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문 / 전원교향곡 / 배덕자 - 앙드레 지드 지음, 동성식 옮김/민음사 좁은 문전원교향곡배덕자 작품 해설작가 연보 좁은 문15 다른 사람들이라면 이 이야기로 책 한 권을 쓸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여기서 하려고 하는 이야기를 스스로 겪어 내는데 온 힘을 다 쏟았고, 그 탓에 나의 기력은 완전히 쇠진해 버렸다. 그래서 나는 나의 추억을 아주 단순하게 적어 나가겠다. 이 추억이 여기저기 토막 나 있다 하더라도, 나는 그것을 꿰매어 맞추거나 연결하기 위해 무언가를 새로 꾸며 내는 일은 하지 않을 작정이다. 추억을 꾸며내는 데 쏟는 노력이 그 추억을 이야기함으로써 얻고자 하는 마지막 즐거움마저 앗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아버지를 여의었을 때 난 열두 살도 채 되지 않았다. 아버지가 의사로 계시던 ..
지상의 양식 - 앙드레 지드 지음, 김화영 옮김/민음사 지상의 양식 새로운 양식 작품 해설1 - 지상의 양식 작품 해설2 - 새로운 양식 작가 연보 16 나의 이 책이 그대로 하여금 이 책 자체보다 그대 자신에게 - 그리고 그대 자신보다 그 밖의 다른 모든 것에 흥미를 가지도록 가르쳐주기를. 21 욕망하는 것은 득이되고 또 욕망을 만족시키는 것도 득이 된다 - 왜냐하면 욕망은 그렇게 함으로써 증가되니까. 내 진실로 그대에게 말하나니, 나타나엘이여, 욕망의 대상의 늘 거짓될 뿐인 소유보다는 매번 욕망 그 자체가 나를 더욱 풍요롭게 해주었느니라. 23 평화로운 나날보다는, 나타나엘이여. 차라리 바장한 삶을 택하라. 나는 죽어서 잠드는 휴식 이외의 다른 휴식을 바라지 않는다. 내가 살아 있는 동안 만족시키지 ..
좁은 문 - 앙드레 지드 지음, 오현우 옮김/문예출판사 21 드디어 알리사의 방문 앞에 다다랐다. 잠시 기다렸다. 웃음소리가 섞인 떠들썩한 소리가 아래층에서 들려왔다. 그 소리가 문 두드리는 소리를 덮어버렸는지 대답이 없다. 나는 지그시 문을 밀었다. 문이 조용히 열렸다. 실내는 몹시 어두워 얼른 알리사를 알아볼 수 가 없었다. 저무는 햇살이 스며드는 창문을 등지고 알리사는 침대 머리에 무릎을 끓고 앉아 있었다. 내가 가까이 가자, 그녀는 고개를 돌렸지만 일어서지는 않고 조용히 소곤거리듯 말햇다. "오! 제롬. 왜 돌아왔니?" 나는 입을 맞추려고 몸을 굽혔다. 그녀의 얼굴은 온통 눈물에 젖어 있었다. 이 순간이 나의 일생을 결정하였다. 지금도 나는 괴로움을 느끼지 않고서는 그 순간을 회상할 수 없다.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