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담화冊談話 | ε. Gilson(1), God & Philosophy, foreword

 

2024.03.11 ε. Gilson(1), God & Philosophy, foreword


오늘 월요일 북리스트 시간에는 북리스트에서 집중적으로 다룰 텍스트는 아니지만 앞으로 틈날 때마다 읽어드릴 텍스트를 소개하려고 한다. 에티엔 질송의 《God and Philosophy》, 이 텍스트는 여러 번 말한 적이 있고, 언젠가는 꼭 읽어야겠다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적이 있는 것 같다. 질송의 텍스트가 한국어 판으로 처음 나온 게 김규영 선생님께서 1966년에 초판을 내신 책으로 성바오로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다. 이걸 가지고 예전에 공부를 했었는데 왜 이 책을 사서 봤는가 하면 형이상학의 기본적인 책이니까 그렇다. 형이상학 교재는 아니고 형이상학 시간에 소개를 받아서 아마 제가 더 공부해야지 하고 이제 사서 읽은 책 같다. 2023년에 김진혁 교수가 《철학자들의 신》이라고 해서 번역해서 출간했다.  이 책을 천천히, 그러니까 Ⅰ. 신과 그리스 철학, Ⅱ. 신과 그리스도교 철학, Ⅲ. 신과 근대철학, Ⅳ. 신과 현대 사상 이렇게 돼 있는데, God and Greek Philosophy, God and Christian Philosophy, God and Modern Philosophy, God and Contemporary Thought, 그러니까 God and Philosophy인데 Philosophy의 시대를 따라가면서 이렇게 강연을 한 것이다.  

1939년에서 40년 거의 100년 전에 인디애나 대학에서 했던 맬론 파월 강연인데, 그것을 책으로 묶어서 예일대학에서 1941년에 강연 끝나자마자 나온 것이고, 그다음에 2002년에 야로슬라프 펠리칸Jaroslav Pelikan이, 신학의 역사에서 결코 빠져서는 안 되는 대석학이다, 헌사나 다름없는 Foreword를 붙여놨다. 즉 질송주의자라고 들을 만한, 도대체 무엇이 야로슬라프 펠리칸을 질송주의자라고 불리게 했는가는 Foreword에 나온다.  

에티엔 질송의 이 책은 내용을 요약해서 정리하고 설명하는 것보다는, 그것도 좋지만, 그보다는 이 문장 자체가 굉장히 탁월하고, 질송이라고 하는 사람은 1차 문헌들을 연구한 학자이지만 동시에 이제 에티엔 질송의 텍스트 자체가 1차 문헌의 수준에 올라서 있다. 그런 까닭에 이것을 찬찬히 읽어보는 게 어떻겠나 생각을 한다. 에티엔 질송이 헬라스 철학, 기독교 철학, 근대 철학, 현대사상을 강연을 하기 위해서 방대한 문헌들을 읽고 자기 나름대로의 interpretation을 내놓는다. 문헌들이 읽을 때 어떻게 읽었는지가 이 강연에 나타난다. 철학과 신이라고 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에티엔 질송이 주장한 바를 우리가 정리해서 머리에 담으면 끝난다. 그게 아주 표면적인 독서이다. 어떻게 보면 피상적인superficial 독서이다. 그렇게 하면 우리의 독서는 끝이 날 수 있다. 


그러나 한 꺼풀을 이렇게 벗겨내고 질송의 텍스트를 이렇게 보면 질송이 1차 문헌들을 어떤 식으로 읽었는지를 우리가 찾아낼 수가 있다. 다시 말해서 질송이 텍스트를 읽고 Close Reading을 하고 philosophical explication de texte, 텍스트를 꼼꼼하게 읽기, 간단히 말하면 영어로는 Close Reading이라고 하고, 블란서 말로는 때 Explication de Texte하는 것이고, 헬라스 말로는 exēgēsis라고 불리는, 즉 주석을 달아가면서 읽기이다. 질송의 이 강연문을 읽어보면 질송이 플라톤을 어떻게 읽었는지 나온다.  그래서 그것을 살펴보면서, 즉 우리가 《철학과 신》을 읽는 것은 철학과 신을 Close Reading하는 것이다. 질송의 텍스트를 Close Reading하면서 질송이 사용한 Close Reading은 어느 정도의 수준인가, 엄청난 수준이다, 질송은 어느 정도로 Close Reading을 하고 있었는가를 익히는 것이다. 질송의 중세 철학사, 중세 철학 인문 등을 읽기는 방대하고 하니까 《철학과 신》이라고 하는 이 텍스트를 정해서 읽다 보면 1차적으로 질송이 사용한 또는 질송이 펼쳐 보이는 텍스트 리딩의 방법을 습득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God and Philosophy》을 Close Reading하면서 질송의 Close Reading을 읽힌다는 것이 일단 이것의 목표이다.  그러니까 한 번에 내용을 많이 읽고 그런 건 아니다. 이건 정말 언제 끝날지 몰로는 방식이다. 

목차를 보면 짐작할 수 있었듯이 정말 거대하고도, 두 가지 의미에서 우리가 감히 손댈 수 없을 정도로 벅차다는 뜻에서 거대하고 그리고 그 양의 측면에서도 굉장히 많다는 뜻에서 거대하다. 그러니까 헬라스 철학, 기독교 철학, 근대 철학, 현대사상를 이렇게 강연 네 번으로 해치울 수 있다는 것은 great하고 tremendous하다는 것이다. 영어책 문고판으로 145페이지밖에 안 되는 책인데, 질송이라는 학자의 어마어마한 scholarship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면 일단 Close Reading의 방법을 익히는 것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할지라도 가장 표면적superficial으로만 읽는다 해도 우리가 여기서 얻어낼 수 있는 학식이라고 하는 것은 그냥 얇은 책 한 권 정도에서 읽어낼 수 없는, 엄청난 양의 노트가 나올 정도로 학식이 대단한 것이다. 그런데 거기서 헬라스 철학과 신, 기독교 철학에서의 신, 근대 철학에서의 신, 발터슐츠의 《근대 형이상학에 있어서 철학자의 신》이라고 하는 책도 있는데 그것도 얇은 책이지만 무서운 책이다. 그런데 발터 슐츠보다는 질송이 훨씬, 발터 슐츠는 예수회 수사 출신의 학자이다, 질성이 훨씬 윗 길이다. 발터슐츠는 해석학을 하신 분이고, 어쨌든 헬라스 철학에서의 신이라고 하는 것과 기독교 철학에서의 신이라고 하는 것과 근대 철학에서의 신 그리고 현대 사상에서의 신이라고 하는 건 똑같은 God을 사용하지만 내용이 다르다. 

따라서 질송이 그런 것들을 네 번의 강연을 통해서 자신이 이야기한 바를 이 얇은 책에다 어떻게 잘 집약해 넣었는가를 우리가 또 볼 수 있다. 그러니까 그렇게 Close Reading한 것을 exēgēsis한 것을 자기 나름대로 해석해서 어떻게 집어넣었는가, 이것이야말로 History of Ideas, 즉 사상사를 내러티브로 만드는, 사상사는 어쨌든 서사로 만들어야 되는데,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 특정한 주제를 중심으로, 신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철학의 전체 역사, 헬라스 철학에서 현대사상이면, 전체 역사를 이렇게 대결하고 또는 대화하고 하는 방법은, 즉 사상사의 서사적 방법, full-length connected narrative, full-length는 아주 굉장히 긴이라는 뜻도 되지만 꽉 차 있는,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을 정도로 꽉 차 있는, 잘 짜여진 연관된 내러티브를 만들어내는가, 두 가지를 우리가 익힐 수 있다. 사상사의 서사적 방법은 어떤 식으로 구축되어야 하는가. 책 하나 읽으면서 지나치게 많은 걸 얻어낼 수 있다고 지금 제가 말한고 있는데 정말 그럴 만한 텍스트이다. 그다음에 부수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Lecture의 범형範型, 그러니까 모범 사례가 되는 범형으로서의 역할이 있다. 강연문이니까 강연을 어떻게 해야 이렇게 잘할 수 있나, 정말 강연하는 법을 배우는 그런 텍스트이다. Lecture의 범형範型, 즉 Lecture는 어떻게 하는가,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는 어떻게 해야 되는가, 약간 rhetoric인 그런 것도 있다. 그 세 가지를 생각을 해보려고 한다. 이것은 booklist로 할 게 아니라 exēgēsis처럼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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