란 무엇인가

19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세계의 관계들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다양한 문화적·정치적 전통이 저마다 어떻게 형성되었으며 또 상호작용했는가를 보여주는 역사이다.


23 뒤에서 살펴보겠지만, 거의 모든 지역에서 되풀이 되면서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기본적인 논쟁은 사실 역사학의 목적과 관련된 것이다. 서양 문명의 역사에 대한 미국 역사가들의 논쟁 역시 같은 맥락에 있다. 지난 두 세기 동안 대부분의 나라에서 역사교육은 기본적으로 합의된 국가적 서사와 (보통은) 거기에 함축된 이데올로기를 심어주려고 했던 것 같다. 다시 말하자면, 역사는 정체성 형성과 정치적 정통성에서 중심 요소였다. 좀 더 들어가보면 분명히 국가적 차원의 잘못, 예를 들면 미국의 원주민 처우나 노예제 같은 잘못도 시인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내용은 다른 긍정적 요소들을 강조함으로써 묻혀 버렸다. 비교적 역사가 짧은 미국의 경우 국가차원에서 강조하는 역사적 내용이 서양 문명의 배경을 통해 보완되었다.


24 단언컨대, 세계사는 이와 다른 방향을 취한다. 세계사 학자들은 국사 또는 문명적 접근법을 취한 국사를 놓고 굳이 논쟁하지 않는다.


24 세계사 공부의 목표는 역사적 렌즈를 통해 지구적 상황들을 이해하는 것이다. 이는 또한 자신의 것만이 아니라 몇몇 중요한 문화적 전통들에 진지한 관심을 두는 것을 수반한다. 지구적 상황들을 이해하는 것은 다양한 사회들 사이의 접촉을 주의 깊게 탐구하는 것이고, 무역 패턴이나 기술의 교환 같은 커다란 동력이 특정 지역의 경험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를 탐구하는 것이기도 하다


27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의 정체성들과 그 관련된 문화들을 진지하게 배우고, 지역적 정체성을 넘어서 어떤 식으로든 지구적 차원의 상호작용에 대해 깊이 있게 배우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27 오늘날의 관점에서 이 역사가들을 보면 그 누구도 온전한 '세계사가'(world historian)라고 할 수 없다. 간단히 말하면, 그들이 알고 있던 여러 세계가 사실은 모두 포함된 세계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들의 목표는 폭넓게 보는 것이었다.


29 역사에서 국가주의적 파장이 강해지고 여기에 세밀함을 추구하는 움직임이 추가되면서 나타난 두드러진 결과는 19세기에서 20세기 초까지 세계사 서술에서 거의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역사교육 분야는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현실 세계에서는 사회들 사이의 접촉이 바로 그 기간 동안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큰 차원에서 진행된 발전을 반영한 역사서술은 거의 없었다.


29 20세기 중반이 되어서야, 몇몇 야심찬 역사가들이 인류의 경험에 대해 국가 또는 지역 단위를 넘어서는 지구적 차원에서 틀을 만들어 이야기 하려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영국의 역사가 아널드 토인비가 기념비적인 저서인 《역사의 연구》(Study of History) 집필에 착수한 것은 1934년이었다.


36 AP과정에서는 다섯 가지 대표 주제를 제시했다. 인류와 환경(인구, 질병, 기술 같은 범주를 포괄), 문화의 발전과 상호작용(종교, 과학, 예술 등), 국가형성과 갈등(정부 형태, 제국과 국가, 혁명), 경제체제들(농업, 상업, 산업혁명 등), 마지막으로 사회구조의 발전과 변형(젠더, 가족, 인종, 사회적·경제적 계급). 이 역시 긴 목록이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는 선택을 할 수 있게 해준다.


36 모든 세계사 프로그램에는 세 가지 기본 방법론의 적당한 결합이 반영되어 있다. 한정된 숫자의 이 방법론들을 이해한다면 분명히 목표에 접근 할 수 있다. 첫째,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주요 사회와 문명에 한정시킨 가운데 진행된다. 각 전개과정과 상호작용을 추적하고 치밀하게 비교하면서 세계사가 연관성을 상실한 채 뿔뿔이 흩어지지 않도록 단단히 조직한다. 이 첫 번째 방법 때문에 일부 세계사 연구자들이 조금 예민해지기도 하지만, 몇 가지 이유 때문에 이 절차를 포기하는 것도 상당히 어렵다. 비교는 이 방법론을 모아 잡는 중요한 분석적 접착제이다. 

둘째, 점점 더, 세계사 연구자들은 주요 사회들 사이의 접촉에 대해, 이들 접촉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에 대해 깊은 관심을 기울인다. 사회들은 어떻게 서로 배우는가, 서로 간에 힘의 조정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상호 작용에 대한 규제를 위해 어떤 시도를 하는가? 여기서 비교가 도움이 된다. 두 사회가 상호 작용을 할 때 테이블에 각각 무엇을 들고 오는지를 비교 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나 여기서 분석은 비교를 넘어 확대되어, 상호작용과 그 패턴들이 시간의 경과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이해하는데 적합한 기술을 아우르게 된다.

셋째, 세계사 연구자들은 비단 접촉만이 아니라 여러 다양한 사회, 심지어 직접 접촉이 없는 사회에도 영향을 미치는 거대한 동력들을 알아내고 추적 하는 것에도 관심을 갖는다. 이런 동력에는 이주 패턴, 전염성 질병, 기술의 전파, 선교 문화, 무역, 그리고 최근에는 환경적 영향까지 포함될 수 있다. 세계사는 다양한 사회들이 이렇게 공동으로 직면한 영향력에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비교할 수 있다. 따라서 세 번째 방법론은 첫 번째와 연결되어 접촉이 거대한 동력들과 어떻게 연루되어 있는지를 탐구 할 수 있게 해준다. 거대한 동력들의 구성에 나타난 변화는 접촉 패턴에서 나타나는 변화와 함께 세계사 시대를 조직하고 정의하는데 참조해야 하는 요소 가운데 하나이다. 주요 사회들을 추적하고 비교 하는 것, 접촉의 전개와 결과를 보는 것, 거대한 동력들에 맞서는 대응들과 거대한 동력들의 성격 변화까지 추적하는 것, 이 것이 감당할 수 있는 조직화 원칙의 목록이다. 이를 통해 세계사 연구자들은 시간과 지리(그리고 일정한 주제까지)를 감당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어떠 어떠한 종류의 자료를 포기해야 하는지를 결정할 수 있게 해준다. 예를 들어, 개별 국가에서 일어나는 세밀한 내부적 발전들은 포기할 수도 있다. 

세계사는 일종의 야심 찬 프로젝트이다. 많은 사람들이 흥미로워하는 것은 바로 이 이유 때문이다. 이는 열정적인 연구자 들에게도 정말 어려운 과제이다. 하지만 사실 감당할 수 있다. 많은 주요 자료들을 될 수 있으면 많이 암기하는 경쟁을 펼칠 필요도 없고, 또 해서도 안된다. 역사가가 자료를 거절하게 만드는 문제가 생기더라도, 세계사는 선택을 원칙으로 삼는다.


39 새로운 지구사는 인간 경험의 가장 근본적인 변혁은 현대, 그것도 주로 20세기 후반에 발생했으며, 따라서 그 시대가 역사 연구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1장 세계사의 골격

초창기(기원전 250만년 전 ~ 기원전 1만년 전)
43 이 장은 세계사의 표준적인 틀을 정리하여 소개하는 몇 쪽짜리 교과서라 할 수 있다.

43 그렇다면 주요 시대는 어떻게 규정되는가, 각 시대의 주요 특질을 무엇인가? 둘째는 각 시대 내에서(지역이 달라지면 시간 틀에 기초한 시대 배치도 달라진다) 지리적 강조점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셋째, 각 시대마다 중심 주제는 무엇인가? 주제가 제시된 경우, 주제에 따라 시대적 특징이 변하기도 하지만 주요 내용은 함께 움직인다.

44 인류는 250만년 전에 동아프리카에서 출현한 이래 복잡하고 긴 진화과정을 거쳤다. 인류의 출현 시기는 좀 더 위로 거슬러 올라갈 수도 있다. 뚜렷이 구분되는 다양한 종이 등장하여 개중에는 다른 지역으로 이주한 경우도 있다. 모든 현생인류의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는 이렇듯 기나긴 과정 끝에 비로소 등장했다. 점차 우수한 적응력, 특히 짐승을 사냥하는 조건이 변화하게 되면서 중요해진 순발력을 통해, 그리고 전면적인 전쟁이나 다른 종족과 혼인 등을 통해 12만년 전 무렵에는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만이 유일한 인류로 남아 있게 된다. 

45 초창기 인류는 적어도 두 가지 기초적인 성취를 이루어 냈다. 첫째, 수렵채집 경제 속에서 남성은 사냥을 하고 여성은 견과류, 씨, 열매 따위를 채집하면서 인류는 점차 능수능란한 도수 사용자가 되었다.

45 두 번째로 큰 뉴스는 이주였다. 여러 인류가 이주를 감행하기는 했는데,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가 이주를 시작한 것은 7만 년 전이다.

45 기원전 10000년까지 지구상에 1천만명 정도이던 인류는 오늘날 우리가 거주하고 있는 사실상 전 세계 모든 지역에 터전을 잡았다. 이런 거주지의 확산은 인류의 적응 능력을 잘보여 준다. 이와 동시에 집단 간의 차이도 커졌다. 그렇다고 해서 기초적인 유전자 차원에서 차이가 나타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언어와 문화적 관행에서는 차이가 생겨났다.

46 인류 역사의 기나긴 초창기에서 중요한 지점은 진화과정의 주요 단계들, 특히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의 근본적 특징을 알아보고 수렵채집 경제의 성격과 사회적 함의를 이해하는 것이다. 나아가 도구를 사용하는 주요 단계들, 특히 신석기시대에 이룬 성취들을 찾아보아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주의 특징과 시기, 함의를 정리하는 것이다.

농업
46 인류사의 초창기는 농업의 출현, 이른바 신석기혁명으로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인류 역사의 기본적인 환경을 크게 변모시킨 최초의 전환이었기에 세계사 학자들은 대개 이 대목에 큰 관심을 기울인다.

47 기원전 9000 ? 8000년 무렵, 중동 북부에 있는 흑해에서 최초로 농업이 시작되었다. 

47 기원전 7000년 벼농사 중심으로 동남아시아에서 농업이 시작되었고, 기원전 5000년 무렵에는 옥수수 농사에 기초해 중앙아메리카에서도 농업이 시작되었다. 

47 농업이 정착된 뒤로도 그 전파 속도는 느렸다. 농사가 유럽의 주요 지역에 전파되기까지 수천 년이 걸렸을 정도이다.

49 인구 증가가 시작되면서 1,600년마다 인구가 곱절로 늘어났고, 기원전 1000년에는 세계 인구가 1억2천만명에 이르게 된다.

50 농업 사회는 남성과 여성 사이에 뚜렷한 격차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가부장제 아래에는 남성은 현저하게 권력을 누렸다.

51 마지막으로 주목할 점은, 모든 농업 사회가 일주일개념을 만들어냈다는 점이다(다만, 한 주가 며칠로 구성되는지는 사회에 따라 달랐다). 오직 인간만이 발명해 낸 중요한 시간 단위인 한 주는 자연의 흐름과는 그 어떤 관련도 없다.

문명
52 인류 최초의 문명은 기원전 3500년 무렵, 티그리스-유프라테스 강 유역의 메소포타미아에서 시작했다. 이에 앞서 농업 경제와 함께 바퀴를 비롯하여 연장과 무기에 금속(청동)을 사용했다.

53 서아프리카를 비롯한 일부 지역들에서는 '국가없는' 여러 농업 경제가 꽤 최근까지 작동해왔다. 다시 말하면, 문명은 농업의 등장과 함께 곧바로 또는 반드시 나타난 산물은 아니었다.

54 세계사에서 강 유럽 문명들이 남긴 가장 중요한 업적은 문자 기록이나 공식 법률처럼 다시 창조될 필요가 없는 사회적 기반의 전형들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55 초창기 또는 강 유역 문명기는 변화를 보여주는 뚜렷한 사건 없이 기원전 1000년 무렵에 마무리 된다. 중동에서 거대한 제국들의 시기가 한동안 막을 내리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중요하지만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몇몇 사회들이 특히 지중해 동부 지역에서 등장할 수 있었다.

고전시대(기원전 1000년 ? 서기 600년)
58 팽창하는 문명들 모두는 여러 측면에서 제국을 건설했다. 이 제국들은 각 문명 지대 모두 또는 (인도의 경우) 대부분을 하나의 정부 아래 통일했다.

60 전반적으로 고전시대는 주요 지역 문명들마다 오래 지속되는 특징을 여럿 형성했다는 점에서 세계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띈다. 이 시기에 수립된 핵심적인 문호 전통들은 오늘날에도 식별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다.

62 더욱 중요한 것은 고전 문명들을 잇는 두 갈래 주요 통로가 있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북서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 같은 사회도 이 교류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먼저 대륙을 관통하는 일련의 만남이 이어졌다. 중국 서부에서 시작해서 중앙아시아를 지나 인도, 페르시아를 거쳐 간 도로망은 지중해로 이어져 '실크로드'로 불리게 되었다. 

62 두 번째 교류망은 인도양을 무대로 펼쳐졌다. 로마인들은 제국 시대에 홍해의 항구에서 출발하는 원정대를 인도에 정기적으로 파견했다.

62 서기 200~600년에 위대한 고전시대 제국들이 몰락했다. 가장 먼저 무너진 쪽은 중국의 한나라였다.

고전시대 후기(500-1450)
64 불교는 서기 500년이 되면 기성 종교가 된다. 기독교는 5세기 이전부터 로마제국 안에 서서히 기반을 잡아 나간다. 이후 로마제국이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기독교화는 훨씬 빠르게 진행되었다. 가장 늦게 등장한 세계 종교인 이슬람교는 서기 600년 무렵에 시작되었지만, 그 어떤 종교보다 빠르게 전파되어다. 이 세 종교의 확산은 고전시대 후기의 정치경제적 고난을 동반한 것이기도 했다.

64 이런 움직임은 인류사에서 가장 큰 문화적 변화였다.

66 칸이 다스리는 나라들이 죽 이어지면서 유럽에서 아시아로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새 여행로가 생겼다. 몽골인들이 새로운 접촉에 관용적이라는 점이 입증되었다.

67 이런 일련의 변화가 1492년 유럽인들의 아메리카 발견으로 절정에 이르면서 고전시대 후기는 확실하게 막을 내렸다.

근대초기(1450-1800)
68 18세기 중반 이후가 되면 오스트레일리아와 태평양의 주요 군도들도 합류하게 된다. 이렇게 포함되기 시작하면서 나타난 첫 번째 결과는 생물학적 교환(이른바 '콜럼버스의 교환')으로, 이전에는 고립되어 있던 지역들과 다른 세계 사이에 일어나는 교류였다. 이전에는 고립되어 있던 지역들과 다른 세계 사이에 일어나는 교류였다.

68 두 번째 중요한 변화는 진정한 의미에서 지구적 차원의 경제가 형성된 것이다.

69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주로 아프리카의 상인과 통치자들이 노예무역을 조직했다. 세계경제의 상당 부분에서 경제적 불평등이 크게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70 세 번째 세계적 차원의 큰 발전은 여러 신생 제국의 성립이다. 대포 같은 새 군사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군사 훈련과 조직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 생겨나기도 했지만, 여러 지역에서 정치 역량이 강화된 결과이기도 했다.

70 이민이 늘어나면서 생물학적 교환도 일어났다. 새로운 세계경제로 인해 온갖 복잡한 관계가 형성되었다. 제국의 새 시대와 함께 군사활동도 새로운 단계로 진입했다. 이 세가지가 근대 초기의 주요 주제이다.

장기 19세기(1789-1918)
72 대부분의 세계사들은 (특별한 단일 사건 없이) 18세기 말부터 시작해서 제1차 세계대전(1914~1918)으로 끝나는 상대로 짧은 시기를 별도로 다루고 있다. 이 시기를 '장기 19세기'라고 부르는데, 적어도 명칭은 적절하다.

74 서구가 산업을 지배하게 되면서 지역적 불평등이 다시금 크게 확대된 것이다. 서구의 공장제 생산으로 여러 지역에서 전통 수공업이 몰락하면서, 이들 지역이 직물을 비롯한 여러 상품들을 수입하게 되었다.

75 혁명의 불길이 아직 지구 전체로 번지지는 않았다. 전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새 제국주의 지배와 경제적 착취가 자유나 민주주의, 독립국가론 등에 대한 어떤 연설보다 직접적인 영향력을 끼쳤다. 그런가 하면 새로운 사상들도 전파되었다. 내셔널리즘은 특히 발칸반도에서 오스만제국에 대한 독립운동을 부추겼다.

77 장기 19세기는 제1차 세계대전과 함께 막을 내린다. 이 전쟁은 역사상 전례를 찾을 수 없는 가장 잔혹한 전쟁이었다.

현대
78 세계사에서 현대를 규정하는 데 두 가지 구조적 어려움이 있다. 하나는 우리가 그 한가운데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현대의 여러 중요한 주제에 대한 이야기들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알 수 없다. 

78 둘째, 지난 100년은 온갖 발전과 혼돈의 양상을 모두 선보여 주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대공항의 그늘 아래 수십 년이 흘렀고, 부분적으로는 냉전의 틀에 묶인 채 수십 년이 지나서야 마침내 냉정의 종말까지 보았다.

78 해법은,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이 시대가 어떻게 마무리될 것인가에 대한 예단 없이, 지난 세기 세계사에서 가장 중요한 방향성을 보여주는 주제들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2장 역사가처럼 생각하기


87 세계사가 단순한 사실들을 나열한 목록은 아니다. 능동적 분석을 통해 재편되고 결합되고 응용되지 않으면, 사실 자체만으로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세계사 학자들은 다른 역사가나 교육자들과 마찬가지로, 세계사 프로그램을 통해, 또 그 결과로 어떤 생각의 습관들을 키워야 하는지 연구해 왔다. 학생들도 어떤 수준의 세계사 프로그램을 통해서든 최대한 많은 것을 습득하려면 이런 기술(技術)과 습관을 잘 이해하고 알아 둘 필요가 있다.


98 사료를 현재의 언어와 가치관이 아니라 과거의 관점에서 읽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경험이 중요하다는 얘기이다.


99 세계사가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과거의 자료만 다루는 게 아니라 다른 문화적 전통에서 남긴 자료까지도 다룬다는 점이다. 그래서 오해하거나 지나치게 단순화시키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렇게 어렵기 때문에 뜻밖에 얻는 것도 있다. 사료를 해석하는 능력을 갖춘다는 것은 다른 사회의 성과를 더 깊이 있게 이해하게 된다는 의미이다. 이런 이해 능력을 통해 교실 밖에서도 전 세계에 과한 정보를 잘 다룰 수 있게 된다.


큰 그림 그리기

90 글로 쓰든 말로 하든, 설득력 있는 주장은 사실적 정보를 요약하여 두서없이 나열하는 것이 아니다. 거기에는 뚜렷한 분석적 문제의식이 담겨야 한다.


사료를 활용하고 해석하기

90 역사는 몇 가지 분석 범주들을 갖고 있는 하나의 학문이다. 역사를 구성하는 주요 요소 가운데 하나는 사료를 다루고 논쟁이 되는 여러 해석에 대처하는 솜씨이다. 특히 사료는 다른 시대에서 갖고 오기 때문에, 특별한 도전의욕을 북돋우고 폭넓은 관심을 살 수 있다. 학생들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 두 번째 범주는 역사적 정보를 인간 행위이나 역사적 패턴에 대한 더 큰 이론이나 가설을 검증하는 데 사용하여 서로 다른 시대의 발전들을 비교하는 것, 즉 역사적 유사성들을 모아 생각해보는 것이다.


91 모든 역사학의 공통점은 시간에 따른 변화를 다룬다는 것이다. 이 범주를 몇 개의 큰 덩어리로 나누기 위해 여러 단계를 상정할 수 있다. 물론 시간에 따른 변화를 전반적으로 서술할 때 세계사 고유의 특질을 가장 잘 드러내 보일 수 있을 것이다.


96 만약 어떤 남자가 다른 남자를 주술사라고 고소해놓고 그것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주술사로 고소당한 남자는 강으로 가서 몸을 던진다. 만약 강이 그를 덮쳐 다치게하면, 고소한 사람은 그 남자의 집을 인수한다. 만약 강물에서 그 남자가 다치지 않고 빠져나와 강이 그 남자가 결백함을 보여준다면, 주술사라고 고소한 사람은 사형에 처해진다. 강물에 몸을 던진 남자는 자신을 고소한 사람의 집을 인수한다.


위 문단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이런 해결 방식에는 어떤 문제점이 있는가? 현대 사회에서는 이런 문제를 어떻게 다루는가? 이 기록은 메소포타미아의 종교적 신앙의 패턴을 보여주고 있는가? 재산 구조는 또 어떤가? 메소포타미아 사람들은 왜 강물이 인간의 결백 또는 유죄를 말해 줄 것이라고 믿었는가? 이런 질문에 대해서는 앞에 인용한 자료의 내용을 통해 어느 정도는 답할 수 있다. 그럼에도 생각이 필요한 문제라는점 또한 분명하다. 독자는 이런 질문을 던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메소포타미아의 학교에서는 수영을 가르쳤는가?" 


위 문단에 서술되어 있는 관행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곰곰이 생각해 볼 수도 있다. 강물에 뛰어드는 것을 문제해결의 관점에서 생각해 보자. 고소당한 사람이 강물에서 무사히 빠져나왔을 경우 메소포타미아 사회가 규정에 따라 처리할 때 문제는 무엇인가? 같은 문제가 발생할 경우 현대사회는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룰 건가. 우리는 강을 사용하는 기술은 이미 포기 했다. 


97 반소(班昭, 44~116년, 역사가 반고의 여동생  - 옮긴이)는 중국 한나라의 귀족 여성이다. 이 사람은 여성의 역할과 행실에 대한 지침서를 썼는데, 이 책은 널리 읽혔고 여러 차례 발행되었다.


소녀는 자신이 낮고 약함을 나타내기 위해 부모의 침상 옆에 다소곳이 앉아야 하며, 다른 사람 앞에서 겸손하도록 조심해야 한다. 여자 아이들은 집안일을 민첩하게 처리하는 솜씨를 일찍 부터 배워야 한다 ...... 그러나 남자만 가르치고 여자를 가르치지 않는 것은 남녀 사이의 관계가 가지는 중요성을 무시한 것은 아닐까? 사내 아이는 여덟 살이 되면 글 읽는 것을 가르치고, 열 다섯 살이 되면 문화 교습을 위한 준비를 갖춰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사내 아이와 마찬가지로 여자 아이에 대한 교육도 이 원칙을 따라야 하는 것 아닌가? 음과 양이 같지 않은 것처럼, 남성과 여성은 다른 특성을 갖고 있다. 남자는 강할 때 존중받고 여성은 상냥하기 때문에 아름답다.


위 문단의 요점은 무엇인가? 좀 더 설명이 필요한 문제는 어떤 것들인가? 이 기록이 세계사에서 중요한(또는 중요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문단을 통해 어렵지않게 답할 수 있는 몇 가지 질문이 있다. 고전 시대 중국사람들은 남녀가 평등하다고 믿었는가? 반소가 보기에 바람직한 여성이 갖춰야 할 개인의 덕목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합리적 추론을 통해 좀 더 많은 질문을 이끌어 낼 수도 있다. 기록된 내용은 귀족층에만 해당되는가 아니면 중국사회 전체에 적용 할 수 있는가? 반소는 일정한 여성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불평등한 역할에 대한 통념을 어떻게 이용했는가? 이런 자료를 통해 고전시대 중국에서도 몇몇 여성은 훌륭한 업적을 이룰 수 있었다고 주장 할 수 있는가? 일부 여성에 대해서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사람이라면, 그 교육 내용도 남성과 같아야 한다고 생각했겠는가? 고전시대 중국에서는 여성도 남성만큼 폭력적이었을 것 같은가? 반소는 자신을 둘러싼 사회에서 젠더 관계가 제대로 조직되어 있다고 믿었는가? 그렇지 않다면, 그녀가 우려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98 사료를 현재의 언어와 가치관이 아니라 과거의 관점에서 읽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경험이 중요하다는 얘기이다.

99 세계사가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과거의 자료만 다루는 게 아니라 다른 문화적 전통에서 남긴 자료까지도 다룬다는 점이다. 그래서 오해하거나 지나치게 단순화시키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렇게 어렵기 때문에 뜻밖에 얻는 것도 있다. 사료를 해석하는 능력을 갖춘다는 것은 다른 사회의 성과를 더 깊이 있게 이해하게 된다는 의미이다. 이런 이해 능력을 통해 교실 밖에서도 전 세계에 과한 정보를 잘 다룰 수 있게 된다.

일반화와 유추
100 첫째, 역사가로 훈련을 받았든 그렇지 않든, 상당수 학자들은 몇 가지 법칙이나 불변의 기본 모델을 다양한 경우에 투사하여 시간에 따른 인간의 경험을 기술했다. 역사 전공자들은 보통 이런 식의 연구에는 거리를 두는 편이다. 그럼에도 과거의 복잡성이나 다양성을 단순화시킬 필요성이 생기면, 그런 시도는 불쑥불쑥 등장하곤 한다. 이런 접근 방법은 자료에 바탕을 두고 검증할 필요가 있다.

101 두 번째 관점은 거대 이론이나 역사법칙과는 다르다. 그렇지만 검증 과정과 지식을 갖춘 상태에서 비판적 사고를 적용하는 것과는 관련되어 있다. 또한 한 시대에서 다음 시대 또는 과거에서 현재를 유추하는 것과 연관된 것이다. 역사는 온갖 인간 행위의 사례가 폭넓게 채집되어 있는 실험실이라고 볼 수 있다. 

변화와 지속성
104 학문 분과로서 역사학의 핵심적 공헌을 꼽으라면, 변화 과정에 대한 이해, 또는 적어도 변화에 대한 이해에 다가갈 수 있는 가장 가능성 높은 방법이라는 데 있다. 변화와 관련한 분석에 도움을 주기는 하지만, 다른 어떤 사화과학도 이렇게 명시적으로 이 현상에 초점을 두지는 않는다.

104 변화의 실제이슈와 과장되기 십상인 주장들을 구별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교육의 근본적인 목표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역사학이 중요한 것이다.

105 변화하는 상황이 제시된다면, 첫 번째 질문은 '무엇으로부터의 변화인가?'이다. '출발점을 분명히 한다는 것'은 변화를 다룰 때 무척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변화를 둘러싼 주장이 공허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108 역사가들은 실험을 되풀이할 수가 없다. 주어진 요소들이 작용하여 필연적으로 표준적인 결과를 낳는지를 확인할 길이 없다.


역사가처럼 생각하기

  • 자료 해석하기
자료를 통해 어떤 질문에 답할 수 있는가
자료가 특정한 관점에 따라 작성되지는 않았는가
자료를 통해 어떤 주장을 세울 수 있는가
좀 더 자료가 추가된다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가
  • 다른 해석에 직면할 때
다른 해석은 증거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가
특정한 성향을 나타내지는 않는가
주장이 어떤 논리로 전개되고 있는가
  • 시간에 따른 변화
변화 이전의 패턴은 어떠했는가
중요도
변화 과정: 시작되고 끝나는 시점
진행 과정: 변경된 부분과 좀 더 폭넓게 미친 결과들
인과 관계
지속성
  • 비교
비교할 문제 설정하기
부차적 논제들을 비교한다
유사성과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
주요 유사성과 차이
  • 지역과 세계
지역적/세계적 요소가 사건이나 진행 과정의 원인으로 어떻게 작용하는가? 
단일한 세계적 요인을 통해 어떻게 다른 조합이 나올 수 있는지 탐구하기 위해, 두 사례에서 지역적 요소들을 비교해 본다.



비교하는 능력

115 시작할 때 미리 전반적인 비교 틀을 세워야 한다. 그러고 나서 (두 사회 모두의) 종교적 입장, 결혼과 이혼 패턴, 재산권, 문화적 지위와 교육에 이르는 여러 문제를 다룬 뒤, 전체적인 비교를 통해 결론을 내면서 마무리한다.


116 세계사에서 비교는 몇 가지 위험 요소를 안고 있지만, 이 모든 것은 예방할 수 있다. 자기 사회가 비교 대상 가운데 하나일 때나 비교하는 사회들 가운데 한쪽에 연구자가 소속감을 느낄 때, 애착심을 잠시 내려 놓을 필요가 있다. 말이야 쉽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분석과 균형감각
121 세계사 수업을 시작할 때, 세계사를 공부하는 경험의 기저에 어떤 종류의 분석 능력이 자리하고 있는지를 아는 것이 정말 바람직하다. 핵심과제는 관련된 여러 자료를 검토하거나 지역적·세계적 인과관계 사이에 벌어지는 상호작용을 공부하는 것이다

121 좋은 주제에 대한 비교 에세이를 과제로 내 주지만, 비교 분석의 주요 단계에 대해 토론하고 '능동적 비교'와 '단순한 나열이나 배열' 사이의 차이를 설명하는 것은 별개로 진행한다. 마찬가지로, 시간에 따른 비교와 출발점을 설정하거나 비중을 정하는 방법을 직접 탐구할 기회들을 별개로 취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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