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츠 카프카: 소송


소송 - 10점
프란츠 카프카 지음, 김재혁 옮김/열린책들


소송 

미완성 장들 


역자 해설 

자유를 사랑한 어느 영혼의 고백 


프란츠 카프카 연보





10 누군가 요제프 K를 모함했음이 분명하다. 나쁜 짓을 하지 않았는데도 어느 날 아침 체포되었으니 말이다. 그에게 방을 세놓은 그루바흐 부인의 가정부는 매일 아침 8시면 그에게 아침 식사를 가져다주곤 했는데 이날따라 오지 않았다.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K는 잠시 더 기다리면서 베개에 몸을 기댄 채 건너편에 사는 노파를 넘겨다보았다. 노파는 평소와 다른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그를 살펴보았다. 순간 그는 화도 나고 배도 고파 초인종을 울렸다. 금방 노크 소리가 나더니 그 셋집 건물에서 전혀 본 적이 없는 사내가 불쑥 들어왔다. 


416 그러나 한 신사의 양손이 K의 목을 눌렀고, 그사이 다른 신사는 칼로 그의 심장을 찔러 두 번을 돌렸다. 꺼져 가는 눈빛으로 K는 두 신사가 바로 그의 코앞에서 서로 뺨을 댄 채로 결정적인 순간을 지켜보는 모습을 보았다. 「개 같다!」 그가 말했다. 치욕은 그보다 더 오래 살아남을 것 같았다.


490 제가 맡은 직책은 저한테는 너무 견디기 힘듭니다. 제가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하고 싶은 일이자 소명인 문학과 상충되기 때문입니다. 문학이 아니면 저는 아무것도 아니고 또 아무것도 아닐 수밖에 없으며 또 아니고자 하기 때문에 아무리 제 직책이 저를 끌어들이려 해도 소용없고 그러다가 괜히 저만 완전히 망가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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