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고전강의 | 05 맥베스/오셀로 2
- 강의노트/인문고전강의 2013
- 2014. 4. 7.
맥베스 -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김정환 옮김/아침이슬 |
강유원, '인문고전강의'
일시: 2013년 2월7일 – 12월 5일, 매주 목요일 오후 7시30분 – 9시30분(총 40주)
장소: 과천시정보과학도서관
* 강의 목차
20130718 22강 맥베스/오셀로(1)
20130725 23강 맥베스/오셀로(2)
20130801 24강 맥베스/오셀로(3)
20130808 25강 맥베스/오셀로(4)
20130822 26강 맥베스/오셀로(5)
20130725 23강 맥베스/오셀로(2)
서구 문학은 문학고전을 읽을 때 대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을 사는데 문학고전은 고대부터 읽어야 한다. 문학작품은 그저 재미있으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문학을 공부하지 않은 사람들이 하는 얘기다. 어떤 작가에 대한 어떤 소설가에 대한 최상의 가장 강력한 경멸어는 '재미있다'이다. <일리아스>, <맥베스>을 재미있다고 생각하는가? 후대의 작가들의 문학작품은 어떤 문제가 설정될때 어떤 형태로든지 선행하는 작품들에게 빚지고 있다. 철학자 들도 마찬가지.
지난 번 얘기 했던 아킬레우스와 아가멤논 문제를 다르게 표현하면 power and justice, 권력과 정의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아킬레우스의 전리품을 아가멤논이 챙겨가니까 화가나서 칼을 뽑아서 죽이려고 한다. 아킬레우스와 아가멤논 두 사람이 한치도 양보하지 않은 상황. 아가멤논은 칼을 뽑는다 해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정의라고 하는 것은 인간이 만들어내는 정당화 근거가 동의되어야 정의가 형성된다 그러니까 조폭들에게도 그 세계 안에 들어가면 정의가 있다. 그렇게 말하는 건 모냐면 투키디데스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보면 트로이아 원정군의 모든 배를 아가멤논이 사람이 동원했기 때문이다. 아킬레우스 네가 와서 전리품을 챙기는 것도 배를 타고 왔기 때문인데 그 배는 아가멤논이 모은 것이라는 것. 둘이 한치의 양보도 없이 안티노미 Antinomy 상황. 이율배반 상황. 그렇기 때문에 자칫하면 아킬레우스가 칼을 두고 일대일로 붙으면 아킬레우스가 아가멤논을 죽일 수도 있는 상황.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 삼의 입장이 있어야 하는데 제삼자가 바로 아테네 여신이다. 아킬레우스에게 칼을 집어 넣으면 세 배나 많은 선물을 준다고 한다.둘 사이에 타협 negotiation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아테네 여신이 가운데서 나서서 중재를 하는 것. <일리아스>는 오랜 세월 다듬어 졌기 때문에 구절 하나하나가 깊은 의미가 있다. 두 사람을 똑같이 사랑하는 흰팔의 여신 헤라가 보낸 아테네 여신. 똑같이 사랑하기 때문에 중재자로서 자격이 있는 것. 불편부당한 헤라가 보낸 아테네 여신. 지혜의 여신인데 지혜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고대세게에서는 균형을 의미했다.
이율배반 상황이 닥쳤을 때 아테네 여신이 내려와서 중재를 한다. 중재를 해서 그 것로서 justice가 실현된다. 물질적인 보상의 균형이 이루어지면 justice가 실현되는 것. 희랍세계에서는 분배의 균형이 곧 정의라고 하는 것이었다. 희랍어의 디카이오쉬네 dikaiosyne의 1번 뜻이 바로 분배의 균형이다.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보면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이 되는데 1번 뜻이 바로 물질적인 분배의 균형. 그 개념이 희랍에서는 기본적으로 정의했다. 그런데 아테네 여신의 존재는 신화이니까 가능한데 현실에서는 없다. 그러니가 강자의 이익이 정의가 되는 것. 불편부당한 중재자가 없으니까 이런 상태가 계속되다보면 끊임없는 전쟁상태로 빠져드는 것. 그 전쟁상태가 바로 펠로폰네소스 전쟁. 그래서 플라톤 <국가>의 부제가 정의란 무엇인가, 올바른에 대하여이다. 가장 이상적인 상태는 흰팔의 여신 헤라가 보내는 아테네 여신이 모든 사태를 주재해야 하는데 이율배반의 상황에 처해있는 사람들을 주재할 수 있는 초월적인 위치에 서 있는 사람이 현실세계에는 없다. 전쟁상태가 계속 되어서 개인 간에서 국가간 전쟁상태로 진행되는 것. 이를 테면 희랍세계에서 거대한 국제전인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일어난 것이다.
인간 세계에서 아테네 여신과 같은 무언가를 만들어서 강자의 이익이 아닌 합의에 의해서 이 둘을 화해시킬 수 있는 초월적인 정의 개념이 필요하다, 그 초월적인 정의 개념을 탐색하고자 하는 것,즉 과거 신화에서 지혜의 여신인 아테네 여신이 행하던 것을 인간의 지혜로서 만들어 내야겠다고 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탐색하는 것, 그것이 바로 플라톤 <국가>의 목표이다.
<국가> 프롤로그 보면 정의에 관한 당대 의견이 나온다. 어른 말을 잘 들어야 한다는 케팔로스, 법에 정해진 대로 해야하는 의견, 그중 가장 길게 논박하는 되는 것이 트라마시코스와의 논쟁이다. 곧 강자의 이익에 의한 정의. 이 것이 당대 고대 아테네 사람들에게 퍼져있던 정의 개념. 이 개념을 논박하기 위해서 플라톤이 <국가>를 쓴다. 초월적인 중재자로서 아테네 여신을 현실적으로 인간 세계에서 만들어 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실현되지 못했고, 아테네는 멸망하고, 그 정의 개념를 국가차원에서 실현시킨 로마제국 등장한다. 로마제국 말기에 기독교가 들어오면서 인간 세계에서 벌어지는 이런 이율배반적인 것을 해결하는 초월적인 신적인 정의 개념이 들어온다. 이 개념이 다시 르네상스 시대를 지나면서 마키아벨리를 지나면서 무너진다. 그럼 다시 이익과 이익의 투쟁, 그래서 근대사회는 만인과 만인의 투쟁이 다시 시작되었다. 어떻게 보면 고대 희랍세계로 다시 돌아가는 것. 흰팔의 여신 헤라가 없다.
그러면 이제 맥베스를 구체적으로 읽어나가기 전에 전체적인 구도를 생각해보자.
맥베스는 덩컨왕을 죽여야겠다라고 생각한다. 덩컨왕을 죽이려고 하면 죽여서 권력을 잡는 것이 올바른 것이라고 하는 정당화 할 수 있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 맥베스가 찾은 근거는 마녀다. 그래서 계속해서 마녀에게 물어보는 것. 마녀를 찾는다. 그런데 중간쯤을 보면 레이비 맥배스는 그 정당화를 잃어버렸다. 우리 인간은 자기 스스로를 정당화 할 수있는 근거만 있다면 어떤 미친 짓도 할 수 있다. 인간은 자기합리화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걸 상실해버린 상태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레이디 맥베스이다. 사실 맥베스와 레이디 맥베스는 두 사람이 아니라 한 사람인데 인격이 둘로 분열되어 있는 상태.셰익스피어가 보여주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두 사람이 한 몸이 되어서 하나의 뜻을 가지고 덩컨왕을 죽였는데 한 사라은 미쳤고, 한사람은 맥더프에게 살해 당했다. 응징을 당한다. 맥베스는 끝까지 마녀에게서 자기 정당화의 근거를 찾았고, 그리고 안되니까 결국에는 자기 파멸을 했다. 레이디 맥베스는 끝까지 찾지 못했기 때문에 미친 것. 맥베스의 다른 측면.
정당화 근거를 어떻게 찾으냐, 덩컨왕은 어떤 지점에서 실수를 해서 맥베스에 얕보이게 되었는가, 그 다음에 던컹왕은 자기 큰아들을 후계자로 지명 할 때 어떤 근거로 지명하는가, 과연 그 지명이 권력의 정당화 근거를 마련해 주는가 이런 질문들을 가지고 읽으면 중요한 포인트 들을 찾을 수 있다.
초월적인 근거를 찾아보면 끝이 없으니 현실적으로 실효적으로 작동할 수있는 근거를 찾아보라고 말하는 것이 <군주론>. 권력을 작동시키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 무력인데, 마키아벨리즘인데 가장 간단한 만큼 가장 쉽게 논파된다. 정치나 권력에 대해서 나쁘다고 생각하지 말고 고도로 머리를 써야하는 사태 또는 막스베처럼 소명으로서 생각할 수 있다. 소명, Beruf로 생각한다면 얼마나 실효적으로 잘 작동할 수 있고, 그것이 결과론적으로는 선한 결과를 낳아놓을 수 있는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얼마나 강력한 정당화를 제공할 수 있는 가를 생각해보는 것이 사실은 정치가 할 일이다.
1막 1장
8 청둥과 번개, 세 마녀 등장
셰익스피어는 왜 권력과 정치의 문제를 맥베스에서 이렇게 다루는가. 셰익스피어 시대를 보면 엘리자베스 1세 시대. 아버지가 헨리8세다. 영국 국교도회가 성립되고, 헨리8시대에는 그 유명한 토마스 모어도 죽었다. 왕이라고 하는 존재가 가지고 있는 정당화 근거가, 왕의 권력이 가진 정당화 근거가 무엇이냐에 따라서 그것이 정당한가 정의로운가가 문제되던 시기. 결정적으로 그걸 문제 삼은 사람이 토마스 모어.
토마스 모어 같은 경우에는 헨리8세의 사실 충실한 신하였고 루터주의가 잉글랜드에 전파되는 것에 대해서 화형 선고를 내렸다. 결정적으로 헨리8세가 브리튼제국으로 가는 결정적인 길목.
이 시기는 잉글랜드 국왕이 스코틀랜드 국왕도 겸하는 본격적으로 브리튼제국으로 가는 시기. 왕권이 강화되는 시기인데 토마스 모어가 왕의 권력의 정당성에 결정적으로 문제 제기를 해버린 것. 엘리자베스 1세 시대이기 때문에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어쩌면 시대정신을 잘 보여주는 텍스트라고 할 수 있다.
처음 부분에 천둥과 번개가 치면서 세마녀가 등장하는데 여기서 세마녀의 역할을 끝까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맥베스를 읽을 때 마녀가 등장하는 지점하고, 맥베스가 마녀를 찾아가는 지점들이 이 드라마의 기본 줄거리를 깔고가는 지점. 맥베스에 있어서 넓은 의미의 종교적 신념이 있는데 그 종교적 신념을 뒷받침하는 핵심적인 요소가 마녀. 이 마녀라는 요소를 주목할 것.
1막1장은 마녀,1막 2장에 가면 덩컨왕이 나온다.. 덩컨왕은 스코틀랜드의 국왕. 유념해야 한다. 스코틀랜드 국왕이니 스코틀랜드 국왕 다워야 한다. 그가 한 일을 잘 봐야 한다. 맥베스에게 얕보인 지점이 있다고 했다. 스코틀랜드 국왕 답지 않다는 것은 스코틀랜드 regime에 걸맞는 왕이어야 한다. 그래야 왕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 스코틀랜드 regime에 걸맞는 kingship. 왕의 자격. 왕으로서의 왕. king as king. 왕 다움. 왕이 왕 일 수 있는 조건. kingship에 대해서 가장 정교하게 따져물은 동아시아의 고전이 바로 <맹자>. 원천적으로 따져 묻는 가장 오래된 문헌은 <주역>.
스코틀랜드 regime에 걸맞는 kingship을 가지고 있는 가. 그것은 어떻게 구성되는 가. 중세 시대 왕들의 kingship은 교황이 축복을 하면서 구성되었다. 이후에는 왕의 신체 자체에 kingship이 붙는다. 가령 조선 같은 경우에 kingship이 두가지 근거로 유지된다. 조선은 종묘와 사직이라고 하는 것이 kingship의 밑바닥에 놓여있다, 조선의 왕들이 해야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 제사를 지낼때 한치의 어김도 없이 수행하는 능력. 조선왕조실록에도 문종이 제사를 엄청 잘지냈다는 칭찬을 받는다. 두번째가 왕자를 생산하는 능력. 바로 신체다. 왕의 신체가 kingship의 근거. 중세시대에는 신성한 divine 것. divine 한 것이 무너지고 종교개혁 시대가 1500년 대를 거쳐가면서 신성한 것으로서의 kingship이 빠져나가니까 왕의 신체가 말하자면 왕의 신체는 동시에 두가지 종류의 성격을 띄게 된다. 그 것 자체로 신적인 부분하고 육체적인 부분이 동시에 있는 존재가 된다. 대표적인 개념이 일본의 천황. 쇼와시대 천황. 서양 근대 시대 1600년 대 왕은 죽기 전에 유언을 미리 남겼다. 죽으면 심장은 어디 보관하고 머리는 어디에 보관하고.. 왕의 신체를 자른다. 심장을 보관하는 곳이 가장 중요한 곳. 나중에 데카르트 할 때 자세히하겠지만 데카르트 당시 프랑스 국왕이 앙리 4세인데 앙리4세의 심장이 데카르트가 다니던 라플레쉬 학교에 보관이 되어 있었다. 굉장히 중요한 것 . 왕의 신체가 가지고 있는 서로 상반된 이중적 성격.
그 다음에 kingship을 보장하는데 나타나는 중요한 사건은 더 이상 왕의 신체에도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 헌법. constitution. 헌법을 준수하겠다고 선언을 해야 왕으로서의 kingship이 유지된다. 이번에 유럽 왕실에서 일어난 중요한 사건으로 벨기에 국왕이 이번에 왕의 자리에 올랐다. 헌법을 준수하겠다는 선언을 사진이 외신에 발표되었다. 그것이 바로 입헌주의. 입헌군주제라는 것이 그런 뜻이다. 살아있는 인격 신인 하느님인 신이 정당성 근거를 줬다. 중세는 살아있는 인격 자체가 정당성의 근거가 되었다, 이제는 살아있지 않은 법전이 살아있는 인격에서 정당화의 근거를 준다. 이 것이 법치 국가 개념. 살아있는 인격보다 더 중요한 게 법전인 것. 사실은 대통령도 법의 허수아비. kingship라는 것이 점차로 비인격적인 법으로 진전되어 가는 것, 법으로 정당화 근거를 마련해 가는 것 이것을 근대화라고 하는 것이다.
아가멤논과 아킬레우스의 문제를 달리말하면 권력과 정의의 문제인데 그것을 또 달리 풀어서 얘기하면 kingship의 근거문제라고 할 수 있다.
덩컨의 kingship은 무엇으로 구성되는가, 스코틀랜드 regime에 걸맞는 kingship을 구축하고 있는가, 스코틀랜드 regime에 걸맞는 kingship은 우선 전투에 능해야 한다.
1막 2장
10 지휘관: 용감한 멕베스가 - 그 분은 정말 그런 소리를 들을 만해요!
맥베스도 덩컨을 죽이고 스코틀랜드 왕이 되었기 때문에 과연 맥베스는 스코틀랜드 regime에 걸맞는 kingship을 갖춰가는가에 대해서 생각해봐야한다. 여기서 용감한 백베스라는 표현이 나왔다. 싸움에 능한다. 그럴 소리를 들을만하다고 말하는 것에 유념하자.
덩컨은 거기다 대고
10 덩컨: 용감무쌍한 친척, 고결한 귀족이로다!
맥베스와 덩컨은 친족. 고결한 귀족이로다! 영어판에는 Worth gentlemen이라고 되어 있다. 덩컨이 맥베스를 지칭할 때 사용하는 단어를 유심히 봐야한다. 스콜틀랜드에서는 젠틀맨아라는 말이 어쩌면 맥베스는 좋아하지 않는 말 일 수도 있다. 덩컨은 지금 잉글랜드 사람처럼 말을 한다. 덩컨이 사용하고 있는 말, 덩컨이 가지고 있는 속성하고 맥베스가 사용하고 있는 말, 맥베스가 가지고 있는 속성하고 구별되어서 읽어야 한다.
맥베스는 지금 전투 영웅이고, 스코틀랜드에서는 kingship이라고 하는 것의 굉장히 중요한 속성이다. 미리 말을 하자면 우리가 맥베스는 싸움을 잘하는 사람이다라고 할때 머릿 속에 떠오르는 것은 아킬레우스. 아킬레우스는 짧지만 명예로운 삶을 선택한 사람. 고전이기 때문에 <일리아스>에서는 아킬레우스가 전형화되어서 나타난다. 가늘고 긴 삶과 짧지만 명예로운 삶을 고민하다가 명예를 선택한 사람. 용감한 맥베스에게 사람들이 기대하는 덕목 virute 은 아킬레우스적인 것. 하지만 드라마를 읽어보면 맥베스는 굵고 길게 살려고 한다. 맥베스는 오래도록 지속되지 않으면 명예로운 것도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고, 오래도록 지속되는 명예를 추구한다. 그러기 때문에 파탄에 이르는 것.. 셰익스피어 드라마에서 사람들은 내면의 갈등을 드러내보이네 어쩌네 하지만 완전한 의미에서 내면의 갈등은 보이지는 않는다. 이를테면 버지니아 울프, 제임스 조이스 같은 내면의 의식의 흐름까지 나오려면 몇 백년 있어야 한다. 셰익스피어도 아직은 캐릭터가 전형성을 띠고 있는 단계. 맥베스가 그 전형성을 벗어나는 순간부터가 이 사람이 파탄에 이르는 것. 호메로스적인 영웅으로서 맥베스가 처음 등장하는데 아킬레우스와 같은 모습은 나타나지 않고 어느지점부터 맥베스는 이 명예를 오래도록 가지려고 한다.
12 왕 덩컨: 정말 경사로다.
노르웨이 왕 스웨노가 휴전을 간절히 바라지만,
스코틀랜드, 노르웨이, 잉글랜드가 등장한다. 노르웨이는 양아치, 잉글랜드는 신사, 스코틀랜드는 어중간하게 두가지 섞인. 덩컨은 잉글랜드 성향을 띠고 있고, 맥베스는 스코틀랜드 사람이지만 노르웨이를 물리칠 정도면 굉장히 비잉글랜드적. 공간이라고 하는 것이 가져다 주는 성격 특성이다. 이 지점에서 한 가지 여기서 제기되는 구도가 잉글랜드는 christian tradition, 스코틀랜드는 이교도 pagan tradition으로 문제를 유형화할 수 있다.
12 왕 덩컨: 더 이상 코더가 기만치 못하리라.
우리의 시급한 사안들을, 그를 즉시 처단케 하라.
그리고 그의 작위로 맥베스를 맞으라.
글래미스 경인데 코더의 자리에 맥베스를 준다. 일단 맥베스에게는 승진. 덩컨은 공훈에 대한 보답을 줬다. 공평하게 사태가 끝난 것 같다. 여기까지는 별 문제가 없다. 다음 장에 다시 마녀가 등장한다.
맥베스의 첫 대사를 보자.
1막 3장
15 맥베스: 이토록 흐리고 맑은 날은 본 적이 없어.
' 흐리고 맑은' 이라는 말 자체가 모순. 맥베스가 처해있는 상황 자체가 사태가 명료하게 규정되지 않은 상황에 처해있다.
15 세 번째 마녀: 만세, 맥베스님. 앞으로 왕이 되실 분!
백베스는 여기서 코더의 영주로 만족할 수 없는 암시를 받은 것. 맥베스의 정당화 근거는 페이건의 전통에 들엉가는 것. 마녀이기 때문.
여기서 뱅커의 말을 보자.
15 뱅커: 너희들은 허깨비냐 아니면 정말 겉모습 그대로냐?
현재 뱅커는 마녀를 실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허깨비로 보고 있다.
15 뱅커: 너희들이 지금의 작위와 웅장한 저택과
왕위에 오를 희망의 예언으로 맞으니,
그는 넋을 잃은 모습이다. 내게는 말하지 않는구나.
이렇게 말하고 있는 데 뱅쿼에게도 세번째 마녀가 얘기를 한다.
16 세 번째 마녀: 그대는 왕들을 낳으리라. 몸소 되지는 못하지만.
뱅쿼의 머릿속에는 맥베스가 왕이 되지만 어쨋든 나중에는 자기의 아들이 왕이 될 거다라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허깨비냐 아니면 겉모습 그대로냐라고 말했다.
하지만 맥베스는 이미 떡밥을 물었다.
16 맥베스: 서라, 그대 불완전한 예언자들이여
불완전한이라는 말이 두가지 의미를 갖는데 예언을 마저 다 안해서 불완전한 것일 수있고, 두번째로는 아직은 완전히 그들을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16 맥베스: 허공 속으로, 그리고 육체를 지녔던 게
녹아 버렸다. 숨처럼 바람 속으로, 멈추면 좋았을텐데.
맥베스가 이 말에 일정한 신뢰를 보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맥베스는 여기서부터 떡밥을 물고 바람을 불어넣기 시작한다.
18 맥베스: [방백] 글래미스. 그리고 코더 경.
가장 큰 건 장차 있고.
떡밥을 물고나서 방백을 시작한다.
19 맥베스: [방백] 두개의 진실이 말해졌다.
이제 여기서부터 스스로 생각을 부풀려서 진실이라고 말한다.
19 맥베스: 제왕을 소재로 한 연극 전개의
행복한 프롤로그로. [로스와 앵거스에게] 고맙습니다. 여러분
[방백] 이 초자연적인 유혹은
나쁠 수가 없어. 좋을 수도 없어. 나쁘다면,
왜 주겠는가, 진실로 시작되는
성공의 보장을? 난 코더 경이다.
초자연적이라는 말이 핵심. 영어판에서는 supernatural이라고 되어있다. 맥베스가 정당화 근거를 동원하기 시작. 신성한 것이 아니라 초자연적인 것. 초자연적인 것에 대한 신념이 형성되는데 동시에 마녀들에 대한 신뢰가 형성된다는 뜻도 된다. 그 다음에 초자연적인 것 아래에 자연적인 모든 것을 종속시킨다. 초자연적인 것을 자신의 행위의 궁극적인 근거로 삼으로 인간은 잔인해진다. 이 텍스트를 읽을때 맥베스가 덩컨왕을 죽일 수 있는 출발점은 바로 '이 초자연적인 유혹' 이 지점이다.
19 맥베스: [방백] 우연히 날 왕으로 하겠다면, 그래, 우연은 내게 왕관을 씌울 게다.
영어판으로는 If chance will have me King, why, chance may crown me
여기 chance라는 말도 supernatural의 범주. 맥베스에게 정당화 근거를 만들어 주는 것은 인간이 할 수 없는 것, 덩컨을 죽이고 자기가 왕이 되겠다고 하는 kingship이라는 하는 것이 슬슬 마련해 나가고 있다.
1막 4장에서 거대한 떡밥이 덩컨으로부터 투척된다.
1막 4장
22 왕 덩컨: 나의 풍부한 기쁨이
충만으로 거리낌 없으나, 스스로 숨으려 하는구려.
슬픔의 방울로, 아들들, 친천들, 귀족들,
그리고 왕위에 아주 가까운 분들, 아시다시피
짐은 왕위 계승권을
짐의 맏아들, 맬컴에게 주려 하오. 이제부터는 그를
컴벌랜드 공으로 부르겠소.
'왕위에 아주 가까운 분들' 이 말은 스코틀랜드 regime에서 kingship이 어떻게 마련되는지를 알려주는 정보이다.
컴벌랜드 공이라는 것이 왕세자라는 의미하는데 왕위계승권을 가진 사람을 컴벌랜드 공이라고 부른다.
스코틑랜드에서는 왕위가 세습제가 아니고 왕이 살아있는 동안에 후계자를 발표하면 컴벌랜드 공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지금 이제부터는 나의 맏아들 맬컴을 컴벌랜드 공으로 불러라 그러면 왕위에 가까운 분들은 어떻겠는가. 이런 경우에는 엿먹이다고 말한다. 덩컨은 이 지점에서 스코틀랜드 regime에 걸맞지 않는 kingship을 구현하지 못했다. 아들을 후계자로 지목한 것은 과욕인 것
그런데 이때 바로 맥베스의 대사를 보자.
23 맥베스: [방백] 컴벌랜드 공이라 - 그것이 계단이로다.
맥베스가 용납하지 못하는 것. 못받아들이는 지점.
1막 5장
24 맥베스 부인: 글래미스예요, 당신은, 코더이기도 하고, 그리고 되셔야죠,
약속된 존재가, 하지만 당신 성품이 난 못 미더워.
인정의 우유가 너무 많아서
첩경을 놓치거든. 위대함을 원하고,
야심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없어.
거기 따라붙어야 할 사악함이.
맥베스 부인의 첫번재 대사이다. 여기서 사악함을 채워주는 사람이 맥베스 부인. 맥베스 부인은 첫번째 대사로서 자신의 역할을 사악함으로 규정한다. 이것도 전형성의 하나이다.
24 맥베스 부인: 높아지길 바라면서,
또한 성스러워지길 바라거든.
여기서 맥베스 부인은 맥베스의 한계를 뚜렷하게 말하는데 높아지길 바라면서 성스러워지길 바란다고 했다. 하나만 선택해야만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맥베스 부인은 참으로 탁월한 여인.
그래서 좀더 아래를 보면
25 맥베스 부인: 나의 영혼을 당신 귀에 쏟아 부르리라.
내 혓바닥의 용기로 혼내 주리라.
운명과 초자연적인 도움으로 당신에게 굴러 떨어진
그 황금 왕관에 당신이 다가서는 것을 방해하는
온갖 것들을 꾸짖어 주리라.
대사들이 일관성있게 탁 붙는다. 이 사람이 반드시 써야 하는 단어들이 grocery 들이 다 있는 것.
영어판으로 보면 fate and metaphysical aid로 되어있다. 직역을 하면 운명과 형이상학적인 도움으로. 이 metaphysical이란 말과 supernatural이라고 하는 말하고 같은 의미를 갖고 있다. metaphysical = behind physics 물리적인 법칙을 넘어서는 그러니까 초자연적인 것. supernatural하고 같은 뜻으로 쓰인다.
25 맥베스 부인: 까마귀 자신도 쉰 목소리로
까악대는 도다, 내 총안 흉벽을 들어서는
덩컨 파멸의 형편을. 오라,
치명적인 생각을 보살피는 정령들이여, 나의 성별을 취소시켜다오,
이 대사는 맥베스에서도 최고로 멋진 대사들 중에 하나이다. 성별을 취소시켜다오는 영어판으로 unsex. 이 단어를 우리말로 번역하는데 어려웠을 것. 탈여성성. 자연적인 역할을 거부하는 것.
채워 다오. 머리끝부터 발가락까지 가득
가장 끔찍한 잔혹으로. 두텁게 하라, 내 피를,
자비로 가는 접근로와 통로를 막아 버려라.
양심가책 일체의 방문이
잔학한 내 목적을 흔들지 못하도록. 목적과 결과를
중재하지 못하게 하라. 오라, 내 여성의 가슴으로,
와서 젖대신 담즙을 채워 다오, 그대 살인 알선자들이여,
보이지 않은 본질로 어디에 있든
너희들은 자연의 악행을 돕지. 오라, 두터운 방이여,
와서 스스로 덮으라, 지옥의 가장 어두운 연기로,
내 예리한 칼이 스스로 저지르는 상처를 보지 않게끔,
하늘이 어둠의 담요 틈을 엿보다
'멈추라, 멈추라!' 비명 지르지 않게끔.
맥베스 부인 대사가 완전히 자기 몸을 폐기시키고 물리적인 것과 natural한 것을 폐기 시키고 supernatural에 귀의시켰다. 그런데 나중에 supernatural한 근거가 폐기되었을 때 육체 자체도 폐기 되어버린 것. 미쳐버린 것의 근거를 여기에 깔아 놓는 것. 맥베스 연극을 볼 때 어떤 방식으로 맥베스를 해석해도 괜찮지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은 이런 부분.
위대한 글래스, 훌륭한 코더,
훗날 만세소리와 함께 그 두 칭호보다 위대하게 되실 분,
당신 편지는 저를 옮겨 놨어요.
이 무지의 현재 너머로, 전 이제 느끼죠,
미래를 순식간에.
Thy letters have transported me beyond
This ignorant preset, and I feel now
The future in the instant
여기서 I feel now라는 말이 여기 있고, 셰익스피어 드라마가 가진 전형적인 대사인데, now와 future가 대조된다. 아직 맥베스가 코더의 영주이고, 왕이 되지 않았는데 지금 맥베스 부인은 future라고 하는 것은 왕이 된 것을 지금 느낀다는 것. 자기가 바라는 것을 지금 느끼고 있는 것. 시간을 확 땡겨온 것. supernatural한 것이다.
맥베스와 맥베스 부인 모두 미래를 조급하게 원한다. 그리고 미래를 땡겨오려고 한다. 그 땡겨오는 힘을 마녀들이 준다. <장미의 이름>을 보면 아드소가 윌리엄 수도사에게 묻는다. 선생님,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무엇입니까. 조급함이다. 조급함이 광신의 근거. 이 땅에 빨리 하나님의 나라가 와야 할 텐데. 이게 조급함. 미래의 언젠가는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기다리지 못하는 조급함. 미래를 땡겨오는 것을 종교적으로 말하면 광신이지만, 미래를 어떤 목표를 설정해 놓고 목표를 향해서 급박하게 가면서 시간을 땡기는 것, 세속 세계에서 일어나면 혁명. 혁명은 급진적 변화이다. 혁명이란 미래에 설정된 목표를 급격하게 성취하려는 시도가 아니라 미래의 시간을 당기려는 시도. I realize the future. 이게 혁명.
I feel now the future in the instance 미래땡겨 왔는데 사실은 그 미래는 머릿속으로만 땡겨와있는 것. 그런데 현실을 급박하게 해치우고 빨리 미래로 가지 않겠어요. 그러니가 현실을 버리는 거나 마찬가지. 폐기시키는 것. 급진적, 급단적, 과격해 지는 것.
미래를 급격하게 내 앞으로 가져오려고 하는 순간 그들은 미래를 의식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금 미래를 느끼는 상황으로 가버렸기 때문에 현재가 폐기 된다. 여기서 이 무지의 현재 너머로, 전 이제 느끼죠, 미래를 순식간에. 맥베스 부인의 최후 통첩.
1막 7장의 이야기는 중요한 부분이 있는데 지금 앞에서 덩컨의 실수, 맥베스의 야망, 그 다음에 맥베스 부인의 unsex, 그들의 조급함 이런 것들이 지금 글래미스 성 연회장에서 드러난다. 여기서 실행이 되기 때문에 사실상 1막 7장 드라마의 전반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스코틀랜드에서는 아직 중세적 관행이 남아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개념 하나가 코미타투스 comitatus. 전사 집단이라고 한다. 코미타투스의 형성과 전개, 작동방식에 대한 상세 설명은 역사고전강의를 참고할 것.
왜 코미타투스를 이야기하냐면 중세적인 것이고 동시에 스코틀랜드 regime을 유지하는 핵심적인 요소이기 때문. 중세 아더왕과 원탁의 기사들이 바로 코미타투스의 전형적인 외적인 형태. 아더왕이 리더이기는 한데 독단적인 전제 군주는 아니다. 의견들을 모아야 한다. 그리고 중세시대 왕과 기사들이 모여서 술먹고 무용담을 주고 받는 것이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그래서 그 귀족들이 근데 사회가 되었을 때 이제 특별히 할 일이 없어져 버리고, 무기가 발전하니 사관학교를 세우는 것. 전투 전문집단으로 변신하는 것. 그런데 맥베스는 거기 연회장에 있지 않다.
1막 7장
31 맥베스 부인: 그가 저녁을 거의 마쳣어요. 왜 연회장을 나가셨어요?
연회장 banquet이라고 하는 말이 중요한데 여기 중세의 성 안에서 전사 집단들이 파티를 벌이는 곳이었다. 왜 연회장을 나가셨어요? 이 말을 보면 맥베스가 얼마나 심정이 나약한 사람인지 알 수 있다. 떨리고 있는 심점. 연회장에서 덩컨을 못보는 것.
지금 맥베스가 하고 있는 얘기를 보자.
30 맥베스: 해치워야 할 때 해치워야 한다면, 그렇다면 좋겠지.
[...]
이 한방이 모든 것이 모든 것을 끝내는 것일 수만 있다면, 이 세상에서
세월의 둑과 모래톱에서,
걸리라, 장차의 생애를.
장차의 생애를 future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 맥베스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은 맥베스 자신도 사실상 스코틀랜드 전투영웅으로서의 정체성을 어느 정도 벗어나 버린 상태. 그리고 나서 덩컨에 대한 맥베스의 평가가 나오는데 이것도 중요한 부분. 맥베스가 자기 자신에게 덩컨을 죽이겠다고 하는 것을 자기스스스로 설득하는 것.
31 맥베스: 덩컨으로 말하자면 귄위를 아주 온화하게 품었다, 흠결이 없었다.
온화한게 문제인 것이다.
31 맥베스: 그의 덕망이 천사들처럼 탄원할 것이다.
천사라는 말이 나왔다. 덩컨은 스코틀랜드 왕이 갖춰야 할 덕을 갖춘게 아니라 기독교 국가 왕으로서 갖춰야할 덕을 갖춘 것이다. 왜 맥베스가 덩컨왕을 나쁜 놈이라고 말하는 걸까. 스코틀랜드에서는 나쁜놈이다.
맥베스가 보기에 덩컨은 결정적으로 스코틀랜드 regime의 kingship을 가지지 못한 것이라고 여기서 말하는 것. 우리가 춘추시대를 읽을 때는 몰라도 전국시대쯤 오면 사마천 <사기> 기록이 사실이라고 한다면 보통 웬만한 전투가 한번 끝나면 적의 포로를 3만명은 목을 배었다. 그 정도 되는 시대에 어진 것을 가지고 왕의 능력을 평가한다고 하면 전국 시대 regime에 걸맞지 않는 kingship을 가진 것. regime이라는 말이 나오면 그 regime에 합당한 kingship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한다. 그것을 규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사회가 democratic regime 민주 정치 체제이다. 우리는 민주 정치의 레짐이라고 하는 것이 무엇인가, 여기에서의 kingship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이렇게 했을 때 귄위가 생겨나는 것. 이 권위가 뒷받침되어야 권력이 정당하게 행사된다고 생각한다. 지금 이 부분에서 맥베스는 자기가 자기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하는 말이겠지만 읽는 사람들이 또는 이 드라마를 보는 사람이 맥베스에게 일정 부분 기울어진다.
그런데 맥베스 부인의 눈에는 그저 우유부단함으로 비칠 뿐이니까 가슴을 찌르는 대사가 나온다.
31 맥베스 부인: 희망은 술취한 상태였나요,
맥베스와 맥베스 부인이 대화를 주고 받는 것을 보면
32 맥베스: 제발 목소리를 낮추시오.
나는 사내다운 일은 모두 해치우는 사람이야.
나보다 더 과감한 자는 없어.
32 맥베스 부인: 그렇다명 어떤 짐슴이
이 계획을 제게 발설하라고 당신을 꼬드겼나요?
당신이 발설을 해치웠을 때, 그때 당신은 사내였어요.
[...]
그런데 적절함이 이제 당신을 기죽이는 군요.
[...]
젖을 물려본 저는 알죠,
젖 빠는 아이를 어르는 게 얼마나 부드러운지,
하지만 난, 아기가 나를 보며 미소 지을 때,
젖꼭지를 뼈 없는 아기 잇몸에서 빼내고
대갈통을 박살 냈을 거야,
앞에서 맥베스 부인이 여성으로서 정체성을 벗어나서 악마성을 채웠다면 여기서는 어머니로서 가지고 있는 정체성마저 폐기시키는 것. 굉장한 여인.
33 맥베스: 사내 아들만 생산하여야 겠소,
당신의 담대한 기질은
오로지 남자만 만들게 돼 있어.
33 맥베스: 결정했소, 내 기울이리다.
육체 각각의 힘을 이 끔찍한 위업에.
가요, 그리고 시간을 속이시오. 가장 아름다운 겉모습으로.
거짓된 얼굴이 숨겨야 하지, 거짓된 가슴의 내용은.
이제 결심을 하고 덩컨왕을 죽인다. 그러고는 1막이 끝난다.
1막까지 설명한 내용을 보면 전체 구도가 잡힌다. 1막을 조잔하게 읽어나가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다.
이제 2막으로 넘어간다.
2막 2장
40 맥베스 부인: 부엉이 비명 소리구나.
가장 가혹한 작별 인사를 하는, 그가 실행 중이야.
부엉이는 사형수가 죽기 전날 밤에 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새이다.
그가 실행 중이야 = he is about it. 덩컨왕을 살해하고 있다.
41 맥베스: 하나는 '하나님 은총을 주소서' 외쳤고, 다른 하나는 '아멘' 했어.
마치 이 피비린 손의 나를 본 것처럼.
그들의 두려움에 귀를 기울였지만 '아멘'을 할 수 없었어.
그들은 정말 '하나님 은총을 주소서' 했는데.
42 맥베스: 하지만 왜 '아멘'을 발음하지 못한 거지?
나야말로 은총이 아주 필요한 사람인데 '아멘'이
목구멍에 달라붙는 거야.
지금 맥베스의 대사는 덩컨왕을죽이고 난 다음에 한 얘기. 죄책감이 밀려왔다. 맥베스는 인간 맥베스로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사람. 마녀들이 장차 왕이 되실 분이라고 하지 않았으면 이렇게 나서지 못했을 것. 맥베스는 supernatural한 것에 기대려는데 그래서 여기서 한번 아멘 해봤는데 안나오더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맥베스에게는 christian tradition이 낯선 건.
pagan tradition, 즉 이교도적 전통에는 supernatural한 것에 기대는 것이 없다. 여기서 이 드라마하고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pagan이라는 단어를 알아둘 필요가 있다. pagan은 라틴어 paganos에서 온 말인데 일진 다음에 이진, 이류라는 말이었더. 기독교가 전파된 뒤 로마에서 상류층 사람들이 기독교가 된 후 그들이 christian이 아닌 사람들을 이급의 인간이라고 해서 paganos라고 불렀다. 원래는 경멸적인 말. 원래 이교도라는 말은 기독교에 대립되는 개념으로서의 pagan이었다. 그렇지만 후에 볼테르같은 사람은 나는 pagan이야를 큰소리로 말한다. 자각적으로 pagan을 말하는 사람은 되쳐서 christian을 경멸하는 말이 된다. 서구의 역사 속에서 근대 이후 프랑스혁명 전에는 pagan이라는 말이 그런 의미로으로 쓰인다.
맥베스가 christian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그렇다면 그 사람은 pagan인데 그 pagan들은 초자연적인 것에 대한 믿음과 비합리적인 것에 대한 믿을 전혀 갖고있지 않은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야 말로 본래적인 의미에서 인문주의적인 사람들. 그렇게 차라리 맥베스가 생각해보니 덩컨왕은 죽을 만해라고 해서 계속해서 밀고 나갔더라면 끝까지 편을 들어 줄 수도 있다. 그런데 계속 마녀를 찾아 나섰다. 기왕에 pagan으로 나섰으면 원래 자기가 가지고 있는 전투 영웅의 모습을 끝까지 지켜나갔으면 좋았을텐데 그렇게하지 못했다.
그래서 맥베스 부인이 한마디한다.
43 맥베스 부인: 그렇게 의지가 박약해서야!
비수를 내게 주셔요. 잠든 자와 죽은 자들은
그림자에 불과해요. 어린애 눈이나
악마의 그림을 보고 놀라는 거죠. 그가 피를 철철 흘리면,
내가 그걸로 시종들 얼굴에 금박을 입히죠,
그들 짓인 것처럼 보여야 하니가.
43 맥베스: 어디서 나는 노크 소리지?-
어떻게 된거야, 모든 소리에 질겁을 하다니?
내 손이 왜 이 모양이야. 하, 두 손이 뽑아내는구나. 내 두 눈을.
거대한 넵튠의 온갖 대양이라면 씻어 낼 수 있을까, 이 피를
내 손에서 깨끗이? 아닐걸, 이 손이 오히려
광대한 바다를 물들일 거다, 붉게,
푸른색을 온통 붉게.
두 손이 뽑아내는구나. 내 두 눈을 = What hands are here? Ha, they pluck out mine eyes!
두 손과 두 눈이 대립되는 구조. 셰익스피어적인 레토릭. 손은 행위를 가리키는 말이고, 눈은 의식을 가리키는 것. 있는 그대로 이해하면 내 손으로 내 의식을 뽑아냈다, 달리 말하면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한거야라는 말이다. 내가 지금 제정신이 아닌 짓을 했구나. 내 손이 한 행위가 제정신이 아니었구나. 행위의 의미를 의식이 깨닫는 순간이다.
거대한 넵튠의 온갖 대양이라면 씻어 낼 수 있을까 이말은 자신의 행위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깨닫는 순간 죄책감이 확 밀려온 것. 맥베스는 여기서 이미 갈등 단계로 들어섰다. 나중에 보면 맥베스 부인과 맥베스의 행동이 반대되어서 나타난다.
43 맥베스 부인: 내 손도 당신과 같은 색이죠. 그러나 수치스러워요.
[...]
문을 두드리네요.
남쪽 입구에서. 우린 방으로 들죠.
약간의 물이면 이 행위를 씻어 낼 수 있어요.
그러나 얼마나 쉬워요!
여기서는 약간의 물이면 이 행위를 씻어 낼 수 있다고 했지만 나중에는 아무리 씻어도 지워지지 않는구나라고 한다.
44 맥베스: 내 행위를 내가 아느니 차라리 내 자신을 모르는 게 최선이라.
여기서 이 말은 두 손이 뽑아내는구나. 내 두 눈을 과 대응하는 말
왕이 죽었다는 것이 확인되는 것까지가 2막 2장까지의 이야기.
지금부터 <맥베스>를 읽을 때 어떤 부분에 밑줄을 쳐야 하냐면
맥베스는 곤경에 빠져 있다. 이 걸 빠져 나가는 방법은 간단한다. 마녀를 찾아가는 것. 마녀를 찾아가는 부분. supernatural한 부분에 기대는 것을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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