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담화冊談話 | 미 제국 연구(3)
- 강의노트/책담화冊談話 2021-26
- 2026. 9. 13.

강유원의 책담화冊談話(https://booklistalk.podbean.com)에서 제공하는 「미 제국 연구」를 듣고 정리한다.
2026.09.11 📖 미 제국 연구(3)
앤서니 G. 홉킨스, ⟪미 제국 연구⟫
텍스트: https://buymeacoffee.com/booklistalk/American-Empire
오늘은 앤서니 홉킨스의 《미 제국 연구 — 미국 예외주의 신화를 넘어》, '미국 예외주의 신화를 넘어'라고 하는 한국어 번역본 제목은 한국어판을 내면서 붙인 것 같다. 원제는 American Empire ─ Global History, 글로벌 히스토리, 글로벌 세계사의 관점에서 본 미 제국이다. 이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나오는 게 오늘 부분이다. 한국어판 서문과 목차를 검토를 해보려고 한다. 잠깐 다른 얘기를 해보면, 9월 10일자로 《고독서정 — 서양철학자 강유원의 한시 읽기》을 출간했다. 제가 쓴 책들은 항상 사상사 책들이라 무미건조한데, 이번에는 읽어보니까 애틋하다.
패권hēgemonia과 지배arkhē라고 하는 그 개념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왜 이 개념을 정리해야 되는가 하는 얘기는 오늘 한국어판 서문을 보면 뚜렷하게 나온다. 패권은 hēgemonia, 도이치어로 번역을 하면 Vorherrschaft가 되겠다. 헤어프리트 뮌클러 교수의 개념 규정인데, 뮌클러 교수가 독창적으로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국제관계론에서 널리 사용되는 개념이다. 패권과 제국, 패권과 지배, 이 둘을 구별하는 것이 그다지 중요한가 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중요하다. 저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배라는 것과 패권이라는 것은 어떻게 구별하는가. 영토제국을 추구해서 실질적으로 그 영토를 독단적으로 자기네의 지배 아래 두는 것이 지배이고, 패권은 굉장히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그리고 제국주의라고 하는 것은 제국이 되려는 의지, Imperialität, 제국성帝國性이 있을 때 생겨나는 것이다. 이것에 관한 아주 널리 알려진 역사적인 텍스트는 존 로버트 실리의 《잉글랜드의 확장》이다. 《잉글랜드의 확장》은 지난 월요일에 말했었다. The Greater Britain이라고 하는 그 개념. 그런데 미국은 사실은 지배가 종언되고 패권도 쇠퇴되고 있다. 지배가 종언된 것은, 1945년 이후에는 더 이상 영토제국이 아니고 패권을 지향하는 국가였을 뿐인데, 그나마 이 패권을 지향하는 것 또한 지금 무너져 가고 있다. 그 부분을 뼈아프게 지적하고 있는 책이 마이클 만의 《The Sources of Social Power》, 1986년에서 2013년 사이에 쓰인 책이다. 그 말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헤게모니를 회복하고, 패권을 회복하고 규칙을 준수할 것인지를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그 패권이 상실되고 있다. 그리고 그 패권이 지속적으로 상실되는 과정은, 2003년 이라크 침공 이후에 나타난 현상이 아주 단적으로 보여준다. 베트남 전쟁에서도 이미 그런 것이 나타났었다. 제프리 와우로의 《베트남 전쟁》을 보면 그런 내용이 잘 나와 있다. 그러다가 하다 하다 안 되니까 MAGA, Make America Great Again, great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원래 힘이 센 사람들은 자기가 힘이 세다고 얘기하지 않는다. 그런 것처럼 great again이다. "영광스러운 고립splendid isolation"이라는 모순적 환상에 빠져 있다. "영광스러운 고립"이라는 말은 《미 제국 연구》을 보면 그 얘기가 나온다.
오늘은 한국어판 서문을 보겠다. 《미 제국 연구》의 원서가 출간된 것이 언제인가. 원서가 출간된 것이 2019년이다. 2018년에 양장본이 나왔고, 그다음에 2019년에 페이퍼백이 나왔으니까 2018년이라고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겠다.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 이 책에서 읽을 수 있는 가장 최근에 쓰인 글은 2025년에 쓰인 한국어판 서문이다. 그러니 한국어판 서문만 제대로 읽어놓으면 이 책 내용 전체가 어떤 것인지 뚜렷하게 알 수 있다. 먼저 표준적인 미국사와 앤서니 홉킨스의 해석은 어떻게 다른가를 말한다. 표준적인 미국사라고 하면 미국 국내사다. 그게 바로 미국 예외주의라고 하는 역사관에 근거해서 만들어진 저작들, 그게 표준적인 미국이다. 미국의 세계적인 부상을 영향력 확장이라는 국가의 대서사의 일부로 다룬다. 자화자찬의 자서전 같은 것으로 다루는 것이다. 1783년에 영국의 식민 지배로부터 독립을 달성했다. 그다음에 20세기에 두 차례 세계대전에서 성공을 했고, 그런데 사실은, 두 차례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에는 영토제국에서는 벗어났는데, 이게 미국에서는 이제부터 우리가 제국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단지 hegemony-seeking state, 패권을 추구하는 국가였을 뿐인데 말이다. 그런 착각은 누구나 한다. 냉전 시기 소련에 대한 궁극적 승리로 정점에 이르렀다. 그런데 1945년 이후 미국은 다른 서구 제국, 특히 영국과 비교될 수 있는 제국이다. 이게 표준적인 미국사의 관점이다.
이것이 가장 잘 드러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이런 관점에서 쓰인, 우리가 접근할 수 있는 가장 짧은 간략한 미국사는 폴 S. 보이어의 《세상에서 가장 짧은 미국사》라고 번역되어 나온 것이 있다. 원래 VSI 시리즈로 나온 것이다. American History: A Very Short Introduction. 다 해서 9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는 책인데, 이 시대 구분이 바로 표준적인 미국사의 시대 구분이다. 선사시대에서 1763년, 아메리카 대륙 발견과 이주가 있는데, 선사시대부터 얘기를 하면 굉장히 오래된 것 같지만, 북아메리카 원주민의 역사를 자기네가 포함시킬 수가 없다. 북아메리카 원주민을 배척하고 타자로서 자리를 잡게 하는 것이 그들의 역사이고, 백인 중심주의 서사를 중심으로 해서 국민 정체성, 그러니까 nation state를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 국민들을 하나로 묶는 정체성이다. 우리는 그나마 한국어라는 것이 있다. 굉장히 중요하다. 또 독자적인 문자가 있다 그런데 미국이 무엇이 있었겠는가 생각해보면 참 고생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하다가 남북전쟁이 끝난 후, 폴 S. 보이어의 제5장을 보면 1865년에서 1900년이 앤서니 홉킨스도 굉장히 주목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 시기를 잘 볼 필요가 있다. 혹시라도 《세상에서 가장 짧은 미국사》를 가지고 있으면, 1865년에서 1900년을 이 시기를 주목해서 보면 괜찮겠다. 폴 S. 보이어의 책은 지금 보니 절판되어 있는데, 읽지 않아도 괜찮다.
왜냐하면 앤서니 홉킨스의 책이 좋은 점이라고 할 수도 있고 안 좋은 점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저자의 해석, 즉 1) 미국이 세계적 강대국으로 부상하는 과정을 내재적 접근으로 서술하는 관점을 비판하는 것이 먼저이다. 그런데 이 내재적 접근으로 서술하는 관점을 비판하기 위해서 내재적 서술들을 굉장히 충실하게 한다. 기존에 나와 있는 서술들을 충실하게 비판하기 위해서 되풀이한다. 그러니까 좋은 점이다. 미국사 책을 따로 안 읽어도 된다. 표준적인 미국사는 이러한데, 저자가 이것을 못마땅해 하면서 얘기를 하니까 이 책 안에 표준적인 미국사 얘기도 다 들어 있다. 그런데 표준적인 미국사를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내가 아는 얘기인데 이것을 읽어야 되나 말아야 되나하는 계속 갈등을 하게 된다. 그리고 2) 미국이 2차 대전 이후에 제국이 되었다는 주장을 반박한다. 이것은 뚜렷하게 알 수 있다. 조금 이따가 목차를 보면서 말하면, 이 책에서 2차 대전 이후에 제국이 되었다는 주장을 반박한다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고, 이것이 집중적으로 다뤄지는 부분이 어디인지를 알고 그 부분을 읽으면 괜찮다. 그래서 제국사 연구자의 관점에서 접근을 하게 되면, 표준적인 미국사는 1783년, 미국의 주권이 승인된 파리조약, 그때 완전히 미국이 홀로 우뚝 서서 영국과도 관계를 끊고 엄청 잘 나갔다고 얘기를 하는데, 그게 아니라 오히려 영국과 본토 식민지, 본토 식민지는 북아메리카 식민지, 정치, 경제, 문화 유대가 강화되었고, 19세기 말, 그러니까 남북전쟁을 거쳐서 미국이 nation state로서 정립하게 되고, 그제서야 비로소 문화적 독립도 표현될 수 있었다. 남북전쟁을 거치면서 코튼 킹Cotton King, 그러니까 면화 왕인데, 스벤 베커트의 《면화의 제국》이 아주 잘 다루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 시기를 지난 다음에야 비로소 제국으로 나아가는 발판을 마련했다. 거기부터 읽으면 되는데, 사실 거기부터 잘라서 읽으면 표준적인 미국사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들은 갑자기 중간으로 뛰어드는 셈이 된다. 그런데 우리는 《하버드-C.H.베크 세계사》이라든가 《나폴레옹 세계사》와 같은 것을 읽었다. 그런 사람들은 《하버드-C.H.베크 세계사》를 읽었으니 그 부분을 슬렁슬렁 읽어도 된다. 미국과 제국주의 역사가 관계되는 부분만 읽으면 된다. 이번에는 그 부분만 골라서 여러분들에게 소개해 드리려고 한다. 그러니까 제국의 역사라든가 이런 것 전체는 어디서 봐야 되는가, 그것은 《하버드-C.H.베크 세계사》에서 읽으면 되는 것이고, 또 위르겐 오스터함멜의 《대변혁》도 있다. 그러니까 그런 것들을 참조하면 될 것이다. 미국은 도대체 제국의 역사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하는 부분만 집중적으로 읽으면 된다. 그렇게 치면 이 책은 천 페이지가 넘도록 할 필요가 없다. 500페이지 정도면 충분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국민국가'nation state에서 제국으로 나가게 되었다. 국민국가 전에는 그냥 국가였는데 남북전쟁을 거치면서 국민국가가 되었다. 국민국가는 내가 우리나라의 국민이다 라고 하는 그런 정체성을 거주자들이 모두 나누어 갖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국민국가가 된 다음에 미국은 제국주의 대열에 합류한다. 그러면 이제 Imperialität, 제국성을 갖게 되는데, 그것의 결정적인 사건이 1898년 에스파냐와 벌인 전쟁, 흔히 말하는 미서전쟁이다. 미국과 에스파냐와 벌인 전쟁이다. 미국이 제국이었다는 것을 사람들이 깜빡깜빡하는 경우가 있는데, 쿠바, 푸에르토리코, 필리핀을 식민지나 해외 영토로 확보했고, 하와이에 대한 지배를 공고히 하게 되었다. 이것이 제국이라고 하는 관점에서 뚜렷하게 미국을 파악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1898년 에스파냐와 벌인 전쟁, 폴 S. 보이어의 책에서 보면 제5장 산업화와 제국주의적 팽창이다. 그런데 제7장을 보면 1920년에서 1945년 강대국의 탄생으로 되어 있다. 이때가 바로 1차 대전과 2차 대전 시기일 텐데, 이때 강대국의 탄생이라고 되어 있다. '강대국'이라고 하는 용어가 참 모호한데, 이것을 앤서니 홉킨스의 용어로 말하자면, 이 시기를 거쳐서 패권국이 되었다. 그전에는 제국이었고, '강대국의 탄생'이라는 말이 '제국의 탄생'이라는 느낌으로 오는데, 패권을 추구하는 국가가 되었다고 보면 된다. 폴 S. 보이어의 책 7장 강대국의 탄생을 제국주의적 역사의 관점에서 본다고 하면 패권을 추구하는 국가의 탄생이다.
탈식민화 이후의 미국과 현재의 미국, 미국의 탈식민화라고 하는 단계가 2차 대전 이후에 섬제국을 해체했다. 그러니까 방금 말한 것처럼 패권을 추구하는 국가가 되었는데, 어이없게도 미국이 섬 영토들을 탈식민화한 것이 그 시점인데 그때부터 '제국'으로 지칭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지각 있는 미국의 논평가들은 이 용어를 경계하면서 '패권국'으로 지칭하기 시작하였으나, 미국은 '제국'으로서 행위하였고, 그 대표적 사례 중에 하나가 지난 수요일에 말한 것처럼 이라크 침공이다. 여기서 앤서니 홉킨스의 말을 그대로 인용해 적어두었다. "이 이야기의 교훈은 정치적 이해를 초월할 정도로 단순하다. 즉 탈식민 세계에서 다른 나라의 시민들은 그 나라가 아무리 작을지라도, 어떤 유인책이 제공되더라도 자신들의 나라가 침략당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이라크 침공 이전에 제프리 와우로의 《베트남 전쟁》에도 바로 이와 똑같은 얘기가 나온다. 그래서 다음번에 간단하게 설명하고 지나가겠지만,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서 이라크 침공에 관한 얘기를 한다.
그다음에 2025년 현재 미국에 대해서 얘기를 한다. 이 부분은 길게 써놓았는데 읽어보면 될 것 같다. 2025년 한국어판 서문을 쓸 때쯤에 써놓은 것으로 아주 잘 정리를 해놓았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무엇이 문제고, 도대체 어떻게 해야 이것을 이겨낼 수 있는가를 적어놓은 것인데 간단치 않다. 쉽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세계화의 전개 과정이 하나 있고, 그다음에 이 책의 차례를 보면 제국이라고 하는 것이 세계화의 주체이고 적극적인 혁신가로서 나섰는데, 이런 제국들이 추동한 세계사의 흐름 속에서 미국은 어떤 흐름에 참여했는가, 그리고 어떻게 해서 미국이 제국이 되었는가 하는 것이 이 책의 순서가 될 것 같다. 일단 세계화의 전개 과정을 보면 초기 세계화proto-globalization, 근대 세계화modern globalization, 탈식민 세계화postcolonial globalization, 이렇게 세 덩어리로 나누는데, 이 세 덩어리로 나눌 때 보면 1부 탈식민지와 종속이 부분이 해당한다. 제1장은 세 번의 위기와 그 결과인데, 이것도 일종의 서문 같기도 하고 서론 같기도 하다. 책의 목차는 〈1부 탈식민지와 종속〉으로 있고, 2부가 근대와 제국주의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부분이고, 3부가 제국과 국제적 무질서, 이것이 탈식민 세계화로 넘어가기 직전의 어떤 단계들, 1914년에서 1959년, 30년 정도의 이 시기를 다루는 것이다. 오늘은 이 정도로 정리를 하고, 다음 주에는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그리고 1장, 이 부분을 읽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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