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 마르크스: 경제학-철학 수고

경제학 - 철학 수고 - 10점
칼 마르크스 지음, 강유원 옮김/이론과실천


서문

1 첫 번째 초고
노동임금
자본의 이윤
지대
소외된 노동

2 두 번째 초고
사유재산의 관계

3 세 번째 초고
사유재산과 노동
사유재산과 공산주의
욕구, 생산과 분업
화폐
헤겔의 변증법과 철학 일반에 대한 비판

후주
역자 후기

 


역자 후기
1987년 9월 1일에 출간된 이 책의 초판에는 1985년 12월에 작성된 역자후기가 붙어 있었다. 그것을 옮겨 적는다.

1. 마르크스의 청년기 저작 가운데 하나인 《1844년의 경제학―철학 수고》는 마르크스 철학의 주제와 방법을 명료하게 보여주고 있을 뿐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의 분석을 위한 기초 범주들을 명징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1932년에 최초로 세상에 빛을 보게 된 이 수고가 발간된 이후 많은 학자들은 이 수고에 나타나 있는 청년 마르크스의 '실질적 인도주의'와 '소외'라는 개념에 주목하였으며, 이러한 청년 마르크스의 사상을 후기 마르크스의 사상과 구별하려고 했던 것도 사실이다. 마르크스 사상의 통일성 혹은 연속성 문제라고 알려져 있기도 한 이 문제는 광범위한 토론을 불러 일으켰으나, 실상 마르크스 자신의 원전을 자세히 살펴보면, 청년마르크스의 사상이 어째서 현실에 대한 정치경제학적 분석으로 전환되어 자기를 관철시킬 수밖에 없었는가를 통찰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 수고를 통하여 유적 존재로서의 인간이 구체적인 사회 현실을 통해 어떻게 자신의 '삶'을 영위하고 이러한 '삶'이 생산과정에서의 노동의 소외를 통해 '낯선 삶'을 전화되며, 이러한 소외의 극복이 어째서 요청되는가를 인식할 수 있다.

2. 오늘날 우리 독서계는 마르크스와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허다한 이론서들이 떠돌아다니고 있다. 매우 교조적이고 탈상황적인 도서들도 무비판적으로 읽히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염두에 두고 볼 때 마르크스의 원전을 우리 말로 번역하여 그것을 비판적으로 소화함으로써 우리의 사유지평을 넓히는 것은 독서계의 화급한 요청이었다. 이러한 요청에 대한 하나의 응답으로서 본서가 역간된 것이다.

3 본서는 Marx-Engels-Werke(=MEW)의 별책(Ergänzungsband, Schriften. Manuskripte. Briefe bis 1844, Dietz Verlag, Berlin  1981), s. 465~588의 완역이다. 원전에서 사용된 문장의 부호까지도 원전 그대로 옮기려고 애를 썼다. 그렇지만 원전 그 자체의 우리말 번역이 거의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에, 용어 선택의 문제에서 다소 문제점이 없지도 않을 것이며, 의외의 오역도 적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독자들의 질정이 있기를 바라며, 잘못된 부분은 계속 고쳐 나가기로 하겠다.

마르크스 철학에 있어 이 저작 자체의 학적 의의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을 것이나, 적실성에 관해서는 의문이 있을 수 있겠
다. 이에 대해서는 오늘날 우리의 핍진적 삶을 만들어 내면서 동시에 그것을 지배하는 가장 강력한 위력은 여전히 자본주의 체제라는 것, 그런 까닭에 우리는 마르크스를 우리의 사회적 삶과 그것에 배태되어 영위되는 개인의 삶에 관한 통찰의 출발점으로서 간주해야 한다는 것을 지적할 수 있다. 번역과 관련하여 초판의 원칙에 두가지를 덧붙였다. 우선 번역본의 일반적인 관행과는 달리 중요한 술어들에 원어 병기를 하지 않았다. 번역은 외국어로 된 문장을 한국어로 옮기는 것이기 때문에 본문은 한국어로써만 이루어져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원전의 난해함은 번역본에서도 유지되어야 하며, 그 어려움은 별개의 해설서나 연구서 등을 통해 해소되어야 할 것이므로 윤문을 하지 않았다. 이 번역은 독자 중의 한 사람이었던 나의 질정이 반영된 것에 지나지 않으며, 이 역시 독자들의 질정을 기다리고 있다.


2006년 11월
강유원 적음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