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너선 스위프트: 걸리버 여행기


걸리버 여행기 - 10점
조너선 스위프트 지음, 박용수 옮김/문예출판사


1부 소인국 여행기 

2부 거인국 여행기 

3부 라퓨타, 발니바비, 럭나그, 글럽더브드립, 일본 여행기 

4부 말의 나라 여행기 


출판업자가 독자에게 전하는 글 

걸리버가 출판업자 리처드 심프슨에게 보내는 편지 

작품 해설





[공부/인문학공부 I] - 강유원의 라디오 인문학 | 2013 | 06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


1부 소인국 여행기 

68 그 나라 사람들은 도적질보다 사기 행위를 더 큰 범죄로 간주하며 따라서 그런 행위는 거의 항상 사형으로 처벌된다. 왜냐하면 보통의 지능을 가진 사람은 조심하고 경계하면 자기 재산을 도적에게서 지킬 수 있지만 정직한 사람은 교활한 사람에게 당할 도리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물건을 사고 팔고 하는 행위와 신용 거래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사기가 난무하고 또 그것을 처벌하는 법이 약하다면 정직한 거래인들은 항상 당하고 악질들만 득을 보게 된다는 거다. 한번은 내가 자기 주인에게서 큰 돈을 사취한 사람에 대해서 그 사람 편을 들면서 황제에게 중재를 하려 했던 경우가 있었다. 범인의 죄를 경감시키기 위해서 그것이 신용을 어긴 것에 불과한 게 아니냐고 황제에게 말했다. 황제는 나의 변호가 오히려 그 사람의 죄를 악화시킬 뿐이며 나의 생각이 어이없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나라마다 관습이 다르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었다. 한편으로는 마음속 깊이 부끄러움을 느꼈다.



2부 거인국 여행기 

167 내가 영국에서 과거 백 년 동안에 일어난 일에 대해서 이야기하자 왕은 크게 놀랐고, 그것이 음모, 반역, 학살, 혁명, 추방 등의 연속이며, 위선, 배신, 탐욕, 당쟁, 증오, 질투 등으로 얼룩진 것이라고 논평해 주었다.


3부 라퓨타, 발니바비, 럭나그, 글럽더브드립, 일본 여행기 

201 그들은 고개를 모두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돌리고 있었고 한쪽 눈은 위쪽으로 올라가 있었으며 다른 쪽 눈은 속으로 푹 들어가 있었다. 의복은 태양과 달과 별의 모양이 장식되었으며 그 사이사이로 바이올린, 플루트, 하프, 트럼펫, 기타, 그리고 그 외 유럽에서는 볼 수 없는 이상한 악기의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이곳저곳에 하인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바람을 불어넣은 공기 주머니 같은 것이 한쪽 끝에 달린 막대기를 손에 들고 있었다. 그런데 나중에 안 일이지만, 사실 그 주머니 속에는 완두콩이나 작은 돌멩이가 들어 있었다. 그 막대 주머니로 그들은 이따금씩 옆 사람의 입이나 귀를 쳐댔다. 왜 그렇게 하는지 그때 당시에는 알 수가 없었다.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그 사람들이 너무나 깊은 생각에 잠겨 있기 대문에 말하는 기관인 입이나 듣는 기관인 귀를 누가 쳐주지 않으면 다른 사람의 말을 알아듣지도 못하기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부유한 사람들은 '때리기꾼'을 고용하여 외출할 때나 누구를 방문할 때는 항상 그를 데리고 다녔다. 


208 그들은 조리 있게 따지지 못하며 간혹 의견 일치가 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항상 의견 충돌이 있어서 격렬한 논쟁을 일삼았다. 상상력이나 발명 같은 것에 대해서는 무지했으며 그들의 언어에는 그런 것을 나타내는 단어조차 없었다. 즉 그들의 생각이나 생활 방식이 앞서 일컬은 두 학문의 영역에 갇혀 있는 셈이었다.


268 내가 발니바비나 일본 사람들과 많은 대화를 나눠봤는데 오래사는 게 인간들의 보편적인 소망이라는 걸 알았지요.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하루라도 더 살기를 바라고 죽음을 두려워합니다. 오직 이 나라에서만 우리가 영생인들의 모습을 보기 때문에 그런 욕망이 생기지 않는 겁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삶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런 건 영원히 젊음이 지속되고 건강이나 활기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 것인데 그런 것을 바랄 수는 없지요. 오히려 노년에 동반되는 여러 가지 재앙을 어떻게 극복하는가 하는 어려운 문제가 있습니다.


4부 말의 나라 여행기 

321 나는 야후가 고약한 짐승이란 걸 알기 때문에, 그들이 힘을 발휘할 수만 있다면 네가 말한 그런 모든 짓을 능히 할 것이라고 쉽게 믿을 수 있을 거다. 그런데 네 이야기가 나에게는 새로운 불안감을 일으킨 것 같다. 내 귀가 그처럼 고약한 말을 자꾸 들음으로 인해서 이제 점점 혐오감을 갖지 않고서 그런 말을 받아들이지 않을까 걱정되는 거다. 내가 이 나라의 야후들을 미워하기는 하지만, 내가 날카로운 돌이 나의 발굽을 쳤다고 해서 그것을 비난할 수 없는 것처럼, 그것들 성질이 더럽다고 해서 비난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소위 이성을 갖췄다고 하는 너희 나라 종족이 그런 잔인한 행위를 수없이 저지를 수 있는 걸 보면 이성의 타락상이 갈 데까지 갔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348 고상한 후이늠들은 덕성을 지향하는 성격을 천성적으로 갖추었고 악이란 것을 모르는 이성적인 동물이다. 그들의 신조는 이성을 고양시키고 이성의 지배에 따라서 행동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성은 그들에게 우리처럼 난해한 문제가 아니다. 


358 이런 언급을 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후이늠들이 사용하는 언어에는 야후들의 기형적인 형태나 고약스러운 성격에서 유래된 말을 제외하고는 사악한 것에 대해서 나타내는 어떤 말도 없다. 그리고 하인들이 어리석은 일을 했거나 어린 후이늠이 실수를 했거나 돌멩이에 상처를 입었거나 고약스러운 날씨 등과 같은 좋지 않은 것에 대해서 표현할 때면 그런 말 다음에 야후라는 단어를 첨가하게 된다. 예를 들어 '흐은 야후', '흐나홀름 야후', '은름나월마 야후' 등의 언어가 있고, 잘못 지어진 집을 의미하는 '은홀믄롤 야후'가 있다.


363 나는 나의 가족이나 친구나 기타 다른 인간들을 보게 될 때 그들을 있는 그대로의 존재로서, 즉 근본적인 모양이나 성질에서는 야후에 지나지 않는 동물로 바라보게 되었다. 그들이 진짜 야후보다는 더 지능이 있고 말을 할 수 있는 재주를 가졌을지 모르지만 천성적으로 야후에게 부여된 악을 늘리는 데만 그 지능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나라에서 내가 호수나 샘물에 비친 나의 모습을 볼 때는 내가 내 자신이 무섭고 보기가 싫어서 고개를 돌려버렸고 차라리 보통 야후의 모습을 보는 것이 더 편했다. 흐이늠들과 대화를 하고 그들을 바라보는 데서 즐거움을 느껴가면서 이제 나는 그들의 걸음걸이나 몸짓을 흉내 내게 되었고 그것이 습관화되어버렸다.


386 이성적인 동물에게 필요한 모든 미덕을 갖고 있는 현명하고 덕망스러운 후이늠에게는 그곳에 사는 혐오스러운 야후들의 성질을 언급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악'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교만'이라는 단어도 없다. 그들은 야후라는 동물들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살아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단지 그들보다 세상 이곳저곳으로 많이 다녀보았기 때문에 야생 속에서 사는 야후들의 교만함에 대해서 무수히 보아왔다.


387 이성에 따라 행동하는 후이늠들은 그들이 소유한 훌륭한 덕성에 대해서 자랑하지 않는다. 마치 내가 팔다리를 가졌다고 해서 자랑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팔다리가 없다면 아주 불행한 일이 되겠지만 우리는 그것이 있다고 해서 자랑하지 않는다. 내가 이 주제에 관해서 이처럼 장황하게 늘어놓는 이유는, 하나의 야후에 불과한 나 자신이 살아가는 이 사회를 조금이라도 더 살 만한 것으로 만들려는 소망 때문이다. 그리고 악의 기미가 있는 사람은 나의 앞에 나타나지 않았으면 하고 간절히 바란다.


걸리버가 출판업자 리처드 심프슨에게 보내는 편지 

391 나는 나 자신이 아주 신중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한탄하네. 자네가 기타 여러 사람의 설득에 못 이겨서 나의 본래의 생각과는 다르게 이 책을 출판하게 만든 건 잘못이네. 자네는 책을 출판하면 사회에 이바지하게 된다는 말을 했는데 나는 야후들을 어떤 것으로든 교화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자네에게 여러 차례 말했네. 과연 내 말대로 되지 않았는가? 이 조금 영국이라는 나라에서도 부정붚나 악습이 전혀 교정이 되지 않고 있네. 내 책이 반년 이상이나 사람들을 교정하려고 해보았지만 아무런 성공도 거두지 못했네. 당파 싸움이 끝이 났는가? 판사들은 정직해졌는가? 변호사들은 정직해지고 겸손해지고 상식을 갖추었는가? 귀족들의 교육 형태가 바뀌었는가? 암컷 야후들은 덕성이나 명예나 진실로 차 있는가? 유능하고 현명하고 학식있는 사람들이 대우 받는가? 저질 작가들이 출판계를 더럽히는 게 근절되었는가?


393 내가 지금 화를 내는 동안에도 또 다른 불평거리가 많기는 하지만 나나 자네를 괴롭히는 일은 더는 하지 않기로 했네. 내가 마지막 여행에서 돌아온 후로 어쩔 수 없이 몇몇 야후들, 특히 나의 가족들을 상대하게 되면서 나의 야후의 본래 결함이 다시 부활하게 된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가 없네. 그렇지 않았더라면 이 나라에서 야후들을 개화시키겠다는 어리석은 일은 시도하지 않았을 것이네. 그런데 내가 그런 희망 없는 일을 저지르게 되었네.



댓글(0)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