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토옙스키 탄생 200주년 기념판 세트 - 전8권 -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홍대화 외 옮김/열린책들 제2부 제7장 일당의 모임에서 011 비르긴스키는 무라비이나야 거리에 있는 자기 집, 다시 말해 아내의 집에 살고 있었다. 집은 단층의 목조 건물로 다른 거주자들은 없었다. 주인의 생일을 빙자해 열다섯 명 가량 되는 손님이 모였다. 그러나 이 모임은 지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영명축일 파티와는 전혀 달랐다. 비르긴스키 부부는 결혼생활을 시작하면서 영명축일에 손님을 부르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며, 게다가 〈기뻐할 이유도 전혀 없다〉고 서로 단호하게 결정지었던 것이다. 지난 몇 년 동안 그들은 어떻게든 스스로를 사회에서 완전히 단절시켜 왔다. 그는 능력도 있는 데다 〈무슨 불쌍한〉 사람이 전혀 아님에도 ..
도스토옙스키 탄생 200주년 기념판 세트 - 전8권 -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홍대화 외 옮김/열린책들 제1부 제1장 서문을 대신하여: 널리 존경받는 스테판 트로피모비치 베르호벤스키의 신변 이야기 11 지금까지 어떤 특별한 일도 없던 우리 도시에서 최근에 발생한 매우 이상한 사건들을 서술함에 있어서, 나는 나의 능력 부족 탓에 이야기를 약간 돌려, 다름 아닌 재능 있고 널리 존경받는 스테판 트로피모비치 베르호벤스키의 몇 가지 신변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해야겠다. 이 이야기는 앞으로 전개될 연대기의 서문과 같은 역할을 할 뿐이며, 내가 쓰려고 하는 진짜 이야기는 좀 더 뒤에 나올 것이다. 바로 시작하겠다. 스테판 트로피모비치는 우리 사이에서 뭔가 독특한 말하자면 시민적인 역할을 계속 담당하고 있었으며,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