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세계 | 032 ‘아프리오리 a priori’라는 라틴어


2018년 5월 28일부터 KBS 라디오 강유원의 책과 세계에서 진행되는 선생님의 라디오 방송을 듣고 정리한다.


팟캐스트 주소: http://www.podbbang.com/ch/16843


20180710-032 ‘아프리오리 a priori’라는 라틴어

선험적先驗的: “인식이나 개념이 후천적 경험에 의존하지 않고 그것에 논리적으로 앞선 것으로서 부여된 것”




아프리오리는 철학책에 많이 나오는 말인데 요즘에 어떤 노래의 가사에도 들어있다.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인식이나 개념이 후천적 경험에 의존하지 않고 그것에 논리적으로 앞선 것으로서 부여된 것"이라 되어있다. 방금 읽기는 했지만 무슨 말인지 쉽게 짐작하기 어렵다. 이렇게 찾아봐도 짐작하기 어려운 이 말은 ‘선험적’이라는 말로 옮겨진다. 이 말을 처음 배울 무렵에는 ‘선천적’이라는 번역어가 널리 사용되었는데, 그 말을 사용하게 되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다는 뜻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선험적’이라는 말은 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뭔가를 경험하기 이전에 라는 뜻이 뚜렷하기 때문에 ‘경험에 앞 선’이라는 뜻을 가진 한자어인 ‘선험적’을 번역으로 채택한 것이다. 이 말은 경험했다는 것, 즉 ‘경험적’이라는 말과 짝이 되어 쓰인다. 이것이 아프리오리라는 단어에 대한 일반적인 사정이다. 


이 말은 중요한 철학용어 중에 하나이므로 많은 철학자들의 책에 등장한다. 선험적이라는 단어 말고도 번역어가 몇 가지 더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경험세계를 넘어선다는 뜻을 함축하기도 있기 때문에 ‘초월적’이라는 말을 하기도 하고, 경험을 넘어선다고 해서 ‘초험적’이라고 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을 독자로 하는 번역본에서는 어떻게 해서든지 이 아프리오리라는 말의 번역어를 내놓고 그 번역어를 채택한 이유를 번역용어해설에서 상세하게 해설하곤 한다. 


앞서 말한 가사에서는 번역하지 않고 그대로 썼다. 그 가사는 "내 안 깊은 곳의 아프리오리"라고 원어를 그대로 썼다. 노래는 듣는 이에 따라서 다른 뉘앙스나 의미로 들릴 수 있게 하기 위해서 굳이 번역을 하고 거기에 설명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게다가 그 노래는 세계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니 오히려 원어로 표기하는 나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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