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아벨리: 군주론
- 책 밑줄긋기/책 2012-22
- 2013. 11. 5.
군주론 -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강정인.김경희 옮김/까치 |
<군주론>의 이해를 위한 지도 | 3
<군주론>의 이해를 위한 당대의 이탈리아 역사 개관 | 5
헌정사 : 니콜로 마키아벨리가 로렌초 데 메디치 전하께 올리는 글 | 11
제1장 _ 군주국의 종류와 그 획득 방법들 13
제2장 _ 세습 군주국 15
제3장 _ 복합 군주국 17
제4장 _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정복했던 다리우스 왕국은 왜 대왕이 죽은 후 그의 후계자들에게 반란을 일으키지 않았는가 33
제5장 _ 점령되기 이전에 자신들의 법에 따라서 살아온 도시나 군주국을 다스리는 방법 38
제6장 _ 자신의 무력과 역량에 의해서 얻게 된 신생 군주국 41
제7장 _ 타인의 무력과 호의로 얻게 된 신생 군주국 47
제8장 _ 사악한 방법을 사용하여 군주가 된 인물들 60
제9장 _ 시민형 군주국 68
제10장 _ 군주국의 국력은 어떻게 측정되어야 하는가 74
제11장 _ 교회형 군주국 78
제12장 _ 군대의 다양한 종류와 용병 83
제13장 _ 원군, 혼성군, 자국군 80
제14장 _ 군주는 군무에 관해서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가 100
제15장 _ 사람들이, 특히 군주가 칭송받거나 비난받는 일들 105
제16장 _ 관후함과 인색함 108
제17장 _ 잔인함과 인자함, 그리고 사랑을 느끼게 하는 것과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것 중 어느 편이 더 나은가 112
제18장 _ 군주는 어디까지 약속을 지켜야 하는가 118
제19장 _ 경멸과 미움은 어떻게 피해야 하는가 123
제20장 _ 요새 구축 등 군주들이 일상적으로 하는 많은 일들은 과연 유용한가 아니면 유해한가 139
제21장 _ 군주는 명성을 얻기 위해서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가 146
제22장 _ 군주의 측근 신하들 152
제23장 _ 아첨꾼을 어떻게 피할 것인가 155
제24장 _ 어떻게 해서 이탈리아의 군주들은 나라를 잃게 되었는가 159
제25장 _ 운명은 인간사에 얼마나 많은 힘을 행사하는가,
그리고 인간은 어떻게 운명에 대처해야 하는가 162
제26장 _ 야만족의 지배로부터 이탈리아의 해방을 위한 호소 168
부록 1 <군주론>과 관련된 서한들 | 175
부록 2 <군주론>의 이해를 위한 당대의 이탈리아 역사 개관 | 186
부록 3 인명 해설 | 195
부록 4 마키아벨리의 생애와 주요 사건 연표 | 221
제3판 개역본 해제 | 225
초판 번역본 해제 | 235
제3판 개역본 역자 후기 | 251
제2판 개역본 역자 후기 | 255
초판 번역본 역자 후기 | 257
인명 색인 | 265
<군주론>의 이해를 위한 지도
헌정사 : 니콜로 마키아벨리가 로렌초 데 메디치 전하께 올리는 글
11
[Dedica]
NICOLAUS MACLAVELLUS MAGNIFICO LAURENTIO MEDICI IUNIORI SALUTEM.
1
(1) Sogliono el più delle volte coloro che desiderano acquistare grazia appresso uno principe farsegli incontro con quelle cose che in fra le loro abbino più care o delle quali vegghino lui più dilettarsi; donde si vede molte volte essere loro presentati cavagli, arme, drappi d'oro, prete preziose e simili ornamenti degni della grandezza di quelli.
군주의 총애를 구하는 이들은 그들이 가진 것들 중에서 가장 귀중한 것이나 군주가 가장 기뻐할 것을 가지고 군주에게 접근하려고 합니다. 따라서 군주는 말, 무기, 금박의 천, 보석 그리고 군주의 위엄에 적합한 장신구들을 종종 선물로 받곤 합니다.
(2) Desiderando io adunque offerirmi alla vostra Magnificenzia con qualche testimone della servitù mia verso di quella, non ho trovato, in tra la mia supellettile, cosa quale io abbia più cara o tanto esistimi quanto la cognizione delle azioni delli uomini grandi, imparata da me con una lunga esperienza delle cose moderne e una continua lezione delle antiche; le quali avendo io con gran diligenzia lungamente escogitate ed esaminate, e ora in uno piccolo volume ridotte, mando alla Magnificenzia vostra.
저 또한 전하에 대한 복종의 표시로 무엇인가를 드리고 싶었지만, 제가 가진 것 중에는 최근 일어난 사건들에 대한 지속적인 경험과 고대사에 대한 꾸준한 공부를 통해서 배운 위대한 인물들의 행위에 대한 지식만큼 소중하고 가치가 있는 것은 없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제 저는 그러한 것들을 오랫동안 성심껏 성찰한 결과를 한 권의 작은 책자로 만들어 전하께 바치려고 합니다.
2
(3) E benché io iudichi questa opera indegna della presenza di quella, tamen confido assai che per sua umanità gli debba essere accetta, considerato come da me non gli possa essere fatto maggiore dono che darle facultà a potere in brevissimo tempo intendere tutto quello che io, in tanti anni e con tanti mia disagi e periculi, ho conosciuto e inteso.
이 책은 전하께 바치기에는 많은 부족함이 있습니다만, 그토록 오랜 시간 동안 위험과 역경 속에서 제가 배웠던 것을 전하께서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이해하실 수 있도록 썼기 때문에, 자비로운 전하께서 이것을 제가 드릴 수 있는 최대의 선물로 여기시고 거두어들이시리라고 믿습니다.
(4) La quale opera io non ho ornata né ripiena di clausule ample o di parole ampullose e magnifiche o di qualunque altro lenocinio e ornamento estrinseco, con e' quali molti sogliono le loro cose descrivere e ordinare, perché io ho voluto o che veruna cosa la onori o che solamente la varietà della materia e la gravità del subietto la facci grata.
저는 이 저작을 꾸미지 않았습니다. 저는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주제를 기술하고 꾸미기 위해서 동원하였던 과장된 구절이나 고상하고 화려한 단어, 그리고 그 어떤 다른 수식이나 외양상의 장식을 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저의 저작이 오직 다양한 소재와 진지한 주제로서 그 가치를 존중받기를 윈했기 때문입니다.
(5) Né voglio sia imputata prosunzione se uno uomo di basso e infimo stato ardisce discorrere e regolare e' governi de' principi; perché così come coloro che disegnano e' paesi si pongono bassi nel piano a considerare la natura de' monti e de' luoghi alti e, per considerare quella de' luoghi bassi, si pongono alto sopra ' monti, similmente, a conoscere bene la natura de' populi, bisogna essere principe, e, a conoscere bene quella de' principi, conviene essere populare.
그리고 저는 신분이 낮고 비천한 지위에 있는 자가 감히 군주의 통치를 논하고 그것에 관한 지침을 제시하는 것이 무례한 소행으로 여겨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왜냐하면 국가의 지도를 그리는 자들은 산이나 다른 높은 곳의 모습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산 위로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인민의 성격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평범한 인민이 될 필요가 있습니다.
3
(6) Pigli adunque vostra Magnificenzia questo piccolo dono con quello animo che io 'l mando; il quale se da quella fia diligentemente considerato e letto, vi conoscerà dentro uno estremo mio desiderio che lei pervenga a quella grandezza che la fortuna e l'altre sua qualità le promettono.
그렇다면 전하께서는 부디 이 작은 선물을 제가 보낸 뜻에 따라서 받아주십시오. 만약 이 책을 꼼꼼하게 읽고 그 뜻을 새기시면, 저의 가장 간절한 소망, 즉 전하께서 운명(fortuna)과 전하의 탁월한 자질(qualita)이 약속하고 있는 위업을 성취하셔야 한다는 저의 뜻을 헤아리시게 될 것입니다.
(7) E se vostra Magnificenzia da lo apice della sua altezza qualche volta volgerà li occhi in questi luoghi bassi, conoscerà quanto io indegnamente sopporti una grande e continua malignità di fortuna.
그리고 전하께서 그 높은 곳에서 어쩌다가 여기 이 낮은 곳에 눈을 돌리시면, 제가 엄청나고 지속적인 불운으로 인해서 얼마나 부당한 학대를 당하고 있는가를 아시게 될 것입니다.
제01장 군주국의 종류와 그 획득 방법들
13
인간에 대해서 지배권을 가졌거나 가지고 있는 모든 국가(stato)나 모든 통치체(dominio)는 공화국이거나 군주국입니다. 군주국들은(통치자가 오랫동안 같은 가문으로부터 내려오는) 세습 군주국이거나 신생 군주국입니다. 신생 군주국은 (프란체스코 스포르차가 통치하는 밀라노처럼) 전적으로 새롭게 탄생한 군주국이거나 (스페인 왕이 통치하는 나폴리 왕국처럼) 기왕의 세습 군주국의 군주에게 정복당하여 그 일부로 새로 편입된 군주국입니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편입된 영토에는 군주 통치하에서 사는 데에 익숙한 곳들과 그렇지 않고 자유롭게 사는 데에 익숙한 곳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영토를 획득하는 방법에는 타인의 무력을 이용하는 경우와 자신의 무력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으며, 운명(fortuna)에 의한 경우와 역량(virtu)에 의한 경우가 있습니다.
제06장 자신의 무력과 역량에 의해서 얻게 된 신생 군주국
42
행운 또는 타인의 호의가 아니라 자신의 역량에 의해서 군주가 된 인물들을 살펴볼 때, 저는 모세, 키로스, 로물루스, 테세우스 등과 같은 인물들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그중 모세는 단지 신의 명령을 행한 집행자에 불과하기 때문에 논의의 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신과 대화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인물로 선택되었다는 신의 은총 자체만으로도 칭송받을 만합니다. 그렇다면 왕국을 획득하거나 건국한 키로스 등과 같은 인물을 검토해보겠습니다. 그들 역시 탁월한 인물들임을 알 수 있고, 그들의 특별한 행동들과 조치들 역시, 검토해보면, 위대한 신을 섬기고 있던 모세의 그것과 별로 다를 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들의 행적과 생애를 검토해보면, 질료(materia, material)를 자신들이 생각한 최선의 형태로 빚어낼 기회를 가진 것 외에는 그들이 행운에 의존한 바가 없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한 기회를 가지지 못했더라면, 그들의 위대한 정신력(virtu dello animo)은 탕진되어버렸을 것이고, 그들에게 역량이 없었더라면, 그러한 기회는 무산되어버렸을 것입니다.
44
새로운 형태의 제도를 만드는 것보다 더 어렵고 위험하며 성공하기 힘든 일은 없다는 점을 깨달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구질서로부터 이익을 누리던 모든 사람들이 개혁자에게 적대적이 되는 반면, 새로운 질서로부터 이익을 누리게 될 사람들은 기껏해야 미온적인 지지자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미온적인 지지만 받는 이유는 잠재적 수혜자들이 한편으로 과거에 법을 일방적으로 전횡하던 적들을 두려워하고, 다른 한편으로 인간의 회의적인 속성상 자신들의 눈으로 확고한 결과를 직접 보기 전에는 새로운 제도를 신뢰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변화에 반대하는 세력들은 혁신자를 공격할 기회가 있으면 언제나 전력을 다하여 공격하는 데에 반해서, 그 지지자들은 오직 반신반의하며 행동할 뿐입니다. 따라서 개혁적인 군주와 미온적인 지지자들은 큰 위험에 처하게 마련입니다.
44 즉 성공하기 위해서는 타인에게 간청할 필요가 있는지 아니면 능히 자신의 힘으로 밀어붙일 수 있는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전자의 경우, 그들은 거의 항상 성공하지 못하며 아무것도 성취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들이 자신의 힘에만 의지하여 개혁을 주도할 만한 충분한 힘이 있으면, 그들은 거의 어려움을 겪지 않습니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무장한 예언자는 모두 성공한 반면, 무장하지 않은 예언자는 실패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이미 언급한 이유 말고도 인민이 변덕스럽기 때문에 일어납니다. 즉 그들을 한 가지 일에 대해서 설득하기는 쉬우나, 그 설득된 상태를 유지하기란 어렵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들이 당신과 당신의 계획을 더 이상 믿지 않을 경우, 힘으로라도 그들이 믿게끔 강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제07장 타인의 무력과 호의로 얻게 된 신생 군주국
58 따라서 신생 군주국에서 다음과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군주는 다른 누구보다 공작의 행적에서 그 생생한 모범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즉 적에게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것, 동맹을 맺는 것, (무력이나 기만으로) 정복하는 것, 인민들로부터 충성과 공포심을 확보하는 것, 군대로부터 복종과 존경을 확보하는 것, 당신에게 해를 가하거나 가할 수 있는 자들을 무력화시키거나 말살하는 것, 낡은 제도를 새로운 제도로 개혁하는 것, 엄격하면서도 친절하고 고결하면서도 관대하게 처세하는 것, 불충한 군대를 해체하고 새로운 군대를 조직하는 것 그리고 왕이나 다른 지배자들과 동맹을 맺어 그들이 기꺼이 전하에게 호의를 베풀게 하거나 피해를 입히는 것을 주저하게 만드는 재주를 공작으로부터 배워야 할 것입니다.
제08장 사악한 방법을 사용하여 군주가 된 인물들
66 따라서 정복자는 국가권력을 탈취한 후에 그가 저지를 필요가 있는 모든 가해행위에 관해서 결정해야 하며, 모든 가해행위를 일거에 저질러서 매일 되풀이할 필요가 없도록 조치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그는 절제를 통해서 민심을 수습하고, 시혜를 베풀어 민심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습니다. 소심하거나 판단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렇게 행동하지 않는 사람은 누구든지 손에 항상 칼을 쥐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는 결코 신민들을 믿고 의지할 수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지속적으로 저지르는 가해행위로 인해서 신민들이 결코 그에게 안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가해행위는 모두 일거에 저질러야 하며, 그래야 그 맛을 덜 느끼기 때문에 반감과 분노를 작게 일으킵니다. 반면에 은혜는 조금씩 베풀어야 하며 그래야 그 맛을 더 많이 느끼게 됩니다.
제12장 군대의 다양한 종류와 용병
83
모든 국가의 주된 토대는 (세습 군주국이든 신생 군주국이든 복합 군주국이든) 좋은 법과 좋은 군대입니다. 좋은 군대가 없으면 좋은 법을 가지기란 불가능하고 좋은 군대가 있는 곳에는 항상 좋은 법이 있기 때문에, 저는 법 문제는 제쳐놓고 군대 문제를 논의하겠습니다.
그런데 군주가 자신의 국가를 방어하는 데에 사용하는 무력은 그 자신의 군대이거나, 아니면 용병이거나 외국의 원군, 또는 이 세가지가 혼합된 혼성군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용병과 원군은 무익하고 위험합니다. 자신의 영토를 보전하기 위해서 용병에 의존하는 사람은 그 누구도 자신의 영토를 결코 안정되고 안전하게 통치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제14장 군주는 군무에 관해서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가
100 군주는 전쟁, 전술 및 훈련을 제외하고는 그 밖의 다른 어떤 일이든 목표로 삼거나 관심을 가져서는 안 되며, 또 몰두해서도 안 됩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기예(arte)야말로 통치하는 자에게 적합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15장 사람들이, 특히 군주가 칭송받거나 비난받는 일들
105 그러나 저는 이 문제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유용한 것을 쓰려고 하기 때문에, 이론이나 사변보다는 사물의 실제적인 진실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이 현실 속에 결코 존재한 것으로 알려지거나 목격된 적이 없는 공화국이나 군주국을 상상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인간이 어떻게 살고 있는가"는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와는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것을 행하지 않고, 마땅히 행해야 한다고 고집하는 군주는 권력을 유지하기보다는 잃기가 십상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나 선하게 행동할 것을 고집하는 사람이 선하지 않은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다면, 그의 몰락은 불가피합니다. 따라서 권력을 유지하고자 하는 군주는 상황의 필요성에 따라서 선하지 않을 수 있는 법을 배워야만 합니다.
107 악덕 없이는 권력을 보존하기가 어려울 때에는 그 악덕으로 인해서 악명을 떨치는 것도 개의치 말아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모든 것을 신중하게 고려할 때, 일견 미덕(virtu, virtue)으로 보이는 일을 하는 것이 자신의 파멸을 초래하는 반면, 일견 악덕(vizio, vice)으로 보이는 다른 일을 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자신의 안전을 확보하고 번역을 가져오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제16장 관후함과 인색함
110 군주는 신민들의 재산을 빼앗지 않기 위해서, 자신을 방어할 수 있기 위해서, 가난하여 경멸받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탐욕적이 되지 않기 위해서 인색하다는 평판을 듣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야 합니다. 인색함이야말로 통치를 가능하도록 하는 악덕들의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제17장 잔인함과 인자함, 그리고 사랑을 느끼게 하는 것과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것 중 어느 편이 더 나은가
113 사랑을 느끼게 하는 것과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것 중에서 어느 편이 더 나은가에 대해서는 논쟁이 있었습니다. 제 견해는 사랑도 느끼게 하고 동시에 두려움도 느끼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둘 다 얻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굳이 둘 중에서 어느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저는 사랑을 느끼게 하는 것보다는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 훨씬 더 안전하고 생각합니다.
114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명한 군주는 자신을 두려운 존재로 만들되, 비록 사랑을 받지는 못하더라도, 미움을 받는 일은 피하도록 해야 합니다. 미움을 받지 않으면서도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는 군주가 시민과 신민들의 재산과 그들의 부녀자들에게 손을 대는 일을 삼가면 항상 성취할 수 있습니다. 만약 누군가의 처형이 필요하더라도, 적절한 명분과 명백한 이유가 있을 때로 국한해야 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는 타인의 재산에 손을 대어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인간이란 어버이의 죽음은 쉽게 잊어도 재산의 상실은 좀처럼 잊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제18장 군주는 어디까지 약속을 지켜야 하는가
119 군주는 짐승의 방법을 잘 이용할 줄 알아야 하는데, 그 중에서도 여우와 사자를 모방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사자는 함정에 빠지기 쉽고 여우는 늑대를 물리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함정을 알아차리기 위해서는 여우가 되어야 하고 늑대를 혼내주려면 사자가 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사자의 방식에만 의지하는 자는 이 사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현명한 군주는 신의를 지키는 것이 그에게 불리할 때 그리고 약속을 맺은 이유가 소멸되었을 때, 약속을 지킬 수 없으며 또 지켜서도 안 됩니다.
제19장 경멸과 미움은 어떻게 피해야 하는가
128 군주는 미움을 받는 일은 타인에게 떠넘기고 인기를 얻는 일은 자신이 친히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한번, 군주는 귀족을 존중해야 하지만 인민의 미움을 사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제25장 운명은 인간사에 얼마나 많은 힘을 행사하는가,그리고 인간은 어떻게 운명에 대처해야 하는가
162 저는 본래 세상일이란 운명과 신에 의해서 다스려지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인간의 신중함으로써는 이를 통제할 수 없다고 생각해왔고, 여전히 그렇게 생각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게다가 사람들은 그런 사태에 대해서 인간이 어떠한 해결책도 강구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매사에 땀을 흘리며 애써 노력해보았자 소용이 없으며, 운명이 지배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이 더 낫다고 결론지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견해는 지금까지 일어났던 그리고 매일 일어나는 인간의 예측을 넘어선 대격변 때문에 우리 시대에 더욱더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 관해서 생각할 때, 저 자신도 간혹 어느 정도까지는 이 의견에 공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자유의지를 박탈하지 않기 위해서 저는 운명이란 우리의 행동에 대해서 반만 주재할 뿐이며 대략 나머지 반은 우리의 통제에 맡겨져 있다는 생각이 진실이라고 판단합니다.
162 운명은 자신에게 대항하기 위해서 아무런 역량 갖추어져 있지 않은 곳에서 그 위력을 떨치며, 자신을 제지하기 위한 아무런 제방이나 둑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곳을 덮칩니다.
167 따라서 저는 운명은 가변적인데 인간은 유연성을 결여하고 자신의 방식을 고집하기 때문에, 인간의 처신방법이 운명과 조화를 이루면 성공해서 행복하게 되고, 그렇지 못하면 실패해서 불행하게 된다고 결론짓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신중한 것보다는 과감한 것이 더 좋다고 분명히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운명은 여성이고 만약 당신이 그 여성을 손아귀에 넣고 싶어 한다면, 그녀를 거칠게 다루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녀가 냉정하고 계산적인 사람보다는 과단성 있게 행동하는 사람들에게 더욱 매력을 느낀다는 것은 명백합니다. 왜냐하면 청년들은 덜 신중하고, 보다 공격적이며, 그녀를 더욱 대담하게 다루고 제어하기 때문입니다.
'책 밑줄긋기 > 책 2012-22'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슈테판 츠바이크: 에라스무스 평전 (0) | 2014.01.02 |
---|---|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 2 (0) | 2013.12.03 |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 1 (0) | 2013.11.25 |
오비디우스: 변신이야기 (0) | 2013.11.08 |
F.M.콘퍼드: 종교에서 철학으로 (0) | 2013.10.29 |
니꼴라이 체르니셰프스끼: 무엇을 할 것인가 (하) (0) | 2013.10.28 |
김충열: 중국철학사 1 (0) | 2013.10.23 |
프란츠 파농: 대지의 저주받은 사람들 (0) | 2013.1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