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코의 진자 (리커버 에디션) -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윤기 옮김/열린책들 케테르호흐마비나헤세드게부라티페렛네차흐호드예소드말후트 도판 출처옮긴이의 말움베르토 에코 연보 케테르19 내가 진자를 본 것은 그때였다.교회 천장에 고정된, 긴 철선에 매달린 구체는 엄정한 등시성의 위엄을 보이며 앞뒤로 흔들리고 있었다.나는 그때 진자가 흔들리는 주기는 철선 길이의 제곱근과 원주율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을, 원주율이라는 것은 인간의 지력이 미치지 않는 무리수임에도 그 고도의 합리성이 구체가 그려 낼 수 있는 원주와 지름을 하나로 아우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하기야, 그 고요한 호흡의 비밀을 접하고도 그걸 모를 사람이 있으랴). 그러니까 구체가 양극 간을 오가는 시간은, 구체를 매달고 있는 지점의 단원성, 평면의 차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