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호: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 1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 1 - 10점
박종호 지음/시공사



봄, 세상의 모든 사랑을 위하여

건반 위의 순례자가 된 소년: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 2번_ 백건우

여행이 주는 그리움: 차이코프스키 '플로렌스의 추억'_ 보로딘 4중주

3백 년을 이어온 베네치아의 풍경화: 비발디 '사계'_ 파비오 비온디

잃어버린 고향에 바치는 헌가: 스메타나 교향시 '나의 조국'_ 라파엘 쿠벨리크

가장 밝고 짧게 탄 불꽃: 브람스 교향곡 제1번, 제3번_ 귀도 칸텔리

2대에 걸친 방랑: 베토벤 교향곡 5번 & 7번_ 카를로스 클라이버

신부에게 바친 사랑의 헌사: 슈만 가곡집 '시인의 사랑과 '미르테'_ 이안 보스트리지

지중해로 나를 부르는 가장 아름다운 만가: 테오도라키스 발레 모음곡 '그리스인 조르바'_ 미키스 테오도라키스

나폴리의 창을 밝히는 노래: 토스티 가곡집 '이상' 외_ 레나토 브루손


여름, 싱그러운 꿈과 낭만을 위하여

밤의 숨결을 깨우는 피아노의 정수: 바흐 골트베르크 변주곡_ 안드라시 시프

내 사춘기의 낭만과 추억: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 1번_ 야사 하이페츠

지중해를 꿈꾸고 지중해처럼 살다 가다: 브루크너 교향곡 7번_ 주세페 시노폴리

마요르카의 추억: 쇼팽 전주곡집_ 마우리치오 폴리니

유럽의 영원한 방랑자: 리스트 헝가리 광시곡_ 로베르토 시돈

천진난만하고 순수한 소년의 감성: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0번 외_ 굴다

고통 받는 자들을 위한 장밋빛 찬가: 구노 '성 세실리아를 위한 장엄 미사'_ 조르주 프레트르

지친 삶을 위로하는 영혼의 목소리: 흑인 영가 '깊은 강' 외_ 마리안 앤더슨

죽음 앞에 선 두 연인의 절규: 하차투리안 발레 모음곡 '스파르타쿠스'_ 아람 하차투리안


가을, 홀로 남은 자의 슬픔을 위하여

눈물을 담은 소리의 통: 슈베르트 아르페지오네 소나타_ 므스티슬라브 로스트로포비치

음표로 그린 장대한 산수화: 생상스 교향곡 3번 '오르간'_ 다니엘 바렌보임

살아남은 자의 슬픔: 브람스 <독일 레퀴엠>_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세상을 떠도는 이방인의 슬픔: 말러 교향곡 5번_ 클라우스 텐스테트

위대한 약속: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21번 B플랫장조_ 알프레트 브렌델

아직도 곁에서 첼로를 켜주는 다정한 누이: 엘가 첼로 협주곡_ 자클린 뒤 프레

고독과 투쟁 속에서 꽃 핀 예술혼: 브람스 교향곡 4번_ 세르지우 첼리비다케

초인의 탄생: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_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모든 어머니들의 노래: 로시니 '스타바트 마테르'_ 정명훈


겨울, 고독한 영혼을 위하여

힘든 육신을 짊어진 나그네: 슈베르트 가곡집 '겨울 여행'_ 토마스 크바스토프

우정을 그리며: 베토벤 피아노 3중주곡 제7번 '대공'_ 백만불의 트리오

세상에서 가장 슬픈 춤곡: 시벨리우스 교향시 '슬픈 왈츠' 외_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인간의 슬픔을 처절하게 통곡하는 교향곡: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제5번_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병마를 딛고 울린 승전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2번_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터

북구의 격정: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_ 안네 소피 무터

괴기 뒤에 숨은 낭만: 파가니니 바이올린 협주곡 1번_ 지노 프란체스카티


나만의 추천음반






책머리에

음악과 친해지고 싶은 이들에게

2003년 6월에 레코드 가게 하나를 냈다. 국내에서는 중고 레코드가 아닌 클래식 신보들을 모아놓은 곳이 처음이라 적잖은 주목을 받았던 것 같다. 음악과 여행을 유달리 좋아했던 나는 외국에 갈 때마다 클래식 전문 음반 가게를 찾았다 대부분 규모는 작았지만 다른 곳에서는 쉽게 찾을 수 없는 귀한 음반들이 있어서 잊고 지냈던 연주가의 이름이나 곡의 제목을 재킷에서 발견할 때마다 흥분하곤 했다. 그것은 여행의 큰 기쁨이었고 홀로 떠난 이국에서의 외로움을 잊게 해주는 즐거운 경험이었다. 오디오도 없는 호텔방에서 그 재킷만을 바라보면서 음악을 상상할 때의 설렘과 행복감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런데 클래식 음악 시장에서 세계 10위권에 든다는 한국에, 그리고 인구 천 만이 넘는 세계적인 대도시인 서울에 클래식 음반 가게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었다. 그래서 외국의 뒷골목에 있는 그런 작은 구식 레코드 가게가 서울에도 하나쯤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조용히 앉아 음악을 듣고 책도 읽고, 차를 마시며 점원들과 음악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그런 가게를 꿈꾸었다.


막상 레코드 가게를 열고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니 그동안 바쁜 일상에 지쳐가면서 문화적인 갈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들은 나만큼이나 음악을 갈망했다. 고단한 삶을 위로 받고 상처받은 가슴을 쓰다듬어 줄 음악을…….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무슨 음악을 들어야 할지 모르고 있었다. 음악은 듣고 싶지만 막상 어떤 곡을, 어떤 음반을 선택해야 좋을지 망설이고 있었다.


가게 문을 열고 나서 내가 손님들에게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 중 하나가 바로 "어떤 음악을 들으면 좋을까요?" 였다. 그런 질문을 받을 때면 나는 그들과 마주 앉아서 찬찬히 음악이나 음반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나만의 음악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며 음반을 권하기도 했다. 나중에 다시 만난 이들 중에는 나보다도 더 그 음악가의 열광적인 팬이 되어 있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많은 음악 서적과 명곡 해설서, 음반 가이드 책자가 나와 있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내게 어떤 음악을 들어야 하는지 묻는다. 그래서 풍월당에서 만나는 이들뿐 아니라 좀더 친근하게 음악에 다가가고 싶어하는 더 많은 이들을 위해 책을 쓸 결심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은 클래식 음악 해설서도, 명반 가이드북도 아닌, 한 남자의 음악과 음반에 관한 편력기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어떤 이들에게는 소개된 음악이나 음반에 관한 내용들이 충분하지 못하고, 때로는 나의 편견이 배어 있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책에 담긴 내용은 모두 내가 30년 이상 음악을 듣고, 음악과 관련된 수많은 곳을 찾아다니면서 직접 경험한 나의 이야기이다. 진정으로 음악을 가까이하고 싶어하는 주위의 이웃, 사랑하는 친구들을 생각하며 이 책을 썼다. 책이 만들어지기까지 도와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한다.


2004년 6월

박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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