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20분 | 일본 근현대사 | 01 막말·유신 1


막말.유신 - 10점
이노우에 가쓰오 지음, 이원우 옮김/어문학사


Reading_20min_20140402_1

– 1800년 이후 한반도 역사에 대한 이해는 일본과 구미열강이라는 이른바 ‘해양세력’에 대한 파악을 매개로 해야만 한다.

– 구미와의 군사력 차이 인식, 전쟁회피를 위한 외교노력, 정보집적, 국내의 합의와 여론 등을 통해 점진적 개국노선을 정립하려 한 도쿠가와 막부(徳川幕府, 江戶幕府)의 노력을 평가해야 한다.

– ‘개국/쇄국’, ‘존왕(尊王)/좌막(佐幕, 막부를 보좌한다)’의 단선적 시각에서 벗어나 복합적 시각과 유연한 역사적 관점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번 주부터 시작해서 올 연말까지 정확하게 언제까지는 모르겠는데 일본 근현대사 시리즈를 읽으려고 한다. 다시말해서 근현대사 시리즈는 제1권이 《막말•유신》이고 제9권이 《포스트 전후 사회》이고, 마지막이 이와나미 신서 편집부가 편집한 《일본 근현대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까지 해서 10권으로 되어 있다. 10권의 책을 올해 1년동안 읽으려고 한다. 그때 그때 화제가 되는 책을 한 권씩 읽기보다는 1년동안 한 달에 4번씩 읽으려고 한다. 그 까닭은 첫째는 이 책 저 책 읽으려다 보니 앞뒤로 이어지는 책들이 이어지는 책들이 연결고리가 없고, 그러다보니 스스로도 공부가 별로 안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게 형식적인 동기라고 할 수 있다. 두번째로는 본인이 2012년에 출간한 역사고전강의가 있는데 이 책이 동양의 역사를 다루기는 했으나 주로 서양의 역사 속에서 나타난 역사고전, 그리고 서양사를 중심으로 해서 거론을 했다. 그런데 마지막 부분에서 동아시아 세계의 100년사에 대해서 1905년 이후로 지금까지 또는 1800년에 정조가 죽은 다음에 한반도에 일어난 사건들을 연표만 나열하고 말았다. 사실은 40강에 이어서 그 부분이 근대사 또는 현대사에 가까운 부분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어야 했는데 책의 완결성을 생각해보면 사족으로 붙을 것 같고, 또 본인도 그 부분과 앞에서 얘기했던 연결고리를 쉽게 찾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작년에 이런 저런 책을 읽고 해서 그 부분에 대한 것을 보완해서 강의를 할까 하다가 동양의 역사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해서 따로 강의를 마련하는 것은 어려운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 일본 근현대사를 읽는다. 잘 모르는 부분은 지나가고 읽고 생각을 덧붙여서 말하는 방식으로 한 달에 한 권, 20분이니까 80분을 읽는다.


일본근현대사를 읽는 이유는 사실상 1800년대에 정조가 사망한 이후에 지금까지 한반도의 역사를 보면 한반도에서 직접적으로 서구열강과 관계를 맺은 적도 있지만 주로 일본과의 관계 속에서 또는 일본을 매개로 해서 서구열강과 관계를 맺는 일이 많다. 그러니까 1800년대 이후 일본의 역사와 한반도의 역사가 중첩되는 부분이 있다. 그런 중첩 속에서 이른바 제국과의 관계가 맺어진다. 그래서 1800년대 이후 200년의 역사를 살펴보려면 일본 근현대사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이 이 책을 읽는 핵심적인 첫번째 이유이자 중요한 이유이다.


두번째로는 올해서 2014년인데 1914년에 벌어졌던 제1차세계대전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우리에게는 제1차세계대전이라는 것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런데 1차세계대전이 일본에는 중요한 사건이고 동시에 서구열강에게는 중요한 사건이다. 다시 말해서 세계사의 측면에서 보면 굉장히 중요하다. 그래서 교토대학의 인문과학 연구소에서는 올해 초에 1차세계대전 100년을 일본의 시각으로 보는 심포지엄을 하기도 했다. 사실 우리에게는 일본과 러시아의 전쟁이 더 중요한 사건. 그 사건 이후로 일본이 아시아뿐만 아니라 세계사의 맥락에서도 중요한 역사적 행위자로 등장한 시기라도 할 수 있다. 그게 바로 이 책을 읽는 2번째 이유이다.


그리고 세번째는 전통적으로 보면 1592년 임진왜란 이래로 지금까지 500년 정도 역사를 살펴보면 한반도를 둘러싼 여러가지 국제적인 정세 속에서 일본이나 미국이나 그쪽에서 한반도에 끼친 영향이라고 하는 것은 그렇게 없었다. 그런데 1800년대 들어서면 한반도에 끼친 영향이 굉장히 크다. 그런 영향들을 생각해보면 그 전에는 한반도에서 외교관계를 생각한다든가 국제정세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주로 중국과 오늘날 만주라고 부르는 지역의 역학관계가 굉장히 중요했는데 1800년대 이후부터는 그쪽의 역학관계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일본이나 태평양 너머에 있는 미합중국 그리고 영국, 이런 해양으로부터 오는 세력이 굉장히 우리에게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사실상 한반도가 그때부터 해양세력과 대륙세력 사이에 끼어있게 된 것. 이것은 200년 정도된 일. 이런 역사 속에서 일본이라는 행위자가 우리에게 끼친 영향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3번째 이유로 일본 근현대사를 읽는 것이 현재의 한반도 역사를 이해하는데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가 일본의 역사를 잘 모르기 때문에 좀 더 잘 알아보기 위해서이다.


그러면 일본근대현대사는 어떻게 읽을 것인가. 우선 《막말•유신》부터 시작해서 《포스트 전후사회》까지 9권인데 그것 뒤에 제10권 《일본 근현대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인데 이 책은 각각의 앞에 나오는 9권의 책에서 미쳐 하지 못했던 것들이 덧붙여 있다. 그래서 10권은 따로 읽지 않고 각각의 권을 읽을 때 함께 읽는 방식을 택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어떤 때는 10권에 나와있는 얘기를 먼저 하기도 하고 본래의 책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그러면 본격적으로 제1권 《막말•유신》. 이 책은 도쿠가와 막부 체제의 말기와 메이지 유신 이 두 개를 묶어서 막말•유신이라 한다. 이 책은 어떤 내용을 담겨 있는가. 저자는 "극동의 동쪽 끝이라는 지리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었던 일본은 전통사회가 발전된 상태에서 개국을 받아들여 서서히 정착했고, 그리하여 일본은 자립을 지켰다고 하는 것이 이 책의 일관된 견해이다." 이런 것을 주장하는데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전통적으로 우리가 일본에 대해서 단순하게 이해할 때는 일본은 도쿠가와 막부는 아주 극단적인 쇄국정책을 폈고, 그 나머지 일본이 위기에 처하게 되자 메이지유신이 일어나서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존왕양이를 통해서 일본을 개국하고 그때부터 일본이 문명사회로 나아가게 되었다 라는 얘기가 널리퍼지게 되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 이노우에 가쓰오는 그것은 일종의 조작된 신화라는 것. 오히려 일본에서 도쿠가와 막부가 그렇게 허약한 세력도 아니었기 때문에 일본이 개국하는 과정에서 도쿠가와 막부의 영향이 상당히 컸다는 것을 얘기하려고 한다. 그것이 이제 곧바로 유신의 역사를 재검토하다로 들어가는데 그러니까 메이지정부가 그렇게 흔히 말하는 대로 일반적으로 한 일이 굉장히 탁월하고 잘했다 한다면 오로지 메이지 정부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그런 탁월한 업적이라고 하기보다는 일본사회가 정통적으로 가지고 있던 위력, 힘, 축적된 역량이 잘 드러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이 가진 이야기. 


8 극동의 동쪽 끝이라는 지리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었던 일본은 전통사회가 발전된 상태에서 개국을 받아들여 서서히 정착했고, 그리하여 일본은 자립을 지켰다고 하는 것이 이 책의 일관된 견해이다.


그런데 한가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이를테면 한국사람들은 일본의 역사에서 이 점은 괜찮았다 라고 얘기하면 이 사람은 친일파구나 라고 얘기한다. 사실 그래서 이 책을 하면서도 조금 꺼려지는 점이 없지 않았다. 그런 생각을 미리부터 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바램. 왜냐하면 이 책을 저술한 사람들이 읽어본 바에 따르면 충분히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역사적 사건들을 평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를 들면 일본이 메이지유신을 거치면서 개국을 하였는데 그것이 안좋은 점이 있었다는 점을 얘기한다. 


머리말 9페이지를 보면"서양 열강의 압력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에 대항해서가 아니라 거꾸로 그것을 이용하여 메이지 정부의 외교정책이 동아시아 이웃 나라에 대한 침략으로 전환되었다는 사실" 이런 것들은 메이지 정부의 외교정책을 찬양하기보다는 이제 일본이라는 나라가 개국을 하는 과정에서 서양의 압력을 받았지만 개국을 하고나서 이른바 문명개화를 하고 난 다음에는 일본이 어떻게 해서 동아시아 이웃나라들을 침략하고 동아시아 세계 속에서 아시아의 새로운 식민지 제국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잘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 점들을 유념하여서 일본 근현대사를 읽어나가면 우리는 도대체 어떤 점에서 이런 것들을 그때 했어야 했는가를 알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9 서양 열강의 압력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에 대항해서가 아니라 거꾸로 그것을 이용하여 메이지 정부의 외교정책이 동아시아 이웃 나라에 대한 침략으로 전환되었다는 사실


특히 10권 《일본 근현대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서 거론한 점을 말을 해보자면 그 당시에 일본의 도쿠가와 막부가 절반쯤 미개하다는 관점이 있는데 그 과점은 구민국가 중심시각이라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는 것을 얘기한다. 이런 시각은 조선시대 말기에 서구열강이 침략해오던 시기도 마찬가지로 얘기할 수 있다. 문명이다, 미개다 이런 것은 사실은 보편적인 기준이 있을 수 없다. 보편적 기준을 가지고 판단하기 시작하면 결국은 구미의 방식에 맞지 않으면 미개한 것이고, 따르면 문명이다 라고 하는 극단적인 이분법으로 갈 수 있다. 그런데 이 저자는 그것은 구미 중심 시각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그 다음에 두번째로는 도쿠가와 막부는 무조건적인 쇄국정책을 폈던 것이 아니라 가능한 한 구미국가에 대해서 양보를 축소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취하였으나 그렇다해도 개국을 하지 않을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이 막부는 점진적인 개국노선을 견지하려고 노력했다. 다시 말해서 구미 여러 나라와의 군사력의 격차는 크게 있었으나 외교교섭을 계속 해 나아가면서 군사력의 격차를 극복하고 전쟁을 회피하는, 그 과정에서 구미에 대한 정보를 축적하면서 일본 국내에서는 합의와 여론을 모아서 점진적 개국노선을 정립했다. 다시 말하면 군사력의 차이가 있다고 하면 무조건 항복하는 것이 아니라 군사력의 차이를 정확하게 알고 있으면서도 전쟁을 회피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동시에 정보를 집적하고 내부적으로 합의와 여론을 집약해서 점진적 개국노선을 정립했다고 하는 것이 막부의 업적이다. 바로 그것이 있었기 때문에 메이지유신 당시에도 일본이 군사적인 침략을 받지 않을 수 있었다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런 노력들이 궁극적으로는 서구열강에 대한 일본의 일정한 정도의 자립 상태로 귀결된다. 그러면 이 일본에서 저자가 중점을 두고 거론을 하는 점은 도쿠가와 막부 말기의 자립적 외교를 재평가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막부는 쇄국이고 메이지는 개국이고, 존왕 즉 천황을 옹립하려는 파와 막부를 옹립하는 파가 서로 단선적으로 대립되어 있다는 시각에서 벗어나서 복합적으로 사태를 바라보고 유연한 역사적 관점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 막말 시대의 역사를 바라보는 기본적인 태도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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