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세계 | 006 타키투스


2018년 5월 28일부터 KBS 라디오 강유원의 책과 세계에서 진행되는 선생님의 라디오 방송을 듣고 정리한다.


팟캐스트 주소: http://www.podbbang.com/ch/16843


20180604-006 타키투스

로마의 역사가 타키투스(56년 - 120년), <<게르마니아>>, <<역사>>, <<연대기>>와 같은 역사책을 썼다.

타키투스가 쓴 아그리콜라(Gnaeus Julius Agricola)의 전기에 나오는 구절.

이 문장은 아그리콜라가 한 말이 아니라 아그리콜라가 정복한 브리타니아의 칼레도니아(Caledones) 족장, 칼가구스(Calgacus)가 연설에서 했다고 하는 것이다. “그들[로마인들]은 땅을 황무지로 만들어놓고, 이를 평화라 부른다. solitudinem faciunt, pacem appellant. (where they make a desert, they call it peace.)” 제국주의 국가의 식민지 정복을 비난하는 데 널리 쓰이는 말이다.






타키투스라고 하는 로마의 역사가가 있다. 56년에서 120년까지 살았는데 이 사람이 쓴 역사책으로는 게르만족의 생활을 다룬 《게르마니아》와 《역사》, 《연대기》와 같은 책들이 있다. 오늘은 타키투스가 쓴 《아그리콜라(Gnaeus Julius Agricola)》의 전기에 나오는 구절을 소개하려고 한다. 사실 타키투스는 아그리콜라의 사위였다. 타키투스가 젊었을 때 자기 장인인 아그리콜라가 오늘날의 영국, 즉 브리타니아를 정복하러 갔을 때 그를 수행했고, 브리타니아 정복이 완료된 다음에 98년 무렵의 장인의 전기를 쓴 것이다. 타키투스가 젊었을 때 쓴 것인 만큼 그가 아직 유명하지 않았을 때 쓴 것인데 유명한 자신의 장인의 전기를 씀으로써 로마 사회에서도 이름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오늘 소개할 문장은 여기에 있는 유명한 것이다. 그런데 이 문장은 아그리콜라가 한 말이 아니라 아그리콜라가 정복한 브리타니아의 칼레도니아 족장인 칼가구스라는 사람이 연설에서 했다고 하는 것이다. "그들[로마인들]은 땅을 황무지로 만들어놓고, 이를 평화라 부른다." 영어로 번역된 문장도 있지만 라틴어 문장이 굉장히 잘 쓰여진 것이라 해서 서양 고전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널리 인용되고는 한다. 제국주의 국가의 식민지 정복을 비난하는 데 널리 쓰이는 말이다. 브리타이아를 정복하러 간 장인의 전기에 식민지 정복을 비난하는 말을 쓴 타키투스의 속셈이 무엇인지 궁금하기도 하다. 


그런데 이 내용을 떠나서 라틴어로 된 문장을 곰곰이 생각해본다. 사실 칼레도니아 족장이 이렇게 멋지게 구사했을리 없을테니까 이 문장은 분명히 타키투스가 전해들은 것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다시 쓴 것이라 하겠다. 흔히 하는 말로 정확한 워딩은 아닌 셈이다. 그렇지만 고대 세계에서는 이를 탓하는 사람이 없었다. 오늘날에는 역사가가 정확한 역사적 사실을 알려주는 사람으로 여겨지는 반면에 고대 세계에서는 역사가가 정확한 워딩을 옮기는 사람이라기 보다는 어떤 사태에 대한 의미를 알려주는 사람으로 간주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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