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 리처드 2세 ㅣ 아침이슬 셰익스피어 전집 15
- 책 밑줄긋기/책 2012-22
- 2021. 6. 8.
리처드 2세 -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김정환 옮김/아침이슬 |
The Tragedy of King Richard the Second
1막 3장
불링브루크: 오, 누가자기 손에 불을 쥘 수 있겠어요.
서릿발 코카서스 산맥을 생각한단들,
혹은 누가 통렬한 식욕을 물리게 하겠어요.
순전한 축제의 상상만으로,
혹은 알몸으로 12월 눈 속을 됭굴겠어요.
상상의 여름 더위를 생각한단들?
오, 아니죠, 좋은 것 생각해 봐야
나쁜 것만 더욱 쓰라리게 느껴질 뿐이죠.
악랄한 슬픔의 이빨은 가장 괴롭죠
깨물지만, 고름을 뽑아내지 않을 때.
고온트의 존: 자, 가자, 내 아들, 내가 바래다주마.
내가 너의 젊음과 명분을 지녔다면, 꾸물대고 싶지 않았을거야.
볼링브루크: 그럼 잉글랜드 땅이여, 잘 있거라 상냥한 흙이여, 안녕,
아직도 나를 낳아 주는 나의 어머니이자 유모여!
어디를 떠돌던, 난 이렇게 자랑할 수 있어,
나는 비록 추방되었으나, 적출의 잉글랜드인이다.
2막 4장
솔즈베리: 아, 리처드! 무거운 마음의 눈으로
나는 보노라 그대의 영광이, 운석처럼
창공으로부터 비천한 지구로 추락하는 것을
그대의 태양이 낮게 가라앉은 서쪽에서 울면서 지고 있도다,
장차 다가올 폭풍우, 비탄과 사회 불안을 증언하면서.
그대의 친구들은 달아나 그대 적들의 시중을 들고,
모든 운이 그대에게 불리한 쪽으로 가고 있으니.
3막 3장
볼링브루크: (노섬벌랜드에게) 고결한 영주님,
날림의 갈비뼈를 드러낸 저 낡은 성벽으로 가주시오,
쩌렁쩌렁한 놋쇠나팔로 보내 주시오, 협상 제안의 숨결을
그 폐허의 귀에다, 그리고 이렇게 전달해 주시오.
헨리 볼링브루크는
무릎 꿇고 리처드 왕의 손에 입 맞추고,
마음의 진정한 신의와 충성을 드릴 것이오,
참으로 왕다우신 그분께 여기로 와서
심지어 그분 발 아래 나의 무기와 군대를 바칠 것이오,
다만 나의 추방을 철회하고,
몰수된 토지를 무상으로 다시 내려주시옵소서.
안 그럴 경우, 나는 우세한 나의 군대를 사용하여,
여름의 먼지를 피의 소나기로 가라앉히겠소
학살된 잉글랜드인들의 상처에서 솟아나는 피로.
볼링브루크의 마음은 전혀 무관하오,
이런 진홍의 폭풍우로
정당한 리처드 왕의 영토의 새푸른 무릎을 적시려는 생각과,
내가 복종의 무릎을 이렇게 정중히 꿇는 까닭이오.
가서, 그리 말씀하시오, 그동안 우리는 행군을 하겠습니다,
이 평원의 융단같은 풀밭 위를.
위협적인 북소리 내지 말고 행군합시다,
이 성의 기울어진 총안 흉벽에서
우리의 멋진 군비를 잘 살펴볼 수 있도록.
내 생각에 리처드왕과 나 자신의 만남은
그 공포가 마치 번개와 비가 천둥치는 충격으로
만나서 구름 자욱한 하늘의 뺨을 찢는 것 못지않을 터.
그에게 불을 하라 하시오, 난 복종하는 물이 되겠소.
분노는 그의 것, 나는 대지 위에 내리게 하겠소
나의 물을 대지 위에 말이오, 왕위가 아니라. ━
행군하라, 그리고 리처드 왕을 주목하라, 그가 어떤 표정인지.
4막 1장
리처드: 누가 너의 주인이라더냐, 이 건방지고 능멸을 일삼는 놈,
누구의 주인도 아니야. 난 이름도, 칭호도 없어,
없어, 세례 때 붙여진 이름도,
찬탈당했느니. 아아 너무도 슬픈 날이다,
그토록 숱한 겨울을 견디고 나서,
나를 어떤 이름으로 불러야 할지도 모르게 되다니!
오, 내가 조롱거리 눈사람 왕이라면,
볼링브루크의 태양 앞에서
물방울로 녹아 없어질 수 있었을 텐데!
훌륭하신 왕, 위대하신 왕— 아직 위대하게 훌륭하시지는 않겠으나―
나는 여전히 사람들의 행복한 왕이었을 터.
5막 1장
리처드: 노섬벌랜드, 그대를 사다리 심아
기세등등한 볼링브루크가 내 옥좌에 올랐거늘,
이제 오래지 않아
더 끌지 않고 그 더러운 죄악이, 단단히 썩고 곪아
터지고 말리라. 너는 필히,
그가 왕국을 절반으로 나누어 그 한쪽은 네게 준다 해도,
적다고 생각할거야, 전부를 얻은 게 네 덕인데 말이지.
그는 필히 생각할 거야, 네가, 불법적인 왕을
한번 심어 봤으니, 언제든 다시,
옆사람 부추김이 전혀 없더라도,
그를 찬탈의 왕좌에서 뽑아내어 땅바닥에 머리를 처박을 거라고 말이지.
사악한 친구 사이 사랑은 두려움으로,
두려움은 증오로, 그리고 증오는 한쪽 혹은 양쪽 다
심각한 위험과 마땅한 죽음으로 몰아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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