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리에르: 타르튀프
- 책 밑줄긋기/책 2012-22
- 2014. 2. 7.
타르튀프 - 몰리에르 지음, 신은영 옮김/열린책들 |
타르튀프 혹은 위선자
동 쥐앙 혹은 석상의 잔치
인간 혐오자
역자 해설: 몰리에르의 작품 세계
몰리에르 연보
타르튀프 혹은 위선자
등장인물
페르넬 부인 오르공의 어머니
오르공 엘미르의 남편
엘미르 오르공의 아내
다미스 오르공의 아들
마리안 오르공의 딸이자 발레르의 연인
발레르 마리안의 연인
클레앙트 오르공의 처남
타르튀프 가짜 독신자, 위선자
도린 마리안의 하녀
루아얄 씨 집달리
집행관
플리포트 페르넬 부인의 하녀
장소
파리
158 집행관
그 이유를 설명해 주고 싶은 사람은 당신이 아니야.
많이 놀라셨을 텐데 이제 진정하시지요.
우리 국왕께서는 사기 행각을 끔찍이 싫어하십니다.
폐하의 눈은 사람들의 마음속을 훤히 들여다보시어
어떤 사기꾼의 술수에도 넘어가지 않으시지요.
위대하신 폐하께서는 분별력이 뛰어나셔서
어떤 일이건 항상 정확하게 보십니다.
그 무엇에도 쉬이 놀라지 않으시며
흔들림 없는 이성은 극단으로 치우치는 법이 없습니다.
선한 사람들에게는 불후의 영광을 내리시되
맹목적인 열의를 내보이시지는 않으며,
진실한 이들을 사랑하시되 거짓된 자들은
마땅히 그래야 하듯 끔찍이 미워할 줄도 아십니다.
이자도 폐하를 속일 수는 없었습니다.
그보다 더 교묘한 술책에도 빠지지 않으시니까요.
폐하께서는 그 명석하신 통찰력으로 이자의 마음속
겹겹이 감춰진 비열함을 꿰뚫어 보셨습니다.
이자는 당신을 고소하러 왔다가 본색을 드러낸 거죠.
바로 하느님의 공평무사하심으로
이자가 폐하께서 다른 이름으로 알고 계시던
유명한 사기꾼임이 드러난 겁니다.
이자가 한 나쁜 짓들을 일일이 열거하자면
책 한 권으로도 모자랄 겁니다.
요컨대 폐하께서는 이자의 비열하고 배은망덕한 짓,
배신행위에 대해 당신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리셨습니다.
그간 저지른 끔찍한 짓들에다 이번 일까지 보탠 이자를
지금까지 멋대로 행동하게 내버려 둔 것은
오로지 그 파렴치함이 갈 데까지 가는 것을 보고
이자가 당신에게 모든 것을 밝히도록 하기 위함이었죠.
그렇습니다. 폐하께서는 이 사기꾼이 제 것이라 주장하는
모든 서류를 빼앗아 당신에게 돌려주라 하셨습니다.
폐하의 절대 권력으로 당신의 전 재산을
이자에게 증여한다는 계약을 파기하시고
피신 중인 친구 때문에 당신이
아무도 모르게 저지른 죄도 용서해 주신답니다.
이는 예전에 당신이 폐하의 권리를 지지함으로써
폐하께 보였던 충정36에 대한 보상입니다.
별반 기대하지 않을 때도
폐하께서는 선행에 대해 보상해 주시며
폐하께 공을 세우면 잃을 것이 없음을,
또 악행보다 선행을 더 기억하심을 보여 주시려는 겁니다.
동 쥐앙 혹은 석상의 잔치
등장인물
동 쥐앙 동 루이의 아들
스가나렐 동 쥐앙의 하인
엘비르 동 쥐앙의 아내
귀스망 엘비르의 시종
동 카를로스, 동 알롱스 엘비르의 오빠들
동 루이 동 쥐앙의 아버지
프랑시스크 거지
샤를로트, 마튀린 시골 처녀들
피에로 농부
기사의 석상
라 비올레트, 라고탱 동 쥐앙의 시종들
디망쉬 씨 상인
라 라메 검객
동 쥐앙의 시종들, 동 카를로스와 동 알롱스의 시종들
유령
장소
시칠리아 섬
230 동 쥐앙
요즘 세상에 그러는 건 전혀 수치스러운 일이 아니야. 위선은 유행하는 악덕이라고. 어떤 악덕이라 해도 유행하기만 하면 미덕으로 간주되지. 선한 사람인 척 연기하는 것은 오늘날 가능한 최고의 배역이야. 위선의 서원(誓願)44을 하면 엄청난 득을 보게 되거든. 그런 재주를 지닌 사람은 아무리 위선을 저질러도 항상 존중받지. 그 위선이 드러난다 해도 감히 비난 한마디 못 하는 거야. 인간의 다른 악덕은 비난받기 마련이고 누구나 마음대로 소리 높여 공격할 수 있어. 하지만 위선은 특별 대우를 받는 악덕이야. 그것 자체로 세상 사람들의 입을 막아 버리고 아무 걱정 없이 절대적인 면책권45을 누리게 되거든. 가면을 쓰게 되면 같은 편 사람들끼리 극도로 밀착되지. 그중 한 사람이 타격을 받게 되면 같은 편 사람들이 모두 달려들게 된다고. 정직하게 행동한다, 진정한 신앙심을 갖고 있다, 그렇게 알려진 사람들은 남들한테 쉽게 속아 넘어가는 법이거든. 위선적으로 점잔 빼는 자들에게 그대로 속아 넘어가서는 그 원숭이 같은 자들을 무조건 지지해 준단 말이야. 이런 책략으로 젊은 시절의 방탕했던 생활을 교묘하게 가리고 있는 자들을 내가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데! 이런 자들은 종교를 방패막이로 삼고, 이 존경받는 옷만 차려입고 있으면 세상에서 가장 못된 자라 해도 무탈하다고 여기는 거지. 그들의 간계를 알아차리고 정체를 알아본다 해도 아무 소용 없어. 그렇다 해도 그자들은 이미 세상 사람들의 신망을 얻고 있으니까. 고개를 몇 번 떨구고 고통스러운 한숨을 내쉬며 두어 번 눈을 굴리면 그들이 무슨 짓을 하건 세상에선 다 정당화된다니까. 나는 이렇게 편리한 피난처에 몸을 숨겨 일신상의 안전을 도모하려는 거야. 내 절대 사랑 놀음을 그만두진 않을 테지만 조심스레 숨어서 조용히 재미를 볼 거라고. 설사 발각이 된다 해도 손가락 하나 까딱 않을 거야.
인간 혐오자
등장인물
알세스트 셀리멘의 연인
필랭트 알세스트의 친구
오롱트 셀리멘의 연인
셀리멘 알세스트의 연인
엘리앙트 셀리멘의 사촌
아르지노에 셀리멘의 친구
아카스트, 클리탕드르 후작
바스크 셀리멘의 하인
법원 관리
뒤 부아 알세스트의 하인
장소
파리
263 알세스트
작품 평을 한다는 건 항시 까다로운 일이지요.
누구나 자신의 재기를 칭찬받고 싶어 하니까요.
하지만 이름을 밝힐 수 없는 어느 분께 언젠가
그분의 시에 대해 이렇게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신사라면 아무리 글을 쓰고 싶어 근질근질해도
항상 자제할 줄 알아야 하며
그렇게 시간을 낭비해 쓴 글로 명성을 얻고자
조바심치지도 말아야 한다고 말입니다.
자기 작품을 보여 주고 싶은 열망에 휩쓸린 나머지
남들에게 형편없는 인간으로 비칠 수도 있으니까요.
오롱트
선생 말씀은 그러니까
제가 발표하려는 것이 잘못이라는…?
알세스트
그런 말이 아닙니다.
그분께 드린 말씀은, 감동 없는 글은 사람을 질리게 할 뿐이며
그런 결점만으로도 평판을 떨어뜨리기에 충분하다는 거죠.
아무리 다른 방면으로 재주가 뛰어나도
대개는 안 좋은 쪽으로 사람을 보게 되니까요.
265 알세스트
그런 말이 아닙니다. 어쨌든 제가 그분께 드린 말씀은
도대체 얼마나 급박한 욕구에서 시를 쓰게 되었으며
어떤 작자가 그걸 출판까지 하도록 두었냐는 것이었지요.
형편없는 책이 나오는 걸 용인하는 것은
생계를 위해 글을 쓰는 불행한 자들에게나 가당한 일입니다.
제 말을 믿고 그런 유혹에 넘어가지 마십시오.
대중들에게 그런 일거리를 안기지 마시란 말입니다.
그 누가 아무리 당신을 부추겨도 절대
탐욕스러운 인쇄업자의 농간에 넘어가
궁정의 교양인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우스꽝스럽고 형편없는 작가의 이름을 얻지 마십시오.
제가 그분께 이해시키려 했던 것은 바로 이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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