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베르 토마: 인류의 기원 - 화석 인류를 찾아서 |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44

 

1. 태초의 인간
2. 인류 : 털 없는 원숭이인가, 아니면 작은 신인가?
3. 우리 조상의 조상
4. 타웅 어린이에서 루시까지
5. 호모 에렉투스의 기나긴 여정
6. 네안데르탈에서 라스코까지
7. 기록과 증언

 


39 인류는 동물계에 속하는가?
인류가 동물계에 속하는가 하는 문제는 프랑스 제2제정기(1852~1870) 동안 프랑스 고고학회 회의의 격렬한 토론 주제가 되어 회원들을 흥분시켰다. 자연사박물관의 고고학 교수이자 고고학회 회장인 장 루이 아르망 드 카트르파주는 프랑스의 다른 박물학자들과 함께 동물계와는 엄연히 구분되는 인류계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견해의 근거로 인간만이 선과 악에 대한 개념을 지니고 있고, 내세와 절대자의 존재를 믿는다는 점을 들었다. 

카트르파주는 진화론자가 아니었다. 그는 한 종이 다른 종에서 유래될 수 있다는 점을 믿지 않았다. 그는 생물의 분류가 생물 발생의 역사를 반영한다는 점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에게 생물의 분류는 용어를 쉽게 하고 추리를 가능케 하는 편리한 수단에 불과했다. 그는 동물계와 분리하여 인류만의 영역을 만드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카트르파주와 마찬가지로 독일의 인류학자인 요한 프리드리히 블루멘바흐도 이런 인간 중심적인 견해를 갖고 있었다. 블루멘바흐는 이미 1791년에 두 손을 쓰는 동물(인류)과 다른 네발동물들을 비교 연구했다. 독일의 동물학자 요한 카를 일리거 같은 다른 학자들도 "에렉타(Erecta, 직립보행에서 온 말)"라는 용어를 사용했고, 영국의 고생물학자인 리처드 오언은 "고등 두뇌를 지닌 존재"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그러나 오늘날 인류가 동물계에 속한다는 사실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70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프리카와 인류
논란의 여지가 있는 다트의 결론은 즉시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 그의 사라진 연결고리 이론은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했지만, 이 화석이 아프리카에서 발견된 것 중에서 가장 오래된 인류의 조상 화석이라는 그의 생각은 옳았다. 그때까지 인류의 기원에 관한 문제에서 논외의 대상이었던 아프리카 대륙이 이를 계기로 고생물학자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쏟는 지역으로 급부상했다. 실제로 오스트랄로피테쿠스라고 알려진 최초의 원인은 아프리카에서 출현했다. 이미 찰스 다윈이 〈인류의 유래〉에서 밝혔듯이 아프리카 대륙은 우리의 최초의 조상이 모습을 드러낸 곳임에 분명했다. 

오늘날 동아프리카에서 500만 년 이상 전에 존재했던 것으로 알려진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두 발로 걷는 작은 동물로, 100만 년 전쯤에 절멸했다. 이것은 타웅 동굴에 쌓여 있는 퇴적물의 연대를 90만 년 이하로 잡았을 때 그렇다는 것이다. 

88 호모 에렉투스: 우리와 가까운 일가
호모 에렉투스는 때로는 피테칸트로푸스라고도 불린다. 그러나 이 명칭은 정확하게는 자바의 호모 에렉투스─점차 구세계의 온난한 지역으로 퍼져 나감─를 지칭하는 말이다. 최초의 호모 에렉투스들은 호모 하빌리스의 후손이 확실하지만, 그들보다 진화된 특성 몇 가지를 찾아볼 수 있다. 그들은 약 170만 년 전에 케냐의 투르카나 호수 지역에서 출현했다. 

100만 년 전에 호모 에렉투스의 일부는 아프리카를 떠나 아시아─자바가 확실함─에 도달했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전에 그들이 아시아와 유럽에까지 도달했음을 암시하는 증거들이 있다. 자바에서 1936년에 발견된 어린이의 두개골과 1974년 상기란에서 발견된 인류의 뼛조각들을 조사해 본 결과 이것들은 각각 160만 년 전과 180만 년 전의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들은 광대한 지역에 흩어져 살았지만, 동일한 외형적인 특징을 공유하고 있어 같은 종에 속함을 알 수 있다. 그렇지만 일부 인류학자들은 호모 에렉투스는 생물학적인 종으로서 실존한 것이 아니라, 인류의 진화를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 낸 존재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해서 논쟁이 끊이지 않는다. 

호모 에렉투스는 오늘날의 인류와 키가 비슷하여 170cm에 이르기까지 한다. 그러나 그들의 뇌의 용량은 775~1,250㎤에 그쳐 오늘날의 우리와는 비할 바가 못 된다. 이들은 튼튼한 턱과 커다란 이빨을 지녔으며, 두개골의 용골 돌기나 챙과 같은 안와 위의 두터운 융기 등 특별한 뼈의 상부 구조물을 지니고 있었다. 

거의 150만 년 동안 구세계의 전역에 자리 잡은 호모 에렉투스는 불을 정복했다. 그들은 점차 솜씨 좋은 사냥꾼이 되었고 동시에 최초로 정착 생활을 하게 되었다. 또한 그들은 더욱 정교한 도구인 양면 석기를 개발했다. 이 도구는 고른 날을 지니고 있어 문지르거나 땅을 파거나 물건을 자르는 등 다양한 용도로 쓰였다. 

126 이론적으로 미래에는 어떤 식물이나 동물도 현재의 모습을 유지할 수는 없다. 진화는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진행 중인 과정이다. 그러나 인류는 특별한 동물이다. 수천 년간 인류의 문명이 놀라운 속도로 발달해 온 것에 비해 인류의 생물학적인 진화는 서서히 이루어져 왔다. 지금으로부터 수백 년 후에는 인류는 자신의 진화를 지배한 생물학적인 법칙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질 것이다. 

우리를 유인원에서 인류로 이끈 생물학적인 진화가 이루어져 온 과정은, 문명이 발달해 온 과정에 비하면 극히 느리게 진행되어 왔다. 사실, 자연 선택이라는 메커니즘(이것은 개인의 성공에 달려 있다)은 획득된 특성을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전해 줄 수는 없다. 생물학적인 전이는 단기간 내에 인지될 수 없는 미세한 변화만 가져온다. 

그러나 집단의 성공에 의존하는 문명의 진화는 급격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그 전달 과정이 누대에 걸쳐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것은 각 세대가 언어나 문자를 통하여 자신이 획득한 지식을 다음 세대에 전달할 수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수만 년에 걸쳐 뇌의 용량이 커진 결과 지니게 된 높은 지능 덕분에 인류는 명확한 의식을 갖고 미래를 창출해 낼 수 있다. 동물계에서는 인류만이 유일하게 이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인류는 스스로를 위태롭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기도 하다. 

미래에는 다음 두 가지 힘 가운데 어떤 것이 더 우세할지 예측할 수 없다. 그 하나는 문명의 진화를 이끌어 가는 힘으로, 이것은 인류를 새로운 호모 사피엔스로 인도할 것이다. 다른 하나는 무서운 파괴력으로, 수십억 년 후에 자연이 그 자신이 거대한 불구덩이 속으로 빨려 들어가기 전에 균형을 잡기 위하여 우리 인류를 제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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