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유원의 책담화冊談話(https://booklistalk.podbean.com)에서 제공하는 「미 제국 연구」를 듣고 정리한다.
2026.09.30 📖 미 제국 연구(8)
앤서니 G. 홉킨스, ⟪미 제국 연구⟫
텍스트: https://buymeacoffee.com/booklistalk/American-Empire
지난 월요일에는 유럽 대륙에서 이른바 절대왕정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지칭하는 중요한 용어인 군사-재정 국가military-fiscal state에 대해서 말했다. 이 개념을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을 필요가 있다. 그것을 가장 성공적으로 발전시킨 나라가 어디인가 하면 영국이다. 그것은 1688년 명예혁명 이후로 영국이 발전시킨 체제이다. 군사-재정 국가의 핵심은, 목적이 군사적인 침략을 위한 군사력 강화에 있는데, 군사력을 강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면 재정이 튼튼해야 한다. 재정이 튼튼해야 한다는 것은 나라에 돈이 많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그 돈을 고효율로 세금 징수를 잘하고 재정 정책을 펴는 것이며, 핵심은 국채에 있다. 그런 것을 잘한 나라가 영국이라는 얘기이다. 그래서 제2장의 나머지 부분들은 영국이 성공적으로 군사-재정 국가를 발전시키면서 어떻게 제국을 만들어냈는가 하는 이야기가 뒤섞여 있다. 성공적인 군사-재정 국가의 확립, 그다음에 제국 침탈, 질서 만들기과 같은 이야기가 오고 가면서 얘기한다. 그래서 제2장 섹션들 중에서 지난번에 말한 것이 '인간관계와 연대기', '거대한 수렴'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그런데 나머지 부분은 '명예혁명과 예외적인 군사-재정 국가', '영국 군사-재정 국가의 발전', 그리고 '새로운 세계질서', '전쟁, 재건, 개혁', 그리고 '영국: 영속성과 변화의 결합', '결코 해가 지지 않는 광대한 제국', '미지의 안개에 투영된 과거의 이미지'로 되어 있다. 이 순서대로 읽을 필요는 없다. '명예혁명과 예외적인 군사-재정 국가'와 '영국 군사-재정 국가의 발전', '영국: 영속성과 변화의 결합', '결코 해가 지지 않는 광대한 제국', '미지의 안개에 투영된 과거의 이미지'를 먼저 읽고, 그다음은 금요일에 설명할 텐데 '새로운 세계질서', '전쟁, 재건, 개혁'을 읽으면 된다.
명예혁명이라고 하는 것은 1688년이다. 지금 다루고 있는 시기가 1750년에서 1870년까지이니까, 1688년 명예혁명이라고 하면 언제적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리고 기존에 알고 있는 세계사의 지식으로는 명예혁명이라고하면 근대 민주정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명예혁명에 대해서도 스티븐 핀커스Steven Pincus의 《1688: The First Modern Revolution》와 같은 책을 읽어보면 그렇게 간단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존 로크가 한 일은 별로 없다. 존 로크는 사실 정치사상에서는 그다지 중요한 사람이 아니다. 명예혁명의 이데올로그일 뿐이지 그 이상은 아닌 것 같다는 것이 요즘의 평가이다. 그래서 존 로크보다는, 홉스는 물론 당연히 중요하고, 홉스와 로크와 루소를 사회계약론으로 묶는 것도 이제는 굉장히 어이없는 판단이다. 지난 월요일에 말한 것처럼 데이비드 흄의 정치경제학 같은 것들이, 결국 세상을 굴리는 핵심적인 것이 무엇인가 하면 재정과 군사이다. fiscal-military와 같은 부분이다. 지금 읽는 부분들은 앤서니 홉킨스의 굉장히 기발한 통찰은 아니다. 인용문이 많은데, 두 문장 지나가면 각주나 미주가 붙어 있는데 중요한 부분들은 그다지 없다. 미주로 확인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이고 2차 문헌에서 인용한 것들도 꽤 많다. 그래서 미주로 확인하지 않고 본문을 읽어 나가면 된다. 명예혁명은 군사-재정 국가의 발전에 새로운 국면을 열었다고 되어 있는데, 명예혁명이 군사-재정 국가의 발전에 새로운 국면을 열었다기보다는, 명예혁명부터 시작해서 영국이라기보다 잉글랜드의 군사-재정 국가가 발전하기 시작했다고 보면 된다. 잉글랜드가 스코틀랜드와 협상하고,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라고 하는 내부 식민지를 확보하면서 영제국으로 가는 출발점을 만들어낸다. 오늘날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스코틀랜드도 식민지였고 아일랜드도 식민지였는데 합병을 한다. 일본이 홋카이도를 합병하듯이 그렇게 하는 것이다. 영국에서 이렇게 만들어진 순서가 계속해서 다른 데서 복제된다. 영국이 명예혁명부터 시작해서, 2차 대전 이후에 해외에 건설했던 식민지 해군기지들을 미국에 넘기는 그 과정까지만 연구하면 된다.
군사-재정 국가의 발전에 새로운 국면을 열었다. 이때부터 시작이 된다. 에드먼드 버크의 표현을 빌리면, 에드먼드 버크는 아일랜드 아일랜드 출신인데 이 정도로 성공했다, "보존하려는 성향과 개선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사람들이 타협한 산물이다." 보존하려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보수주의자들이고, 개선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이를테면 진보주의자일 텐데, 그런 사람들이 타협한 산물이 명예혁명이다. 그러다가 유럽의 군사-재정 국가는 18세기 후반에 정점에 이르렀다. 정점에 이르렀다는 것이 모든 나라가 성공적으로 군사-재정 국가를 만들었다는 뜻은 아니다. 18세기 후반이면 1789년 프랑스 혁명이 일어날 무렵인데 성공적인 기반을 만든 것은 아니다. 파탄이 난 나라들도 있다. 이것이 나라를 만드는 훌륭한 방법이라고 하니까 다 해보는 것이다. 그런데 성공적인 군사-재정 국가가 되려면 반드시 해야 하는 것들이 있고 해도 좋고 안 해도 좋은 것들이 있다. 반드시 해야 하는 것들을 성취하지 못하면 파탄이 난다. 먼저 정치적 중앙집권화와 중상주의 규제를 해야 한다. 이것은 반드시 해야 한다. 무역과세로 세수를 증가시키기 때문에 반드시 해야 한다. 그리고 중앙은행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국채를 잘 관리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군사적 팽창이 재정적으로 지원이 된다. 이것이 잘 안 되니까 프랑스에서도 세수 파탄이 일어난다. 그래서 프랑스혁명으로 가는 것인데, 프랑스는 이미 그 지점에서 안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에드먼드 버크의 표현을 빌리면 보존하려는 성향이 너무 강했던 것이다. 개선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사람은 부족했다. 그래서 결국 세금 문제에서 군사-재정 국가가 잘 되지 않았던 것이다. 어쨌든 정치적 중앙집권화와 중상주의 규제를 해서 무역과 세수가 증가되면서 군사적 팽창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필요조건이다. 반드시 이것을 해야 한다. 이것이 완전히 잘 갖춰지지 않은 상태로 값비싼 분쟁을 하기 시작하면 나라가 파산하는 것이다. 그러면 유럽과 신대륙에서 이어진 혁명의 원인은 무엇인가 하면 재정 파탄이다. 재정 파탄의 원인은 무엇인가 하면 군사-재정 국가를 제대로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군사-재정 국가를 제대로 만들지 못한 원인은 정치적 중앙집권화가 잘 안 된 것이다. 그것은 세금을 안 내는 탈세범들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중상주의 규제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상업사회를 제대로 만들지 못했고, 무역과 세수가 증가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프랑스 혁명의 원인은 재정 파탄에 있다. 이 당시의 시대정신은 군사-재정 국가를 향해 가는 것이었고, 유럽의 온 나라가 그것을 향해 가고 있었다.
1800년에 정조가 죽었다는 말을 지난 시간에 했다. 정조가 죽었을 때 정조가 해결하지 못한 것이 무엇인가 하면 세도정치이다. 세도정치가 해결이 안 된 것이다. 해결이 안 되었기 때문에 정조 이후에 세도정치로 나간다. 세도정치란 특정 집안이 권세를 잡고 있는 것이다. 특정 집안이 권세를 잡고 있으면 탈세범들이 되고, 그러니까 재정 파탄이다. 18세기 말 19세기 초, 1800년을 기점으로 해서 우리나라는 평화로운 유교 국가였는데, 우리나라만 사는 세상이라면 평화로운 유교 국가로도 충분하다. 그런데 그 평화로운 유교 국가를 19세기에 제국주의 국가들이 와서 침탈하였다. 궁극적으로 여기를 누가 점령했는가. 영국과 러시아가 해먹다가 일본이 영국과 동맹을 맺어서 일본이 해먹은 것이다.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고 평화로운 유교 국가로 남겠다고 하면, 그렇게 남으라고 하면서 두드려 패는 것이다. 그 평화로운 유교 국가를 지키려면 재정을 단단하게 해야 하는 것이다. 정치적 중앙집권화는 형식적으로 있었지만 세도가 집안이 누수 현상을 일으켰는데, 그 누수 현상이 어디에 있는가 하면 재정이다. 그래서 이 부분이 중요한 부분이다.
정치적 중앙집권화와 중상주의 규제는 무역과 세수를 증가시켰고 군사팽창을 재정적으로 지원했는데, 이것을 어설프게라도 한 나라들이 경쟁적으로 전쟁을 벌이는 나라가 되었다. 그런데 안 되면 재정 파탄이 일어난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혁명을 일으키게 된다. 혁명의 원인은 재정 파탄에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그런데 영국은 왜 이것을 피할 수 있었는가 하면, 가장 발전된 재정금융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었고, 국가부채를 동원해서 부채상환을 미룰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국가부채를 동원한다는 것은 국채발행을 잘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유럽의 주요 강대국 중에서 유일하게 혁명을 피할 수 있었다. 그것을 미화할 필요는 없고 재정정책이 탁월했다고 볼 수 있다.
1815년에 국제질서를 조직할 수 있는 유일한 강대국이 영국이다. 그때까지가 바로 《하버드-C.H.베크 세계사》에서 말한 것처럼 과도기이다. 과도기가 끝났을 무렵에 영국은 초강대국이 되어 있었다. 1815년 이후를 보면 다른 나라는 재정 파탄으로 혁명이 일어나고 난리가 났다. 영국은 아메리카의 본토 식민지를 상실했다. 미국이 그때 이미 독립을 했기 때문이다. 본토 식민지를 상실했다는 것은 영국에게 커다란 손해였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그것을 끌어안고 있었다면 생겨났을 문제들이 굉장히 컸을 것이다. 그런데 영국은 제국의 위치를 재조정하고 그 기능을 더 효과적으로 수행하려는 움직임을 만들어내서 내부를 단단하게 다지는 방향으로 간다. 그래서 스코틀랜드와 협상을 해서 합의를 이끌어냈는데, 스코틀랜드와는 합의할 만한 것들이 꽤 있었다. 아일랜드와는 합의가 잘 안 되었다. 그래서 합의를 강요해서 아일랜드는 착취하는 식민지로 만들고 스코틀랜드는 합의하는 식민지가 되었다. 그래서 국내에서 입지를 공고히 했던 것이다. 그다음에 북아메리카의 본토 식민지를 상실했지만, 그 대신에 영국은 인도에서의 영제국을 확장한다. 그래서 영국이 본격적으로 영제국이 되었다고 말한다면 1815년 이후라고 할 수 있다. 어쨌든 1850년대쯤이 되니 유럽 열강이 보유한 식민지들이 많았는데, 그중에 가장 크고 가치 있는 지역들은 영국의 수중에 있게 되었다. 그런 이야기들이 지금 '영국: 영속성과 변화의 결합', '결코 해가 지지 않는 광대한 제국'이 되는 것이다.
이 와중에 미국은 어떠했는가. 미국은 앞서 말한 것처럼 1700년대 말에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했다. 그런데 독립은 말뿐이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1783년에 파리조약에서 국가 승인을 받았다 할지라도, 과거의 식민지배국에 대한 의존성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미국이 독립이라는 것을 본격적으로 한 것은 꽤 나중의 일이라는 것을 꼭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았는가. 사실상 미국이 독립한 다음에도 미국을 지배하고 있던 권력 엘리트들에게는 그 연결고리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이익이 되었기 때문이다. 특히나 남북전쟁 시기에 남부 지역에 있는 엘리트들은 그다지 독립을 달가워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굉장히 이익이 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영국 입장에서는 자기들이 독립을 한다고 해서 독립이 되었지만 내버려 두고 지배하고 있지 않고 세금을 걷고 않아도 영향력의 차원에서는 과거와 별로 큰 차이가 없다. 그래서 미국이라고 하는 나라는 영제국의 영향력, 또는 소프트파워(연성권력軟性權力)를 통한 확장의 전형적인 사례가 된다. 영제국 입장에서는 대서양을 넘어서 멀리 있고, 자체적으로 계속 서부 확장을 해서 통제도 어려운데, 독립을 해 나갔으니 잘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소프트파워를 유지하고 있으면 되는 것이다. 여기서 영국은 미국이 독립한 다음에도 계속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하나의 제국으로 나아가는, 다른 지역에서 제국으로 확대할 때 어떤 방식으로 하는 것이 가장 좋은가를 연구하는 모형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명예혁명과 예외적인 군사-재정 국가'라는 것은, 17세기 말인 1688년에 명예혁명이 있었는데 이것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것을 생각하고, 그다음에 영국의 군사-재정 국가는 어떻게 전개되었는가, 그다음에 영국이 군사-재정 국가로 발전이 되다가 영국은 다른 유럽 나라들과는 다르게 해가 지지 않는 광대한 제국을 만들어낼 수 있었는가, 북아메리카 식민지를 상실하고도 영국은 인도로 나아갔다는 것, 그다음에 놓치기 쉬운 부분이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이다.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왜 협상을 했는가.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보면 이 섹션들은 이해가 될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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