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볼프강 폰 괴테: 파우스트


파우스트 - 10점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이인웅 옮김, 외젠 들라크루아 외 그림/문학동네


헌사

무대 위에서의 서연

천상의 서곡

비극 제1부

5막으로 구성된 비극 제2부

작품해설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연보





천상의 서곡

243~250행

라파엘 태양은 옛날 그대로 굉굉히 울리며 

형제지간의 별들과 노랫소리 겨루고

미리 정해진 그의 여정을

우레 같은 걸음으로 다하는도다.

 그 모습 천사들에게 힘을 주나니,

누구 하나 그 오묘한 이치를 알 수 없으나,

헤아릴 수없이 지고한 창조의 업적

천지창조의 그날 그대로 장엄하도다


280~281행

메피스토펠레스 나는 그저 인간들이 괴로워하는 꼴만보고 있지요.

지상의 작은 신이라 자처하는 놈들은 언제나 판에 박은 듯.


297~303행

주님 그대 파우스트를 아는가?

메피스토펠레스 그 박사 말이오?

주님 나의 종이로다!

메피스토펠레스 진정! 그자는 독특하게 당신을 섬기고 있지요

그 바보가 마시고 먹는 것은 지상의 것이 아닌가 싶소이다.

부글거리는 마음이 그자를 먼 곳으로 몰아가곤 하는데,

그도 자신의 바보짓을 반쯤은 의식하고 있지요


308~311행

주님 그가 지금은 혼미한 가운데 나를 섬긴다 할지라도,

머지않아 나는 그를 명료한 곳으로 인도할 것이로다.

마치 정원사가 작은 나무가 푸르러질 때,

머지 않아 꽃이 피고 열매가 맺을 것임을 아는 것과 같으니라


317행

주님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는 법이니라.


328~329 행

주님 선한 인간이란 어두운 충동 속에서도,

올바른 길을 잘 알고 있다고 말이다.


344~347행

주님 그러나 너희들, 진정한 신의 아들들이여,

이 활기로 가득 찬 아름다움을 즐기도록 하라!

영원히 작용하고 살아가며 생성하는 것을

사랑의 자비로운 울타리로 에워싸도록 하라.


비극 제1부

354~359행

파우스트 아아! 나는 이제 철학도,

법학도. 의학도,

유감스럽게 신학까지도,

온갖 노력을 기울여 속속들이 연구하였도다.

그러나 지금 여기 서 있는 난 가련한 바보에 지나지 않으며,

옛날보다 더 나아진 것 하나도 없도다!


382~385행

파우스트 이 세상을 그 가장 깊은 내면에서

무엇이 다스리고 있는지를 인식하게 될 것이며,

그 모든 작용력과 근원을 관조해보고

더 이상 말소매상 노릇을 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392~397행

파우스트 아아! 나 사랑스러운 너의 빛을 받으며

드높은 산 위를 거닐 수 있으면 좋으련만!

산마루 동굴 주위에서 정령들과 더불어 노닐고

어스름 한 너의 빛을 받으며 초원 위를 거닐고,

온갖 지식의 혼탁한 연기로부터 해방되어

네 이슬에 흠뻑 몸을 적시고 싶구나!


447~453행

파우스트 모든 개체들이 어울려 전체를 이루고,

하나가 다른 하나에 작용하며 살아가고 있구나!

하늘의 힘들이 오르내리며,

황금의 두레박들을 주고받고 있구나!

축복의 향기 가득 풍기고 흔들거리면서,

모든 것이 하늘로부터 내려와 대지를 통해 밀려 들고,

조화롭게 삼라만상을 통해 울려퍼지는도다!


1224~1226행

파우스트 (파우스트, 한 권의 책을 펼쳐 놓고 번역을 시작한다.)

기록하여 가로되, "태초에 말씀이 있었느니라!"

여기서 벌써 막히는구나! 누가 나를 도와 계속토록 해줄까?

나는 말씀이란 것을 그렇게 높이 평가할 수는 없다.


1228~1237행

파우스트 나는 이 말을 다르게 번역해야만 하겠다.

기록하여 가로되, 태초에 의미가 있었느니라.

너의 붓이 지나치게 서둘러 가지 않도록,

첫 구절을 신중하게 생각도록 하라!

만물을 작용시키고 창조하는 것이 과연 의미란 말인가?

이렇게 기록되어야 할지니, 태초에 힘이 있었느니라!

하지만 내가 이렇게 쓰고 있는 동안에,

벌써 그것도 아니라고 경고하는 것이 있구나.

정령의 도움이로다! 갑자기 좋은 생각이 떠올라,

기쁜 마음으로 기록하노니, 태초에 행위가 있었느니라!


1436~1438행

메피스토펠레스 친구여, 당신은 이 한 시간 동안에,

단조로운 일 년 동안에 누렸던 것보다

더 많은 관능적 즐거움을 얻게 될 것이오


1765~1775행

파우스트 아까도 말했지만, 쾌락이 문제가 아니라네.

도취경에 내 몸을 맡기고, 가장 고통스런 향락에,

사랑에 빠진 증오에, 속이 후련해지는 분노에 빠져 보자는 것이다.

지식에 대한 욕구로부터 치유된 내 가슴이,

앞으로는 어떠한 고통이라도 피하지 않고,

전 인류에게 부과된 바를

내 내면의 자아로 향유하고자 함이로다.

내 정신으로 가장 높고 가장 깊은 것을 파악하고,

인류의 행복과 슬픔을 내 가슴에 쌓아올려서,

나 자신의 자아를 인류의 자아로까지 확대시켜,

결국은 인류와 마찬가지로 나 역시 파멸하고자 함이로다.


1781행

메피스토펠레스 이 모든 것은 하나의 신만을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외다!


1833~1835행

파우스트 그럼 어떻게 시작을 하지?

메피스토펠레스 우선 당장 떠나야지요.

이 무슨 고문실과도 같은 곳이란 말입니까?


1851~1852행

메피스토펠레스 인간의 최고의 힘이라고 하는,

이성이나 학문 따위를 경멸하도록 하라.


2038~2039행

메피스토펠레스 여보게, 이론이란 모두 회색 빛이고,

푸르른 것은 오직 인생의 황금나무뿐이라네.


2052행

메피스토펠레스 우선 조그만 세계를, 다음에 큰 세계를 보도록 하지요


2711~2716행

파우스트 자연이여! 그대는 여기에서 가벼운 꿈을 꾸며,

타고난 천사를 만들어 낸 것이로다!

그 어린아이는 따스한 생명으로

달콤한 가슴을 가득 채운 채, 여기에 누워 있었으며,

그리고 여기에서 성스럽고 순수한 힘이 작용하여

 그 신적인 모습이 이루어진 것이로다!


3534~3535행

메피스토펠레스 초관능적이면서도 관능적인 구혼자여,

어린 계집이 당신을 우롱하고 있소이다.


4538~4542행

마가레테 밖에 무덤이 있다면,

죽음이 날 기다리고 있다면, 그럼 가겠어요!

여기에서 영원한 안식처로 가서,

더 이상은 한 걸음도 움직이지 않겠어요━

당신 이제 떠나시나요? 오 하인리히, 함께 갈 수만 있다면!


4611~4612행

메피스토펠레스 그애는 심판받았소!

목소리(위에서) 구원되었도다!


5막으로 구성된 비극 제2부

4679-4683행

파우스트 생명의 맥박이 새로운 힘을 얻어 고동치며,

밝아 오는 하늘을 향해 부드러운 인사를 보내노라.

대지여, 그대는 지난밤에도 변함이 없더니,

새로이 기운을 얻어 내 발밑에서 숨을 쉬고,

벌써 나를 즐거움으로 감싸주기 시작하는구나.


10155~10159행

파우스트 그런 것으로 나는 만족할 수가 없다.

백성들의 숫자가 증가하고, 누구나 자기 방식대로

편안하게 살아가며, 심지어는 교육도 받고,

학문도 하는 것을 사람들은 좋아하고 있지만━

그건 오로지 반역자들만 양성해내는 것이지.


10177~10180행

메피스토펠레스 당신이 뭘 추구하려 했는지 알아맞혀볼까요?

그것은 정말로 숭고하리만큼 대담한 것이었습죠.

당신은 달나라에까지도 그만큼 가까이 떠올랐었으니,

당신의 병적 욕망이 당신을 그리로 이끌어 갔겠지요?


10181~10184행

파우스트 당치도 않은 소리! 이 지구상에는

아직도 위대한 일을 할 여지가 남아 있다.

경탄할 만한 일을 성취해야만 하겠다.

나는 대담한 노력을 하고싶은 힘을 느끼노라.


10187~10188행

파우스트 지배권을 얻고 소유권을 획득하는 것이다!

행위가 전부이며, 명성이란 아무것도 아니다.


11246~11250행

파우스트 내가 이룩한 모든 사업을 바라보고,

현명한 뜻을 실천하여

백성들에게 넓은 땅을 마련해준,

인간 정신의 걸작품을

한눈에 둘러보고 싶단 말이다.


11424~11432행

근심 제 목소리는 귀로는 듣지 못하여도,

마음 속에서는 굉굉히 울릴 거예요.

저는 여러 가지 형상으로 변화하면서

잔인스런 힘을 발휘하고 있지요.

좁은 오솔길에서나, 파도 위에서나,

영원히 불안스러운 길동무로서,

한번 찾지 않아도, 언제나 나타나고,

저주도 받지만, 아첨도 받는 답니다━

당신은 근심이란 걸 아직 모르고 계신가요?


11433행

파우스트 나는 오로지 이 세상을 줄달음쳐왔을 따름이다


11563~11586행

파우스트 이로써 난 수백만의 백성에게 땅을 마련해주는 것이니,

안전치는 못할지라도 일하며 자유롭게 살 수는 있으리라.

들판은 푸르고 비옥하니, 인간과 가축들은

새로 개척한 대지에 곧 정이 들게 될 것이며,

대담하고 부지런한 일꾼들이 쌓아올린

튼튼한 언덕으로 곧 이주해오게 되리라.

밖에선 거센 파도가 미친 듯 제방까지 밀려 온다해도,

여기 이 안쪽은 천국과도 같은 땅이 될 것이며,

파도가 세차게 밀고 들어와 제방을 갉아 먹는다 해도

협동하는 정신은 서둘러 갈라진 틈을 막아버리리라.

그렇다! 이런 뜻에 나 모든 걸 바치고 있으니,

인간 지혜의 마지막 결론이란 이러하다.

자유도 생명도 날마다 싸워서 얻는 자만이,

그것을 누릴만한 자격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위험에 에워싸여 있으면서도 여기에서는,

아이고 어른이고 노인이고 값진 세월을 보내게 되리라.

나는 이러한 인간의 무리를 바라보며,

자유로운 땅에서 자유로운 백성과 더불어 살고 싶다.

그러면 순간에다 대고 나 이렇게 말해도 좋으리라.

멈추어라, 너 정말 아름답구나!

내가 이 세상에 이루어 놓은 흔적은

영원토록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드높은 행복을 예감하면서

지금 나는 최고의 순간을 맛보고 있노라.


11936~11937행

천사들 언제나 열망하며 노력하는 자,

그자를 우리는 구원 할 수 있노라.


12104~12111행

신비의 합창 일체의 무상한 것은

한낱 비유일 따름이다.

완전치 못한 일들도

여기서는 실제 사건이 된다.

형언할 수 없는 것들도,

여기에서는 이루어진다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우리를 이끌어가는 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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