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창현: 마르코 복음서 이야기로 읽기

 

여는 글

제 1 부 : 복음서 이야기 읽기의 방법
1. 복음서는 하나의 이야기이다.
2. 이야기의 등장인물들
3. 이야기의 큰 등장인물들
4. 이야기의 작은 등장인물들
5. 이야기의 배경
6. 이야기의 장소
7. 이야기의 시간
8. 이야기의 사회적 배경
9. 이야기의 줄거리
10. 이야기의 갈등
11. 이야기꾼
12 이야기와 독자

제 2 부 : 마르코 복음서 읽기
1. 마르코 복음서는 하나의 이야기이다
2. 이야기를 통째로 읽기
3. 이야기 읽기의 열쇠인 마르 1,1
4. 큰 등장인물인 제자들
5. 마르 1,16-20; 2,14 : 제자들의 뒤따르기
6. 마르 3,13-19 : 제자들의 정체성과 사명
7. 마르 3,31-35 : 예수님의 참가족
8. 마르 4,35-41 : 제자들의 몰이해
9. 마르 8,27-30 : 베드로의 그리스도 고백
10. 마르 8,31-9,1 : 길에서의 예수님과 제자들
11. 마르 14,43-50 : 겟세마니의 제자들
12. 마르 16,1-8 : 다시 부르시는 예수님
13. 마르 1,21-28 : 더러운 영이 들린 사람
14. 마르 1,29-31 : 시몬의 장모
15. 마르 1,40-45 : 어떤 나병 환자
16. 마르 3,1-6 : 어떤 손이 오그라든 사람
17. 마르 5,24-34 : 어떤 하혈하는 부인
18. 마르 8,22-26 : 벳사이다의 눈먼 이
19. 마르 10,17-22 : 어떤 부자
20. 마르 10,46-52 : 예리코의 눈먼 이
21. 마르 12,41-44 : 어떤 가난한 과부
22. 마르 14,3-9 : 베타니아의 어떤 여자
23. 마르 15,37-39 : 어떤 백인대장
24. 마르 15,42-47 : 아리마태아 출신 요셉

맺음말
참고문헌

 


 

1. 마르코복음서는 하나의 이야기이다

우리는 마르코 복음서를 읽으려 한다. 정확히 말해 다시 읽으려 한다. 여기서 "다시 읽기"(re-reading) 란 새로운 방법론으로 읽기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새로운 방법으로 마르코 복음서를 다시 읽으려 하는가? 

우리가 복음서를 읽는 목적은 그것을 해석하기 위해서이다. 즉 복음서의 의미를 이해하고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파악하기 위해서이다. 이 목적을 위한 수단이 바로 읽기의 방법론이다. 적합한 읽기의 방법론을 찾기 위해 우리는 읽으려는 복음서 본문이 가지는 여러 특성들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즉 본문의 특성들에서 읽기의 방법론을 찾아야 한다. 왜냐하면 글이 가지는 다양한 특성에 적합한 방법론만이 글의 의미와 메시지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마르코 복음서는 어떤 특성들을 가지는가?

첫째, 복음서는 역사적 특성을 가진다. 복음서는 역사적 인물인 예수님과 역사적 사건인 예수 사건에 관한 기록이다. 그리고 마르코 복음서는 구체적인 역사적 상황 안에서 특정한 사람들을 위하여 쓰여졌다. 또한 오늘날 우리가 읽는 마르코 복음서는 최종 형태로 완성되기 이전에 다양한 전승과 편집의 과정을 거친 문헌이다. 다시 말해 역서를 가진 문헌이다. 

둘째, 복음서는 문학적 특성을 가진다. 복음서는 쓰여진 글이라는 의미에서 하나의 문학이다. 특히 마르코 복음서는 복음서라는 문학 장르로 쓰여진 최초의 작품이다. 복음서 본문에서 우리는 다양한 문학 양식, 문학적 구조, 문체, 문학적 기법들을 발견한다.

셋째, 복음서는 신학적 특성을 가진다. 사실 복음서를 역사적 특성과 문학적 특성을 가지는 다른 여느 문헌들과 구별 짓게 만드는 요소가 바로 신학적 메시지이다. 

이와 같이 마르코 복음서 본문이 가지는 특성을 세 가지 주제어로 표현하면, 역사, 문학, 그리고 신학이다.

이러한 마르코 복음서 본문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적절한 방법론이 필요하다.

첫째, 마르코 복음서의 역사적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역사 비평적 방법론이 필요하다. 이 방법론은 복음서를 당시의 역사적 상황 안에서 해석하고, 최종 본문 이전의 전승과 편집의 역사에 주목한다는 점에서 통시적 방법론이다. 본문 비평, 문헌 비평, 전승 비평, 양식 비평, 편집 비평등이 이에 해당한다. 

둘째, 마르코 복음서의 문학적 특성을 파악하기 위하여 문학 비평적 방법론이 필요하다. 이 방법론은 전승과 편집의 과정을 거쳐 오늘날 우리가 읽는 최종 본문에 이른 복음서가 가지는 다양한 문학적 특성에 주목한다는 점에서 공시적 방법론이다. 수사학 비평, 기호학 비평, 서사 비평, 독자-반응 비평, 정경 비평 등이 이에 해당한다. 

셋째, 마르코 복음서의 신학적 메시지를 파악하는 신학적 해석학이 필요하다. 이것은 본문의 신학적 메시지가 복음서가 쓰여질 당시에 어떤 의미를 가졌는가를 물을 뿐만 아니라 그것이 오늘을 사는 독자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를 묻는 것이다. 즉 신학적 해석학은 복음서의 메시지를 독자의 현실에 적용하는 것이며, 본문의 의미를 "자기 것으로 하기"(appropriation)이다. 

이와 같이 역사적, 문학적, 신학적 특성을 가지는 마르코 복음서에 적합한 읽기의 방법론은 역사 비평, 문학 비평, 그리고 신학적 해석학이다. 역사 비평과 문학 비평은 복음서 본문의 의미를 파악하기 위한 주석(exegesis)의 방법이다. 주석은 독 자와 본문 사이의 "거리두기"를 전제하는 비평적 읽기의 방법이다. 여기서 비평적 읽기란 엄밀한 방법론에 따른 객관적이고 학문적이며 분석적인 읽기를 가리킨다. 

복음서 읽기의 방법으로서 역사 비평과 문학 비평은 상호 배타적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인 관계이다. 우리는 복음서 본문의 역사적 측면뿐 아니라 문학적 측면을 함께 파악할 때 본문의 의미를 정확히 해석할 수 있다. 즉 역사 비평적 방법론도 복음서의 문학적 특성을 살펴야 하고, 문학 비평적 방법론도 본문의 역사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이와 같이 복음서 본문의 읽기를 위하여 우리는 역사 비평과 문학 비평, 통시적 방법론과 공시적 방법론의 장점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이것이 마르코 복음서 읽기의 새로운 방법론을 모색하는 우리의 기본 태도이다. 

역사 비평과 문학 비평으로 복음서 본문의 의미를 파악한 독자는 신학적 해석학을 통해 본문의 신학적 메시지를 "자기 것으로 하기"의 단계로 니아간다. 이것은 본문의 의미를 독자의 신앙적 실존과의 관련성 안에서 해석하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학문적 복음서 읽기와 신앙적 복음서 읽기 사이의 만남의 가능성을 발견한다. 즉 학문적 읽기는 신앙적 읽기가 자의적 해석이 되지 않고 본문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도록 도움을 준다. 그리고 신앙적 읽기는 학문적 읽기가 신앙과 교회 공동체와의 관련성을 잃지 않도록 방향을 제시한다. 이것이 마르코 복음서 읽기의 새로운 방법론을 모색하는 우리의 또 다른 기본 태도이다. 이와 같이 우리는 역사 비평과 문학 비평, 학문적 읽기와 신앙적 읽기의 방법론적인 만남과 대화를 지향한다. 

이러한 기본 태도에서 출발한 우리는 마르코 복음서 읽기의 새로운 방법을 찾기 위하여 문학 비평 중에서 오늘날 성서학계에서 각광받는 서사 비평과 독자반응 비평에 주목하고자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마르코 복음서를 다시 읽는 우리의 방법론은 하나의 "문학적 읽기"이다. 우리는 이들 방법론의 핵심적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고 우리의 실정에 맞게 소화하여 쉽게 풀어 소개하는 창조적인 작업을 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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