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담화冊談話 | 사회사상의 흐름(13) ━ 베버

 

2023.12.21 📖 사회사상의 흐름(13) ━ 베버

📖 사회사상의 흐름

❧ 베버 

  • 베버의 작업 영역 
    • 학문 방법론 연구, 사회과학 관련, 역사 속의 인간, 과학과 인간 행위의 관계. 문화과학 및 사회과학의 논리와 방법론, ⟪직업으로서의 학문⟫(Wissenschaft als Beruf), ⟪직업으로서의 정치⟫(Politik als Beruf) 
    • 역사적 저작, 고대 농업 세계의 생산관계 연구 
    • 정신적 가치 영역과 현실 사회의 연관.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Die protestantische Ethik und der Geist des Kapitalismus) 
    • 경제와 사회의 관계. ⟪경제와 사회⟫(Wirtschaft und Gesellschaft) 
  • 사회학은 사회적 행위에 관한 과학이다. 행위를 해석(deuten)함으로써 이해(verstehen)할 수 있으며, 이해를 바탕으로 해명(erklären)할 수 있다. 사회적 행위(Verhalten)는 사회적 관계(soziale Beziehung)의 양식이다. 이 양식은 규칙적일 수 있다. 이것이 규칙적이려면 정당화되어야 하고 질서가 요구된다. 이러한 정당화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투쟁(Kampf)이 생겨난다. 사회에는 여러 종류의 공동체들이 있다. 공동체들에는 권력(Macht)에 대한 쟁투가 있으며 이는 지배(Herrschaft) 관계를 낳아 놓는다. 
    • 행위유형론. 행위를 이해하기 위한 분석 범주. 1)목적합리적 행위, 2)가치합리적 행위, 3)정서적·감정적 행위, 4)전통적(관습적) 행위 
    • 지배유형론. 지배 양식을 이해하기 위한 분석 범주. 1)합리적-법적 지배, 2)카리스마적 지배, 3)전통적 지배
      학문에 관한 논의. 학문은 사실에 관한 명제와 인과관계를 통하여 보편타당한 이해적 해석에 도달하려는 행위. 인간은 이러한 행위가 가치 있는 것이라 여겨야 학문적 연구에 착수한다. 따라서 학문 연구는 목적합리적 행위와 가치합리적 행위가 결합된 것 
  • 가치판단에 의해 왜곡되지 않는 객관적 과학은 어떻게 가능한가. 가치판단(Werturteil)과 가치연관(Wertbeziehung)의 구분을 통해서. 과학적 연구는 주관적·역사적 맥락과 관계가 있으나 목적은 가치와는 무관한 보편타당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 둘 사이의 간극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절차적 합리성을 따라야 한다. 절차적 합리성은 영향을 분석하는 역사적 인과성과 규칙적 연결을 분석하는 사회학적 인과성을 사용하며, 역사적 실체, 양식화된 재구성, 전형적인 특징을 선택한 이념형(Idealtypus)을 가지고 작업한다. 

 

 

레이몽 아롱의 《사회사상의 흐름 오늘》 마지막 부분을 읽겠다. 마지막 부분은 막스 베버이다. 막스 베버가 간단치 않은 게 사실 불량이 제일 많다. 그만큼 레이몽 아롱이 막스 베버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또 실제로 학문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여기서 다루어지고 있는 학자들 중에서 막스 베버가 가장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계에서 유의미한 또는 쓸모있는 그런 지점들이 있다. 막스 베버 공부를 좀 열심히 해야 된다.  이 방대한 분량을 짧은 시간 안에 이렇게 정리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굉장히 말도 안 되는 것이라서 다 읽어본 다음에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우선 이렇게 하려고 한다. 지금 정리해 놓은 분량이 굉장히 적다. 책에서의 분량에 비하면 아주 형편없이 적다. 그러니까 막스 베버는 레이몽 아롱이 정리한 것을 바탕으로 해서 막스 베버는 과연 어떤 것을 우리에게 주는가, 즉 막스 베버가 말하고자 했던 핵심적인 내용들은 무엇인가를 정리하려고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가 막스 베버를 공부할 때 이것은 반드시 해야 한다 하는 것들을 정리하는, 즉 막스 베버가 문제 삼았던 것 중에서 이것은 전문적으로 막스 베버를 연구하는 사람이 아니라 해도 유의미한 학문적인 업적들이 이러이러한 것이 있으니까 이것은 꼭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려고 한다. 

막스 베버의 작업 영역은 크게 봐서 학문 방법론 연구 그리고 학문 방법론 비판, 철학적인 영역 이 있고 그리고 부수적으로 사회과학과 역사학과 관련된 것이 있다. 고대 농업 세계의 생산관계 연구와 같이 역사 관련된 것들도 있다. 가장 중요하게는 막스 베버는 학문 방법론을 연구하고 그다음에 특히 사회과학과 관련된 학문 방법론을 연구하고, 그다음에 레이몽 아롱이 독특하게 지적하고 있는 지점은 막스 베버는 경륜 있는 정치가가 되고자 했었다는 것을 여러 차례에 걸쳐서 강조한다. 그런 까닭에 막스 베버의 작업은 굉장히 실존적인 어떤 측면들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마르크스는 굉장히 현실 사회에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고 깊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막스 베버는 순정한 아카데미즘에 의해서 움직여 간 사람으로 알고 있기가 쉽다. 그런데 레이몽 아롱은 그렇지 않다. 막스 베버는 아주 분명하게 실존 철학적인 관심이 있었다고 그러는데 저는 실존철학적 관심이라는 말보다는 그냥 실존적으로 현실 정치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는 것을 강조한다. 

막스 베버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문 방법론을 연구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도 막스 베버를 공부할 때 이 부분을 굉장히 관심 있게 봐야 한다. 학문 방법론을 실존적 차원에서 연구한다고 하니까 굉장히 공부해야 될 게 많아져 버린다. 우선 《문화과학 및 사회과학의 논리와 방법론》이라고 하는 책이 번역되어 있다. 지금 여기 적어놓은 책들은 번역된 것들을 적어놨다. 《문화과학 및 사회과학의 논리와 방법론》, Zur Logik und Methodik der Kultur- und Sozialwissenschaften. 문화 과학이라고 하는 건 하인리히 리케르트나 빌헬름 딜타이가 사용한 그런 것인데, 베버가 만들어낸 그런 구분이 아니라 당시에 하인리히 리케르트라든가 이런 사람들이 사용한 방법이 대게 문화과학이라고 하는 말, 문화과학이라고 하는 말은 딜타이에서는 정신과학이라고 하는 말로 쓴다. 가장 쉽게 이해하자면 철학적인 것 또는 가치를 따져 묻는 학문들을 문화과학이라고 부른다. Kulturwissenschaft와 Sozialwissenschaften의 차이 이런 것들이 베버에서 굉장히 중요한 학문 방법론 연구이다. 문화과학은 가치 판단이 개입되어 있는 것이고 사회과학은 가치 판단이 개입되지 않는 객관적인 사실의 학문이다. 그런데 이 둘을 베버는 연결시켜서 이해하려고 했다는 것, 거기에서 베버가 학문 방법론 연구에 탁월한 업적을 남긴 이유가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가령 천체 물리학자가 행성의 운동을 연구한다고 하면 말 그대로 있는 그대로의 사실만 연구하면 된다. 이 행성이 이렇게 움직여서 어떤 좋은 게 있느냐 이런 것을 연구하지 않는다. 내가 행성을 연구하는 이유는 인류에게 봉사하기 위해서 그런 생각 없이 할 수도 있다. 그런데 베버가 보기에 사회과학은 그런 가치적인 것에 개입을 하고 있다. 그것을 문화과학Kulturwissenschaft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다. 그다음에 정신적 가치 영역과 현실 사회의 연관이 거기서 파생되어 나온다. 문화과학과 사회과학의 관계는 중요하다. 그리고 그런 학문들이 현실 세계에서 어떤 관계를 갖고 있느냐 하는 것을 물어보는 것이 《직업으로서의 학문》이라고 하는 그 강연이고, 학문적으로 정치를 탐색할 수 있는가 이것에 대해서 따져본 것이 《직업으로서의 정치》 강연이다. 그래서 베버에서 《직업으로서의 정치》나 《직업으로서 학문》 강연은 그냥 어디 가서 한번 고함 지르고 만 게 아니라 굉장히 학문적으로도 중요한 것이다. 그래서 저는 막스 베버를 읽는 출발점은 《직업으로서의 정치》와 《직업으로서 학문》을 권한다. 그래서 제가 《인문고전 강의》에서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설명을 했다. 

그다음에 베버는 경제사 연구에 업적이 있다. 역사적 저작으로서 특히 고대 농업 세계의 생산관계 연구라든가 이런 경제사회 연구에 업적이 있다. 그리고 앞서 말한 것처럼 가치를 다루는 정신과학 또는 문화과학과 사회과학의 논리와 방법론, 가치 판단과 사실판단 영역에 관련해서 특수한 세부적인 논의가 바로 막스 베버의 대표작이라고 알려진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이 있다.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이 막스 베버의 대표작인 이유는 막스 베버가 기독교를 열심히 연구해서 대표적인 게 아니라 인간이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을 때 그 가치관이 그가 경제적인 활동을 하는데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그런 것이다. 경제적인 활동을 다루는 것은 사회과학인데 그가 가지고 있는 종교적인 신념은 분명히 가치의 영역이다. 그런 종교적인 신념이라고 하는 가치의 영역과 그의 경제적 활동, 즉 사회과학의 탐구 대상은 어떤 관계가 있느냐 그것을 따져묻는 그 책이다. 그래서 이것을 베버의 대표작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정치라고 하는 건 말 그대로 올바름을 실현하기 위한 어떤 활동이다. 그러면 그게 《직업으로서 정치》 그런 것이다. 그다음에 경제와 사회의 관계를 다룬 《경제와 사회》도 마찬가지로 경제라고 하는 것은 사회 속에서 벌어지는 행위인데, 인간은 오로지 이윤만을 추구하면서 살아가지 않는다. 인간의 행위라고 하는 것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서 행위가 일어난다. 그런 행위라고 하는 것들은 사회 속에서 일어나는 경제적인 행위가 도대체 어떤 연관들을 갖고 있는가를 따져 묻는 것이다. 


길고 긴 아롱의 논의를 제가 이렇게 추려서 하나의 명제 양식으로 만들어 봤다. 무엇보다도 이제 아롱도 사회학자이고 사회학자로서의 베버를 다루기 때문에 사회학이란 무엇인가를 이제 따져 물어야 한다. 베버에 따르면 사회학은 사회적 행위에 관한 과학이다. 사회적 행위 그러니까 사회적 행위라는 말 안에 이미 인간이 들어가 있다. 그러니까 인간의 사회적 행위에 관한 과학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겠는데 그러면 사회학은 행위에 관한 학문인데 그냥 무슨 행위를 했다 라는 기록만 한다면 서술만 한다면 그것은 과학이 아니다. 그것은 사회적 행위의 기록이다로 끝이다. 그러면 우리는 사회적 행위에 관한 과학은 그 행위를 해석하고 행위를 해석함으로써 그 행위를 이해할 수 있고 그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된다. 단순한 서술이 아니라 이해를 바탕으로 설명하는 것이니까 이것은 인과관계를 따져 묻는다든가 원인과 목적을 규명해 본다든가 이런 것들을 하는 것이 바로 Erklärung이다. 지난 화요일에 「20세기 읽기, 세미나」에서 위르겐 오스터함멜이 Erklärung과 beschreiben을 구별해서 이야기했다. 그러니까 단순한 서술이 아니라 설명을 한다는 것이 해명한다는 것이다. 이해를 바탕으로 해명하는 것이 바로 사회적 행위에 관한 과학으로서의 사회학의 목표이다. 그러면 사회학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회적 행위를 해명하는 것이다 라고 할 수 있다. 사회적 행위를 해명해야 된다. 그런데 사회적 행위라고 하는 것은 사회적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사람이 사회적으로 행동한다. '저 사람은 반사회적 행동을 한다'라는 것은 그 사회가 강제하고 있는 또는 권유하고 있는 또는 약간 배제하고자 하는 또는 권유하지 않는 못마땅해 하게 여기는 그런 행동들과 그렇지 않은 행동들의 구별이 있는 것이다.   그런 것을 통칭해서 사회적 관계의 양식이다 라고 말할 수 있겠다. 그리고 그런 행위는 규칙적이다. 규칙적이라는 게 기계적인 규칙을 말하는 게 아니라 일정한 규범에 근거해서 또는 사회적인 질서에 근거해서 만들어지는 양식이다. 넓게 보면 규범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것이 규칙적이려면 사람들에게 설득되어서 정당화되어야 되고 그런 질서가 요구된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그 정당화를 무시할 수도 있다. 정당화라고 하는 것은 투쟁Kampf을 수반할 수밖에 없고, 투쟁이라고 하는 것은 사회라고 하는 넓은 인간 집단 단위 안에 여러 공동체들이 있는데 그런 공동체들 속에서 벌어진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정당화 담론을 강제할 수 있고 권유할 수 있는 위력, 즉 권력에 대한 쟁투가 있는 것이다. 권력투쟁에서 이긴 자들이 정당화 담론을 다른 사람에게 강제할 수 있다. 그것은 넓은 의미에서 지배Herrschaft 관계이다. 지금 이렇게 한 문단으로 정리해 놓은 것이 베버가 파악한 사회학의 내용들이다. 그러니까 사회학은 요러요러한 것들을 연구해야 한다 라는 게 베버가 말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베버가 이걸 공부해야 된다고 했구나 라고 이해하고 이것들에 대해서 연구를 하는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인 행위를 한다고 하면 어떤 관계 속에 있을 때는 어떤 행위를 하고, 집에서 가족끼리 있는 것도 하나의 사회적 관계이다. 가족 관계 속에서 행위하는 양식과 바깥에 나가서 행위하는 양식은 다르다.  자신이 속해 있는 집단이 많으면 많을수록 행위 양식들의 종류가 많고 익혀야 될 행위 양식들이 많다. 

제8부 522 사회학은 무엇인가? 베버에 의하면 사회학은 사회행위에 관한 과학이다. 그것은 사회행위를 해석함으로써 그것을 이해하려고 하며 동시에 이 행위의 경과를 사회적인 관점에서 설명하려 한다. 여기에는 세 가지의 기초적 용어가 있다. 해석한다deuten━의미 또는 주관적 의미를 파악하는 것. 이해한다verstehen━인간행위들의 주관적 의미를 여러 개념으로 조직화하는 것; 그리고 설명한다erklären인과 적으로 설명한다는 것 또는 인간행동의 항상적 요소constants를 밝힌 다는 것이다. 

제8부 522 사회적 행위란 무엇인가? 베버는 말하기를 행위는 인간행동human conduct, 독일어로는 Verhalten의 한 양식으로서 그것은 내면적이거나 또는 외면적인 태도이며 작위(作爲) 또는 부작위적(不作爲的)인 행위로 표시된다. 그것은 사람이 그 행동에 어떤 일정한 의미를 두고 있을 때의 행위인 것이며 그 행위는 사람이 그것에 부여하는 의미에 의하여 그것이 다른 사람들의 행동에 관계되며 그들의 행위에 지향되 어 왔을 때 사회적인 것이 된다. 


사회학은 사회적 행위에 관한 과학이라고 했으니까 베버는 여기서 이제 행위유형론을 얘기한다. 행위를 이해하기 위한 분석 범주를 베버가 사용하는데 1)목적합리적 행위, 2)가치합리적 행위, 3)정서적·감정적 행위, 4)전통적(관습적) 행위 이렇게 넷으로 나눈다. 목적합리적 행위는 어떤 목적을 가지는 것, 가령 책을 출판해야 겠다고 하면 책을 써야 하고 책을 쓰기 위해서는 공부라는 도구를 해야 한다. 그리고 공부를 하려면 만년필도 있어야 되고 책도 있어야 된다. 그러면 제가 책을 사는 이유는 공부를 하기 위해서이다. 공부하는 목적을 위해서 책을 산다고 하는 수단 행위를 하는 것이다. 이제 재미있는 것은 공부는 제가 좋아하는 것 또는 공부는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것으로 인정받는 것이라고 하는 가치 판단이 조금이라도 개입되어 들어가 있다. 이제 문제시되는 것이다. 그다음에 가치합리적 행위는 그런 목적이나 이런 것 없이 옳다고 여기는 것에 대해서 실현하려는 행위이다. 그러니까 목적합리적 행위는 막스 베버가 《직업으로서 정치》에서 얘기할 때는 책임윤리라고 부르고 가치합리적 행위는 신념 윤리라고 부른다. 인간의 행위는 일단 두 가지. 그다음에 세번째는 정서적·감정적 행위는 누가 나를 화나게 했다 그러면 화를 내는 것, 그냥 조건 반사적인 것이다. 그다음에 전통적 행위는 예로부터 해오던 행위 또는 생물학적 것. 행위는 네 가지 범주가 있다. 이것은 분석하기 위해서 범주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반드시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모든 행위를 이렇게 넷으로 나눌 수 있다가 아니라 일단 이렇게 네 개의 분석 범주를 가지고 행위를 한번 이렇게 모아보자고 하는 것이 막스 베버가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런 것들이 막스 베버의 유명한인 이념형 그런 것들이다. 이념형은 역사적 실체, 양식화된 재구성, 전형적인 특징을 선택해서 분석 범주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그러면 앞서 사회학이라고 하는 것은 사회적 행위에 관한 과학이다 라는 것에서 이제 따져 물어야 될 문제들이 있었다. 행위라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행위유형론으로 막스 베버는 얘기한다. 그다음에 사회적 관계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도 따져봐야 되겠다. 그리고 이것이 정당화되고 그것을 사람들에게 복종하라고 명령할 수 있고 또는 최소한 권유라도 할 수 있으려면 그런 정당화 기제들끼리 투쟁이 일어난다. 그런 과정에서 다시 사람들끼리 지배 종속 관계가 생겨난다. 그 지배 종속이라고 하는 말 안에는 정당화 담론 이런 것까지도 다 포함되어 있다. 

제8부 472 베버의 출발점은 이것이 비록 베버 해석의 고전적 방식은 아니지만ㅡ다음 네 가지 행위유형의 구분이라고 말할 수 있다. 
① 목적합리적 행위, 즉 목적에 관계된 합리적 행위
② 가치 합리적 행위, 즉 가치에 관계된 합리적 행위
③ 정서적, 또는 감정적 행위
④ 전통적 행위

제8부 472 목적에 관계된 합리적 행위는 파레토의 논리적 행위와 대충 일치한다. 그것은 다리를 건설하는 기사, 증권거래소에서 돈을 벌려고 애쓰는 투기자, 승리하기를 원하는 장군의 행위이다. 이 모든 예에서 목적합리적 행위는, 행위자가 그 목적을 명백히 생각하고 그것을 달성하려는 생각을 수단과 결부시키는 사실로써 뚜렷하게 구분할 수 있다. 그러나 베버는, 행위자가 그 정보의 부정확성 때문에 부적합한 수단을 선택하는 행위는 비합리적(nonrational)이라고 명시적으로 말하지는 않는다. 다시 말하자면 베버는 합리성을 행위자의 지식의 관점에서 정의를 하며 파레토와 같이 관찰자의 지식의 관점에서 그것을 정의하지는 않는다. 

제8부 494 <이념형>은 베버의 주요개념들 중의 하나로서, 내가 이미 지적했던 베버 사상의 몇 가지 경향의 논리적 귀결을 나타낸 것이다. 그것은 이해의 개념에 관련되어 있다. 왜냐하면 모든 이념형은 역사적 실체, 또는 여러 사건의 연속 속에 있는 이해가능한 관계의 체계이기 때문이 다. 나아가 이념형은 우리 사회와 우리 과학의 특징인 합리화의 과정과 관련되어 있다. 여러 이념형의 구성은 대상을 그 내적 합리성을 드러내거나, 또는 구성함으로써, 그것을 이해가능한 것으로 만들려고 하는 모든 과학적 연구를 특징짓는 기도에서 나온 것이다. 


지배유형론. 지배 양식을 이해하기 위한 분석 범주에서 1)합리적-법적 지배는 목적합리적 행위와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2)카리스마적 지배는 신념에 의한 지배이다. 카리스마kharisma라고 하는 게 신이 준 선물이라는 뜻이다. 아무것도 묻지 말고 복종하는 것이 카리스마적 지배인데 가치합리적 행위하고 연결된다. 그다음에 3)전통적 지배와 연결되는 전통적 행위. 아롱도 그걸 지적하고 있는데 재미있는 것은 지배유형론은 3개인데 행위유형론은 4개이다. 이건 분석 범주니까 왜 일치가 안 되는지는 골치 아프게 따지지 말고, 지배유형론은 세 가지가 있고 행위유형론은 네 가지가 있다. 지배 유형론은 사람들을 설득하고 정당화하는 것과 관련된다면 행위 유형론은 행위를 이해하기 위해서 분류를 해놓는 분석 범주라고 생각을 할 수 있겠다. 막스 베버의 행위유형론과 지배유형론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의미가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이게 사회심리학자들의 연구에 의해서 많이 논박되기도 했고 바뀌기도 했다. 그러니까 인간은 어떤 것에 의해서 행위를 하려는 동기가 유발되는가 이런 것에 대한 관심이다. 

이번에 아롱의 베버 부분을 정리하면서 내가 이런 종류의 책을 읽은 것이 모두 베버의 연구 범위 안에 포함되어 있던 것이구나 라는 것을 많이 느꼈다. 이를테면 인간은 어떻게 해서 움직이는가. 옆구리를 쿡 찌른다 라는 뜻을 가진 《넛지》라는 책, 그런 행동경제학 책들이 있다. 그런 책들을 왜 읽는가. 행위유형론, 꼭 목적합리적 행위라는 것을 의식하지 않아도 사람이 무심코 행하게 하는 그런 것들이 있다. 가치를 지나치게 압박을 주지 않으면서도 그냥 무심코 했는데 그게 사회적으로 유용한 가치를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되는 행동들이 있다. 그런 것들을 공부하는 것이 바로 행위유형론하고 지배유형론 이런 것들과 관련되어 있다. 

그다음에 앞서 막스 베버가 학문 방법론 연구를 했다고 했는데 정신적인 영역, 즉 가치 판단의 영역과 그다음에 사실 판단의 영역 그 두 개가 결합되어 있다고 말했다.  학문이라고 하는 것은 사실에 관한 명제와 인과관계를 통하여 보편적으로 타당한 이해적 해석에 도달하려는 행위다. 여기서 핵심적인 표현은 보편적으로 타당한, 그러니까 보편타당한은 가치 판단과는 무관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것은 사실에 관한 명제와 인과관계에 대한 추론을 통해서 보편타당한 이해적 해석에 도달하려고 한다. 그런데 왜 이해적 해석에 도달하려고 하는지 물어보면 가치 있는 것이라고 여겨서 이런 해석에 도달하려고 합니다 라고 대답하게 된다. 그러면 바로 학문적 연구에 착수하는 이유는 가치합리적 행위에 속한다. 그래서 베버는 학문 연구라고 하는 것은 목적합리적 행위와 가치합리적 행위가 결합된 것이라고 본다.  그러니까 애초에 시작점 자체가 가치를 완전히 배제하고 있질 못한다. 가치를 완전히 배제하고 있지 못하면 보편타당한 이해적 해석에 이르렀다고 말할 수가 없다. 불순물이 섞여 있는 것이다.  '그건 너나 좋지 나는 안 좋아'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여지가 남아버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해서 연구된 성과를 남에게 제시할 수가 없다. 이것은 객관적이지 않으니까 '난 받아들일 수 없어'라는 저항을 불러올 수가 있다는 얘기이다. 따라서 여기서 핵심적인 문제가 하나가 나오는데 가치 판단에 의해 왜곡되지 않는 객관적 과학은 어떻게 가능한가라는 물음이 여기서 제기될 수 있다. 가치판단(Werturteil)과 가치연관(Wertbeziehung)의 구분을 통해서 가능하다고 보는데, 가치판단이라는 것은 무엇이 좋은 것이고 무엇이 나쁜 것이고 무엇이 옳은 것이고 무엇이 그릇된 것인가, 훌륭한 것인가 훌륭하지 않은 것인가 이런 것들이 가치 판단이다. 그다음에 가치연관은 무언가를 좋고 나쁜 것과 연결시키는 것이다.  이를 구분해야 된다. 가령 천체 물리학의 행성의 움직임을 연구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러면 그걸 왜 연구하십니까 라고 물어봤을 때 훌륭한 일인지 어떤지는 모르는데 그냥 궁금해서요, 단순한 호기심에서요 라고 하면 그 사람은 자신의 행성 연구를 가치연관 속에서 파악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냥 보편 타당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런데 곰곰이 따져보면 과학적 연구라고 하더라도 그 사람이 그걸 하게 된 어떤 주관적인 이유라든가 역사적인 맥락이라든가 이런 게 있다. 그러니까 연구에 착수하는 것은 어떤 가치 판단이 개입되어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의 궁극적인 목적이 행성의 운행 법칙을 알아내는 것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가치와는 무관한 보편 타당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바로 거기에서 앞서 얘기한 것과 같은 간극이 생겨난다. 시작은 어떤 가치 판단의 근거에서 시작을 하고 역사적 맥락 속에서 시작이 되었는데 궁극적인 목적은 그것과 무관한 가치연관에서 벗어나 있는 그런 것이다 한다면 사람들에게 이렇게 설득할 수가 없다. 정당한 것으로 객관적인 과학이라고 말하기가 어렵다. 아무리 객관성을 담보했다고는 하지만 우리는 알 수 없는 어떤 흑막이 있을지도 몰라 이렇게 얘기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객관성을 성립시킬 수 있는가. 여기서 막스 베버는 절차적 합리성이라고 하는 걸 따져야 된다고 얘기를 한다. 절차적 합리성은 그것에 끼친 영향을 분석하는 역사적 인과성 그리고 규칙적 연결을 분석하는 사회적 인과성을 사용하여서 절차적 합리성을 성립시키고 그다음에 역사적 실체를 재구성해서 하나의 양식으로 만들고 그다음에 전형적인 특징을 선택한 이념형을 가지고 작업을 하는 경우에 그렇게 가능하다는 것이다. 

제8부 480 문화에 관한 제과학━역사와 사회학━은 가치를 창조하고 또한 가치에 관련되어 규정되는 인간의 산출물을 이해하려고 한다. 과학은 보편타당성을 가진 사실판단에 도달하는 것이 그 목적인 합리적 활동이라고 말할 수가 있다. 그러므로 문제는 가치의 창조라고 정의되는 인간사에 관하여 우리가 어떻게 보편타당성을 가진 사실판단을 정식화할 수 있는가를 아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길은 가치판단(value judgment: Werturteil)과 가치관계 (value reference: Wertheziehung)를 구분하는 데 있다. 


지금까지 베버의 에 대해서 레이몽 아롱의 긴 서술을 이렇게 짧게 정리를 했는데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베버를 우리가 공부한다 할 때는 베버 자체를 공부하는 데서 중요한 지점도 있지만 배부를 왜 읽는지를  누가 물어보면 베버가 그냥 좋아서 라고 얘기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어떤 것이 여전히 공부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다시 한 번 정리를 해보겠다. 첫째 학우리가 어떤 것을 학문으로 한다 할 때 그 학문 방법론이라고 하는 것이 어떠해야만 사람들에게 객관성을 가지고 있다고 인정받을 수 있는가의 문제, 즉 학문의 객관성이라고 하는 이 문제가 베버에서는 중요한 부분이다. 그리고 그 학문의 객관성이라고 하는 것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가치판단이라고 하는 것 그리고 가치연관이라고 하는 것, 사실 판단과 가치 판단의 구분 이런 것들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공부를 좀 해볼 필요가 있겠다. 그다음에 두 번째 베버 사회학은 인간의 사회적 행위에 관한 과학이다. 그 사회적 행위라고 하는 것은 도대체 어떤 식으로 우리가 분석할 수 있는가 그리고 어떤 연구를 해야만 사회적 행위를 정확하게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즉 행동과학에 대한 연구를 꽤나 열심히 해야 된다. 그다음 사회적 관계의 양식이라고 하는 것들은 도대체 어떤 종류의 것들이 있는가. 그건 베버가 살았던 시대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가 다르기 때문에 사회적 관계의 양식도 많이 변했다. 즉 사회사의 변화 속에서 사회사적인 어떤 책들을 통해서 사회적 관계 양식이 어떻게 변화했는가 이런 것들도 공부해 볼 필요가 있겠다. 그다음 인간의 행위 유형을 함께 공부를 해야 되겠다. 그다음에는 그런 사회적인 관계나 사회적 행위 양식들을 우리가 탐구하면서 어떤 특정한 사회 속에서의 규범을 강제할 필요가 있다. 그러면 그런 규범을 강제하는 정당화 논리들은 어떤 식으로 마련할 수 있는가 이것도 한번은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겠다. 그런 과정에서 정당화 담론들 간의 투쟁, 지배관계에 있어서 정당한 논변들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이런 것도 따져보는 게 중요한 공부 영역이라고 하겠다. 이것을 옛날에는 이데올로기 분석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이것과 관련해서는 예를 들면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레토릭 즉 수사학 같은 것도 이야기할 수 있고, 어떤 특정한 사회에서는 어떤 종류의 미디어들이 영향력을 미치는가 그리고 사람들이 왜 사회적 규범을 잃어버리는 가도 이야기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레이몽 아롱의 《사회사상의 흐름》에 관한 설명들을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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