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골드스톤: 혁명 ━ 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 10


혁명 - 10점
잭 골드스톤 지음, 노승영 옮김/교유서가


1. 혁명이란 무엇인가?

2. 혁명은 왜 일어나는가?

3. 혁명의 과정, 지도자, 결과

4. 고대의 혁명

5. 르네상스와 종교개혁 시대의 혁명

6. 입헌 혁명: 미국, 프랑스, 유럽(1830년, 1848년), 메이지 일본

7. 공산혁명: 러시아, 중국, 쿠바

8. 독재자에게 저항한 혁명: 멕시코, 니카라과, 이란

9. 색깔 혁명: 필리핀, 동유럽, 소련, 우크라이나

10. 2011년 아랍 혁명: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 시리아

11. 혁명의 미래




1. 혁명이란 무엇인가?

15 고통받는 사람들은 대체로 권력의 힘이 너무 거대해서 바꿀 수 없으리라 생각하며 자신이 너무 고립되고 나약해서 변화의 주체가 될 수 없으리라 여긴다. 설령 사람들이 권위에 저항하더라도 대부분의 행동은 고립되어 쉽게 진압된다. 따라서 혁명은 드물다. 억압과 불의보다 훨씬 드물다. 통치자가 나약하고 고립되었을 때, 엘리트가 정부를 방어하기보다는 공격하기 시작할 때, 사람들이 함께 행동하여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다수의 연합된 올바른 집단의 일원으로서 스스로를 자각 할 때만 혁명은 일어난다.


17 혁명은 '대중 동원 및 제도 변화'와 '사회 정의의 이상을 담은 추동 이념' 둘 다의 관점에서 정의하는 것이 최선이다. 혁명은 사회 정의의 이름으로 대중을 동원하여━군사적 동원이든 민간인의 동원이든 둘다든━정부를 강제로 무너뜨리고 새로운 정치 제도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19 개혁 운동(reform movement)은 기존 정부 제도의 변화를 명시적으로 추구한다. 이들은 부패를 억제하는 새로운 법률, 투표권 확대, 지방 자율의 증대 등을 추구한다. 하지만 기존 정부를 무너뜨리려 하기보다는 법정이나 선거에서 승리하거나 새로운 법률을 통과시키거나 헌법을 개정하는 등 제도 변화를 위한 합법적 절차를 추진하여 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 정부가 의미 있는 변화에 저항하거나 이를 지연시키고 개혁가들을 탄압할 때만 이들은 혁명적으로 바뀐다.


20 정부의 강제적 전복을 낳는 가장 흔한 행위는 쿠데타(coup d'Etat)다('쿠데타'는 말 그대로 국가에 대한 타격이라는 뜻이다). 쿠데타는 권위주의적 지도자 한 명이나 소규모의 지도자들이 대중 동원이나 시민 투쟁 없이 정부를 장악하는 것이다.


21 급진적 사회 운동(radical social movement)은 대다수 사회 운동과 달리 국가의 강제 전복을 꾀한다. 하지만 소수의 추종자를 넘어서 이 목표를 공유하는 다양한 집단의 폭넓은 연합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유효한 혁명 운동이 되지 못한다. 소수파에 머무르는 급진적 사회 운동은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에 등장하는 가련한 학생 봉기처럼 쉽게 고립되고 진압된다.


22 모든 혁명 시도는 정의상 반란이기에, 정권을 무너뜨리려다 실패한 시도는 곧잘 반란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성공한 반란이 전부 혁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왕위계승권을 주장하는 군주가 국왕에게 대항하여 군대를 일으키는 것은 반란이다. 하지만 군주가 성공하여 새 국왕이 되고 모든 정부 제도가 대체로 유지되면, 혁명이 일어난 것이 아니다.


23 봉기(uprising)와 모반(insurrection)은 민란의 일종으로 봉기는 대체로 무장하지 않았거나 초보적으로 무장한 민중 반란인 반면에 모반은 일정한 정도의 군사훈련과 조직을 동반하며 반란 세력이 군사 무기와 군사 전술을 이용한다. 게릴라전(guerrilla warfare)은 반란과 혁명에서 종종 이용하는 전쟁 방식을 뭉뚱그려 일컫는다.


24 오로지 혁명만이 정부의 강제적 전복, 대중 동원. 사회 정의라는 이상의 추구, 새로운 정치 제도의 창조 등의 요소를 모두 조합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조합이야말로 선지자적 지도자가 군중의 힘에 의지하여 새로운 정치 질서를 강제로 성립시키는 과정을 우리가 혁명으로 인식하는 이유다.


2. 혁명은 왜 일어나는가?

27 실제로 혁명은 최빈국보다는 중간 소득 국가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더 많다.


27 이것은 가난한 농민과 노동자가 정권 수호의 의지로 충만한 군사 조직에 맞서 정부를 무너뜨릴 수 없기 때문이다. 혁명이 일어나려면 상당수의 엘리트가 이탈하거나 혁명의 편에 서야 한다. 실제로 대부분의 혁명에서 민중을 조직하여 정권 전복을 지원하는 것은 엘리트다.


35 혁명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혁명이 일어날 수 있는 불안정한 사회적 평형을 만들어내는 데 필요하고도 충분한 요소가 다섯 가지 있다는 데 대체로 동의한다. 첫째 요소는 경제적 또는 재정적 압박이다.


35 둘째 요소는 엘리트 사이에 소외와 대립이 커지는 것이다. 엘리트는 늘 지위를 놓고 다툰다.


36 셋째 요소는 혁명적 동원으로, 그 바탕은 불의에 대한 대중적 분노의 점진적 확산이다.


38 넷째, 민중과 엘리트의 온갖 불만과 요구를 접목하고 다양한 집단을 연결하고 동원하려면, 공유되고 설득력 있는 저항의 서사를 보여주는 이념이 필요하다.


39 마지막으로, 혁명이 성공하려면 국제 관계가 우호적이어야 한다.


42 학자들은 일반적으로 구조적 원인과 일시적 원인을 구분한다. 구조적 원인은 기존의 사회 제도와 사회관계를 좀먹는 장기적인 대규모 추세를 일컫는다. 일시적 원인은 장기적 추세의 결과를 드러내고 종종 혁명적 반대파가 후속 조치를 취하도록 자극하는 우연한 사건이나 특정 개인 또는 집단의 행동을 일컫는다.


3. 혁명의 과정, 지도자, 결과

51 국가가 사회에 대한 통제권을 잃어 붕괴하는 것, 이것이 혁명의 1단계다. 어떤 혁명도 똑같은 방식으로 전개되지 않지만 학자들은 국가 붕괴의 두 가지 주요 패턴을 찾아냈다. 그것은 중앙의 몰락(central collapse)과 주변의 약진(peripheral advance)이다.


67 혁명이 민주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려면 민주주의 경험이 있어야 하며, 내전을 촉발하는 강력한 반혁명적 위협을 부추기지 않아야 한다. 이와 반대로 새 정권 내에서 경쟁하는 집단간에 대립과 갈등이 격화되고 혁명 지도자가 특정 이념이나 민족 정체성에 집착하면 민주주의로 이어지기 힘들다.


69 혁명의 과정과 결과는 역사를 통틀어 꾸준히 진화했다. 고대 그리스 도시 국가의 혁명에서 탄생한 시민권(citizenship) 개념은 르네상스에서 부활하여 18세기 미국 독립 혁명과 프랑스 혁명에 연료를 공급했다. 사회주의의 꿈은 19세기에 등장하여 19 세기와 20세기에 전 세계에서 공산 혁명을 일으켰다. 민족 공동체가 스스로를 통치할 권리로서의 유럽의 민족주의 개념은 훗날 유럽 열강에 저항하는 반제국주의 혁명을 낳았다.


5. 르네상스와 종교개혁 시대의 혁명

98 하지만 이 혁명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은 1689년에 의회가 통과시킨 관용령(Toleration Act)과 권리 장전(Bill of Rights)이다. 권리 장전은 의회가 왕위 계승 규칙을 정하도록 규정했으며 의회의 동의 없는 과세 금지, 의회의 동의 없는 왕실 상비군 금지, 신교도에 무기 소지의 권리 부여 등 내정에 대한 국왕의 권한을 제한했다.


101 이 법령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아우구스투스 이래 처음으로 왕의 신적 권리가 명시적으로 부정되었고 의회에서 통과시킨 법률이 왕의 의지보다 분명히 우위에 놓였으며 의회가 자신의 권리를 왕에게 부여한다는 것이 선언되었다.


9. 색깔 혁명: 필리핀, 동유럽, 소련, 우크라이나

173 충성스럽고 단호한 군대가 재정적으로 탄탄하고 독립적인 정부를 지지한다면 비폭력 저항은 대체로 실패하며 무자비하게 진압된다. 2009년 이란의 성직자 통치에 맞선 녹색 혁명, 1988년 버마의 친 민주주의 봉기, 1989년 중국의 톈안먼 광장 봉기 등이 이런 운명을 맞았다.


174 요 몇 년간 비폭력 혁명이 주류가 되었다. 비폭력 혁명은 '민주' 혁명이나 '선거' 혁명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필리핀 혁명에서 단 노란 리본이나 우크라이나 혁명에서 단 오렌지색 리본처럼 반대파가 채택한 상징물을 따라 색깔 혁명으로 불리는 것이 더 일반적이다. 최근의 또 다른 비폭력 혁명으로는 소련과 동유럽에서 일어난 반공산주의 혁명이 있는데, 체코슬로바키아의 '벨벳 혁명'(1989년), 세르비아의 '불도저 혁명'(2000년), 조지아의 '장미 혁명'(2003 년), 키르기스스탄의 '튤립 혁명'(2005 년),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2011년) 등이 이에 해당한다.


190 '색깔 혁명'을 치른 나라들은 대부분 민주주의로의 이행을 신속하고 확실하게 해내지 못했다. 오히려 경제 권력을 거머쥔 부패 엘리트, 약체 정당, 못 미더운 사법 체계, 파벌 싸움과 투쟁을 벌여야 했다. 많은 나라에서 퇴행과 권위주의적 경향이 나타났다. 따라서 색깔 혁명도 혁명의 일반 패턴에 들어 맞는다. 옛 정권의 몰락은 혁명 과정의 출발에 불과하며 혁명이 온전히 전개되려면 몇 년, 아니 몇십 년이 걸리기도 한다.


10. 2011년 아랍 혁명: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 시리아

211 2011년 아랍혁명은 지역 내 몇 나라가 불안정 평형에 진입했을 때 혁명의 물결이 급속히 퍼질 수 있음을 똑똑히 보여 준다. 하지만 이 지역을 하나의 전체로 바라보면, 혁명이 성공적으로 일어나려면 여러 조건이 맞아 떨어져야 함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북아프리카와 중동 전 지역에서 2013년 초까지 통치자를 몰아낸 나라는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 예멘 네 곳 뿐이다. 혁명을 일으키려면 다양한 조건이 맞아 떨어져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혁명은 역사를 통틀어 드물고 특별한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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