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리코 모레티: 직업의 지리학


직업의 지리학 - 10점
엔리코 모레티 지음, 송철복 옮김/김영사



들어가는 글

1. 제조업의 흥망

2. 스마트 노동 : 마이크로칩, 영화, 승수효과

3. 거대한 분리의 물결

4. 끌어당기는 힘

5. 이동성과 생활비의 불평등

6. 빈곤의 덫과 매력적인 도시들

7. 새로운 인적 자본의 세기

감사의 글

옮긴이의 글

미주






관련 공부 글 보기

책읽기 20분 | 06 직업의 지리학 1

책읽기 20분 | 06 직업의 지리학 2


들어가는 글

26 미국의 혁신 부문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이냐가 아니라, 그보다는 미국의 혁신 중심지들, 즉 오스틴,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더럼, 시애틀 같은 곳들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말이다. 다시 말해, 더 싼 지역으로 갈 수 있는데도 무엇 때문에 혁신적 기업들은 이처럼 비싼 지역에 한데 모이느냐라고 물어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혁신 단지가 중요한 경쟁 우위를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답할 수 있다. 이러한 우위는 혁신 부문의 놀라운 세 가지 특징을 반영한다. 경제학자들은이 세 가지를 싸잡아 '뭉침의 힘 forces of agglomeration'이라고 부르는데, 두터운 노동시장, 전문적 사업 인프라의 존재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지식 전파가 그것이다.


30 혁신에 있어 한 기업의 성공은 근로자의 단순한 자질 이상의 뭔가에 의존한다. 그 성공은 또 기업을 둘러싼 전체 생태계에 의존한다. 이는 중요한 문제이다. 왜냐하면 전체 생태계 때문에, 혁신이 본거지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은 전통적 제조업이 본거지를 옮기는 것보다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1. 제조업의 흥망

74 고통스러운 일자리 상실에 직면하면 많은 사람들은, 모든 외부와 내부의 위협에서부터 제조업 부문을 보호함으로써 시계를 거꾸로 돌릴 수 있으며 그래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제조업 운동가'들은 역사와 싸우자고 제안한다. 그들의 주장은 제조업의 쇠퇴를 가져온 힘을 제지하기란 매우 어렵다는 단순한 사실을 무시하는 것이다. 자기가 육지로 밀려 오는 바닷물을 되돌릴 수 있다고 믿었다가 물에 빠져 죽을 뻔했던 영국 왕 크누트와 마찬가지로 그 운동가들도 역사의 힘을 거스를 수는 없다.


2. 스마트 노동 : 마이크로칩, 영화, 승수효과

94 비록 제조업 부분이 근로자 수에서 노동 인구 전체에서 소수만 차지했지만, 수십 년간 서비스 업종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포함해 많은 미국 근로자의 봉급을 끌어올리는 강력한 엔진이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제조업의 사망이 왜 그토록 무서운지가 명백해진다. 또한 왜 혁신의 증진이 그토록 중요한지도 분명해진다. 비단 특정 부분의 일자리만이 아니라 전체 경제의 성패가 달려 있는 것이다.


96 일자리들 가운데 단지 일부를 차지할 뿐인 혁신 부문이 그 비중에 어울리지 않는 수의 지역 일자리를 추가로 발생시키고, 그렇게 해서 지역 경제와 깊은 연계를 형성한다.


97 대도시 지역 320 곳의 미국 근로자 110만 명에 대한 분석에 기초한 필자의 연구 결과, 대도시 지역 한 곳에서 첨단 기술 일자리가 한 개 늘어날 때마다 장기적으로 다섯 개의 추가적인 일자리가 첨단 기술 바깥에서 창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99 첨단기술의 승수 효과가 지대한 마지막 이유는, 첨단기술 기업들은 서로 가까이 자리 잡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첨단기술 기업 하나를 한 도시에 불러들이는 것은 결국 더 많은 첨단기술 기업들을 그곳에 자리잡게 한다. 첨단기술 단지는 밀접할수록 첨단기술 기업을 더 혁신적이고 성공적이게 만들기 때문이다.


3. 거대한 분리의 물결

127 경제성장의 자급자족적 속성 때문에, 처음에는 비슷한 수준이었던 도시들이, 작은 차이들이 증폭되는 가운데 시간이 흐를수록 매우 달라질 수 있다. 혁신적 기업들과 혁신적 근로자들이 그곳에 계속 모여들어 승자는 갈수록 더 강해지는 반면, 패자는 더 불리해지는 경향이 있다. 경제학에는 이를 전문용어로 다중평형이라고 한다.


168 사회적 승수 효과는 중요하다. 왜냐하면 소득과 교육 수준이 비슷한 공동체의 주민들과, 소득과 교육 수준 차이가 많이 지는 공동체 주민들 간에 건강상의 격차를 심화시키기 때문이다. 그것은 실질적으로 다음 사실을 의미한다.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형태의 사회경제적 분리는 사람들의 건강과 장수에 간접적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이 간접적으로 영향이 사람들 자신의 교육과 소득이라는 직접적 영향보다 크다. 이는 놀라운 결론으로 이어진다. 당신이 어디 사느냐가 당신이 얼마나 오래 사느냐와 관련이 있는 것이다.

h3 class="jb-content-heading">4. 끌어당기는 힘

229 앞날을 생각하자면, 끌어 당기는 힘은 미국에 핵심적 질문 두 가지를 제기한다. 첫 번째는 혁신 중심지들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고 강화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 가이다. 우리의 혁신 중심지들이 디트로이트와 로체스터의 경로가 아니라 샌프란시스코 실리콘 밸리의 경로를 뒤따라가게 하기 위해, 국가는 어떻게 심혈을 기울일 것인가? 두 번째 질문은 좋은 일자리와 숙련된 근로자를 집중시키지 못한 채 뒤처지고 있는 많은 도시들을 어떻게 도울 것인가이다.


6. 빈곤의 덫과 매력적인 도시들

263 결론적으로 도시의 관점에서 주택 고급화는 좋은 일이다. 주택 고급화는 경제적 성공과 일자리 성장의 표상이기 때문이다. 퇴락하고 있는 수십 개 도시들이 이러한 현상을 갖고 싶어 할 것이다. 동시에 주택 고급화에는 심각한 사회적 결과가 따른다. 그 해법은 제조업 일자리가 마술처럼 되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혁신 부문의 지역 일자리 창출을 막는 데 있지 않다. 경제 성장의 과정을 현명한 방식으로 관리하고, 가장 취약한 주민들에 미칠만한 부정적 결과를 극소화하며, 모두를 위한 경제적 편익을 극대화하는 데 길이 있다.


282 혁신 부분에서 경제적 기반을 굳건히 구축한 도시들이 흔히 활기차고 재미있으며 문화적으로 개방적이라는 것은 확실히 맞다. 하지만 원인과 결과를 확실히 구분해야 한다. 성공적 혁신 단지들의 내력을 똑바로 보자. 많은 경우 도시들이 굳건한 경제적 기반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에 매력적이 된 것이지 그 역 또한 마찬가지이지는 않다. 예를 들어 오늘날 시애틀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멋진 식당들과 관대한 사람들이 있는 도시가 문화적으로 활기차다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그들은 창의적인 사람들이 그곳에 살고 싶어 했기 때문에 시애틀에서 혁신 부문이 성장한 거라고 결론짓고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그것은 정확히 반대이다. 지미 핸드릭스와의 그 모든 연고에도 불구하고, 1980년 시애틀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다. 먼지투성이였고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었으며, 주민들은 수천 명씩 도시를 떠나고 있었다. 그 모든 첨단기술 일자리들을 유치하기 시작한 뒤에야 시애틀은 활기차고 국제적인, 고학력 전문직 종사자들의 놀이터가 되었다.


283 최고의 교향악단과 미술관, 말쑥하게 단장된 도심을 포함해 클리블랜드에는 매력적인 문화적 편의시설들이 들어서 있다. 하지만 이 도시는 여태까지 새로운 경제 기반을 수립하지 못했다.


283 이상적 기후, 아름다운 주변 경관, 느긋한 도시 분위기를 가지고 있음에도 산타바바라의 지역 경제는 사실상 첨단기술 일자리가 전혀 없는 나른한 상태이다.


284 이탈리아는 멋진 생활방식을 자랑하지만 선진국들 가운데 혁신적 산업의 침투가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이탈리아의 문제는 창의적 인재의 공급이 아니라 창의적 인재를 담는 수요에 있다. 이탈리아 젊은이 수백만 명이 실업 상태에 있거나 불완전 고용 상태에 놓여 있는데, 이는 대체로 이 나라 경제 시스템이 탄탄한 혁신 부문을 유치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284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지 23년 만에, 베를린은 유럽 전역에서부터 창의적 인재들을 끌어당기는 자석이 되었다.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에서 해마다 수천 명의 젊은 대졸 남녀가 베를린으로 이동한다.


285 역사적으로 중요한 도심의 아름다운 거리를 걷다 보면, 창의성과 높은 삶의 질이 어우러진 이 독특한 혼합은 좀 체 다른 도시들이 따라잡을 수 없겠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통일 이래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 그중에서도 많은 고숙련 인력이 베를린으로 이주했다는 사실은 그리 놀랍지도 않다.


285 멋진 유럽의 수도 가운데 하나인 베를린이건만, 지금까지도 확고한 경제적 기반을 유치하지 못한 것이다.


317 한 도시의 경제적 운명은 실상 역사적 요인들에 의해 결정되는 부분이 적지 않다. 경로의존성과 강력한 뭉침의 힘은, 잘 교육받은 노동 인구와 확립된 혁신 부문을 갖추지 않은 공동체들에 심각한 도전적 상황을 만들게 되었다. 지방정부들은 확실히 경제 개발을 위한 초석을 놓을 수 있으며, 일자리 창출에 친화적인 기업 환경을 포함해 도시의 재 탄생에 필요한 모든 여건들을 창출 할 수 있다. 하지만 경제 부흥을 위한 마법 공식은 없다. 정치와 마찬가지로 모든 혁신은 지역적이다. 각 공동체에는 그 자체의 비교우위가 있다. 지방 정부들은 그들의 기존 역량을 기반으로 지역의 힘과 전문성을 활용해야 한다.


7. 새로운 인적 자본의 세기

361 우리는 역설로 가득 찬 세계에 살고 있다. 이것은 때로 그 세계를 이해하기 버겁게 만들지만 대단히 흥미롭게도 만든다. 가장 흥미로운 역설 가운데 하나는 우리의 지구촌 경제가 갈수록 지역적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폭발적 상호 연결, 거리의 종말에 주목하는 온갖 호들갑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살고 일하는 장소는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하다. 우리의 최고 아이디어는 여전 우리가 마주치는 사람들, 우리 주변에 바로 펼쳐져 있는 사회 환경에서 우리가 얻는, 일상적이며 예측 불가능한 자극을 반영한다.


362 재택 근무는 지금도 매우 드물다. 화상회의, 이메일, 인터넷 통화는 혁신적인 사람들이 나란히 근무할 필요를 떨어뜨리는 데 어떤 영향도 미치지 못했다. 사실 이것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하다. 상품과 정보가 지구촌 구석구석까지 갈수록 빠른 속도로 여행하는 바로 그 시점에, 우리는 어떤 핵심적인 도시의 중심부로 향하는 정반대의 중력을 목격하고 있다.


362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여전히 사람이 하는 일이다, 21세기의 이러한 두 가지 주요 추세(세계화 심화와 지역화 심화)는 우리의 작업 환경과 공동체들의 구조 자체를 개조하고 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