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보면 | 07 루소의 인간불평등기원론 3
- 강의노트/책을 읽다보면 2017-18
- 2018. 5. 12.
인간 불평등 기원론 - 장 자크 루소 지음, 주경복 옮김/책세상 |
2017년 11월 4일부터 CBS 라디오 프로그램인 변상욱의 이야기쇼 2부에서 진행되는 "강유원의 책을 읽다보면"을 듣고 정리한다. 변상욱 대기자님과 강유원 선생님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팟캐스트 주소: http://www.podbbang.com/ch/11631
20180414_24 루소의 인간불평등기원론 3
인간불평등기원론을 도입부만 설명했다. 어떻게 보면 뻔한 것 얘기 같기도 하고, 그것게 보면 그걸 가지고 그렇게 설명하는 경우도 있나 하는 부분도 있었다.
《인간 불평등 기원론》에 나온 얘기들이 사실 방송에서 읽어야겠다고 할 때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토요일 아침에 이것을 듣는 분들이 어떤 분들인지 모르겠고, 세상 좋아졌다고 빨갱이들이 나와서 불평등을 얘기하는 것이 아닌가 라고 반응하실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했다. 18세기에 이런 것이 상당히 위험한 얘기였고, 여전히 지금도 위험한 입장이다.
제1부를 보면 인간의 자연상태에 관한 논의들이 있는데 그 당시에는 굉장히 신선하고도 사려깊은 통찰로 느껴졌을지는 몰라도 오늘날에는 진부하고, 그러니까 불평등에 관한 여러가지 현대의 논의들이 있는데 이런 것들을 참조해서 함께 읽어보는 것이다.
인간이 이른바 자연상태에 해당한다고 하는 원시채집사회에서 인간의 모습은 어떠한가를 다룬 보충할만한 참고서적을 간단하게 내용을 소개하면서 루소와 연결하려고 한다.
켄트 플래너리와 조이스 마커가 쓴 《불평등의 창조》라는 책이다. 인류는 왜 평등 사회에서 왕국, 노예제, 제국으로 나아갔는가에 대한 책이다. 문화인류학자들이 쓴 책이다. 이런 것들은 우리가 자연상태에서는 불평등하지 않았겠지 라는 것은 다 거짓말이다. 간단히 말하면 힘센 녀석은 더 많이 가졌다. 그러나 당대에 끝났다. 그것을 자녀에게 물려주려다보면 안된다는 것. 아주 많은 사회인류학자들의 연구 결과로 나온 것. 문제는 자연상태에 대해서 환상을 가지고 있는데 이른바 생활공동체 이런 것을 보면 불평등을 타파하고자 하는데 결국은 다툼을 하고는 한다.
루소의 《인간 불평등 기원론》에 나오는 것들을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용어로 재정리를 해보면 자연상태에서 모두는 나는 좀 능력이 모자라도 저 녀석은 능력이 있다해도 조금의 자존감은 있었다. 당대의 능력 차이는 인정하고 살겠지만 아들까지 그러면 화가 나는 것. 사회가 커지면서 이런 태도가 굴욕감으로 전개되거나 한다.
사회인류학이나 고고학 연구자들이 이른바 인류의 원시상태를 연구한 책들을 살펴보면 수렵채집을 해서 먹고사는 사람이나 목축·농경인들도 불평들을 만들어 내는 요소가 공통적으로 두가지이다. 첫번째가 토지와 가축의 소유권이다. 그런데 이것이 당대에 그친다면 별 문제가 아닌다 한 세대에서 다른 세대로 부를 전달하는 능력이 핵심이다. 사회가 그것을 허용하는가 허용하지 않는가 하는 것인데, 어떤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서 부를 쌓고 당대에서 누리는 것은 집단에서 저항감 없다. 두번째가 관계 속에서 쌓이는 인간관계이다. 이것은 현대사회에서도 무시할 수 없다. 그리고 세번째가 물질적 부이다. 그런데 관계적 부도 전달가능성이 있다. 인맥이나 혼맥을 묶는 힘도 사실은 재산이다. 그래서 이 물질적 부를 전달해주는 것이 불평등을 만드는 핵심적인 요인이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능력에 따라서 뭔가를 획득하고, 그것을 지나지게 과시적으로 소비하지만 않는다면 별다른 불만을 갖지 않지만, 그것을 벗어난 상속이라고 하는 것이 일종의 무임승자인데 이런 것에는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제2부를 읽으면 알 수도 있겠는데, 루소가 말하는 불평등의 핵심도 소유권이라기보다는 그것을 다음세대로 전달하는 제도적 장치이고, 그 당시는 세습적 귀속제였다. 그런데 세습적 귀속제라고 하는 것이 과연 18세기 프랑스만 있었던 일이냐고 한다면 그것은 아니겠다. 오늘날 한국사회에서도 세습한 귀족제의 명백한 제도는 아니지만 그런 것들이 많이 보인다.
한국에서 교육문제가 시끄럽고 화끈하게 달아오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교육과 관습이라는 것이 불평등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매커니즘이라는 생각은 누구나 갖고 있다. 또한 이것이 까닭없이 평등해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어떻게 해서든지 기회를 얻어서 특권층에 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낙오의 가능성은 조금도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런 것에 대한 대체하는 처방을 단순한 경제에 의해서 작동하는 작은 사회를 처방한다. 그래서 생활공동체, 생활협동조합을 한다든가를 한다. 그것을 틀렸다고 하는 것이 아니고, 그것은 적시성 있는 처방은 못된다는 것이 사회연구자들의 생각이다. 왜나하면 그런 자그마한 작은 공동체 단위로 마을로 쪼개면 생겨나게 될 사회상 침해는 걷잡을 수 없다.
완전하게 불평등을 없애려고 생각하면 이미 문제 해결에 나가지 못하고 사회인류학자들의 처방에 따르면 불평등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어떤 지위를 정당화 해주는, '정당화 논리'이다. 우리는 어쨌든 지위를 기반으로 하는 사회에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데 그 지위 기반 사회의 정당화 논리. 사람은 능력의 차이에 따른 성과 기반 사회에 살고 있다. 그런데 한번 이루어진 성과를 바탕으로 그것을 지위로 만들고 제도화하면 불평등이 고착화된다. 이때 작동하는 정당화 논리가 아주 뻔한 것, 조상이 잘났다라든가 가난한 사람에게 열등을 심어주는 것.
그래서 자연상태라고 하는 것이 완전한 의미에서 사람들이 등따숩고 배부르고, 능력껏 일해서 필요한만큼 가져가는 사회가 아니었다는 것. 루소가 그런 사회를 생각했을지는 몰라도, 오늘날 아주 많은 연구성과들을 살펴보면 인류는 사회가 생겨나는 순간부터 아무리 규모가 작은 사회라 할지라도 불평등에 시달렸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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