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의 논어 | 18 미자편(微子篇)
- 정리노트/논어와 노자, 관자
- 2014. 5. 9.
식탁 위의 논어 (28): 미자편
一. 微子 去之 箕子 爲之奴 比干 諫而死 孔子曰 殷有三仁焉
미자 거지 기자 위지노 비간 간이사 공자왈 은유삼인언
은나라 주왕의 정신이 혼미해지고 포악무도해지자 미자는 그를 떠나버렸고, 기자는 그의 노예가 되었으며, 비간은 간언하다 죽임을 당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은나라에 세 사람의 은자가 있었다.
+ 미자: 은나라 주왕의 형
+ 기자: 은나라 주왕의 숙부
+ 비: 은나라 주왕의 숙부
+ 은나라 주왕은 은나라 마지막 왕.
二. 柳下惠爲士師 三黜 人曰 子未可以去乎 曰 直道而事人 焉往而不三黜 枉道而事人 何必去父母之邦
유하혜위사사 삼출 인왈 자미가이거호 왈 직도이사인 언왕이불삼출 왕도이사인 하필거부모지방
유하혜는 법관에 임명되었지만 세번이나 파면을 당했다. 어떤 사람이 말했다. 당신은 노나라를 떠날 수 없는 겁니까. 유하혜가 말했다.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출사하면 어디를 간들 거듭 파면을 당하지 않겠습니까. 자신의 뜻을 굽히고 출사할 작정이라면 어찌 조국을 떠날 필요가 있겠습니까.
+ 유하혜: 노나라의 대부. 유가 사람들이 매중 존중하고 존경하는 사람.
三. 齊景公 待孔子曰 若季氏則吾不能 以季孟之間 待之 曰 吾老矣 不能用也 孔子行
제경공 대공자왈 약계씨즉오불능 이계맹지간 대지 왈 오노의 불능용야 공자행
제나라 경공이 선생님의 대우에 대해 말했다. 노나라 군주가 계손씨를 대우한 것과 똑같이 대우할 수는 없고, 상경인 계손씨와 하경인 맹송씨의 중간으로 대우하겟소. 잠시 후 다시 말했다. 나도 이제 늙으서 당신같은 신인을 등용할 수는 없소. 이 말을 듣고 선생님은 제나라를 떠나셨다.
四. 齊人 歸女樂 季桓子受之 三日不朝 孔子行
제인 귀여악 계환자수지 삼일부조 공자행
제나라가 노나라의 여성 가무단을 보내왔다. 대신 계환자가 이를 받고서 사흘 동안 정무를 돌보지 않았다. 선생님께서는 단념하고 노나라를 떠나셨다.
五. 楚狂接輿 歌而過孔子曰 鳳兮鳳兮 何德之衰 往者 不可諫 來者 猶可追 已而已而 今之從政者 殆而
초광접여 가이과공자왈 봉혜봉혜 하덕지쇠 왕자 불가간 내자 유가추 이이이이 금지종정자 태이
孔子下 欲與之言 趨而辟之 不得與之言
공자하 욕여지언 추이피지 불득여지언
초나라의 기인 접여가 노래를 부르면서 선생님의 수레 앞을 지나갔다. 봉황이여, 봉황이여, 이런 난세에 무엇하러 왔는가. 지난 일은 어쩔 수 없지만 앞 일은 아직 추수릴 수 있으리라. 그만 두게, 그만 두게, 지금 정치를 하면 위태로울 뿐이리라.
선생님께서 노래를 듣고는 이야기하고자 수레에서 내려왔지만 접여는 벌써 빠른 걸음으로 피해버린 뒤여서 붙잡을 수가 없었다.
六. 長沮 桀溺 耦而耕 孔子過之 使子路問津焉 長沮曰 夫執輿者爲誰 子路曰 爲孔丘 曰 是魯孔丘與 曰 是也 曰 是知津矣
장저 걸익 우이경 공자과지 사자로문진언 장저왈 부집여자위수 자로왈 위공구 왈 시노공구여 왈 시야 왈 시지진의
問於桀溺 桀溺曰 子爲誰 曰 爲仲由 曰 是魯孔丘之徒與 對曰 然
문어걸익 걸익왈 자위수 왈 위중유 왈 시노공구지도여 대왈 연
曰 滔滔者天下皆是也 而誰以易之 且而與其從辟人之士也 豈若從辟世之士哉 耦而不輟
왈 도도자천하개시야 이수이역지 차이여기종피인지사야 기약종피세지사재 우이불철
子路行 以告 夫子憮然曰 鳥獸不可與同群 吾非斯人之徒與 而誰與 天下有道 丘不與易也
자로행 이고 부자무연왈 조수불가여동군 오비사인지도여 이수여 천하유도 구불여역야
장저와 걸익이 함께 밭을 가는데 선생님께서 그곳을 지나다가 자로에게 명하여 나루터가 어디있는지 물어보게 하였다. 장저가 말했다. 저기 고삐를 잡고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자로가 대답했다. 공구라는 분입니다. 장저가 물었다. 노나라의 공구말인가. 자로가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장저가 말했다. 그 사람이라면 나루터가 어디있는지 알고 있을 걸세.
자로가 이번에는 걸익에게 묻자 걸익이 말했다. 자네는 누구인가. 자로가 대답했다. 중유라고 합니다. 그러자 걸익이 물었다. 그렇다면 노나라 공구의 문도인가. 자로가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다시 걸익이 물었다. 도도한 대세에 순응하는 사람이 세상에 가득한데 누구와 함께 세상을 개혁하겠는가. 자네는 사람을 피해 여기저기 떠도는 인사를 따르느니 차라리 속된 세상 자체를 피하여 은거하는 우리같은 인사를 따르는 것이 어떻겠는가. 그렇게 말하고나서 걸익은 장저가 흙을 파낸 곳에 씨를 뿌리고 흙을 덮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자로가 돌아와서 선생님께 고하니 선생님께서는 몹시 낙담하여 말씀하셨다. 날짐승, 들짐승과 함께 무리를 지을 수는 없다. 내가 이 백성들과 함께 하지 않는다면 누구와 함께 하겠는가. 만약 세상이 태평하다면 내가 너희들과 함께 개혁하려고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七. 子路從而後 遇丈人 以杖荷蓧 子路問曰 子見夫子乎 丈人曰 四體 不勤 五穀 不分 孰爲夫子 植其杖而芸
자로종이후 우장인 이장하조 자로문왈 자견부자호 장인왈 사체 불근 오곡 불분 숙위부자 식기장이운
子路拱而立 止子路宿 殺鷄爲黍而食之 見其二子焉
자로공이립 지자로숙 살계위서이사지 현기이자언
明日 子路行 以告 子曰 隱者也 使子路 反見之 至則行矣
명일 자로행 이고 자왈 은자야 사자로 반견지 지즉행의
子路曰 不仕無義 長幼之節 不可廢也 君臣之義 如之何其廢之 欲潔其身而亂大倫
자로왈 불사무의 장유지절 불가폐야 군신지의 여지하기폐지 욕결기신이란대륜
君子之仕也 行其義也 道之不行 已知之矣
군자지사야 행기의야 도지불행 이지지의
자로가 선생님을 수행하다가 뒤쳐졌다. 뒤쫓아가는 도중에 지팡이에 대바구니를 매달아 어깨에 매고 있는 노인을 만나 물었다. 우리 스승님을 보시지 못했습니까. 육체노동을 한적도 없고, 오독도 구분할 줄 모르는 자가 무슨 스승이란 말인가. 그러고서 지팡이를 땅에 꼽고 풀을 뽑기 시작했다.
자로는 두 손을 모아 노이에게 경의를 표하고 서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는데 노인은 자로를 말류하고 집으로 데려가서 하룻밤 묵게하면서 닭을 잡고 기장밥을 지어 잘 대접하고 두 아들을 인사시켰다.
다음날 자로는 노인을 떠나 선생님을 뒤쫓아와서 이 이야기를 했다. 선생님께서는 은자로다 하시면서 자로에게 되돌아가서 다시한번 만나고 오라고 하셨다. 자로가 그 집에 가보니 이미 행방을 알 길이 없었다. 선생님께서 자로에게 말하게 하려고 하신 것은 다음과 같은 말씀이었다.
출사하지 않은다는 주장에는 아무 근거가 없다. 장유의 서열은 무시할 수 없다. 이와 마찬가지로 군신의 관계는 무시하려고 해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당신은 당신 한 몸을 깨끗히하려 한 나머지 무시할 수 없는 중대한 인간관계를 억지로 무시하려고 한다. 우리가 군주를 찾아 출사하려고 하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의무를 다하려고 하는 것이다. 다만 이 이상이 바로 실현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八. 逸民 伯夷 叔齊 虞仲 夷逸 朱張 柳下惠 少連
일민 백이 숙제 우중 이일 주장 유하혜 소련
子曰 不降其志 不辱其身 伯夷叔齊與
자왈 불강기지 불욕기신 백이숙제여
謂柳下惠少連 降志辱身矣 言中倫 行中慮 其斯而已矣
위유하혜소련 강지욕신의 언중륜 행중려 기사이이의
謂虞仲夷逸 隱居放言 身中淸 廢中權 我則異於是 無可無不可
위우중이일 은거방언 신중청 폐중권 아즉이어시 무가무불가
옛날에 속세를 떠난 사람들로 백이, 숙제, 우중, 이일, 주장, 유하혜, 소련 일곱 사람의 이름이 전해지고 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자신의 이상을 낮추어 타협하지 않고 그 몸을 더럽히지 않은 사람은 백이와 숙제인가.
유하혜와 소련에 대해 이상을 낮추고 몸을 욕되기는 했지만 말이 도리에 맞고 행하는 것과 생각하는 것이 일치했다고 평한다면 맞는 말이고 나는 이에 동의한다.
한편 우중과 이일에 대해 은둔자로서 무책임한 발언을 했지만 그 행동은 결백하고 세상을 버린 것도 당시의 변화된 상황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나는 이 들과 달라서 반드시 그래야 한다든지 그러면 안된다고 하는 것이 따로 없다.
九. 大師摯 適齊 亞飯干 適楚 三飯繚 適蔡 四飯缺 適秦 鼓方叔 入於河
태사지 적제 아반간 적초 삼반료 적채 사반결 적진 고방숙 입어하
播鼗武 入於漢 少師陽 擊磬襄 入於海
파도무 입어한 소사양 격경양 입어해
은나라가 망할때 궁정 악장 지는 제 나라로 가고, 제이 연주자 간은 초 나라로 가고, 제삼 연주자 료는 채 나라로 가고, 제사 연주자 결은 진 나라로 가고, 고수 방숙은 황하가로 들어갔고, 땡땡이를 치는 무는 한중로 들어갔고, 부지휘자 양과 경을 치는 양은 바닷가로 들어갔다.
十. 周公 謂魯公曰 君子不施其親 不使大臣 怨乎不以 故舊 無大故則不棄也 無求備於一人
주공 위노공왈 군자불시기친 불사대신 원호불이 고구 무대고즉불기야 무구비어일인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주공이 노공에게 말했다. 너는 친족을 소홀히 하지 마라. 대신들 사이에서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불만이 생기지 않도록 하라. 오랫동안 친하게 지낸 사람은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버리지 마라.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이 다 갖추어져 있기를 요구하지 마라.
十一. 周有 八士 伯達 伯适 仲突 仲忽 叔夜 叔夏 季隨 季騧
주유 팔사 백달 백괄 중돌 중홀 숙야 숙하 계수 계왜
주 왕족의 일족에 여덟 명의 뛰어난 사람이 있었으니 백달, 백괄, 중돌, 중홀, 숙야, 숙하, 계수, 계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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