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 메논


메논 - 10점
플라톤 지음, 이상인 옮김/이제이북스



'정암학당 플라톤전집'을 펴내며 


작품해설 

작품개요 

등장인물 


본문과 주석 


옮긴이의 글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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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해설

10 프로타고라스는 정치적 탁월함의 교사를 자처했지만, 고르기아스는 가르치는 교사가 아닌 설득하는 수사학자로서의 자신의 역할을 강조할 뿐이다. 이처럼 소피스트들 내부에서도 입장의 차이가 선명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11 프로타고라스와 고르기아스와 소크라테스는 비판과 논쟁의 역사를 새롭게 개척한 철학자들이라는 점에서 공통되더라도, 그리스 철학의 미시적 전개사 속에서 보면 그들의 입장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메논》은 이 세 철학자 들 간의 차이의 양상과 논쟁의 초점이 어디에 있는지를 극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13 소크라테스는 메논의 질문에 직접적으로 답하기 전에 탁월함의 본질을 먼저 규정 할 것을 제안한다. 소크라테스는 물론 탁월함이 규정되기만 하면 메논의 질문이 충분하게 답변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무엇인가?' 물음은 탐구되는 개념에 대한 대화 참여자들의 이해가 일치되지 않을 때 제기된다. 메논이 제시한 질문에는 당시 이해의 불일치를 겪었던 개념들, 특히 탁월함과 가르침 또는 배움이라는 개념들이 포함되어 있다. 메논의 질문에 올바르게 답변하기 위해서는 대화자들 간의 개념의 이해 및 사용의 불일치를 먼저 해소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불일치를 겪고 있는 개념들을 규정해야 한다. 논의되는 개념들이 규정될 때 비로소 처음에 제기된 물음은 충분하게 답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크라테스는 탁월함의 교육 가능성과 불가능성에 관한 합리적 해결을 찾기 위해 세 단계에 걸쳐 문답법적 탐구를 진행한다.


31 《메논》은 무엇에 대한 탐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초기 대화편의 탐구 방법에 의존하고 있고, 무엇에 대한 탐구는 확고한 결론 없이 종결된다는 점에서 초기 대화편에 속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파이돈》이나 《향연》이나 《국가》와 같은 중기 대화 편에서나 찾아 볼 수 있는, 가령 상기론이나 가설의 방법과 같은 독단 이론들의 단초가 나타난다는 점에서 중기 대화편의 특성도 함께 가지고 있다. 따라서 《메논》은 여타 대화편들과 달리 초기와 중기를 잇는 일종의 과도기적 대화편으로 분류된다.



작품개요

1. 도입부: 메논의 문제 제기와 소크라테스의 제안(70a-71d) 


2. '탁월함이란 무엇인가?': 비판적 검토(71e-80d)

  1) 메논의 첫째 답변: 탁월함의 여러 사례들의 열거(71e-73c)

  2) 메논의 둘째 답변: '사람들을 지배할 수 있는 것'(73c-74b)

  3) '무엇인가?' 물음에 대한 소크라테스의 해명: '형태'와 '색깔'의 예(74b-77b)

  4) 메논의 셋째 답변: '훌륭한 것들을 욕구하면서 획득할 수 있는 것 '(77b-79e) 

  5) 메논의 난관과 전기가오리의 비유(79e-80d)


3. '배움이란 무엇 인가?': 상기(80d-86c)

  1) 메논의 논쟁적 반론: '메논의 난제'(80d-80e) 

  2) '탐구와 배움은 모두 상기이다'(81a-82a)

  3) 상기의 기하학적 예시(82a-86c)


4. '탁월함은 가르쳐질 수 있는 것인가?': 가설의 방법(86c-100b)

  1) 가설의 방법의 기하학적 예시(86C-87C)

  2) '탁월함이 인식이라면, 탁월함은 가르쳐 질 수 있는 것이다.'(87c-89c)

  3) '탁월함의 교사가 없다면, 탁월함은 가르쳐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89c-96c)

  4) '탁월함이 올바른 확신이라면, 탁월함은 신적인 섭리에 의해 생기는 것이다'(96d-100b) 


5. 처음부터 다시, '탁월함은 무엇인가?'(100b-c)




본문

71a 소크라테스: 하지만 난 탁월함이 가르쳐질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가르쳐질 수 없는 것인지를 알지 못합니다. 나는 실은 탁월함 자체가 도대체 무엇인지도 전적으로 알지 못하니까요.


71b 소크라테스: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는데, 그것이 어떤 것인지를 내가 정말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아니면 자네는 메논에 대해 그가 누구인지를 전적으로 알지 못하는 사람이 그가 잘 생겼는지 부자인지 귀족 출신인지, 아니면 이와 반대인지를 아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77b 메논: 탁월함은 시인이 말하듯이, 훌륭한 것들을 반기고 또 힘을 갖는 것이라고 제겐 생각됩니다. 그리고 저는 이것을 탁월함으로 말합니다. 훌륭한 것들을 욕구하면서 획득할 수 있는 것 말입니다.


79b 소크라테스: 내가 탁월함을 전체로서 말하도록 요구할 때, 자넨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모든 행위가 탁월함의 부분과 함께 이루어진다면 그것이 탁월함이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일세. 


80e 소크라테스: 사람은 아는 것도, 알지 못하는 것도 결국 탐구할 수 없다는 것 말일세. 말하자면, 적어도 아는 것은 탐구하지 않을 걸세. 왜냐하면 아미 알고, 또 적어도 그런 사람들은 탐구가 전혀 필요하지 않으니까. 그리고 알지 못하는 것도 탐구하지 않을 걸세. 무엇을 탐구해야 할지를 알지 못하니 말이야.


81d 소크라테스: 그래서 탁월함에 관해서든 다른 것들에 관해서든 영혼이 어쨌든 전에 인식한 것들을 상기할 수 있다는 것은 결코 놀랄 일이 아니네. 왜냐하면 자연 전체가 같은 혈통이고 영혼은 모든 것들을 배웠기 때문에 단 하나를 상기한 사람이 ━ 이것이 바로 사람들이 '배움'으로 부르는 것이네 ━ 그가 용감하고 탐구하는데 지치지 않는다면 다른 모든 것을 스스로 발견하지 못할 이유는 전혀 없기 때문이지. 탐구와 배움은 결국 모두 상기니까 말일세. 그러니까 이런 논쟁적인 논변에 결코 설득돼서는 안 되네. 왜냐하면 이 논변은 우리를 게으르게 만들 것이고 유약한 인간들의 귀를 즐겁게는 하겠지만, 지금의 논변은 우리를 부지런하게 만들 뿐 아니라 탐구에 매진하게 만들기 때문이네. 나는 이 논변이 참이라고 믿기에 자네와 탁월함이 무엇인지를 함께 탐구하길 바라는 거네.


85c 소크라테스: 따라서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알지 못하는 사람 속에는 그가 알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참인 확신들이 있는거지?


87b 소크라테스: 그런 식으로 또한 탁월함에 관해서도, 우리는 그것이 무엇인지도 그것이 어떤 것인지도 알지 못 하기 때문에, 가설을 세우고 나서 우리 함께 이것을, 즉 그것이 가르쳐질 수 있는 것인지 가르쳐질 수 없는 것인지를 살펴보도록 하세. 이렇게 말하면서 말이지. 탁월함이 영혼과 관련된 것들 중에서 어떤 것이라야 탁월함은 가르쳐질 수 있는 것이거나 가르쳐질 수 없는 것이겠는가?


87c 소크라테스: 그런데 탁월함이 인식의 일종이라면, 분명히 그것은 가르쳐질 수 있는 것일 테지.


87d 소크라테스: 그럼 뛰어난 것이면서 인식과는 분리된 다른 어떤 것이 있다면, 탁월함은 아마도 인식의 일종이 아닐 수 있겠지만, 어떤 뛰어난 것도 인식에 포함되지 않은 것이 없다면, 탁월함이 인식의 일종일거라고 추측 할 때, 우리는 올바르게 추측하는 것일 테지.


88d 소크라테스: 그러므로 탁월함이 영혼 속에 있는 것들 가운데 하나이고 필연적으로 유익하다면, 그것은 앎이어야만 하네. 왜냐하면 영혼에 관련된 모든 것들은 그 자체가 그 자체에 있어서 유익하지도 유해하지도 않지만, 앎이 더해지느냐 무지가 더해지느냐에 따라 유익하게도 유해하게도 되기 때문이지. 그러니까 이 논의에 따르면, 어쨌든 탁월함은 유익한 것이기 때문에 앎의 일종이어야만 하는 것이네.


89d 소크라테스: 내 자네에게 말해 줄 것이네, 메논. 나는 탁월함이 정말 인식이라면 그것은 가르쳐질 수 있는 것이라는 주장을 잘못 말한 게 아닐까 해서 철회하지는 않네. 하지만 탁월함이 인식이라는 이 주장을 내가 정당하게 의심하는 것으로 자네에게 보이는지 살펴보게. 바로 이것을 내게 말해 보게. 탁월함뿐 아니라 어떤 것이든 그것이 가르쳐질 수 있는 것이라면, 필연적으로 그것의 교사들이나 학생들이 있지 않겠나?


97c 소크라테스: 그러니까 참인 확신은 행위의 올바름과 관련해서는 앎보다 더 못한 인도자가 결코 아니네. 그리고 이 점을 탁월함이 어떤 것인가에 관한 고찰에서 우리가 지금까지 빠뜨리고 있었던 것이네. 오직 앎만이 올바른 행위를 인도한다고 말할 때 말이야. 그런 것에는 참인 확신도 있었는데도 말이지.


98a 소크라테스: 참인 확신들도 머물러 있는 동안에는 훌륭한 것이고 온갖 뛰어난 일들을 해내기 때문이지. 하지만 그것들은 오랫동안 머물러 있으려고 하지 않고, 인간의 영혼으로부터 달아나 버리네. 그래서 그것들은 크게 가치 있는 것들이 아니네. 누가 그것들을 원인의 추론으로써 묶어 놓기 전까지는 말이야. 그런데 이것이, 나의 친구 메논, 상기이네. 우리가 앞에서 동의했듯이 말이야. 그리고 묶여진 후에 그것들은 먼저 인식들이 되고, 그 다음으로 머물러 있게 되네. 사실 이 때문에 인식은 올바른 확신보다 더 존중 받는 것이고, 결박에 의해 인식은 올바른 확신과 구별되는 것이네.


99a 소크라테스: 어떤 우연으로부터 올바르게 생기는 것은 인간적인 인도에 의해 생기는 게 아니니까, 그리고 사람이 올바른 것을 향해 인도하는 일들의 경우 이 둘, 즉 참인 확신과 인식이 인도하는 것이네. 그럼 탁월함은 가르쳐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 탁월함은 또한 더 이상 인식이 아니겠지?


100c 소크라테스: 따라서 이러한 추론으로부터, 메논, 탁월함은 누구든 그것이 생기는 사람에게 신적인 섭리에 의해 생기는 것으로 우리에겐 보이네. 그러나 탁월함이 사람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생기는가에 앞서 먼저 탁월함 그 자체가 그 자체에 있어서 도대체 무엇인가를 탐구하도록 노력할 때 비로소 그것에 관해 확실한 것을 알게 될 걸세. 그런데 이 제 나는 어디 좀 가 봐야 할 시간이고, 자넨 여기 있는 자네의 접대자인 아뉘토스를, 그가 더 진정되도록, 그와 같은 것들과 관련해 자네 자신이 설득되었듯이 설득시켜 보게. 자네가 이 사람을 설득시킬 수 있다면, 그건 자네가 아테네인들에게도 이익을 가져다 주는 일이 될 테니까 말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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