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일기 | 문학과지성 시인선 40 | 최승자 - 최승자 (지은이)문학과지성사散散하게, 仙에게 한밤중 문득 잠에서 깨어날 때 여기가 어디일까 하는 당혹감, 그리고 족쇄 같은 기억들을 이끌고 지나온 모든 길 모든 도시를 더듬어 마침내 거기가 이국 어느 도시의 기숙사 방임을 깨닫게 될 너의 한밤중. 내가 예감하는 너의 한밤중. 하지만 누가 누구를 구원할 수 있으랴. 위장이 간장을? 심장이 허파를? 고통의 물물교환은 말처럼 그렇게 쉽게는…… 일찌기 나는 흘러가는 것은 마찬가지했었다 다른 사람들이 길이로 넓이로 흘러가는 동안 나는 깊이로 흘러가는 것뿐이라고. 그러나 깨닫고 보면 참으로 엄청나구나. 내가 파놓은 이 심연 드디어는 내 발목을 나꿔 챌 무지몽매한 이 심연. 깊이와 넓이와 길이로 동시에 흐르기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