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고전강의 | 03 단테 신곡 3


신곡 : 지옥 - 10점
단테 알리기에리 지음, 김운찬 옮김/열린책들


강유원, '인문고전강의' 

일시: 2013년 2월7일 – 12월 5일, 매주 목요일 오후 7시30분 – 9시30분(총 40주)

장소: 과천시정보과학도서관


* 강의 목차

20130502 13강 단테신곡(1)

20130509 14강 단테신곡(2)

20130523 15강 단테신곡(3)

20130530 16강 단테신곡(4)

20130613 17강 단테신곡(5)

20130620 18강-1 단테신곡(6)



20130523 15강 단테신곡(3)

오늘은 <지옥편> 제2곡부터 보자.


Dante, Divina Commedia, Inf.2.1

날은 저물어 가고, 희미한 대기 속에

지상의 생명체들은 하루의 노고를

벗어던지고 있는데, 나는 혼자서

그 힘겹고 고통스러운 전쟁을

치르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으니,

실수 없는 기억력이 기록하리라.


Dante, Divina Commedia, Inf.2.7

오, 무사이여, 지고의 지성이여, 나를

도와주오. 내가 본 것을 기록한 기억이여,

여기에 그대의 고귀함을 보이소서.


무사이에 대한 각주를 보자.


각주2 제우스와 기억의 여신 므네모시네 사이에 아흐레 밤에 걸친 사랑으로 탄생한 아홉 자매를 가리키는데, 음악과 시를 비롯하여 예술, 철학, 역사, 천문학의 학문을 수호하는 여신들이다.


이는 사전적인 의미로 내용을 더 찾아보고 싶으면 인터넷을 찾아볼 것, 더 자세한 것을 알고 싶으면 하버드대에서 나온 클래시컬트래디션 책을 참조하면 된다. 여기서 이 아홉명의 무사이 여신을 거느리는 사람이 아폴론이다. 결국 모든 인간의 지적인 활동은 아폴론이 관장하고 있는 것.


여기에 지금 단테가 천국편을 거쳐서 끝까지 가면 신과 하나가 된다는 것이 나오는데 이러한 <신곡>의 모티브를 단테가 개발한거냐, 원래 기독교는 신과 하나가 되는 모티브가 없다. 기독교들이야말로 철저하게 니체도 지적했듯이 신에 복종하는 삶을 산다. 신과 하나가 된다라는 이 모티브는 그럼 어디서 온 것인가. 연원을 따져가면 끝이 없겠지만 희랍의 종교에 있는 엘레우시스, 피타고라스 교단이 있다. 신과 하나가 된다고 할 때 인간이 하나가 되고자 하는 신이 바로 아폴론이다. 그래서 <향연> 맨 마지막에 디오티마가 아름다운 것 자체, 좋음 그 자체를 보게 됩니다 라고 소크라테스에게 말할 때 아름다움 자체, 좋음 자체는 형이상학적 맥락에서는 개념인 것 같지만 그것을 약간만 인격적으로 표현하면 아폴론 신이 된다. 즉, 아폴론신과 하나과 되는 것입니다라고 하는 것이다.


Dante, Divina Commedia, Inf.2.31

오, 친절한 만토바의 영혼이여,

그대의 명성은 아직도 세상에 남아

세상이 지속될 때까지 이어질 것이오.


이렇게 말하고 있는 베르길리우스를 지금 현재의 우리도 읽는다. 2천년 전 사람인데..미치겠다.

베아트리체가 베르길리우스에게 부탁을 하는 장면.


행운이 따르지 않는 내 친구가

거친 산기슭에서 길이 가로막혀

두려워서 되돌아가려 하고 있습니다.


'행운이 따르지 않는 내 친구'는 단테를 가리키는 말인데 원문을 직역해서 읽어보면 '내 벗이기는 하나 운명의 벗은 아니며 행운에게 버림받은 남자'라고 할 수 있다. 바로 다음에 읽을 마키아벨리에서도 나오는 포르투나(fortuna) 여신, 즉 행운의 여신이다. '행운에게 버림 받은'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 원래에 가까운 뜻이라 하겠다.


Dante, Divina Commedia, Inf.2.68

훌륭한 말과 구원에 필요한 수단으로

그를 도와주어 나에게 위안을 주십시오.


'훌륭한 말'이 중요한 말이다. parola ornata.

베르길리우스가 단테에게 줄 수 있는 것은 '말'이다. 베르길리우스는 시인이다. 그러니까 훌륭한 말을 줘야한다.


단테 <신곡>은 어떤 텍스트인가. 단테에게는 <신곡>이 훌륭한 말이다. 단테는 <신곡>이라고 하는 '훌륭한 말'을 씀으로 해서 고난과 핍박에 처한 자기자신을 위로하고 더 나아가서 자기자신을 구원하는 것이다. 하느님과 하나가 되는 것, 자기 자신을 주인공으로 삼는 서사시를 썼다. 그 서사시의 주인공이 고난을 겪어서 결국에는 신과 하나가 되는 이야기를 썼다. 그러니까 단테는 자신의 서사시로서 자신을 구원해버리는 것. 지식을 뽐내기 위해서 쓴 것이 아니다. 예전에 학생들에게 단테는 신곡을 씀으로서 자기 자신을 구원하였다. 여러분은 무엇으로서 자기 자신을 구원할 것인가라는 중간고사 시험 문제를 낸 적이 있다.


동아시아 세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훌륭한 말에 대한 가치를 높게 보지 않는다. 공자님도 교언영색선의라고 했다. 물론 단테도 경언여색을 좋아하지 않다. 그러나 말을 잘한다는 것에 대해서 좋지 않게 생각한다. 따라서 '훌륭한 말과 구원에 필요한 수단으로 그를 도와주어 나에게 위안을 주십시오' 라고 말했을 때 과연 그렇게 중요한가라는 심정적으로 동의하기 어려운 의문이 생겨나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서구의 전통에서는 '훌륭한 말'이 나왔을 때 탁 걸린다. 


그 다음에 이어지는 것을 보면 사실은 훌륭한 말로는 구원자체에 이르지 못한다. 어느 지점에 가면 구원자체에 이르려면 훌륭한 말을 버려하는 지점이 있다. 거기서 단테는 과잉 해석을 하자면 단테가 새로운 종교를 만들어낸다. 그래서 이 텍스트가 오랫동안 금서였다. 서양 중세시대에 14,15세기 수도사 성직자들이 <신곡>을 열심히 읽는 신학자들이 신을 모독하는 텍스트로 지정한다. 금서가 해제된지 얼마 안되었다. 어쨌든 그 단계에 이르기 전까지는 훌륭한 말이라고 하는 부분이 개입되어 들어간다. 그러다가 연옥편 27곡에 오면 베르길리우스가 이제 하산하라고 보낸다. 그리고 천국으로 들어갈 준비.


제3곡은 지옥문이다. 1행-9행까지가 지옥문에 써있느 문구. 서양문학에서 엄청나게 중요한  문구이고, 동시에 많이 인용된다.


Dante, Divina Commedia, Inf.3.1

나를 거쳐 고통의 도시로 들어가고,

나를 거쳐 영원한 고통으로 들어가고,

나를 거쳐 길 잃은 무리 속에 들어가노라.

정의는 높으신 내 창조주를 움직여,

성스러운 힘과 최고의 지혜,

최초의 사랑이 나를 만드셨노라.

내 앞에 창조된 것은 영원한 것들뿐,

나는 영원히 지속되니, 여기 들어오는

너희들은 모든 희망을 버릴지어다.


고통이라고 번역되어 있는데 정확하게 말하면 '나를 거쳐 슬픔의 도시로 들어가고'가 더 정확하다. 또한 고통이라고 하면 피지컬한 측면이 강조되어 있으니 '나를 거쳐 영원한 비탄속으로 들어가고', 비탄이 더 어울리겠다. '도시'는 공간이고, '영원한'은 시간이다. 지옥문을 거치면 슬픔과 비탄에 잠긴 시공간에 들어간다는 것. 

나를 거쳐 = Per me = THROUGH ME 이다.


Per me si va ne la città dolente, / THROUGH ME THE WAY TO THE CITY OF WOE,

per me si va ne l'etterno dolore, / THROUGH ME THE WAY TO EVERLASTING PAIN,

per me si va tra la perduta gente. / THROUGH ME THE WAY AMONG THE LOST.

Giustizia mosse il mio alto fattore; / JUSTICE MOVED MY MAKER ON HIGH.

fecemi la divina podestate, / DIVINE POWER MADE ME,

la somma sapïenza e 'l primo amore. / WISDOM SUPREME, AND PRIMAL LOVE.

 Dinanzi a me non fuor cose create / BEFORE ME NOTHING WAS BUT THINGS ETERNAL,

se non etterne, e io etterno duro. / AND ETERNAL I ENDURE.

Lasciate ogne speranza, voi ch'intrate. / ABANDON ALL HOPE, YOU WHO ENTER HERE.


이마미치 선생은 <단테신곡강의>에서 지옥문 위에 per me 를 읽는 순간 읽는 사람이 지옥문이 되어버리는 것이라고 했다. 소리내어 읽는 순간 읽는 내가 되어버려서 내가 지옥문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또한 '너희들은 모든 희망을 버릴지어다', 즉 희망을 버리면 지옥이다 라고 강의를 한다. 해석이 탁월하고 좋았다.서양사람들이 쓴 해설서는 굉장히 많다. 이마미치 선생은 일본사람이다. 가톨릭신자. 역시 이런 텍스트들은 우리의 심성구조를 가지고 해석해 들어올때  정교한 해석이 나오는 것이고, 서구 사람들은 도대체 읽을 수 없는 해석이 있다. 이게 로컬리티가 가지고 있는 독자성. 무조건 이탈리아에 가서 배운다고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희망은 들어갈 수 없는 장소, 다시말해서 지옥은 절망의 장소라는 것이고, 정신철학적 의미에서는 현세에서도 굳이 우리가 지옥이라고 하는 물리적 공간과 영원한 시간이라고 하는 시공간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지옥은 물리적 공간이면서 동시에 시간상 영원한 곳이니까 우리가 살고있는 현실세계에서도 희망을 버리는 것이 곧바로 지옥이 된다는 것이다. 이것을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다. 그다음을 보면


Dante, Divina Commedia, Inf.3.19

그리고 그분은 평온한 표정으로

나의 손을 잡았고, 위안을 얻은

나는 그 미지의 세계로 들어갔다.

그곳에선 탄식과 울음과 고통의 비명이

별빛 없는 대기 속으로 울려 퍼졌고,


단테가 말한 지옥의 세계는 제일 먼저 미지의 세계다. 그에 이어서 탄식과 울음과 고통의 비명, 그 다음에 별빛 없는 대기. 즉 빛을 상실한 공간이다. 그리고 지옥에 대한 설명이 계속된다.


Dante, Divina Commedia, Inf.3.46

저들에게는 죽음의 희망도 없고,


진짜 죽음. 두번째 죽음을 요구하는 그런 곳이 지옥이라는 얘기를 한다.


4-33곡까지가 본격적으로 지옥의 모습인데 지옥의 구조를 볼필요가 있다.

지옥에는 다 해서 아홉 개의 원이 있는데 하나씩 보자.


4곡에 1원이 있다. 림보. 여기는 고대 철학 전공자들이 있는 곳.

5곡이 2원. 음란의 죄. 

6곡이 3원. 탐식.

7곡에는 재물을 낭비하고 인색하게 구는 사람들.

8곡에는 스틱스Styx <증오의 강>이 흐른다.지옥을 넘어갈 때 아케론Acheron  <고통의 강>이 있다. 

9곡에는 디스. 디스의 문이 있다.

여기까지 4-9곡까지가 전반적으로 봐서 크게 무절제 - 재물이나 탐식 - 에 관한 죄. 지옥에 나타나는 죄들이 9개가 있는데 크게 나눠보면 무절제와 폭력과 사기와 배반 4가지 덩어리로 분류된다. 뒤로 갈수록 중죄다. 사실 무절죄는 말하고 관계가 없다. 아까 훌륭한 말이라고 했는데 점점 더 정신적인 덕목들이 중대한 죄로 들어가는 것을 알 수 있다.


10-11곡은 영원불멸을 부정한다든가 하는 이단자들 6원.

12곡에는 플레게톤Phlegethon <불타는 강>이 있다. 이 강이 나오면서 12곡부터 7번째 원이 시작된다. 폭력에 관한 부분이다. 폭력에는 3가지 종류가 있는데 타인에 대한 폭력이 12곡, 13곡에는 자기 자신에 대한 폭력이다. 14곡에는 폭력 중에서도 물리적인 것이 아니라 violence라는 것이 폭력이라고 번역이 되지만 훼손한다라는 뜻도 있다. 사실은 정확하게 표현을 하자면 물리적인 폭력보다도 정해진 노모스, 규범을 훼손하는 것.14곡은 신성모독. 신성모독의 첫번째가 오만함이다. 15-16곡 사이에 신성모독 중 남색이 나오는데 2곡이나 할애가 되었다. 이때는 심각한 문제였던 것. 17곡에 고리대금업. 12-17곡까지를 폭력이라고 하는데 노모스의 훼손에 해당한다. 특히나 신적 질서를 훼손하는 행위가 여기에 해당한다.


그다음에 18곡 말레볼제는 구덩이인데 단테가 만들어낸 용어. 악의 구렁텅이다. 말리스는 악, 볼제는 자루. 악+자루. 이게 말하자면 8원. 18곡에는 10개의 악덩어리. 첫번째가 뚜쟁이. 19곡에는 돈으로 신성을 거래한자들. 성직매매가 여기에 해당한다. 20곡에는 점쟁이. 21-22곡이 탐관오리. 23곡에 위선자. 겹치는 부분도 많다. 24-25곡은 도둑. 26-27곡은 사기와 기만을 부추긴 것. 28곡은 9번째 말레볼제 악의 구렁이. 불화의 씨앗을 뿌린 사람들. 그리고 29-30곡이 사기꾼과 위조지폐범. 피렌체 지역의 상업적인 상황을 보여진다..


여기서 한가지 특기할만한 것이 26곡에 오뒷세우스가 등장한다는 것. 단테의 오뒷세우스에 대한 생각을 알 수 있다. 우리가 면밀하게 <오뒷세이아>를 읽었으니까 이런것을 쓰면 굉장히 공부를 될 것이다. 고대희랍에서는 꾀가 많은 것이 굉장한 미덕이었을지 모르겠지만 여기서는 사기. 고대 희랍세계에서 미덕으로 여겨지던 것들이 적어도 가톨릭 전통에 와서는 어떻게 악덕으로 여기지게 되었는가. 미덕에 대한 관점에 대한 변환이 일어나는 것. 두번째로는 여기서 오뒷세우스가 우리는 많은 모험을 말하는데 단테는 그걸 밀고나가서 필멸의 인간이 넘어가서는 안되는 지점까지 밀고가는 짓을 했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옥에 떨어진 것. 그러니까 가톨릭 세계에는 이것이 오만함의 죄. 


이것을 좀더 장려를 하게 되면 '한번 해봐, 너에게 불가능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어'라는 생각, 너의 꾀와 지성과 과감함과 좀 휘브리스로 보인다 해도 과감함을 밀고나가봐라하는 것이 결국 그것이 근대 과학적인 것. 근대정신. 근대세계에서 이해되는 <오뒷세이아>는 어떠한가. 오뒷세우스와 단테, 근대세계를 묶어서 볼 수 있겠다.


그리고 나서 31곡에 9번째 원이 있는데 얼어붙은 지옥바닥. 코키토스Kokytos <통곡의 강>이 있다. 그리고 32곡은 배신자. 친척이나 가족을 배신하고, 두번째로는 조국과 동료를 배신한 자가 있다. 33곡은 인간으로 할 수 있는 가장 나쁜 친구를 배신하는 것.  그 다음 더 나쁜게 34곡에 나온다. 신의 은총을 배신하는 것. 인간의 처지로만 따지자면 33곡에서 나오는 것이 인간이 레벨에서는 최악의 경우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신곡> 지옥편의 구조를 놓고 보면 무절제가 한덩어리, 폭력= 노모스를 훼손하고 신적 질서를 훼손하는 것. 그리고 사기, 배반이다. 이 4가지가 지옥에서 나타나는 주요한 죄 덩어리. 이 죄덩어리들이 오른쪽으로 갈수록 정신적인 측면이 강력하다. 그래서 지옥편에서 단테가 거론하는 죄악들이 어떤 강도를 가지고 있는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


그리고 림보는 사실은 지옥은 아니다. 훌륭하신 분들인데 예수 이전에 태어나는 바람에 소식을 못들은 사람들. 정확하게 보면 5곡 두번째 원부터가 죄악인데 2-5원까지를 상부지옥이라고 한다. 지옥은 위에 있는 것이 덜 괴롭다. 밑으로 갈 수록 괴로운 것 천국은 위로 갈수록 좋다. 6-9원까지를 하부지옥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약도를 가진 상태에서 여러분들이 읽으면 괜찮겠다.


이제부터 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부분을 살펴보겠다. 먼저 제 4곡에 88행을 보면


Dante, Divina Commedia, Inf.4.88

그는 최고의 시인 호메로스이다.

다음에 오는 이는 풍자 시인 호라티우스,

셋째는 오비디우스, 마지막이 루카누스다.

모두가 나와 함께, 조금 전 한 목소리가

불렀던 시인의 칭호를 갖고 있기 때문에,

나를 찬양하는데 그것은 잘하는 일이다.


베르길리우스를 포함해서 5명. 단테가 일진으로 인정한 시인이다. 그런데 101행을 보면 


Dante, Divina Commedia, Inf.4.11

나를 자신들의 무리에 포함시켜 주어

나는 현인들 무리의 여섯째가 되었다

.

이런것을 보면서 우리가 단테의 휘브리스를 느낄 수 있다. <신곡>을 읽을 때는 군데군데 끼어넣은 자화자찬을 조금씩 역겨워하는 것도 괜찮은 독법중 하나.


Dante, Divina Commedia, Inf.4.136

철학자의 가족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들의 스승을 알아보았다.


아리스토텔레스를 소크라테스, 플라톤보다 위에 놓았다.


모두 그를 우러러보고 영광을 돌렸는데,

그들 중에서 누구보다 가까이 있는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을 나는 보았다.

세상을 우연의 산물로 본 데모크리투스,

디오게네스, 아낙사고라스, 탈레스,

엠페도클레스, 헤라클리투스, 제논,

그리고 위대한 약초 수집가였던

디오스코리데스, 또한 오르페우스,

키케로, 리노스, 도덕가 세네카,

기하학자 에우클리데스, 프톨레마이오스,

히포크라테스, 아비켄나,36 갈레노스,

위대한 주석가 아베로에스를 보았다.


단테가 말한 일진 철학자들이다.


Dante, Divina Commedia, Inf.5.122

비참할 때 행복했던 시절을 회상하는

것보다 더 큰 고통은 없는 법이지요.


지옥편은 특별히 구조적인 연결고리를 찾는다는 것이 어렵다. 짚어가면서 봐야하는 것도 크게 있지는 않다.


3곡에서 단테의 지옥문을 보면 '최초의 사랑이 나를 만드셨노라' 신이 지옥을 왜 만들었겠는가. 구원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하느님 말을 안듣는 사람들은 지옥에 간다. 신앙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된다. 신앙을 갖는 이유가 뭔가. 하느님이 지옥을 설계했고, 배치를 했디 가톨릭 교회에서는 하느님을 열심히 믿었다. 하지만 여기보면 이 사람들이 돈으로 신성함을 사고판다. 여기 나오는 사람들은 신을 믿었다. 신을 믿었는데 점쟁이고, 탐관오리고, 타인에게 폭력을 행했다. 신을 믿는 사람이 하는 짓. 그러니까 지옥을 왜 만들었는가. 단테가 지옥을 보여주며 죄악들을 나열했다. 죄를 짓지 말라는 교훈의 의미가 첫번째 있겠다. 하느님의 의의가 하느님이 세워놓으신 올바름이 관철되지 않는 것.

인터넷에 개독이니 하는 말이 있는데 이들이 신앙이 모자란게 아니다. 올바름에 대한 감각이 없기 대문에다. 내가 신앙을 가진 사람으로서 현실세계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신앙을 현실에 믹스시켰을 때 어떤 행동을 하고 말을 해야 올바른 행동과 말이 되고 신의 올바름을 드러내 보이는 도구가 될 것인가에 대한 감각이 없는것. 단테가 말하고자 하는것이 그것이다. 


특히 이 지옥이라고 하는 것은 지옥문에 써 있듯이 신의 사랑이 만든 것이다. 신의 사랑을 드러내 보이기 위해서 굉장히 역설적 표현이다. 지옥에는 고통, 슬픔이 가득차 있고, 영원한 고통이 계속되는 도시, 공간인데 신이 이것을 만든 것은 역설적이게도 신의 사랑을 드러내기 위해서이다.하느님의 올바름이, 신앙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현실세계에서의 올바름하고 결합되지 않았을 때에는 신앙을 배반하는 것. 은총의 배반이다. 그래서 최악의 범죄가 배반이다. 즉 현실세계에서 신의 은총을 실현하는 것은 올바름을 행하는 것. 그런점에서 보면  11곡이 중요한 포인트이다. 16행을 보면 이단자에 대해서 나오느데


Dante, Divina Commedia, Inf.11.16

하늘에서 증오하는 모든 사악함의 목적은

불의이며, 모든 불의의 목적은 폭력이나

기만으로 다른 사람들을 해치는 것이다.


단테는 정의로움에 대해서 굉장히 신경을 쓰고 있는 사람. 올바름의 실현이라고 하는 것을 매재로 하는 것이 있다면 지옥편이라는 것이 하나의 편린으로 나와 있는것. 여기서 폭력은 육체적인 폭력이 아니다. 노모스나 신적 질서를 파괴하는 것이 폭력.


Dante, Divina Commedia, Inf.11.19

기만이란 하느님께서 가장 싫어하시는

인간 고유의 악이며, 따라서 사기꾼들은

더 아래에 있고 더욱 큰 고통을 받는다.


불의라고 하는 것 속에 지옥편 전체를 볼때 핵심적인 메시지를 담고있는 부분이라고 이해할 수잇다.

유념해서 봐야한다.


Dante, Divina Commedia, Inf.14.33

네 모든 질문이 내 마음에 드는구나.


이런 말을 선생에게 든는 것이 최고의 학생이다.

In all your questions you do please me. 대답이 마음에 드는 것보다도 질문이 맘에 드는 것이 더 어려운 것이다.


Dante, Divina Commedia, Inf.18.1

말레볼제

각주1 Malebolde. 제8원의 구역들을 지칭하려고 단테가 만들어 낸 용어이다. <악>, <사악한>을 의미하는 말레male와 <자루>, <주머니>를 의미하는 불자bolgia(복수형은 bolge)의 합성이다. 뒤에 설명하듯이 제8월은 얼어붙은 코키토스 호수, 즉 제9원을 중심으로 겹겹이 둘러싸인 열 개의 구렁으로 나뉘어 있다.


Dante, Divina Commedia, Inf.26.91

아이네아스가 가에타라 이름 짓기 전

그곳에서 1년 넘게 나를 잡아 두었던

키르케에게서 벗어나 출발하였을 때,


우리가 <오뒷세이아>를 읽었기 때문에 느낌이 올 것이다.


Dante, Divina Commedia, Inf.26.94

자식에 대한 애정도, 늙은 아버지에

대한 효성도, 페넬로페를 기쁘게

해주었어야 하는 당연한 사랑도


이런 것들이 오뒷세우스에게는 다 뒷전이었다는 것. 우리가 읽었던 호모프로쉬네는 더이상 무의미하다.


세상과 인간의 모든 악덕과 가치에

대해 완전히 알고 싶은 내 가슴속의

열망을 억누를 수는 없었노라.


이것이 오뒷세우스를 밀고나간 내면의 모티브. 세상과 인간에 대한 호기심. 오뒷세우스가 여행을 하게된 핵심적인 이유는 꾀많은 오뒷의 호기심 때문이었다고 보는 것.


Dante, Divina Commedia, Inf.26.103

스페인까지, 모로코까지, 이쪽저쪽의

해안을 보았고, 사르데냐 섬을 비롯하여

그 바다가 적시는 섬들을 둘러보았지.


Dante, Divina Commedia, Inf.26.115

우리에게 남은 감각들은

이제 정말 막바지에 이르렀지만,

태양의 뒤를 따라 사람 없는 세상을

경험하고 싶은 욕망을 거부하지 마라.


자기가 이렇게 말했다는 것. 태양의 뒤를 따라 사람 없는 세상을 경험하고 싶은 욕망. 인간의 한계를 넘어갔다 


Dante, Divina Commedia, Inf.26.119

그대들의 타고난 천성을 생각해 보라.

짐승처럼 살려고 태어난 것이 아니라

덕성과 지식을 따르기 위함이었으니.

이러한 짧은 연설에 내 동료들은

모험의 열망에 불타오르게 되었으니

나중에는 말리기도 어려울 지경이었고,

그래서 우리의 고물을 동쪽으로 향해

대담한 항해를 위하여 노의 날개를

펼쳤고 계속하여 왼쪽으로 나아갔노라.

밤이면 다른 극의 모든 별들이

보였고, 우리의 극은 점차 낮아져

바다의 수면 위로 솟아오르지 않았다.

우리가 그 험난한 모험 속으로 들어간

이후로 달 아래의 빛이 다섯 차례나

밝혀졌다가 또다시 꺼졌을 무렵30

거리 때문인지 희미하게 보이는

산31 하나가 눈앞에 나타났는데,

전혀 본 적이 없는 높다란 산이었지.

우리는 기뻐했지만 이내 통곡으로

변했으니, 그 낯선 땅에서 회오리바람이

일어나 뱃머리를 후려쳤기 때문이었노라.

배는 바닷물과 함께 세 바퀴 맴돌았고

네 번째에는 그분의 뜻대로, 이물이

위로 들리고 고물이 아래로 처박혔으니,

마침내 바다가 우리 위를 뒤덮었노라.


Dante, Divina Commedia, Inf.34.135

휴식을 취할 생각도 없이 그분은

앞에서, 나는 뒤에서 위로 올라갔으며,

마침내 나는 동그란 틈 사이로 하늘이

운반하는 아름다운 것들을 보았고,

우리는 밖으로 나와 별들을 보았다.


하늘이 운반하는 아름다운 것들은 별들을 말한다. 좋은 표현이다. 별은 하느님을 가리키고 희망을 하기도 한다.

E quindi uscimmo a riveder le stelle. / Then we came forth, to see again the stars.


비로소 지옥편의 얘기는 끝난다.

지옥편에서 3곡에 지옥문이 있다. 이 지옥문과 아까 읽었던 11곡을 연결지어야만 지옥의 의미가 확 들어나 보인다.


3곡을 다시 보자.

정의는 높으신 내 창조주를 움직여, / 성스러운 힘과 최고의 지혜, / 최초의 사랑이 나를 만드셨노라.

그러니까 신을 움직인 근본적인 모티브는 올바름이고 그 올바름이 움직여서 실현하고 싶어서 하느님은 힘과 지혜와 사랑으로 지옥을 만들엇다.

지옥은 바로 올바름이 실현되는 공간이다. 이태리어로 올바름은 귀오스피치아 giustizia.

여러분이 지옥에 대해 얘기할 때는 'giustizia의 실현이야말로 신의 참다운 사랑의 구현이라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 지옥편의 의도' 라고 하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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