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20분 | 02 역사 4


+ 선생님께서 블로그에 올리신 글과 녹음파일을 들으면서 필사한 것을 함께 정리하여 올린다.

+ 녹음파일은 선생님 블로그에서 링크되어 있다.



[책읽기 20분] 역사책 읽는 방법

Posted on 2016년 5월 2일


피터 스턴스(지음), 최재인(옮김), <<세계사 공부의 기초>>, 삼천리, 2015.

원제: Peter N. Stearns, World History, The Basics.


존 H. 아널드(지음), 이재만(옮김), <<역사>>, 교유서가, 2015.

원제: John H. Arnold, History: A Very Short Introduction.


두 권의 책을 읽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통찰

1) 역사책이 쓰여지는 과정을 알게됨으로써, 우리가 역사책을 더 잘 읽는 방법을 알게 된다.

2) 우리 자신이 ‘진실한 이야기’를 쓰는 방법을 알게 된다. 설득력있는 글을 쓰게 된다.

참조.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존 스타인벡은 그 둘을 넘나든 모범 사례인 것 같습니다. 기사로 쓰는 것이 진실 전달에 유리할 때는 기자가 되었고, 소설로 쓰는 것이 진실 전달에 유리할 때는 소설가가 되었습니다.”(이강룡 텔레그램 채널)


사료

기록으로 남은 모든 것. 무엇을 선택해서 서술할지는 서술의 목적에 따라 달라진다.


역사 서술의 목적


진실한 이야기에서 진실을 확보하는 방법

일반화와 이야기구성




지금까지 《세계사 공부의 기초》와 《역사》라는 책을 읽었다. 이 두 권의 책을 읽은 다음에 최근에 출간된 《옥스퍼드 중국사 수업》을 읽으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읽기 전에 지금까지 읽은 책을 복습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해서 오늘하려고 한다. 역사책을 읽을 때는 어떻게 읽어야할지 막연하다. 물론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도 남김없이 꼼꼼하게 읽으면 좋겠지만 처음부터 그런식으로 읽기는 어렵다. 그러니까 어떤 지점을 유념해서 보면 되는지 그리고 지금까지 두 책을 읽으면서 공부한 내용들을 가지고 구체적인 역사책들을 읽는데 어떤 방식으로 적용을 하면 좋은지를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지고, 먼저 정리한 다음에 《옥스퍼드 중국사 수업》을 읽을 때 초점을 맞추는 방식으로 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한다.


《역사》는 역사는 '진실한 이야기'라고 말한다. 그래서 사실 그 책은 역사책이라기 보다는 역사책이 어떻게 쓰여지는가에 관한 책이다. 그 책을 읽음으로써 우리가 얻을 수 있는 통찰이라고 하는게 두 가지 정도 있다. 하나는 역사책이 쓰여지는 과정을 알게됨으로써 우리가 역사책을 더 잘 읽는 방법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역사책을 읽으면 사실 막연하다. 우리가 잘 알지도 못하는 데다가 과거는 낯선 나라이기 때문에 이것을 어떻게 읽어야 하나 생각이 드는데 이때 역사책을 더 잘 읽는 방법을 알게 해준다. 둘째는 우리 자신도 굳이 역사책까지는 아니어도 진실한 이야기를 쓰는 방법을 알게 된다. 오늘 이강룡 선생이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글을 보니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존 스타인벡 두 사람에 대한 얘기가 있었다. 헤밍웨이는 스페인 내전을 취재해서 기사로도 쓴 다음에 나중에 《누구를 위하여 조종은 울리나》를 썼다. 소설로 썼을 때 진실이 더 잘 전달될 수도 있겠고, 기사로 썼을 때 진실이 더 잘 전달될 수도 있겠다. 진실 전달에 초점을 맞추면 신문 기사가 되는 것이고,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면 소설이 되는 것. 그런데 헤밍웨이의 《누구를 위하여 조종은 울리나》나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 이런 소설들이 단순히 허구로만 여겨지지만은 않는 것이 그들이 진실한 이야기들을 썼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자신도 굳이 역사책까지는 아니어도 진실한 이야기를 쓰는 방법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그의 목적은 설득력 있는 글을 쓰게 된다는 것. 이런 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역사에게 알게 된 것을 되짚어 보기로 하는데 그보다 앞서 읽었던 《세계사 공부의 기초》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세계사 공부의 기초》에서 알게된 것들 중 첫째는 역사책은 사료라고 불리는 것을 출발점으로 하는데 이 사료는 꼭 문헌기록만이 아니라 확인되고 검증 가능한 과거의 사실을 다 묶어서 우리는 역사적 사실이라고 한다. 리도 이제 뭔가를 글쓰기 전에 가능한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비판적으로 문헌을 읽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사실을 확인한 다음에 글을 써야 되겠다. 문헌이 확인되지 않는 것들은 유물, 고고학의 증거를 통해서 보완한다는 것. 그것이 역사책을 쓰는 출발점이라고 하겠다. 두 번째로는 서사, 즉 구조가 있는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일반화를 꾀하고 사료가 비어있는 부분을 유추해야 한다는 것. 일반화를 잘한다고 하기 위해서는 눈앞에 놓여있는 사료들을 상위에 있는 범주와 하위에 있는 범주들로 나누고, 다시 말해서 계층질서를 만들고, 공통되는 것들을 추리고, 또 다른 것들을 비교하고 하는 것이다. 이런 것은 비교틀을 설정하는 작업과 함께 이뤄진다. 비교틀을 설정하려면 폭넓게 보는 것이 요구된다. 예를 들어서 《장안은 어떻게 세계의 수도가 되었나》를 보면 그냥 장안에 대해서만 써도 되지만 그 책은 세계의 수도를 생각해볼 때 장안은 피터 스턴스의 분류에 따르면 고전시대 후기에 해당하는데 그 당시 비잔티제국의 콘스탄티노플 그리고 바그다드 이렇게 세 도시를 비교하고 있다. 이렇게 모음과 나눔을 어떤 방식으로 하는가에 따라서 전혀 다른 구조를 가진 이야기가 만들어질 수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단순히 관점의 차이라는 말로 넘어가지 말고 여러 종류의 분류기준을 세심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그것이 사실 통찰이라고 불리는 것. 그 다음에 일반화의 사례로 널리 알려진 것은 아날학파인 페르낭 브로델이 말하는 장기지속일 것이다. 그리고 망탈리테라는 심성구조도 거론할 수 있겠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일반화를 해야 한다는 것. 구조가 있는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일반화를 해야 한다. 구조라고 하는 것 자체가 이미 일반화를 전제로 하는 것이다. 그리고 역사에서는 일반화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어쩌면 역사를 공부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변화를 설명하는 것. 변화라고 하는 것은 역사 연구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며, 일반화가 지속성을 탐구하는 시도의 성과라 한다면 변화는 지속성에 일어나는 변동을 탐구하는 것. 다시 말해서 변화는 원인과 결과의 연쇄를 찾아야 설명할 수 있는데 그 연쇄고리를 찾는다는 것을 조금 세분화해서 말하면 변화 이전의 패턴은 무엇이었는지, 다시 말해서 지속되고 있던 것은 무엇이었는지를 찾고, 변화가 일어났다면 변화의 진행과정은 어떠한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변화의 결과는 무엇인지를 찾는 것. 가장 중요한 것은 변화를 불러온 주요 요인을 찾아 내는 것이다. 변화의 결과라고 하는 것도 세분하자면 변화 이후에 일정하게 고정된 패턴이 무엇인가도 살펴보아야 하겠다. 변화에 대한 탐구는 역사에 대한 것만이 아니라 개인의 삶에 대해서도 고찰해볼 수 있겠다. 결정적 계기가 무엇인지에 대해 살펴보는 것이 우리에게는 반성에서 주요한 행위가 되겠다. 


역사는 무엇보다도 사료에서 출발한다. 객관적 사실에서 출발한다. 사료는 기록으로 남은 모든 것을 말하는데 어떤 것을 취사선택할 것인지는 서술의 목적에 따라 달라진다. 그것이 문제설정 능력. 서술의 목적은 사료읽기 이전에 관심사가 있어야 하니 관심사가 무엇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사료와는 무관한 문제라고 하겠다. 사료를 해석하는 데는 다양한 기술이 요구된다. 역사서술의 목적으로 들어가보면 과거에는 정치권력을 정당화 하는 것이 역사서술의 목적이었다. 그리고 중세에는 신학적 정당화. 신의 목적이 현실에서 실현되고 있다고 하는 신학적 정당화를 내놓는 것이 목적이었고, 종교개혁 시기 이후 프로테스탄트와 가톨릭의 대립시기에는 자기네의 정파가 더 정당하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 역사가 쓰여지기도 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역사 서술의 목적은 교훈을 얻기 위해서 라는 것이다. 인간이 역사를 통해서 그 어떤 교훈도 얻지 못했다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라는 말이 있다. 헤겔이 역사철학 서문에 그런 말을 했다. 


'진실한 이야기'라고 하는 것이 아널드가 말한 역사의 규정이다. 진실한 이야기에서 진실을 확보하는 방법이 중요하겠다. 랑케는 그것이 실제로 어떠했는가를 말했다. 이것을 먼저 체크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과학적이고도 객관적인 증거를 얻을 수 있다. 문헌학적 성과를 이용하는 것도 진실을 확보하는 중요한 방법 중에 하나겠다. 그런 다음에 이야기로 구성할 때 일반화와 이야기 구성. 계몽주의 시대의 역사철학은 일반화를 지나치게 많이 했다. 사실 랑케는 이런 것들에 반대하면서 등장했던 사람. 이야기를 잘 구성하려면 상위 범주와 하위 범주를 잘 나누어야 하듯이 상위의 더 긴 이야기를 고려한다. 그리고 인과관계를 따져 물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사회구조와 경제적인 변화 그리고 물질적 조건들이 무엇이 있는지 또 인간의 행위의 패턴은 어떻게 바뀌었는지, 바뀐 것은 얼마나 폭이 넓고 깊은가, 문화에서의 변화는 또 어떠한가 이런 것들을 살펴보는 게 좋겠다. 그리고 앞서 말한 것처럼 망탈리테. 심성구조라고 하는 것은 사실 일반화에 해당하는 것인데 이에 따라 역사를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알려진 고대·중세·근대의 시대구분을 할 수 없고, 결정적인 계기와 그 계기에 따라 형성된 망탈리테에 따라서 시대구분을 새롭게 하는 것도 있겠다. 그리고 그렇게 문제 설정 구도에 따르면 그 구도에 따라 사료를 읽을 때 저자의 말처럼 결을 거슬러 읽는 방법이 필요하겠다.


피터 스턴스의 《세계사 공부의 기초》와 존 아널드의 《역사》를 읽었으니 그러면 이제 역사책을 어떻게 읽어야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대충 알아낸 셈. 그런 것을 바탕으로 다음 주부터는 《옥스퍼드 중국사 수업》를 읽을 것이다. 이 책을 읽을 때는 우선 지속성이 중요하다고 여러 번 말했는데 중국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징이 바로 지속성이다. 그 다음에 중국에서 지속되고 변화는 것은 무엇인지 변화의 원인과 결과, 지속되었으면 지속된 것을 결정한 것은 무엇인지, 지리적인 것인지 중국사람의 심성인지 그런 것들을 살펴보겠다. 가장 중요하게 살펴보는 것은 지속된 것과 지속된 것을 결정한 요인, 그리고 변화, 변화가 일어났다면 그 요인은 무엇인가. 변화된 것에 따라서 새롭게 지속성으로 자리잡은 것은 무엇인가를 주로 살펴보려고 한다. 그런데 지속성에 변화를 불러오는 것들 중에 주요 요인은 사실 다른 지역과의 교류다. 그래서 중국과 다른 지역과의 교류도 중요하게 살펴보려고 한다. 그런 점을 중심으로 해서 《옥스퍼드 중국사 수업》을 읽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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