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담화冊談話 | 미 제국 연구(7)

 

2026.09.28 📖 미 제국 연구(7)

앤서니 G. 홉킨스, ⟪미 제국 연구⟫
텍스트: https://buymeacoffee.com/booklistalk/American-Empire

 


앤서니 홉킨스의 《미 제국 연구》를 오늘부터는 본격적으로 본문을 읽어나가겠다. 이 책의 본문은 1부, 2부, 3부로 되어 있다. 그리고 4부는 지난번에 읽었다. "4부 결과: 탈식민 세계화"에 속한 챕터는 15장 하나뿐이다. 지난번에 그것을 읽었는데, 오늘부터는 1부, 2부, 3부의 본문을 본격적으로 읽어 나가겠는데, 이 책이 두꺼우니까 갈피를 잡기가 어렵다. 제1부 전체를 좀 보자면, 제1부는 "탈식민지화와 종속 1759~1865"으로 되어 있다. '탈식민지화'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가. 미국이 탈식민지가 되었다는 말이다. 제4부의 '탈식민 세계화'와는 다른 것이다. 제1부의 탈식민지화와 제4부의 탈식민 세계화가 도대체 무엇이 다른가 하면, 1부는 미국이 영국의 식민지에서 벗어났지만, 그럼에도 영제국에 종속되어 있었다는 얘기이다. 앞서서 "세계화(Globalization)의 전개 과정과 차례"라는 것을 말한 적이 있다. 그것이 초기 세계화 시대에 속하는 것이다. 1759년에서 1865년, 형식적인 독립을 거쳐서 실질적 독립으로 나아가는 오랜 과정이 제1부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그래서 제2장 군사-재정국가의 발전과 후퇴도 짜증스럽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군사-재정국가라고 하는 것이 영국에 관한 얘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영국이 어떻게 해서 군사-재정 국가가 되었는가, 그래서 어떻게 해서 식민지를 만들었는가 하는 것이 제2장의 얘기이다. 그리고 제3장 혁명의 헌법으로는 미국혁명에 관한 것이다. 그래서 제1부의 3장, 4장, 5장을 묶어서 미국이 독립을 하고 남북전쟁에 이르기까지의 영국과 미국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 묶음을 보면 제1부는 2장, 3장, 4장, 5장으로 되어 있는데, 2장은 영국에 해당하는 얘기이고, 3장, 4장, 5장은 미국에 해당하는 얘기이다. 목차를 저자 자신은 알겠지만, 처음 읽는 사람들은 알기 어렵다. 탈식민지화라는 것이 2차 대전 이후의 탈식민지화인가 하면, 그것은 탈식민 세계화이다. 그래서 이번 주에는 2장을 정리해서 말하고, 그다음에 3장, 4장, 5장의 양이 많은데, 이 책이 《미 제국 연구》이니까 이 책을 읽을 때는 미 제국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봐야 한다. 오늘은 2장, 영국이 어떻게 해서 발전해 나갔는가, 제2장 군사-재정국가의 발전과 후퇴 부분인 군사-재정 국가의 개념을 먼저 말하고, 그다음에 이 안의 섹션을 보면 "명예혁명과 예외적인 군사-재정 국가"가 있는데 영국이 그렇다는 얘기이다. 그다음에 "영국 군사-재정 국가의 발전"과 "새로운 세계질서"가 있고, 그다음에 "전쟁, 재건, 개혁"이 있다. 그러고 나서 "영국: 영속성과 변화의 결합", "결코 해가 지지 않는 광대한 제국"이 있다. 이것도 내용의 순서가 뒤죽박죽이다. "새로운 세계질서"와 "전쟁, 재건, 개혁"은 사실 미국에 해당하는 얘기이다. 그래서 영국 얘기이면 영국 얘기, 미국 얘기이면 미국 얘기로 나누어 보는 것이 좋겠는데, 물론 본토와 식민지의 관계, 제국과 식민본국과 식민지의 관계이기 때문에 서로 얽혀 있긴 하지만, 제목만 봐서는 이것이 영국에 해당하는 얘기인지 미국에 해당하는 얘기인지 잘 알 수가 없다. 이 설명을 듣고 책을 읽으면 가닥을 잡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제2장 군사-재정 국가의 발전과 후퇴에서는 우선 연대기를 좀 봐야 한다. 이 연대기가 앞에 있다. 그런데 《하버드-C.H.베크 세계사》를 보면 1750년에서 1870년을 "근대 세계로 가는 길"이라고 되어 있다. 이것이 바로 초기 세계화protoglobalization, 식민지를 본격적으로 만들기 이전 단계를 말한다. 그것을 또 《하버드-C.H.베크 세계사》에서는 둘로 나눠놓았다. 1750년에서 1815년까지를 과도기로 보고, 대서양 혁명을 통해 유럽 질서를 재조직하고 유럽, 대서양, 이슬람, 라틴아메리카 지역이 연결되기 시작했다. 근대세계로 가는 길이라고 하는 것은 전 지구적 세계화로 가는 출발점이라는 얘기일 것이다. 그리고 나서 1830년에서 1880년에는 유럽이 지배하는 제국적 세계에 동아시아 지역이 통합되고 제국이 자기 강화를 했다. 그러면 이때는 미국이 독립한 다음의 얘기이다. 과도기에 미국이 식민지였다가 독립한 얘기가 된다. 그리고 이때 사실은 전 지구사의 관점에서 보면 유럽 제국과 오스만 제국의 복잡한 대립관계가 문제가 되었다. 이것은 《하버드-C.H.베크 세계사》에서 한 번쯤은 읽어봤던 얘기이다.  

폴 보이어 같은 미국사 연구자들은 1812년이나 1783년, 이것은 당연히 미국 독립이니까, 그것과 1812년을 역사적 기원이나 전환점으로 삼는다. 유럽 사회만 국한해서 보는 사람들은 《나폴레옹 세계사》에서 보았던 것처럼 프랑스 혁명부터 나폴레옹 전쟁 종식까지를 연구한다. 그런데 또 영국사 전공자들은 잉글랜드 내전, 1642년부터 1651년 사이만 가지고 설명한다. 그래서 1832년 대개혁법으로 끝나는 긴 세기를 선호한다. 영국사 전공자들, 즉 글로벌 히스토리와 영국사를 굳이 연결시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본다. 1832년 대개혁법은 빅토리아 시대이다. 이것은 《철학적 급진주의의 형성》에서 이 시기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한 부분이 있다. 그러나 《하버드-C.H.베크 세계사》에서 볼 수 있었던 것처럼, 제국을 연구하는 역사가들은 제국을 연구한다고 하면 글로벌 히스토리 차원에서 본다는 말이다. 그런 사람들은 1750년에서 1850년 사이, 그러니까 《하버드-C.H.베크 세계사》와 연대가 겹친다. 유럽을 훨씬 넘어서는 광범위한 통일성을 발견하고 있다. 저는 일단 이것부터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미 제국 연구》를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버드-C.H.베크 세계사》만 봐도 괜찮다. 《하버드-C.H.베크 세계사》만 보는 것은 제국을 연구하는 역사가들의 입장에서 쓰인 것이다. 1750년에서 1850년은 우리나라로 치면 정조가 1800년에 죽었다. 그러면 정조의 죽음을 가운데 놓고 전후 50년을 생각하면 된다. 그러니까 한국사 연구자들은 정조가 엄청난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정조 때 문헌비고 같은 것도 편집했다고 하니까 엄청난 일을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사를 조금만 벗어나면 유럽에서는 그것을 훨씬 넘어서는 무언가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것이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것의 원인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알고 있을 필요는 있다고 생각해본다.  

영국이라는 나라는 군사-재정 국가military-fiscal state의 아주 성공적인 모형이 된다. 군사-재정 국가라는 용어가 낯선 분이 있을 것이다. 예전에는 이것을 절대왕정국가라고 얘기했다. 재정-군사 국가fiscal-military state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것에 관한 논의들, 군사-재정 국가로 나아가는 논의들은 데이비드 흄이나 아담 스미스, 흄과 아담 스미스는 친구였다. 데이비드 흄과 아담 스미스 두 사람의 중상주의에 관한 논의이다. 그다음에 영국의 영란은행Bank of England이 생기고 국채를 발행하게 된다. 국채 발행을 둘러싼 논쟁들, 대책들, 이런 것들이 이 시기에 나온다. 우리가 데이비드 흄이라고 하면 인식론에서 회의론만 공부하고, 인과율을 무너뜨린 사람이라고 철학과에서 배운다. 그런데 데이비드 흄의 정치사상은 도대체 무엇이 있을까 궁금했다. 이 사람이 영국사도 썼으니까 그렇다. 그래서 Hackett 출판사에서 편집해서 내놓은 《Political Writings》를 읽어보니까 보통 사람이 아니다. 데이비드 흄은 당대의 정치사상가이고, 정치경제학political economy이 시작될 무렵의 사람이다. 우리가 정치경제학, 마르크스의 정치경제학이라고 하는, 정치라는 것과 경제라는 것이 서로 떨어져 있지 않다. 즉 나라에서 국채를 발행하는 것이 재정 정책인 것 같지만, 가만히 보면 국채를 발행한다는 것은 빚을 내는 것이다. 무엇을 하려고 빚을 내는가. 전쟁을 하려고 그런 것이다. 그렇게 묶이는 것이다. 그러니까 사실은 재정-군사 국가fiscal-military state라는 표현이 더 옳은데, 앤서니 홉킨스는 계속 군사-재정 국가military-fiscal state라고 쓴다. 군사적인 목적을 앞세우고 그것을 위해서 재정을 운용한다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말하고 있는 것 같아서, military-fiscal이냐 fiscal-military냐 하는 것은 강조점의 차이일 것이다. 그런 나라를 만들어 나가기 시작한다. 그래서 그 당시 이것을 둘러싼 논쟁들이 굉장히 많다. 프랑스에서도 그런 논쟁이 있고 영국에서도 있고, 그래서 궁극적으로는 어떻게 재정을 운용해서 군대를 강력하게 만들었는가 하는 것이 결국 이른바 근대 제국주의, 제국주의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게 된다. 군사-재정 국가라는 개념을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미국도 독립 이후에 군사-재정 국가가 되려고 노력을 많이 했고, 확실하게 군사-재정 국가의 틀을 갖추고 나서, 그다음 단계가 제국주의 국가imperial state이다. 미국도 영국의 모형을 따라서 그 단계를 밟아간다. 그러니까 군사-재정 국가라고 하는 것은 근대 세계로 가는 길에서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개념이기 때문에 오늘은 설명을 좀 길게 하겠다. 그러고 나서 2장을 읽으면 된다.  

영국이 일단 자체적으로 군사-재정 국가를 확립하고, 강력한 군사력과 효율적인 세금 징수를 바탕으로 군사력과 재정권력을 결합해서 중앙집권적 권력을 유지하는 근대국가 유형이다. 세금을 걷어야 하는데, 세금을 안 내고 버티는 자들이 있을 것이다. 이것이 춘추전국시대에 그 나라 안에서 패권을 다투다가, 나중에 진나라가 통일하면서 어떻게 되는가. 진나라가 결국 중앙집권적 권력을 유지하는 근대 국가를 성립시킨 것이다. 근대 국가라고 하는 것은 특정 시기에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강력한 군사력과 효율적인 세금 징수를 바탕으로 군사력과 재정권력을 결합한 중앙집권적 권력을 유지하는 나라, 이런 나라를 modern state라고 한다. 그다음에 modern state를 만들었는데 사람들이 중구난방이면 민족국가를 성립시켜야 한다. 민족이 아니라 국민국가일 것이다. modern nation state로 가게 되는 그 출발점이 바로 군사-재정 국가라고 할 수 있다. 군사-재정 국가에서 military-fiscal은 수단이다. 그런데 그 출발점은 화약혁명Gunpowder Revolution, 단순한 무기 혁신이 아니라 군사력을 재정적으로 뒷받침하고 행정적으로 잘 만들어 나가는 것, 일본의 만주와 관련한 책을 읽어봐도 이런 것이 나온다. 행정적 조직을 만드는 것이다. 군사형성, 국가형성과 제국질서를 구조한 역사적 분기점이 된다. 화약혁명이라고 하는 것이 군사-재정 국가 개념의 출발점이 되고, 그때 이후로 계속해서 군비경쟁이 일어난다. 16세기 이후 유럽의 국가 형성과 세력 균형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는데, 이때 일어난 아주 심란한 전쟁이 바로 30년 전쟁이다. 30년 전쟁은 바로 군사-재정 국가로 향해 가는 나라들끼리 싸움을 벌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첨단 군사력을 가지게 되면 이를 바탕으로 18세기에 안보국가security state가 출현하게 되는데, 18세기 안보국가라는 말은 그렇게 중요한 개념은 아니고 한 번쯤은 들어두면 되는 것이다. 기본 개념은 military-fiscal state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다음에 대괄호로 두 개를 써놓았는데, 이것은 《하버드-C.H.베크 세계사》에 있는 내용이다. 전쟁을 하는 목적이 무엇이냐면, 금융기관을 설립해서 전쟁 수행에 필요한 군대, 군대 유지에 드는 비용을 충당하는 것이다. 금융기관을 설립한다는 것이 군사-재정 국가의 재정이다. 전쟁이 가져다 준 의도치 않은 부수적인 현상이 경제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전쟁무기를 만들고 사람들이 전쟁을 해야 하니까 아무래도 물류도 혁신을 해야 했을 것이다. 이것이 정치적인 행위이긴 하지만 금융정책과 신용기관의 발전에 촉매 역할을 하니까, 정치적인 행위가 경제적인 것과 연동이 된다. 그것이 바로 정치경제학의 발전을 촉발하게 되는 것이다.  

이 시기에 많이 오고 간 논쟁이 상업사회라는 것이 좋으냐 나쁘냐 하는 얘기이다. 루소와 스미스와 같은 사람들과 데이비드 흄도 중요한데, 이슈트반 혼트라는 사람이 쓴 《상업사회의 정치사상》이라는 책이 있다. 최근에 번역이 되어 나왔다. 예전에 읽어봤는데 원제는 《Politics in Commercial Society: Jean-Jacques Rousseau and Adam Smith》이다. 루소는 사회계약론만이 아니라 이런 지점에서도 한번 볼 만한 사람이다. 그래서 상업사회를 둘러싼 논쟁들이 많이 벌어졌는데, 루소는 1700년대 사람이기도 하니까, 그 논쟁이 벌어진 시기가 바로 이때이다.  18세기 안보국가를 둘러싸고 벌어진 논쟁이다. 그런데 이제 1770년대와 1815년 사이, 《하버드-C.H.베크 세계사》에서는 이것을 과도기라고 했다. 1815년에 나폴레옹 전쟁이 끝났으니까, 바로 그때 빈 회의 기간에 유럽과 아시아의 정치 질서 변화를 촉발한 요인이 무엇인가. 전쟁이 제국의 정당성과 조직 형태, 행정에 미치는 영향은 굉장히 크다. 그래서 러시아 제국, 오스만 제국, 합스부르크 제국, 이 세 제국이 유럽 대륙에서는 각축을 벌인다. 이 와중에 영국은 해외로 팽창하고 그래서 최후의 승자가 된다. 오스만 제국, 합스부르크 제국은 무너지고 영국과 러시아가 쟁투를 벌이는 단계로 나아간다. 글로벌 세계사를 읽어보면 그렇다. 그러면 궁극적으로는 military-fiscal state가 성립하고, 그렇게 성립한 시점에 제국으로 나가게 된다. 그러면 군사 재정주의militarism-fiscalism가 시대정신이 되는 것이다. 군사적인 요구가 굉장한 산업적인 수요를 만들어낸다. 물론 복지도 중요하니까 복지-재정주의welfare-fiscalism가 지금은 중요하다. 제국주의적인 행태로 군사재정주의가 발전해 나간다. 처음에는 military-fiscal state가 한 나라 안에서만 그 나라를 중앙집권적 권력으로 만들어내는, 이른바 과거에 사용된 용어로 말하자면, 절대왕정국가를 만들어내는 데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친 정책이었는데, 이것이 제국주의적으로 나가게 된다. 그래서 국가의 군사력을 유지하고 전쟁을 수행하는 것이 재정구조와 경제정책 전반을 주도하는 체계가 된다. 군사력이 먼저가 되는 것이니까 military-fiscal state라는 표현이 적절할 것이라고 본다. 그러면 어떻게 되겠는가. 경제정책이라는 것이 고율의 과세, 국채를 발행하고 재정을 혁신하고 금융기관을 동원해서 군사력에 돈을 대는 것이다. 여기서 이제 중요한 것이 국채 발행이다. 미국 국채를 어디에 쓰는가. 무역수지 같은 것에도 쓰지만 중요한 것은 국채를 사면 사실 미국의 군사력을 유지해주는 것이다. 미국에서 국채를 발행하는 것도 넓은 의미에서는 제국주의적 군사재정주의라는 것이다. 더 이상 국채를 다른 나라에서 안 사준다고 하면 미국의 제국주의는 무너지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18세기 이후 국가 형성과 제국주의 확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제국주의적 군사재정주의이다.  

그런데 모든 나라가 이것을 다 잘할 수는 없었다. 모든 나라가 우리는 군사재정주의에 성공했다라고 하면 좋겠지만, 사실 그것이 모든 나라에서 되지는 않는다. 18세기 동안 너도나도 military-fiscal state를 추구했지만, 전쟁을 하다 보니 국채 발행에도 한계가 있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해외 식민지를 확보해서 그곳에서부터 착취exploitation를 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잘 안되면 어려움에 직면한다. 그렇게 해서 찰스 킨들버거가 쓴 《경제강대국 흥망사》에 나오는 agent-state들이 무너져 나가는 것이다. 에스파냐, 포르투갈, 네덜란드 이런 나라들이 결국 군사-재정 국가를 유지하기 위해서 해외 식민지 착취에 나섰는데 잘 안되었다. 그리고 돌이킬 수 없는 상태에 처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서 프랑스, 에스파냐, 네덜란드 등이 쇠락하게 된다. 《하버드-C.H.베크 세계사》의 "근대 세계로 가는 길"에서 과도기에 해당하는 것이 1815년에 끝나는데, 그것이 왜 과도기인가. 각축을 벌이는 것이다. 여러 군사-재정 국가가 각축을 벌였는데 1815년이 되니까 흥망성쇠가 갈렸더라는 말이다. 새로운 국제질서를 조직할 수 있는 유일한 강대국으로는 영국만이 남게 되었다. 1815년이 되니까 프랑스, 에스파냐, 네덜란드 등이 쇠락하게 되었다. 그런데 잠깐 들여다보면, 프랑스 제국도 있고 영제국도 있고 러시아 제국도 있고 에스파냐 제국도 있고 포르투갈 제국도 있고 네덜란드 제국도 있다. 식민지를 만들었으니까 네덜란드도 제국이라고 하는 것이다. 실질적인 군사·경제적 관계가 다른 기반 위에 서게 되었다. 이것이 《하버드-C.H.베크 세계사》에 나온다. 《미 제국 연구》에서는 영국만이 유일한 강대국으로 남게 되었다고 하는데, 《하버드-C.H.베크 세계사》에서는 다른 기반 위에 서게 되었다고 한다. 영국만이 유일한 강대국으로 남게 된 것을 알지 못한 채 그들은 계속 아웅다웅한다는 얘기일 것이다. 그 연결고리들을 보면서 읽을 필요가 있다. 지금 《미 제국 연구》를 읽으면서 《하버드-C.H.베크 세계사》의 해당 부분들을 다시 들여다보니, 《하버드-C.H.베크 세계사》는 균형 있게 논의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는 생각이 드는 반면, 《미 제국 연구》는 단정적으로 말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19세기 후반부의 지배적인 정치 형태는 제국이고, 새롭게 생겨난 국민국가들도 제국을 수립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것이 이제 《하버드-C.H.베크 세계사》에 나와 있는 얘기인데, 이렇게 제국을 수립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나라 중 하나가 미국일 것이다. 미국은 자기네 식민본국이었던 영국을 본받아서 제국을 수립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이해할 수 있다.  

오늘은 일단 군사-재정 국가라는 개념, 그리고 군사-재정 국가가 한 나라에서 성립하고 그것이 제국으로 나아가는 과정 전체를 한번 살펴보았다. 그리고 1815년이 되었을 때는 유일한 강대국으로 영국만이 남아 있었다. 그러면 그 영국은 어떻게 해서 그런 군사-재정 국가의 과정을 가게 되었는가 하는 것은 제2장의 나머지 부분이다. "명예혁명과 예외적인 군사-재정 국가"에서부터 "미지의 안개에 투영된 과거의 이미지" 사이에 있을 것이다. 수요일, 금요일에는 나머지 그 부분들을 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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